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소
雙目不能視物 隻眼能望千里 凝吾眸光成箭 奪人不避之命[1]
"이미 죽을 장소가 정해진 것을, 네놈들은 모를 테지."
1. 개요
Thunderbolt Fantasy 동리검유기의 등장인물. 동리에 있어 활의 명수로서 이름을 널리 떨친 호걸. 무기는 활. 허공에 화살을 쏘아, 상대를 화살이 떨어질 곳으로 밀어 넣는 특기를 갖고 있다. 단순히 강궁 외에도 권각술이나 단도술에도 익숙한 듯. 단, 무림 초고수인 살무생에게 이를 간파 당하여 역관광의 위기에 빠진다.
권잔운을 의형제로 두고 이 여행에 동참시켰다. 멸천해의 성을 공략하기 위해 늠설아의 초대로 동료가 되지만... 강호에 몸을 담은지 오래된 까닭에 귀조는 물론,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불환을 경계하는 조심성 많은 성격.[2][3] 두번째 관문인 꼭두각시의 계곡에서 석상의 약점인 뒷목을 맞추는 역할을 맡았음에도 일부러 빗맞추며 상불환을 시험하는 모습도 보인다.
상불환에 대해 살무생, 형해와 의견을 나누며 뛰어난 내경의 수준에 비해 일류 검객이라기엔 어설픈 행적들의 위화감을 들어 '달인이긴 한데 일류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뭔가 사정이 있어서 검객행세를 하지만 실제로는 검이 아닌 다른 무술을 쓴다고 짐작했다.[4]
9화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미 늠설아가 단비를 속여서 천형검을 빼앗을 것임을 알고 행동하고 있었다.(당연히 갇혀있는 상불환과 단비 두 사람은 풀어주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권잔운이 소극적으로라도[5] 항의하자, 본래 명예는 목숨과 바꾸어 얻는 것이며 따라서 현재 영웅이라고 불리면서도 살아있는 녀석들은 다 자신의 흠을 감추고 있을 뿐이라는 정당화 논리를 펼쳤다. 조심성 많아 보이는 성격은 우선적으로는 철저히 계산적으로 이익을 따지는 측면이 반영된 것이다. 게다가 일단은 자신들을 떼어놓고 행동하는 늠설아가 천형검을 멸천해와 거래하면서 자기 몫만 떼먹을 것을 의심을 한다든지, 더 이상의 흥미가 없어진 살무생이 늠설아를 죽이러 향했을 때 '좋은 견제'가 될 것이라면서 방치한다든지 하는 부분에서 끝도 없이 졸렬(...)한 근성이 보인다. 그리고는 권잔운에게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별로 숨김없이 "영웅처럼 보이는 법부터 가르쳐주겠다"며 일부러 실망할 언동을 하여 권잔운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는 애시당초 권잔운의 배신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였다. 권잔운의 성격상 절대로 악당인 자신과 함께 하려고 할 리 없을 것이고, 그 길로 즉각 단비를 구하려고 할 테니까. 거기다 늠설아에 대한 의심이 원체 짙은 터라 그는 결코 늠설아가 천형검의 날밑을 온전히 멸천해에게 내놓을 리 없다고 추측. 그 때문에 혹시라도 원주인인 단비가 그 행방을 알 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칠죄탑을 빠져나온 단비와 권잔운의 뒤를 몰래 미행했다. 현귀종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철저히 숨긴 채로 말이다. 실제로 권잔운 등이 천형검의 진짜 날밑을 발견하는 순간, 형해와 함께 두 사람 앞에 보란 듯이 나타났다. 그리고 권잔운을 회유하려 하나 예상 이상으로 격렬하게 저항하는 권잔운과의 혈투 끝에 그의 오른쪽 눈을 빼앗고 천형검의 날밑을 탈취해간다.
12화에서 형해와 함께 멸천해에게 천형검을 전해주지만, 단비 일족이 왜 후손에게 천형검에 손대지 못하게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되자 멸천해에게 활을 겨루며 천형검을 제자리에 돌려놓으라고 협박한다. 하지만 형해가 그제서야 진짜 꿍꿍이를 드러내며 수운소를 배신했고, 결국 목숨을 빼앗긴다.[6]
2. 여담
처음에는 그저 귀조가 부른 동료 혹은 친구 정도로 보였는데, 알고 보니 같은 동료인 귀조를 가장 경계하고 의심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귀조가 동료로 영입한 상불환마저 의심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자신을 따라다니는 권잔운에게 자신의 가르침을 허투루 만들거냐고 묻거나, 목숨까지 뺏을 수도 있었으나 눈 하나만 잃게 하는 등, 꽤나 아끼는 모습도 보여준다. 거기다 결국에는 동료의 배신에 의해서 최후를 맞이하는 터라 여러 모로 단순히 어떤 유형의 인물이라고 정의내리기 어렵다.
