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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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경과학'''(神經科學, Neuroscience)은 신경(계)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주 연구대상은 동물(특히 인간)의 신경(계)이지만, 여기에 한정되진 않는다. 세포덩어리와 거리가 먼 인공신경망 역시 신경과학의 연구주제다.
국내에서는 신경과학이라는 용어가 뇌과학과 거의 같은 빈도수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뇌는 신경계의 일부이므로 뇌과학은 신경과학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즉 신경과학이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brain science라는 말보다는 neuroscience가 정착하였다. 이 바닥 가장 널리 쓰이는 교과서도 2015년 기준 4판까지 나와있는 Bear, Connors, Paradiso의 Neuroscience.
현대적인 의미의 신경과학은 이미 생물학이나 심리학 뿐만 아니라, 컴퓨터과학, 인지과학, 철학, 경제학, 인류학 등이 신경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합쳐진 것이다. 혼동하기 쉽지만 신경생물학은 신경과학의 한 분야일 뿐이다. 이해하기 쉽게 신경생물학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에 속하는 영역을 생각해보자. 가령 fMRI나 PET을 다루는 뇌 영상학을 들 수 있다. 뇌영상학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뇌의 작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모델링과 기계학습 등, 이런 분야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지식을 배우고 시작하는 편이 편하겠지만, 이들이 다루는 분야는 세포 덩어리로서의 뇌는 아니다[2] . 또한 아래 문단에서 설명하는 신경경제학, 신경윤리학, 신경미학 등은 신경과학이긴 하지만 신경생물학은 아니다.
2. 세부분야
앞서 밝혔듯 신경과학은 이미 학제간 연구가 된 지 오래고, 전통 심리학과 신생학문인 인지과학의 일부까지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특히 시스템 신경과학에서는 물리학적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인지신경과학은 심리학의 일부로 봐도 무방하다. 당연히 분자생물학과 생물정보학 등 최신 생물학의 새로운 지식과 방법론도 널리 수용된다. 신경과학의 연구 분야는 크게 연구 층위에서 나뉘며, 목적이나 세부적인 기능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관점에 따라 나눈 것이기에 구분이 애매하며, 얼마든지 중첩될 수 있다.
2.1. 신경계 수준
- 신경 물리학 (neurophysics): 신경계의 가장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거시적인 신경계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1970년대부터 시작해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메이저 생명공학 저널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다만, 링크는 게임에 나오는 가상의 학문에 대한 내용만 다루고 있다.
- 신경화학 (neurochemistry): 분자나 세포가 아니라 신경화학이라고 특별히 칭할 경우 분자의 조성을 중점으로 연구한다는 뉘앙스다. 다만 엄격한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 분자 및 세포 신경과학(Cellular and Molecular Neuroscience): 신경생물학(neurobiology)의 앞 장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시냅스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3] 의 구조와 기능, 전기적인 특성에 대해 연구한다. 흔히 언론에 알려지는 '이러이러한 정신병, 지능은 이러이러한 유전자 때문이다' 같은 이야기도 이쪽 분야이다. 뇌 기능에 필요한 단백질과 그것을 발현하는 유전자에 대해서 연구하기 때문이다. 문외한에게는 세포생물학에 국한되어 보일 수 있으나, 이 분야에서 1963년[4] 노벨 생리의학상을 탔던 연구는 나트륨 채널과 활동전위에 대해 연구한 헉슬리와 호지킨의 수학적 모델링[5] 이다.
- 시스템 신경과학(Systems Neuroscience): 분자와 세포는 결국 신경계(신경 시스템)을 이루기 위해 존재한다. 뉴런은 모여서 회로[6] 를 형성하고, 기능에 따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보는데 관여하는 시각계(visual system)가 존재하며, 시각계 내부 경로에는 복잡하고 순차적인 회로들이 존재한다. 분자/세포신경과학 논문의 분자식과 전기 그래프는 상자와 화살표로 된 복잡한 망으로 대체된다. 이러한 신경 회로와 시스템 자체와 영역 간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2014년 노벨 생리학상은 쥐의 공간 인지 시스템을 다룬 O'keefe와 Moser 부부가 수상하였다. 최근 바이러스와 빛을 이용한 뇌 신호 전달 기법인 광유전학의 발달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다.
