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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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이야깃거리


1. 개요


2011년 개봉된 한국 영화. 노희경 작가의 원작[1]을 바탕으로 민규동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을 썼다. 주연 배우에 배종옥, 김갑수, 김지영, 유준상, 서영희, 류덕환, 박하선.

2. 이야깃거리


이 영화의 주역인 김지영배종옥, 김갑수 세 주연배우는 사실 노희경 작가의 이전 작품인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도 함께 연기했다. 관계도 유사한데, 그때는 김지영과 배종옥이 모녀지간, 배종옥과 김갑수가 연인사이로 등장하였다.
영화판 대본이 2013년 7월 12일 전국연합학력평가출제되었다(파일 링크). 잘 보이지 않는다면 우클릭 후 새 탭에서 이미지를 열거나(PC), 길게 누른 다음 원본 이미지 보기(모바일)를 하면 된다. 짤막한 제시문이었음에도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안타까운 사연에 많은 수험생들이 탄식했으며 시험이 끝난 후 낮은 목소리로 훌쩍이거나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분량의 한계가 있는 제시문이 이렇게 수험생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 그날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름을 올렸고 입시 전문 언론 등에서 기사화되기까지 했다. 또한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이 지문을 읽다가 운 사람이 하도 많아서 등급컷이 내려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하는 출제된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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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의 줄거리]
 엄마 인희는 50대의 가정주부이다. 남편은 월급 의사이고, 시어머니는 중증 치매 환자이며, 아들 정수는 삼수생이며 딸 연수는 직장인이다. 가족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살아온 그녀는 오줌소태 증세로 병원을 찾는데, 자궁암 말기라는 결과가 나온다. 수술 이후에도 병세가 악화되기만 하자, 엄마는 자신이 죽으면 시어머니를 돌봐 줄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어머니의 목을 조르다가 이내 포기한다.
 S# 51. 화장실 안
 엄마, 할머니(변기 위에 앉아 있고)에게 새 속옷을 갈아입혀 주고 있다. 윗옷까지 마저 다 갈아입혀 주고.
'''엄마'''  (할머니 눈을 보며, 맘 아픈 걸 참고) 좋아요?
'''할머니''' …….
'''엄마'''  (쪼그려 앉으며) 개운하지?
'''할머니''' (엄마의 눈을 보고 있다. 정신이 들어왔는지 엄마 맘을 알 것 같다.)
'''엄마'''  (눈물을 참고, 대견해하며) 이렇게 입으니까 꼭 새색시 같네. (할머니 손을 잡고, 차마 못 보고) 어머니, 나 먼저 가 있을게, 빨리 와. (다시 할머니 눈을 보며) 싸우다 정든다고 나 어머니랑 정 많이 들었네. 친정어머니 먼저 가시고 애들 애비 공부한다고 객지 생활할 때, 애들두 없구, 외롭구 그럴 때도…… 어머닌 내 옆에 있었는데…… 나 밉다고 해도 가끔 나한테 당신이 좋아하시는 거 아꼈다가 주곤 하셨는데…… 어머니, 이젠 기억 하나두 안 나지?
'''연수'''  엄마?
'''할머니''' (갑자기 버럭, 밖에 대고) 저리 가, 이년아!
'''엄마'''  (놀라, 할머니를 보고 정신이 드는가 싶어 눈물이 난다.) …… 어머니, 아까 미안해요. 내 맘 알죠?
'''할머니''' (눈물이 나는 걸 참고) …….
'''엄마'''  (손을 잡고, 울며) 이런 말 하는 거 아닌데…… 정신 드실 때 혀라도 깨물어, 나 따라와요. 아범이랑 애들 고생시키지 말고, 기다릴게. (손을 잡아 얼굴에 대며 울고) 아이고, 어머니…….
 S# 67. 차 안
'''엄마'''  (장난처럼, 밝게) 정수야, 나 누구야?
'''정수'''  (고개를 들고 눈을 부릅떠 눈물을 참고, 아이처럼) 엄마.
'''엄마'''  한 번만 더 불러 봐.
'''정수'''  (목이 메어) 엄……마.
'''엄마'''  (눈가가 그렁해)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도 웃음도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 돼.
'''정수'''  (힘들게 끄덕이고)
'''엄마'''  (손가락에 낀 반지를 빼서, 정수 손에 쥐어 주고) 이거, 니 마누라 줘.
 S# 73. 침실
 조금은 어두운, 그러나 따뜻해 보이는. 엄마, 정철, 조금은 낯설고 멋쩍게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
'''엄마'''  당신은…… 나 없이두 괜찮지?
'''정철'''  (보면)
'''엄마'''  잔소리도 안 하고 좋지, 뭐.
'''정철'''  (고개 돌리며) 싫어.
'''엄마'''  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철'''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  언제? 어느 때?
'''정철'''  ……다.
'''엄마'''  다 언제?
'''정철'''  아침에 출근할려고 넥타이 맬 때.
'''엄마'''  (안타까운 맘. 보며) ……또?
'''정철'''  (고개를 돌려, 눈물을 참으며)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맛있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잘 때, 잠 깰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엄마'''  (눈물이 그렁해, 괜히 옷섶만 만지며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당신, 빨리 와. 나 심심하지 않게. (눈물이 주룩 흐르고)
'''정철'''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고)
'''엄마'''  (울며 웃으며) 여보, 나 이쁘면 뽀뽀나 한번 해 줘라.
'''정철'''  (엄마 얼굴을 손으로 안고, 입을 맞춰 주고)
 두 사람, 다시 안고 울고.
'''정철'''  고마웠다.
 S# 74.
 1. 정원에서 돌 고르는 행복한 얼굴을 한 엄마와 정철.
 2. 화장실에서 정철에게 등목을 해 주는 엄마.
 3. 서로 밥을 먹여 주는 엄마와 정철.
 4. 거실 소파에서 엄마, 정철 무릎에 누워 있다. 정철, 재미난 책을 읽어 주고, 엄마는 재미있는지 환하게 웃고.
 S# 76. 침실
 침실 가득 밝은 햇살이 들어오고, 엄마는 정철의 팔에 안겨 깊은 잠이 들어 있다. 정철은 물기 가득한 눈으로 엄마를 안고 있다.
'''정철'''  (엄마의 죽음을 느낀다, 엄마를 보지 않고) 여보.
'''엄마'''  …….
'''정철'''  여보…….
'''엄마'''  …….
'''정철'''  인희야.
 그러나 엄마는 대답 없고,
 정철, 이를 앙다물고 우는데, 눈물 뚝 떨어져 엄마의 뺨 위로 흐른다.
 엄마, 너무도 편안하게 깊이 잠들어 있고,
 그런 두 사람 보여 주며 카메라 멀어진다.
— 노희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20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창비)에도 위 제시문이 그대로 수록되었다.


[1] 1996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를 작가(노희경)가 책으로 엮은 소설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