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심리학
1. 개요
'''Biological Psychology / Neuropsychology'''
신경생물학적 구조가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또 소위 인간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신경생물학적 구조로 표상되는지를 알아보는 분야. 그 성격 상, 인간의 의식 규명이라는 심리학의 근본적 목표 중 하나를 해결해줄 수 있는 핵심적인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1]
뉴런의 기능을 알아본다거나, 약물을 투여해서 뇌의 기능을 조절한다거나, 뇌의 어느 부위를 파괴시키면 어떤 기능이 손상된다거나 하는 것들을 한다. 또한 뇌에 전극을 삽입하여 신경세포의 활동을 기록하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건 신경생리학이라고 불리며 신경생물학이나 신경심리 내에서도 가장 하드코어 하면서도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분야이다.
2. 주로 쓰이는 연구방법
2.1. 유전공학, 유전학
최근 추세는 유전 공학을 이용하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 손상이 뇌의 발현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특정 뇌 부위의 특정 타입의 뉴런의 기능의 약화되거나 과잉 발현 되었을 때의 영향을 보는 식으로 말이다.
- 광유전학(optogenetic): 광유전학이라고 하여, 약간의 유전공학을 이용하여, 뇌의 특정 부위의 특정 세포에만,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해 뉴런의 활동을 유도하거나 억제시킬 수 있다. 인간을 피험자로 쓰기엔 윤리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실험동물을 쓴다. 초기에는 개나 고양이를 사용하기도 했다. 노벨상 받은 연구 중에 하나는 실험 대상이 고양이이며, 이들의 희생으로 우리 시각 체계에 대해 많은 것이 밝혀졌다.
2.2. 손상부위 환자관찰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는 사건 사고와 같은 이유로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된 환자를 찾아 그 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수준에서 기능 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2.3. 뇌영상
또한 동물에게 하는 것처럼 인간 뇌를 까보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2] 발명된 기계들이 EEG, fMRI, PET과 같은 뇌영상 장비들이며, 현대 신경심리학의 총아로 등극한 fMRI는 기계값이 억을 가뿐하게 넘기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임상용 말고 연구용으로 마련된 기계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예전에는 연구용으로 쓰이는 것은 대전 KAIST에 딱 한 대가 있었을 뿐이었지만 점점 뇌인지과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몇몇 대학에서 큰 마음을 먹고 기계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3. 신경과학
최근에는 생명과학에서 주로 연구하는 신경생물학 등의 분야 등과 연결지어 광범위하게 '''신경과학'''(neuroscience)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쯤 되면 일반인이 생각하는 심리학과는 백억 광년 정도 떨어지게 된다. 더욱이 현대적인 의미의 신경과학은 모델링에 매우 관심이 많아 전통적인 신경생물학과도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이 분야에 입문하는 많은 학생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3]
후술될 항목인 인지심리학이 '인지신경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신경과학과 넓은 범위에서 통합되어 가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심리학과 신경과학적 접근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원론적인 의미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구성됨에 있어 뇌라는 물리적 기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하는 학자는 없을 것이다.[4]
분명 마음의 논의에 있어서 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관점이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한 각종 뇌영상 장비의 역할이 매우 크다. 뇌 관찰에 대한 엄밀한 관찰이 힘들었던 시절에도 마음의 구조와 역할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은 실험심리학과 심리측정학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으며, 이러한 흐름에 대해 신경과학적 연구는 그동안 심리학이 이루어온 발전에 실물로서의 증거를 보강하는 보완적 역할을 하거나, 심리학이 잘못 접근한 부분에 대한 반례 또는 대안적 메커니즘을 제안하는 비판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일부 극단적인 환원론자 및 반환원론자나 애당초 신경생리학적 접근에 관심이 있는 일부 심리학자들을 제외하면, 신경과학과 전통적인 행동연구 중심의 심리학의 이상적인 관계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질 것이다.