- 신경해부학 (Neuroanatomy)과 신경생리학 (Neurophysiology): 신체의 일부로서, 즉 신경계와 다른 장기들의 구조와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 계산신경과학(computational neuroscience): 뉴런을 정보를 처리하는 단위로 (일종의 트랜지스터처럼) 인식하고 뇌 회로 속에서 정보처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는 학문. 하나의 뉴런 안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적 신호 전달을 모사하는 것부터 대단위 신경망에서의 정보처리를 구현하는 것까지 다양한 층위에 걸쳐 연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은 뉴런이나 신경망을 컴퓨터 코드로 시뮬레이션하는 일은 모두 계산신경과학의 범주에 든다고 볼 수 있다.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파생 기계학습 알고리즘(딥 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역시 계산신경과학의 한 영역이다.[7]
2.2. 인지신경과학/신경심리학
- 신경심리학(neuropsychology): 신경심리학은 인지신경과학, 임상신경과학 등과 더불어 심리 현상과 행동들을 뇌의 기능과 연관시키는 심리학의 한 분파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인지신경과학이나 임상신경과학과 혼용 가능한 용어이나, 두 분야와의 차이점은 해당 분과의 발생 역사에 있다. 인간의 신경 활동을 직접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되기 이전에, 그 당시 가능했던 행동 수준의 분석을 뇌 기능에 연결시키고자 한 것이 신경심리학 연구의 시초이다. 때문에 뇌 손상 환자가 보이는 인지 수행의 저하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이중 해리(double dissociation)[8] 등의 개념 역시 이 분야를 중심으로 정립되어 왔다. 현재는 인지/임상신경과학과 큰 의미에서는 구분이 불가능하며, 신경심리치료neuropsychiatry 및 신경행동학 behavioral neurology과 그 개념과 목적을 공유한다.
- 인지신경과학(Cognitive Neuroscience)
2.2.1. 연구방법 및 패러다임
인지/행동신경과학 연구는 특정 인지기능의 물리적 기반이 뇌의 어느 부위에 존재하는가를 규명하는 국지화(localization) 연구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고등 사고과정이나 의식, 자기(self) 개념 등의 사회심리학적 기능은 감각 및 지각과정에 비해서 이를 처리하는 분야가 뇌의 전 영역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10] 국지화 연구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고등 인지기능은 하나의 인지기능이 여러 영역에서 분산처리되거나, 하나의 영역이 여러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다 대 다 관계를 상정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지신경과학 연구는 단순한 국지화 패러다임을 넘어서, 뇌 영역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연결망(network, connectivity) 중심의 연구로도 확장되고 있다.
신경과학이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인지신경과학의 방법을 적용한 신규 연구분야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으나, 이러한 융합분야의 연구 토대에 대한 우려 역시 많다. 인지신경과학의 방법을 사회심리학적 연구에 확장 적용한 사회신경과학의 경우, '신경과학 → 사회심리학' 방향의 일방적 유입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사회심리학적 기초가 취약하다는 비판이 있다.[11]
- 뇌 손상 연구: 신경과학의 발생 초기부터 지금까지 중요하게 남아있는 연구방법으로, 뇌에 가해진 물리적 손상과 인지 및 행동기능 간의 관계를 살펴 뇌 영역과 기능 간의 연관관계를 규명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연구 가설에 따라 뇌 부위를 절제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 한) 가능하므로 종종 이용되어 온 방법이다. 하지만 인간 대상 연구에 있어서는 전두엽 절제술과 같이 끔찍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뇌 손상 연구는 특정 뇌 부위가 손상된 환자들이나 신경과적 질환의 치료를 위해 뇌 일부를 물리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최선인 경우의 환자들을 관찰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12]
- 단일뉴런 관찰 기법: 신경과학 중에서도 소위 '신경생리학(neurophysiology)'과 깊게 연결된 연구방법으로, 특정 뉴런의 내부나 그 주변에 탐침을 꽂아 유기체가 특정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해당 뉴런에서 검출되는 전기신호를 측정한다. 뇌에서 발생/전달되는 신호를 가장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연구방법이지만, 인간에게는 신경학적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 등 매우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적용할 수 없으므로 동물 대상 연구에서 주로 사용된다.