굳이 따진다면 중립·악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타인을 신뢰하는 것보다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 거기다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위하여 타인을 이용하거나 짓밟는 것을 서슴지 않는 것 등 영웅보단 악당에 가까운 태도이다.[7] 이 점은 특히나 그가 경계하던 늠설아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헌데 그런 자신의 태도를 몸 성히 영웅이라 불리는 놈들은 죄다 나처럼 뒤가 구린 놈이란 식으로 일반화시키기까지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악당이 아니라고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애송이인 권잔운에게 강호의 무정함을 몸소 가르치려고 드는 점은 좋으나, 가르치는 방식과 모습은 명백히 비틀려져 있다. [8]
내내 권잔운에게 하찮은 정 따위 버리라고 강조하는 것을 보자면, 어쩌면 그도 과거에 권잔운처럼 순수하고 정의로운 영웅을 꿈꿨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잔혹한 현실 앞에 좌절하여 상처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과거의 자신과 권잔운을 겹쳐보는 것일 수도 있다.[9]
그나마 최후의 순간에 자신의 이익보다도 세상의 명운을 생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참작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본다면 어디까지나 상황판단이 빠른 거라고 보는 게 맞다. 제아무리 천형검의 날밑을 넘긴 대가로 멸천해에게 황금 수백 관을 넘겨 받는다고 한들, 일단 마신 요도려의 봉인이 풀리면 그날로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실제로 이대로 요도려가 부활하면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멸천해 자신도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즉 스스로 공언했듯이 자신의 목숨을 가장 우선시 했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그것이 우연찮게 남들 눈에는 영웅적인 행동으로 비춰졌을 뿐이다.
전일담격인 살무생편에서 어째서인지 검성의 자리를 겨누는 자리에 활잽이면서 껴 있다...
[1] 두 눈을 가지고도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외눈으로도 천리를 보는 자가 있고, 내가 눈을 가늘이면 그 시선은 화살이 되어 미처 달아나지 못한 자의 목숨을 앗아가리.[2] 다만 이건 상불환이 늠설아와 함께 다닌다고 생각했기에 그와 같은 악인이라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서유 출신이라고 떠들어대니 좋게 보기가 힘든 건 당연한 수순.[3] 단지 상불환이 이상했기 때문만은 아니고 본인이 뒤가 구린 게 있어서 그렇다. 자세히는 9화 참조. 악인은 이놈이 악인이다.[4] 상불환의 검이 사실 목검에다 은칠을 한 것이란 걸 모르기에 저지른 섣부른 판단이다. 따지고 보면 쇠몽둥이도 아닌 무려 목검으로 석상을 해치운 셈. 실제로 12화에서 목검도 아닌 그냥 나뭇가지에다 내경을 주입해서 현귀종 일당을 전멸시키는 기염을 토해낸다.[5] 권잔운은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서 이미 명성이 드높은 수운소를 따라다니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배우고 있는 입장이다. 조금 켕기는 구석이 있다고 해서 바로 수운소에게 적극적으로 반항할 정도의 입장이 될 수 없다. 물론 실망한 수준이 아주 대단하기는 하다.[6] 연출적으로 아쉬운 게 있다면, 원래 수운소는 활 뿐만 아니라 근거리용 단검술이나 체술에도 능통하다. 당연히 수중의 단검으로 형해의 채찍을 잘라서 탈출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저 바둥거리기만 하다가 맥없이 죽어버린다. 그간의 비중치곤 너무나 허무한 최후가 아닐 수 없다.[7] 권잔운을 아낀다 뭐다 해도 결국에는 천형검의 날밑부터 우선시한 점에서 이 점이 드러난다.[8] 특히 그의 이런 모습은 세상 물정 모르고 함부로 타인을 믿은 자신의 순진함에 절망하고 있던 단비를 위로하는 상불환의 모습과 대비되어서 그의 졸렬함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9] 하필이면 권잔운의 목숨이 아닌 그의 한쪽 눈, 그것도 오른쪽 눈을 앗아갔다는 게 여러 모로 의미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