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온
Symposion/饗宴
1. 고대 그리스의 잔치문화
고대 그리스 시민들[1] 은 독특한 잔치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잔치에서 뭘 하는지는 사실 별 거 없다. 그냥 누워서 술마시고 썰 풀면서 논다(…). [2]
많은 그리스 사상가들이 이 향연을 즐기면서 자신들의 사상을 이야기했는데, 그 내용을 제자들이 기록한 것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이 많다. 물론 그냥 제자들이 스승을 주인공으로 향연을 즐기는 소설을 지어내기도 하고(…). 소크라테스, 에피쿠로스[3] 등이 이런 향연을 주제로 한 대화편의 주인공들으로 나온다.
2. 플라톤의 대화편 Symposion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으로, 보통 철학과생들은 플라톤의 대화편을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국가, 파이돈, 그리고 심포지온 만큼은 내용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 소크라테스와 친구들이 모여 누워서 술 마시고 노는 이야기인데, 주된 대화의 내용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이다.
심포지온의 구성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자면, 일곱 명의 연사가 돌아가면서 사랑을 찬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지혜에 대한 사랑' 혹은 '불멸에 대한 사랑'을 찬양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 된다. 소크라테스는 에로스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완벽한 것이라는 아가톤의 말에 대해, 누군가는 오직 그 자신이 결핍하고 있는 것만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에로스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들, 즉 자기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추구하는 자들은 자기 자신이 가진 것이 '''영원할''' 것을 추구하는 자들이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에로스라는 것은 불멸을 결핍한 자들이 불멸에 대한 사랑을 품는 것이다.
따라서 플라톤에게 있어서는 영원하고 불멸한 것, 이념 혹은 지혜(sophia)만이 진정한 사랑의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철학이란 곧 지혜를 사랑하는 것(philo-sophia)이고 철학자는 에로스를 품은 자라는 플라톤의 사유가 심포지온의 주제를 이루며, 이는 일곱 사람의 연설을 거치며 에둘러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심포지온에서 소크라테스의 연설 다음으로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아리스토파네스가 한 연설의 내용일 것이다. 그 내용은 대략 이런데, 인간은 본디 네 팔과 네 다리가 달린 생물이었으며 그들은 강하고 뛰어난 존재들이었기에 마침내 신들마저 공격하게 되었다. 그에 분노한 제우스는 그들을 번개로 내리쳐 현재의 여자와 남자로 쪼갰으며, 만일 다시 신을 공격한다면 한 번 더 번개를 내리쳐 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한 다리로 걷도록 만들겠다고 경고한다. 그리하여 자신이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것이 에로스의 본질이라고 아리스토파네스는 말한다. 이 이야기는 이후로도 여러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현대에 창작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뮤지컬 헤드윅의 메인 테마인 '사랑의 기원(Origin of Love)'을 꼽을 수 있다.
3. 그 외 심포지온
플라톤 외에 소크라테스의 제자 크세노폰도 소크라테스의 심포지온을 배경으로 대화편을 썼는데 묻혔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