- 뇌 영상 기법: 인지과정의 신경적 기초를 뇌에 물리적인 손상을 가하지 않고 영상 기법을 통해 연구한다. 초기에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뇌전도/뇌자도(EEG, MEG) 등이 주로 이용되었으나, 둘 모두 그 단점이 너무나도 뚜렷했기에 폭넓게 사용되지는 못했다.[13] 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RI)이 등장함으로써 뇌 영상 연구는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다. fMRI는 관련 안전규정만 철저하게 준수한다면 현재로서는 인체에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발견된 바가 없고, 1-3mm 단위로 뇌 활동을 측정할 수 있었으며, 뇌 심층부의 활동을 포착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었기에 이후 뇌 영상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도구로서 자리잡게 된다.
2.3. 의학
- 임상신경과학(clinical neuroscience): 의학과 관련된 신경과학. 마취학, 치매 등의 퇴행성 질환, 약물중독 등 아주 넓은 분야를 포괄한다.
- 신경과 (neurology) : 임상의학의 일종으로 뇌졸중 치매 등을 치료한다.
- 신경외과 (neurosurgery) : 임상의학의 일종으로 뇌나 척추 등 신경에 대한 수술을 한다.
2.4. 사회과학적 분야
-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 행동경제학에 신경과학을 접목한 과목이다. 즉 신경과학에 바탕을 두고, 경제학의 전제(인간은 합리적 행동을 한다는 전제)를 오류로 간주하는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증명을 해 나가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이 분야의 선구자인데, 카네만 교수는 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연구분야들로는 Decision Making, Intertemporal choice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 사회신경과학(social neuroscience) / 신경사회학(neurosociology): 사회심리학적 연구에 인지신경과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한 분과로, 다양한 인간의 사회적 행동과 심리적 현상들의 생물학적 기제를 신경과학적 연구방법들을 사용하여 밝히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14] 90년대 말까지는 국내에서는 주요 연구분야조차 아니었지만, 최근 급격히 대두되고 있으며 범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의 대표적인 연구 성과들은 대인지각이나 사회적 딜레마와 관련된 뇌 기제 및 정보처리 과정, 그리고 옥시토신(oxytocin) 및 바소프레신(vasopressin) 같은 체내 물질들과 집단역동 간의 관계 등이 있다. 또한 대중적으로도 유명해진 주요 성과 중 하나가 다름아닌 "타이레놀은 실연의 아픔이나 집단 따돌림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 는 것인데, 이는 이 분야에서의 연구를 통해 1) 사회적인 거부와 배제로부터 느끼는 심적 고통과 2) 신체적이고 생물학적인 고통 두 가지를 처리하는 뇌 신경 회로가 상당수 겹쳐진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형태의 상호작용과 변수들이 개입되는 사회적 상황이 과연 제한된 실험 상황 내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될 수 있는가, 실험 상황 아래서의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자연적인 상호작용 아래서의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와 얼마나 합치할 것인가, 매우 다양한 상호작용을 함축하는 사회 상황 아래 인간의 마음을 생물학적으로 환원시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한가(환원 문제)에 대한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수많은 형태의 상호작용과 변수들이 개입되는 사회적 상황이 과연 제한된 실험 상황 내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될 수 있는가, 실험 상황 아래서의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자연적인 상호작용 아래서의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와 얼마나 합치할 것인가, 매우 다양한 상호작용을 함축하는 사회 상황 아래 인간의 마음을 생물학적으로 환원시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한가(환원 문제)에 대한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 신경윤리학(neuroethics): 두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다. 한 측면에서는 신경과학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이슈들을 다루는 윤리학 및 사회과학의 한 분과로서, 다른 한 측면에서는 윤리적 추론이나 의사결정이 인간의 두뇌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규명하는 분과로서 성립되었다. 이 둘은 사뭇 성격이 달라 보이지만, 어쨌든 '신경윤리학'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칭되고 있다. 후자에서의 대표적인 연구로는 행동경제학 및 게임이론에서 다루는 각종 사회적 의사결정 게임로부터 공정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거나, 이미 고전적인 주제가 된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와 같은 도덕적 의사결정 상황 하에서 사람들의 의사결정 특징을 규명한 것 등이 있다. 과학주의자로 유명한 저술가 샘 해리스(S.Harris)가 바로 이 전공이다.
- 신경미학(neuroaesthetics): 인간의 뇌가 언제 아름다움을 느끼는지 분석하여, 아름다움의 실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밝히려는 학문. 미학과 신경과학의 융합분야.
3. 역사
뇌를 연구한 것은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미국에서 전두엽 절제술이 개발되었다.