4. 대학
4.1. 학부
학부 수준에서 일반적인 학생들에겐 비선호 과목이고, 교수와 학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극소수 천재들이 학점을 쓸어간다. 보통 첫 관문으로 생물심리에 입문하는 계기가 시각체계(visual system)인 경우가 많은데 3~4학년들도 신경절세포(ganglion cell)의 길항적 주변(antagonistic surround) 같은 것에 부딪히면 머리를 쥐어뜯는 게 일상. 학부 수준에서 지겹게 접할 Hubel & Wiesel(1962)의 연구는 이 분야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다.
다른 생물학, 심리학 과목과 마찬가지로 여초 현상이 강하다. 여고생이 차후 뇌과학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지금 심리학과에 진학해도 좋을지, 여성으로서 경쟁이 어렵지는 않을지 문의하는 전화나 이메일도 심심찮게 들어올 정도다.
4.2. 연구자와 대학 입장에서
사실 신경과학이라는 것이 동물 연구를 하든 뇌영상 연구를 하든 엄청난 연구비가 드는 분야라, 어지간한 대학교에서는 의향이 있어도 쉽게 손대기가 어렵다. 동물 연구를 하는 연구실에서는 동물을 관리하는 사육사를 별도로 고용하는 경우도 있고, 뇌영상 연구의 대표라 할 만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의 경우 당장 한 시간동안 스캐너를 빌리기 위해 수십만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과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에 비해 자본력이 없는 대학/연구실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연구분야다. 어떤 의미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5. 저널
- 신경심리학 저널로는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s",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Neuropsychology" 등이 있다.
- 신경심리학을 포함한 신경과학 저널로는 "Nature Neuroscience", "Advances in Neuroscience", "Cerebral Cortex", "Human Brain Mapping", "NeuroImage" "sharpbrains" 등이 있다.
[1] 물론 이러한 생물학적 연구방법론과 접근방법이 근본적으로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는가에 있어서는 충분히 논란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미 철학, 심리학, 신경과학 등 소위 '인지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심리학의 신경과학적 환원은 커다란 논란을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주제이다. 신경심리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실제 마음과 신경 생물학적 구조간의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2] Neuro-surgery라고 하여 실질적으로 인간의 뇌에 무슨 짓을...하지는 못하지만, 뇌를 수술할 일이 있을 경우, 주치의 및 환자의 법적 보호자의 동의 하에 참석하여 인간의 뇌에 자극을 가하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는 TMS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특정분야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방해해서 나타나는 결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뇌 자극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가 일차운동영역이나 일차감각피질의 발견인데, 이 영역을 자극하면 특정 부위에 감각이 느껴지겨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 신체 부위가 움직인다. 손바닥 감각을 당담하는 부분을 약하게 자극하면, 손바닥에서 간지럼이 느껴진다고 환자가 보고하는 식이다. 수술 대상 중 대표적인 사례는 간질발작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절단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로, 이러한 환자들은 분리뇌(split-half brain) 환자라 하여 수술 이후에도 좌/우뇌 간의 정보교환 등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3] 예를 들면, fMRI, PET, EEG 등을 이용하여 뇌 활동을 관찰하는 뇌영상학적 접근은 세포로서의 뇌에 접근하는 신경생물학이나 신경생리학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분야에서 뇌 세포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이나 신호처리나 통계학, 기계학습의 비중 또한 크다. 또 다른 예로는 뇌 활동을 모델링하는 계산신경과학을 들 수 있는데, 이들 분야 역시 각종 수리적 접근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세포로서의 뇌를 관심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일부로 한정된다. 또한 2000년대 들어 새로이 떠오른 응용분야인 신경경제학, 신경윤리학, 신경미학 등은 신경과학이긴 하지만 신경생물학은 아니다.[4] 여기에서부터 뇌에 초점을 맞추느냐(신경과학), 뇌를 포함해 신체 전반에 뻗은 신경계 전반에까지 마음의 외연을 확장하느냐(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그 몸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환경까지 마음의 논의에 포함하느냐(상황 속의 인지situated cognition) 등에 따라 학자들의 포지션이 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