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망조
1. 개요
“근본을 잊거나 자기 나라 역사와 문화를 모름을 뜻하는 고사. 음수사원(飮水思源)과 반대의 뜻이다.
2. 유래
기원전 527년 8월 무인일에 경왕(景王)의 왕후인 목후가 붕어하자 진나라의 대부 문백(文伯) 순력(荀躒)은 적담(籍談)을 부사(副使)로 삼아 12월에 진위사(陳慰使)[1] 로 갔다. 상례가 끝나고 상복을 가볍게 갈아입으면서 상례 끝나서 수고했다는 의미로 잔치를 벌였다.[2] 이때 노나라가 왕실에 바친 청동기에 술을 담아 베풀었는데 여기서 고사가 비롯하였다. 출처는 춘추좌씨전 노소공 15년이다. 출전을 알기 쉽게 해석하면 이러하다.
실제로 적담의 손자 적진(籍秦)은 대부 중항인(中行寅)[5] 의 가신으로 있다가 중항씨가 진나라의 다른 대부들의 공격으로 패망할 적에 포로로 잡혔고 자손이 없었으니 경왕의 말은 예언이 되었다.경왕 : 노나라는 왕실에 청동기를 바쳤는데 진나라는 왜 안 바치냐?
순력 : (적담에게 읍을 하다.)[3]
적담 : 주나라가 진나라에게 하사한 청동기가 없는데 어쩌라고요?
경왕 : 임마! 안 주긴 뭘 안 줘? (주나라가 진나라에 하사한 걸 설명하다가) 또 네 씨(氏)가 적(籍)인 건 진나라의 공문서를 관리하는 벼슬을 세습해서 나온 건데 어떻게 네 나라의 공문서를 다스리면서 네 나라가 왕실에서 뭘 받았는지도 모르냐? (적담이 데꿀멍하고 나가자 독백) 쟤는 대가 끊어질 거야.[4]
'''전적을 들먹이면서 조상을 잊었으니까.(數典而忘其祖)'''
[1] 천자와 말미가 있는 상사(喪事)에 보내는 사절. 쉽게 말해서 조문사절[2] 삼년상을 읽으면 알겠지만 고대 중국의 상례는 매우 빡셌으니 끝나고 나서 수고했다고 잔치를 벌일 만도 하다.[3] 할 말이 없어서 적담에게 대신 답하라고 한 거다. 요즘으로 치면 옆구리를 쿡 지른 격[4] 오늘날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오히려 대를 끊겠다고 작정한 사람이 많지만 19세기만 해도 대가 끊어진다는 건 심각한 문제였다. 하물며 고대에는 더욱 심각한 일이었으니 고대에 대가 끊어질 거라는 얘기는 매우 험악한 말이다.[5] 여기서 行은 가다는 뜻이 아니라 군대(요즘으로 치면 소대)라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에 항으로 읽어야 한다. 속음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