4. 대중적 이미지
심리학이 몰이해로 고통받고 있는 반면, 신경과학은 무분별한 동경과 환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뇌 연구자들 사이에 "별 것 아닌 연구, 심지어 명백히 틀린 연구라고 할지라도 '''뇌 영상 몇 개 뜬금없이 끼워넣고 뇌구조 몇 군데 읊어주기만 하면 사람들이 껌벅 죽는 건 일도 아니더라'''" 하는 이야기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어떤 연구성과가 인터넷 뉴스 같은 언론에 보도될 때에도 대개 그런 식으로 퍼져나가며, 거꾸로 말하면 아무 근거없는 카더라조차도 뇌과학적인 뉘앙스만 풍기면 곧바로 온 사방팔방에 인용되는 것.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뇌영상 편향"'''(neuroimage bias)이라고까지 부르기도 하는 모양.[15]
이 문제로 인하여 2000년대 말엽부터 여러 저널들을 통해 그 잠재적인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16][17] 대표적인 것 하나만 들자면 예일 대학교의 디나 와이즈버그 연구팀은(Weisberg et al., 2008) 가상으로 논문의 일부를 작성해서 학생, 초심자(novice), 전문가 세 집단에게 노출시켰다. 주어진 글은 제대로 짚은 글 2개와 헛다리 짚은 글 2개로 구성되어 있었고, 각각 신경과학 관련 언급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누어졌다.[18] 연구 결과, 학생과 초심자 집단에서는 설명이 옳건 그르건 신경과학 언급만 포함되었다면 지적으로 만족스러운 설명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잘못된 내용을 담은 글일 경우에 신경과학적 언급을 통한 만족도의 상승 효과는 더욱 컸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에서는 그러한 언급이 있든 없든 똥글은 똥글 취급받았고(…) 더욱 흥미롭게도, 제대로 된 글조차 신경과학적 언급이 포함될 경우 오히려 만족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처음 이 현상이 발견되고 난 후에는 주로 재현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반론이 자주 거론되어 왔는데, 현재의 중론은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법정 증거로서 제시될 때 조심해야 한다. 뇌과학이 대중들에게 익숙해짐과 함께 이 편향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정도이다. 그러나 사실 학부생 수준에서는 심리학과 학생들조차도 뇌 관련된 설명이 나오면 움츠러드는 경향이 없잖아 있고, 뇌 연구자들은 아무래도 전통적인 심리학 저널보다는 《Neuron》 이나 《Brain》, 《The Journal of Neuroscience》, 심지어는 《Current Biology》 같은 쪽에 투고/구독하는 식으로 자기네끼리만 어울려 노는 경향이 있어서, 편향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술 공동체로서의 '''괴리감''' 자체는 존재한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실 이런 경향은 비단 뇌 영상 이미지뿐만 아니라 수학 공식이나 함수, 모형 등이 논문에 포함되느냐의 문제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예컨대 수학 전공에서 사회심리학 전공으로 갈아탄 것으로 유명한 Eriksson(2012)은 자신의 〈 The Nonsense Math Effect 〉 에서 이미 "아무 의미도 없는 수학 공식 하나를 덧붙였을 뿐인데 사람들이 열광하더라"(…) 를 보고한 바 있다. 문제의 공식은 TPP = T0 - fT0d2f - fTPdf 이며, 정말로 아무 의미도 없다.(…) 그러나 수학 및 공학, 자연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전 분야의 전문가들은 (심지어 의학까지도!) 무의미한 공식이 추가되자 60%가 넘는 인원이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그나마 이 세 분야의 전문가들도 45%가 넘는 인원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쉬운 해설
참고로 이런 "이과적인" 콘텐츠들의 무비판적인 오남용에 관련하여, 사회과학자 스타니슬라브 안드레스키(S.Andreski)가 자신의 저서 《Social Sciences as Sorcery》(1972)에서 이미 진작에 비꼬았던 말이 있다.
... 이 바닥에서 저자권을 갖는 건 간단하면서도 수지맞는 일이다. 수학책의 아무 데나 펴서, 당신의 인간사회 연구와 무슨 관련이 있을지 영문 모를 간단한 공식 조금 가져다 붙이고, 사회과학 연구 몇 가지를 참고문헌으로 인용한 뒤, 멋있어 보이는 제목도 좀 달아주면, 당신은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과학의 핵심을 발견한 것이다!
