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리시

 


1. 개요
2. 특징
2.1. 문법
2.2. 발음
2.3. 어휘


1. 개요


Singlish
싱가포르에서 사용되는 영어를 소위 Singlish라 부른다. 물론 Singapore와 English의 합성어인데, 영국 식민지였다보니 영국식 발음에 가깝기도 하고 현지의 다른 언어의 영향을 받은 발음을 구사하다보니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한국인으로선 알아듣기 힘든 발음도 종종 구사한다. 심지어 영국식 발음에 익숙한 한국인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알아듣기 힘든 발음을 구사할 때가 한번씩 있다. 여러 언어가 공존하다보니 중국어와 영어, 말레이어와 영어 등이 섞여서 싱가포르 영어 고유의 문법과 표현도 자주 쓰인다. 사실 이건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대다수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과 대화할 땐 싱글리시를 구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싱글리시를 쓴다 하더라도 영국인들과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싱글리시 자체가 최근 경시되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사용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2. 특징


기본적으로 '마인어나 중국어 문법에 바탕을 둔 영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예를들어 Where are you going?(어디 가요?)는 싱글리시로 You go where ah? 인데 이는 마인어 Kamu pergi ke mana?와 문법적으로 동일하다. 여기에 ~lah, ~deh, ~loh 등으로 끝나는 접미사(주로 강조체를 나타낼때 쓴다.)를 붙이면 화룡점정. 다른 예시로 What time is it now?(지금 몇 시인가요?)는 싱글리시로 Just now what time ah?라고 널리 쓰이는데 이는 역시 중국어 现在几点?의 단어들을 각자 영어단어로 대체한 것이다. 즉, 얼핏 비슷하지만 다른 문법인 중국어나 현지어(말레이어)에 영어를 덧씌운 형태가 오늘날의 싱글리시의 기원이며 이는 급격히 영어사용의 비중이 높아지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동일하다.

2.1. 문법


상당히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can과 cannot이 있는데 Can은 문장 가운데에 어떠한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나타내는 조동사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그냥 이것만 뚝 떼어와서 "할 수 있어", "이건 되겠다" 등의 긍정을 표현하는 관용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Can not의 경우에도 "안 돼.", "그건 할 수 없어"라는 뜻.
그리고 특이하게 문장 끝에 라~(lah)나 레(leh)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중국어(주로 복건어)나 말레이어에서 명령어체나 강조체로 쓰는 접미어로, 각각 한자로는 啦와 咧에 대응한다. Shoot lah라고 하면 쏴 !, Can lah 하면 가능하다니까?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1] 일본어의 어미 '-ね'처럼 어투를 부드럽게 만드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고, can 뒤에 붙는 접미사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기도 하며 말레이시아 영어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현 젊은 계층은 ~lah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 외에도 특유의 어미가 많은데, 중국어 방언에서 유래한 표현이 대다수다.
  • 왓(wat/what): 한국어의 '~잖아 뭐'처럼, 상대의 잘못이나 책임을 따지거나 과거 사건을 상기시키는 용도로 쓰인다. 표준중국어의 4성처럼 발음한다.
  • 마(mah): '당연한 거 아냐?' 혹은 '뻔하지'의 느낌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다소 무례한 느낌을 준다. 영어 duh와 느낌이 비슷하다. 어원은 嘛. 표준중국어의 2성처럼 발음한다.
  • 로(loh/lor): '뭐 어쩌겠어'에 해당하는 뜻으로, 당연히 일어날 나쁜 결과를 예측해서 말하거나, 누군가의 말에 마지못해 동의하거나 할 때 쓰인다. 어원은 囖/咯. 표준중국어의 2성처럼 발음한다.
  • 호(hor/horh): 상대의 주의를 끌거나 동의를 구할 때 쓰는 표현으로, 영어의 huh와 기능이 약간 비슷하다. 어원은 . 표준중국어의 3성처럼 발음한다.
  • 아(ar/arh/ah): 문장 중간이나 끝에 추임새처럼 붙는다. 성조에 따라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 표준중국어의 3성처럼 발음하면 '아 진짜'처럼 짜증내는 표현이 되고, 2성처럼 발음하면 '진짜 왜 그런대'처럼 답을 기대하지 않고 따지는 의문문(rhetorical question)이 되며, 1성처럼 발음하면 그냥 순수하게 답변을 기대하고 물어보는 의문문이 된다.
  • 하(har/hah): '아니 뭐야?'와 비슷한 느낌으로 놀라워하는 감탄사다. 영어 huh나 복건어 唅에서 왔다고 한다. 표준중국어의 3성처럼 발음한다.
  • 메(meh): '확실하겠지?'처럼 의심이 섞인 의문문을 만들 때 쓰인다. 광동화 咩에서 왔다. 표준중국어의 2성처럼 발음한다.
  • 샤(sia): 말레이계 젊은 세대에서 자주 쓰는 추임새다. 질투나 강조의 뉘앙스를 지닌다.
싱글리시에서는 주제(토픽)를 담고 있는 구가 문장 앞으로 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마인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예컨대, '걔는 농구를 잘 해'를 일반 영어로 옮기면 'He is good at playing basketball'이 되겠지만, 싱글리시에서는 'He play basketball very good one'이 된다.
일부 비문법적인 표현이나 잉여(redundant) 표현이 입말로 널리 쓰이기도 한다. Irrespective 혹은 Regardless를 써야 할 자리에, 둘이 섞인 표현인 Irregardless를 쓰는 등의 예시가 있다.

2.2. 발음


용인발음을 기본으로 하며, 연륜 있는 아나운서들이나 일부 정치인은 옛 용인발음(conservative RP)에 상당히 가까운 발음으로 말하기도 한다[2]. 하지만 실제 방송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은 호주뉴질랜드 억양에 약간의 중국어 억양이 섞인 발음 및 톤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3]. 이는 해당 국가들과 지리상으로 가깝다는 이유도 있지만, 교육은 영국식으로 받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미국발 대중매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자연히 영국식과 미국식의 중간으로 발음이 수렴하기 때문이다.
3~4음절이 넘어가는 일부 단어에서 강세를 엉뚱한 곳에 주거나, 발음이 꼬이는 화자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면 memorable이라는 단어의 첫째 음절이 아닌 둘째 음절에 강세를 주거나[4], calendar라는 단어에서 첫째 음절이 아닌 둘째 음절에 강세를 주는 식이다.
이 영상을 보면 싱글리시 발음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수 있다.

2.3. 어휘


구체적인 특징이나 어휘는 이 곳 을 참고하자.
특이한 용법 중 한 예로, 싱가포르 영어에서는 동사 revert를 reply의 뜻으로 쓴다. 이는 인도 영어나 말레이시아 영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1] 그래서 그런지 도타 2를 동남아 서버에서 하면 보이스톡으로 go la go la 라고 하는 플레이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2] 후자의 예로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있다.[3] 예를 들면 th를 t/d 혹은 s/z에 가깝게 발음한다든지.[4] 아마도 어근이 같은 단어인 memorial과 강세를 헷갈린 영향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