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린
Sindarin
Edhellen[1]
1. 개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인공어의 일종. 퀘냐와 함께 톨킨이 개발한 요정어의 가장 대표적인 언어에 속한다. 신다르가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신다린(Sindarin)이라고 불린다. 태양 제1시대부터 제3시대에 걸쳐 서부 요정들이 사용하는 주류 언어였다. 동명 영화에서도 요정어 대화는 대부분이 이 언어로 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 영화 대본을 보면 신다린으로 표시되고 무슨 무슨 뜻이다라고 적혀 있으니 영어에 능통한 위키러들은 구글에 검색해서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2. 설정
톨킨의 요정어는 실제 언어처럼 역사에 따른 변천사와 방언(dialects)들이 있기 때문에 요정의 역사를 대충 알아야 한다. 실제로 하나의 언어라도 가상의 시대에 따라 단어나 발음이 달라지게 된다.
동쪽 쿠이비에넨에서 요정이 처음 깨어나면서, '''원시요정어(Primitive Quendian)'''[2] 가 먼저 만들어지고 이후 다양한 분파가 형성되며 여러 언어로 갈라졌다. 큰 분기점 중 하나는 서쪽의 대양을 건넜는 지의 여부인데,[3] 청색산맥은 건넜지만 바다를 건너지 않고 서쪽 땅(벨레리안드)에 남은 요정 분파가 있었다. 이렇게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벨레리안드에 거주하게 된 요정을 회색요정(Grey Elves) 혹은 신다르라고 한다. 특히 싱골은 텔레리 민족의 리더였는데, 벨레리안드에 자리를 잡으면서 사실상 신다르의 왕이 되었다. 따라서 신다린이라는 언어는 공통 텔레리어(Common-Telerin)에서 갈라져나온 언어가 된다.
이 후 벨레리안드에 여러 지역에 신다르가 퍼지게 되면서 다양한 방언들이 나타나게 되며 도리아스어(Doriathrin)와 팔라스어(Falathrin)가 대표적인 방언이다. 특히 도리아스어는 벨레리안드의 최강국 중 하나였던 도리아스의 언어였던 만큼, 특색있으면서도 주류에 속하는 방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도리아스는 멜리안의 장막과 싱골의 정책 때문에 상당히 폐쇄적인 국가였으며, 특히 페아노르 가문과 척을 지고 살았으므로, 이후 고대 놀도르어(Old-Noldorin)의 영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다. 따라서 후술하게 되는 신다린의 변화에 둔감하여 옛 형태를 많이 유지한 방언에 속한다.
신다린은 비교적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되었으며 이 시절의 신다린을 특히 고대 신다린(Old-Sindarin)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멜코르가 가운데땅 북쪽에 자리를 잡고, 페아노르 가문을 비롯한 놀도르가 가운데땅에 유입되면서 벨레리안드의 언어 체계에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이 때 신다린은 놀도르 퀘냐(Quennya, Noldorin)와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특히 신다린은 벨레리안드에서 요정끼리 공용어 같은 위치에 있었으며 놀도르의 영향을 받으면서 중세 신다린(Middle-Sindarin)으로 변화하게 된다. 다양한 방언이 나타나게 되며 퀘냐와 닮아가는 과정이 다시 나타나는 게 특징.
그러나 이후 벨레리안드가 침강하고 요정 세력이 재편성되면서 신다린은 다시 방언이 통합되고 분열되는 과정을 거치며, 제 2시대와 제 3시대의 주요 요정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 때의 신다린이 가장 흔히 잘 알려진 신다린이며, 데이비드 살로의 표현대로하자면 "고전 신다린(Classical Sindarin)"이 되는 셈이다.
유의할 사항은 여기서 말하는 방언이나 중세, 고대 등의 표현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발음이나 뜻이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단모음 "ㅚ"가 제1시대 이후 사라지거나 대체되면서 골로드(Golodh)의 복수형인 괼뤼드(Gölyð)라는 단어가 겔뤼드(Gelydh)로 바뀌었다. 발로그(Balrog)의 -rog도 처음에는 -raug였다가 au 이중모음이 o 단모음으로 변이하면서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3. 특징
신다린은 퀘냐와 상당히 발음이 다른데, 단적으로 로마자로 표기할 경우 th는 발음할 때 무조건 번데기 발음(국제음성기호로 θ)이다. 반면 퀘냐는 이때 무조건 s발음. 신다린의 가장 눈에 띠는 특징은 연음화(lenition), 변이(mutation)가 강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다린은 퀘냐에 비해 훨씬 부드럽게 들린다. 예를 들어 ~로부터(from)라는 의미를 갖는 접두사 ed 와 탑(tower)을 뜻하는 barad가 만나게 되면 *ed-barad가 아니라 d 발음이 탈락하면서 e-barad가 된다.
