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겔

 

'''Sochigel/Сочигэл'''
(1137?~1183?)
몽골 제국의 창시자인 칭기즈 칸의 아버지 예수게이의 첫번째 아내.
보르지긴 씨족의 족장 예수게이와 혼인하여 벡테르벨구테이 등의 두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이후 예수게이가 옹기라트 씨족의 지체높은 출신이었던 호엘룬을 납치해와 그녀와 혼인하고 그 사이에서 테무진 등의 자식들을 얻자 소치겔과 그 소생의 자식은 소실과 서자의 지위로 밀려났다. 이렇게 볼 때에 출신 자체는 평범하거나 낮았던 것 같다.
이후 예수게이가 타타르에게 독살당하고 보르지긴 씨족이 뿔뿔이 흩어졌을 때에도 호엘룬과 함께 어린 자식들을 거느리고 산림에 숨어 사는 등의 고난을 겪었다. 또한 이때에 예수게이의 자식들 중 가장 나이가 많고 건장했던 소치겔의 소생 벡테르가 힘을 앞세워 적자인 테무진의 사냥감을 빼앗는 등 가장 노릇을 하려고 하다가 결국 이에 분노한 테무진의 화살에 맞아 죽는 등의 비운을 겪었다.
이후 테무진이 메르키트의 습격을 받았을 당시에 말이 모자라서 미처 도망가지 못해 테무진의 아내인 보르테와 함께 메르키트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난 1182년, 테무진이 자무카토오릴 칸의 지원을 받아 메르키트를 정벌하고 보르테를 되찾았을 당시에 소치겔 또한 벨구테이에게 구출되었다. 그러나 소치겔은 그동안 메르키트로부터 험악한 대우를 받고 있었는데,[1] 아들인 벨구테이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부끄럽다고 한탄하며 스스로 숲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후로 소치겔은 더이상 기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2]
어머니의 비참한 말로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벨구테이는 부르테와 소치겔을 잡아왔던 메르키트의 포로들과 그 가족들까지 모조리 잡아들여 닥치는 대로 죽여버리고 말았다.[3]

[1] 보잘것없는 가난하고 늙은 전사의 첩이 되어있었다고 하며, 그녀의 마지막 모습은 양가죽을 기워 만든 누더기를 입은 차림이었다고 한다.[2] 이는 자살한 것을 완곡히 표현했을 가능성이 높다. 상식적으로 말 탄 사내들이 방금 초원으로 뛰쳐나간 사람 하나 못 찾을까.[3] 기록상에서 벨구테이는 언제나 온화하고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로 묘사된다. 그런 그가 이토록 분노했던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