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팻

 

1. 개요
2. 상세
3. 작중 행적
4. 기타


1. 개요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폴라리스 랩소디》에 나오는 생물(?).

2. 상세


스팻은 수괴의 일종이다. 수괴는 균일한 특징(염분, 온도, 밀도 등)을 가진 거대한 해수 덩어리를 의미하며 바다 속을 이리저리 이동하며 해수의 움직임을 만들고 기상을 변화시키며 해양생물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일례로 저염수괴(염분이 극히 낮은 민물수괴)가 쓸고 지나간 자리에서는 어폐류가 집단폐사하는 경우도 있다.

스팻 또한 균일한 특성으로서 주위의 다른 물들과 구별된다는 점에서는 일반 수괴와 같다. 그러나 스팻의 특성은 그것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즉 스팻은 바다 속을 이리저리 이동하는 살아있는 물 덩어리인 것이며,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곤혹스러운 방법으로 도전해오는 존재다. 드래곤을 동물계에 넣고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던 박물학자들은 스팻을 발견한 다음 새로운 계(kingdom)를 하나 만들어내어야 하는가 하는 갈등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그들은 동물계나 식물계와 달리 구성원이 하나인 왕국을 왕국이라 부를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폴라리스 랩소디 중

심해의 기기묘묘한 생물들, 아니 온 세상의 기기묘묘한 생물들 중에서도 가장 희한한 생명체 중의 하나. 사실 생명체라고 하기도 애매한게, 말 그대로 '''살아있는 물 덩어리'''다.
끓이면 증발하고 추우면 얼어붙으며 맛을 보면 짜고 그 속에는 물고기가 헤엄쳐 다닌다. 학자들이 온갖 방법으로 연구한 결과, 스팻은 일반 바닷물과 다른 점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스팻이 생물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 학자도 없었는데, 스팻이 바닷물 속에서 자기 마음대로 살아 움직이고 물의 촉수를 뻗어 물건을 움켜쥐기도 하는 등 지극히 생물다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스팻은 일반적으로 생물의 특징이라 여겨지는 것들 중 성장, 생식, 물질대사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자극 반응성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하다. 또한 자극에 반응하는 행동양식에는 '성격'의 존재를 나타내는 증거가 너무 많다. 심지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자유를 갈망할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 신비한 존재를 알게 된 생물학자와 박물학자들은 일부는 좌절하고 일부는 모른 척했으나, 또 다른 일부는 스팻의 정체를 꼭 알아내겠다는 직업적 사명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스팻에 대해 규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학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데샨 카라돔과 법황청에 편지를 보냈으나 바닷물에 마법을 건 마법사나 바닷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기적을 이룬 법황에 대한 기록은 없었다.
결국 박물학자와 생물학자들이 내세운 마지막 변명은 스팻을 제대로 연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스팻은 바닷물이기에 그물로 가두는 건 불가능하고 용기에 가두려 하면 안쪽 벽면을 타고 탈출한다. 뚜껑이 있는 용기에 일부를 담아 육지까지 가져온 일이 있었는데, 사람들 앞에서 개봉하자마자 빠져나와서 땅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 스팻이 그 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 강물과 지하수에 섞여서 바다까지 흘러간 게 아닐가 추측된다고 한다. 게다가 이 사건 이후로 스팻은 뚜껑이 있는 용기가 가까이 오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스팻이 기억력까지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생기자 생물학자들은 더욱 절망하게 되었다.

3. 작중 행적


작중 등장한 스팻은 대대로 레갈루스 왕궁 지하의 보물창고를 지키는 파수꾼 노릇을 해왔다. 정당하지 않은 출입자는 덮쳐서 익사시키지만, 적법한 왕가의 인원 및 그 대리인에겐 물을 갈라서 길을 내준다. 횃불을 던지자 꺼지지 않게 들고 있기도. 마법으로 보물고에 묶어둔 것이기에 키 드레이번이 레갈루스 왕가의 보물인 활 아라스틴을 가지고 나오면서 복수로 마법을 풀어 자유를 주고 바다로 내보냈다. 하지만 왠지 키 드레이번을 따라다닌다.[1]
이후 바다의 공주에게 라트랑 후작을 돌려주며 에름을 위한 문자 그대로의 물침대(...)가 되어준다. 스팻의 활약(?) 덕분에 라트랑 후작 부부는 아이를 얻었는데, 그 후로 스팻이 어떻게 됐는지는 불명. 아이를 얻게 도와줬으니 떠났을 수도 있고, 후작 부부가 죽을 때까지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죽은 후에도 라트랑에 머무를 수도 있다. 자유를 원하는 성격(?)을 볼 때 계속 남아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정확한 건 이영도 작가만 알고 있을 것이다.[2]

4. 기타


폴랩 양장본의 부록인 '『폴라리스 랩소디』의 몇몇 수수께끼들'에서는 '사물' 항목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이걸 가지고 스팻이 생명체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데, 부록에는 '생물' 항목이 없고 '인물' 항목은 인간을 포함해서 라오코네스처럼 '언어를 사용하는 지각 있는 존재'를 다루기 때문이다. 스팻이 지각이 있는지 아닌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므로 인물 항목에는 절대 포함될 수 없다. 그리고 스팻이 '집단', '장소', '9대 불가사의', '하이마스터' 중 하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건 분명하므로 남은 건 사물 항목밖에 없다.
일부 독자들은 9대 불가사의 중 알려지지 않은 아홉 번째 불가사의가 스팻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그 주장의 근거를 알고 싶다면 항목 참고.

[1] 바람이 없어도 스팻 덕분에 노를 저을 필요도 없이 배가 움직였다.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경험 많은 뱃사람인 키 드레이번은 배가 움직이는데도 롤링(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없어서 어색해하기도 했다.[2] 하지만 후작 부인 이루미나 카밀카르가 임신한 것 자체가 오스발의 꿈, 상상, 예견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