발음은 웨일즈 지방의 언어(Welsh)와 닮아있으며 문법은 기본적으로 퀘냐와 마찬가지로 굴절어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다만 변이(mutation)가 다양하고 복잡하여 퀘냐보다 배우기가 훨씬 까다롭다.
문자는 키르스(Cirth) 문자를 많이 사용했으나, 놀도르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텡과르가 자주 사용되었다. 벨레리안드에서는 텡과르를 신다린에 맞게 고쳐 사용했으며 이를 벨레리안드 모드(Beleriand mode)라고 부른다. 맨 위 그림에 쓰여진 텡과르도 벨레리안드 모드인데, 테흐타의 사용이 자제되어 유려한 필기에 보다 특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3.1. 발음
발음에 대한 설명은 소설 반지의 제왕의 부록인 '해설 E'에 나오는 순서대로 정리하도록 한다.
C - 영어에서의 [k] 발음으로 발음한다. K [4] 는 C와 발음이 같지만 요정어가 아닌 난쟁이어나 오크어 등에서 쓰인다.
CH - 영어에서의 일반적인 [ʧ(무성 후치경 파찰음)] 발음이 아닌, 독일어나 웨일즈어 계통의 [x(무성 연구개 마찰음)] 발음으로 발음해야 한다. 대충 한국어로 따지자면 입천장 뒤쪽 긁는 소리가 들어간 강한 ㅎ발음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참고로 이 발음은 시대가 지날수록 점차적으로 [h] 발음으로 약화되는데, 예를 들어서 말이라는 뜻의 roch와 땅이라는 뜻의 and가 합쳐진 단어인 Rochand가 Rochann을 거쳐 Rohan(로한, 말의 땅)으로 약화되는 과정에서 이를 파악할 수 있다.
DH - 영어에서의 [ð(유성 치 마찰음)] 발음(that에서의 th 발음)으로 발음한다.
F - 일반적으로는 [f] 발음을 나타내지만 단어의 종성에 올 때에는 [v] 음가를 갖는다. falas(해안)와 falf(파도) 등의 발음 차이에서 알 수 있다. PH의 경우에도 [f] 발음을 나타내는데, 이런 형태는 주로 네 가지로 나뉘며 첫 번째로 alph(백조)나 salph(죽)처럼 단어 끝에서 [v]가 아니라 [f] 음가를 가질 때, 두 번째로 perian(반인족)에서 나온 i-Pheriannath(반인족의)와 같은 형태처럼 원래 [p] 발음을 갖고 p로 표기되는 음절에서 파생된 경우, 세 번째로 ephel(담장, 외벽)처럼 단어 가운데에서 장음 f를 나타낼 때, 마지막으로 Ar-Pharazon(누메노르의 마지막 왕으로 이름의 뜻은 황금왕이다)처럼 아두나익(누메노르어) 또는 서부 공용어에서 쓰이는 단어일 때가 있다.
G - [g]의 발음을 나타낸다. GH는 신다린에서 서부어로 전달된 G가 다시 암흑어로 유입된 것으로 진동하는 g 발음을 나타낸다.
H - [h]의 발음을 나타낸다.
I - 모음 앞에서 쓰일 때에 한정해 [j]의 발음을 나타내는 자음이 된다.
L - 평소에는 [l]의 발음을 나타내지만 e 또는 i와 붙어있을 때에는 구개음화가 일어난다. 또한 무성음으로 발음될 때에는 LH의 철자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게 무성음으로 발음되는 경우는 lhain(기울은)에서 찾아볼 수 있다.
NG - [ŋg](finger에서의 ng 발음) 발음으로(단어 종성에 올 때에는 [ŋ] 발음으로) 발음한다. 또한 이 발음은 시대가 지나면서 신다린과 퀘냐에서 각각 다르게 변화한 부류인데, 예를 들어 퀘냐에선 ngoldo(지혜로운)가 noldo로 변화하는 등 ng가 n의 형태로 바뀌어갔지만 신다린에선 ngorth(죽은)가 gorth로 변화하는 등 ng가 g의 형태로 바뀌어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주로 단어 초성에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발음이 바뀌지 않는 경우도 많다.