- 스타니슬라브 안드레스키, pp.129-130
4.1. 신경영상학 연구의 난점들
유의해야 할 점은, 사실 fMRI 같은 신경영상학(neuroimaging) 관찰장비들이 뽑아내는 데이터 역시 통계 처리에 난점이 많다는 것이다. 뇌영상 장비에서 신호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도 있고, 대개 뇌영상 장비의 데이터는 고차원 데이터 처리, 시계열 통계분석, 다중비교 문제 등의 복잡한 통계적 이슈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러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으나,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사례들은 대강 다음과 같이 한정된다.
- 죽은 연어에서 발견되는 뇌 활성화: 2009년 《Neuroimage》 저널에 출판된 한 논문은 죽은 연어를 fMRI 스캐너에 집어넣고 '유의미한 신호'를 포착한, 그야말로 골 때리는 연구였다.[19] 제목에서도 그렇고 방법(method) 설명에서도 그렇고 천연덕스럽기 짝이 없는 이 논문은 짧게 말하면 "fMRI 속에다 죽은 연어를 가져다 넣어 놔도 분석 결과 뇌 활동을 포착해냈다. 이걸 우리가 곧이 곧대로 믿어야 하냐?"의 논지를 담고 있다.(…)
사실 이 연구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은 fMRI라는 측정도구의 신뢰성이 아니다. 정확히는, fMRI를 통해 얻은 뇌영상을 분석하는 통상적인 통계 분석 방식이 1종 오류(Type I error) 또는 거짓 양성 오류(false-positive error)로 불리는 통계적 오류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해당 논문의 요지이다. (1종 오류 또는 거짓 양성 오류는 실제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신호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뇌 활성화 양상이 검출되었다고 판단하는 통계적 오류를 의미한다.) 이런 연구를 통해 지적을 해도 비슷한 문제는 계속 제기되어, 결국 2016년에 또 한 번 큰 이슈가 되는데...
- fMRI 분석에서의 1종 오류 문제: 2016년에는 (해석에 따라서는) 당시까지 15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뇌 영상 연구가 1종 오류/거짓 양성 오류로 인하여 통째로 부정될 수도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학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20] 이 연구에서는 연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에서 분석이 가진 통계적 가정에 따라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수준 이상의 1종 오류를 보였다는 결과를 보고했다.사이언스온 관련 보도
- 사회신경과학에서의 Voodoo correlation: 2009년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저널에 출판된 논문이지만, 초고의 제목인 "사회심리학에서의 부두 상관관계(Voodoo correlation)"는 실제로 학술지에 출판된 원고의 제목과는 차이가 있다.[21] 이 논문의 요지는 사회신경과학에서 그동안 보고된, 이상하리만치 높은 수준의 성격-뇌 활성화 간 상관관계(correlation)는 연구자들의 잘못된 연구 설계에 의해 발생한 인위적인 효과라는 것이다. 즉, 사회신경과학자들이 연구를 설계한 방식 상의 문제로 인해 해당 분야에서 연구되는 주제에 대한 뇌 활성화 양상이 과장/확대해석되었다는 것. 일반공개된 초고 제목에서는 이를 'Voodoo correlation'이라고 칭하는데, (Voodoo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 사회신경과학에서 발견된 높은 상관관계가 주술적인 효과라고밖에 할 수 없다는 비꼼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적나라한 제목이 사회신경과학 연구자들의 반발을 사는 바람에 결국 최종 출판본에 가서는 제목이 바뀌게 된 정황이 있다.