R - 항상 [r(치경 전동음, 스페인어 R, trilled R)]로 발음해야 한다. RH의 경우는 LH의 경우처럼 무성음 r을 나타내며, Rhudaur(루다우르, 동쪽 나무) 또는 Rhûn(동쪽) 등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S - 항상 무성음 [s] 발음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s에서 파생된 z나 sh는 각각 영어의 [z] ,[ʃ(무성 후치경 마찰음, 영어에서의 sh 발음)] 발음과 비슷하지만 제 3시대 기준의 퀘냐 또는 신다린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다른 종족의 언어에서 주로 나타났다. 로히릭(로한어)에서는 S의 발음이 [z]로 나타나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TH - [θ(무성 치 마찰음, 소위 말하는 '번데기 발음')] 발음을 나타낸다. 이 발음은 퀘냐의 s 음가와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구어체 퀘냐에서는 s와 같은 발음으로 나타나지만 문어체에서는 다르게 표기된다. 예를 들어 퀘냐의 isil(달)과 신다린의 ithil(달)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V - 영어의 [v] 발음과 같지만 f가 단어 종성에서 [v] 음가를 나타내기 때문에 단어 끝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또한 신다린이 아닌 퀘냐에서의 v와 w는 고전 라틴어의 v가 [w] 발음을 나타낸 것처럼 비슷한 발음으로 혼용된다.
W - 영어의 [w] 발음을 갖는데, hw의 경우에는 영어 단어 which의 wh처럼 [ʍ(무성 양순 연구개 마찰음)]으로 발음되며 이러한 경우는 퀘냐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굳이 사용되는 단어를 찾자면 hwand(해면, 스폰지)의 경우가 있겠다.
Y - 영어에서처럼 [j]의 발음을 나타낸다. hy는 y와의 관계가 hw와 w의 관계와 비슷하지만 대신 영어에서의 huge[hju:ʤ]에서 나타나는 [hj] 발음과 같이 좀 더 확실한 음가로 발음되는 것이 특징이다. 퀘냐에서 이 발음은 항상 자음으로 나타나지만 신다린의 경우에는 특정 상황에서 모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I - 일반적인 'ㅣ'[i] 발음을 나타낸다.
E - were의 음가라는 비교적 모호한 서술이 있는데 E가 포함된 다른 모든 서술들을 조합해보면 'ㅔ'[ε]발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A - 일반적인 'ㅏ' [ɑ]발음을 나타낸다.
O - [ɔ] 발음을 나타낸다. 이 말인즉슨 oh[oʊ]의 발음(한국어의 ㅗ에 가까운 발음)보다는 ball[bɔ:l]의 발음(영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o 발음)에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5]
U - 일반적인 'ㅜ'[u] 발음을 나타낸다.
모음 Y - o, u, eu, iu가 움라우트 현상으로 변화된 것을 나타낸 것으로 프랑스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ü 발음을 나타낸다. 한국어로 따지면 ㅟ 정도의 발음을 나타낸다.[6] 서부어에서는 이 y 발음이 i 정도로 약화되어서 발음된다.
ER - [εr] 발음이다. 여기서 r은 미국식 r발음이 아니라 전동음 즉 스페인어 등에서 쓰이는 trilled R의 IPA기호라는점을 주의하자.
IR - [ir]과 비슷하게 발음된다. 마찬가지로 trilled R에 주의.
UR - [ur]과 비슷하게 발음된다. 마찬가지로 trilled R에 주의.
이중모음들 - 글자 따로따로 있는 그대로 발음하면 된다.[7] 부록의 내용과 정 반대의 서술이다. 있는 그대로 '아우' 발음이 맞다. AE, OE, EU는 영어에 유사한 발음이 없는데 뒤의 E발음은 강세가 없기때문에 'ㅔ'가 다소간 'ㅣ'의 발음과 비슷하게 약화된다.
3.2. 문법
[1] 신다린으로 '요정어'라는 뜻.[2] 가운데땅에서 모든 요정은 쿠이비에넨에서 비롯됐다. 그 당시 공통분모가 되는 요정어가 원시요정어이다. 실제 언어에서 proto-indoeuropean 같은 언어라고 보면 된다.[3] 신(발라)들이 서쪽으로 요정을 불러 대이주(Great Journey)가 벌어지며, 이 때 요정이 여러 민족으로 갈라진다.[4] KH는 아래 항목의 CH발음이다. 즉 Khuzdul은 후즈둘 Khazad는 하자드 정도로 표기하는게 맞다.[5] 국제 음성 기호 32번째 줄 참고.[6] 입술이 동그란 모양을 계속 유지해야한다. 우리말 예시를 들자면 '위'는 도중에 입술이 풀어지지만 '쉬'는 유지되기 쉽다.[7] UI는 어떻게 해도 괜찮지만 나머지 이중모음은 첫째 모음에 강세가 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