5. 개설학교
- KAIST 공과대학 바이오 및 뇌공학과
- DGIST 뇌·인지과학전공
- 고려대학교 정보대학 뇌인지융합전공
- 한양대학교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 심리뇌과학과
-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학부 뇌·인지과학과
- 독학사 : 심리학과 2단계 생물심리학, 3단계 인지지각심리학, 4단계 인지 신경과학
6. 참고문헌
- Bear et al. (2007) Neuroscience: Exploring the Brain.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1] 세로토닌과 도파민 - 엄밀히 말하면 당신에게 유일하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이것 단 두 가지[2] 어찌보면 '마음이나 인지 작용이 꼭 뇌 덩어리에서 일어날 필요는 없다'는 철학의 기능주의와도 맞닿아 있는 문제이다.[3] 본 항목의 맨 위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또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정확히는 신경조절물질(neuromodulator)[4] 왓슨과 크릭이 DNA구조 발견으로 노벨상을 탄 이듬해이다. 신경 과학 연구도 한참 걸음마 단계였을 때[5] 오징어의 거대한 축삭을 연구하여 뉴런의 구조를 RC 회로로 치환, 비선형 미분 방정식을 이끌어냈다.[6] 회로라고 해서 꼭 순환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신경 회로는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를 갖추고 있다.[7] 단, 인공신경망의 경우 네트워크를 학습시키는 알고리즘이 과연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학습 방식과 유사한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대표적인 논의 거리가 고전적인 인공신경망 모델인 다층 퍼셉트론(multi-layer perceptron)을 학습시키는 역전파(back-propagation) 알고리즘. 공학적인 관점에서 인공신경망에 접근하는 이들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수리심리학/계산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이를 연구하는 경우는 꽤 복잡한 문제가 된다.[8] 두 개의 뇌 영역 a와 b, 두 개의 인지 능력 A와 B 사이의 연결을 비교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중 해리란, a라는 뇌 영역이 손상되었을 때는 B에 대한 영향이 없이 A에만 수행 저하가 나타나고, b라는 영역이 손상되었을 때는 A에 대한 영향 없이 B에만 수행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를 일컫는다. 즉, 특정 뇌 영역과 특정 인지 기능이 연결되어 있음을 영역-기능 간 독립성의 규명을 통해 보일 수 있다는 개념이다.[9] 움직일 필요가 없다면 신경계도 있을 필요가 없다. 멍게문서 참조.[10] 인간의 뇌는 10%만 사용된다 항목에서도 설명되어 있듯, 기본적으로 인간은 인지처리를 위해 항상 뇌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특정 인지기능을 처리할 때 다른 영역에 비해 조금 더 사용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 특정 기능의 처리에 조금 더 특화되어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을 뿐이다.[11] 최훈석, 사회심리학과 신경과학의 만남: 사회 신경과학의 동향과 장래 연구의 과제,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발표 논문집 2006년 제1호, 2006.6, 88-89[12]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해마를 포함한 내측 측두엽을 절제해야만 했던 헨리 몰래슨, 사고로 전전두엽이 파괴되어 인간이 자기통제 및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 사례로서 남은 피니어스 게이지 등이 대표적 사례. 심각한 뇌전증 환자들의 경우 발작의 전파를 막기 위해 인간의 좌-우뇌 간 정보교환통을 담당하는 뇌량을 절제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분리뇌환자들의 사례는 뇌에서의 정보교환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13] PET의 경우 촬영을 위해서는 몸에 허용 범위 내에 해당하는 극소량의 방사성 물질을 주입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고, 뇌전도나 뇌자도는 매우 짧은 시간동안 나타나는 뇌 활동의 변화도 파악할 수 있는 대신 뇌 심층부의 활동을 측정하거나 세부 영역을 구분짓기는 매우 힘든 방법이었다.[14] 김학진, 인지뇌과학적 연구의 소개, 정보과학회지 제27권 제4호, 2009.4, 19-24[15] 더 심하면 유사과학이나 혹은 문헌오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16] 예컨대 Weisberg, Keil, Goodstein, Rawson, & Gray, 2008; McCabe & Castel, 2008; Michael, Newman, Vuorre, Cumming, & Garry, 2013; Beck, 2010; Baker, Schweitzer, Risko, & Ware, 2013; Schweitzer, Baker, & Risko, 2013; Scurich & Shniderman, 2014; Senior, 2008; ...... 구글 스칼라에서 10분 뒤져본 결과인데도 많기도 하다.(…)[17] 또한 Legrenzi & Umilta(2011) 역시 이 주제와 관련지어 비평하는 내용이 포함된 "Neuromania" 라는 저서를 출간했다.[18] 이를테면 "Brain scans indicate that...", "...frontal lobe brain circuitry known to be involved in..." 이런 식.[19] Bennett, C. M., Miller, M. B., & Wolford, G. L. (2009). Neural correlates of interspecies perspective taking in the post-mortem Atlantic Salmon: an argument for multiple comparisons correction. Neuroimage, 47(Suppl 1), S125.[20] Eklund, A., Nichols, T. E., & Knutsson, H. (2016). Cluster failure: why fMRI inferences for spatial extent have inflated false-positive rat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602413.[21] Vul, E., Harris, C., Winkielman, P., & Pashler, H. (2009). Puzzlingly High Correlations in fMRI Studies of Emotion, Personality, and Social Cognition.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4, 274-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