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레이더스/1997년/8월/23일
1. 개요
스코어부터 말하자면 6:4로 쌍방울이 승리했다. 스코어만 보자면 그냥 평범한 경기처럼 보이지만 막판에 오심과 본헤드 플레이의 합작으로 인해 병맛나는 상황이 벌어져 졸지에 대첩화된 경기다.
2. 평범하게 진행되던 경기
8회까지는 삼성이 조금씩 점수를 뽑고 실점을 막아 0:4로 앞서고 있었다. 9회초 쌍방울이 뒤늦게 1점을 만회하였지만, 2사 1·2루로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히면 쌍방울의 패배로 끝날 상황. 타석에는 대타로 장재중이 투입되었다. 2S 1B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김태한이 '''낮게 떨어뜨린 공'''을 스윙해 삼진이 되었다. 이 공을 포구한 포수 김영진은 팬서비스를 위해 관중석 쪽으로 공을 던졌고, 그렇게 삼성의 승리로 경기는 종료되…는 줄 알았으나,
3. 어? 끝난 거 아니었어?
갑자기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었다. 삼진 판정을 받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려던 장재중은 1루로 뛰라는 외침에 황급히 1루로 출루하였고,[1] 삼성 벤치에서도 백인천 감독이 황급히 뛰쳐나와 1루로 송구하라고 외쳤으나 이미 김영진 포수가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버린 뒤였다.
사실 장재중이 2스트라이크 때 헛스윙한 공은 원바운드로 포구가 되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이 적용된다. 이 때는 공을 잡고 타자를 태그하거나 1루로 송구해야 비로소 아웃이 된다. 1루에 주자가 있을 때는 낫아웃 상황이 되더라도 타자는 자동 아웃되는데 2사일 때는 1루 주자 유무에 관계없이 낫아웃이 적용될 수 있다. 아마도 김영진 포수가 이 부분을 착각한 모양. 게다가 포구 위치가 다소 애매했기 때문에 구심도 노바운드로 착각한 듯 하다.
주심이 경기 종료를 선언하고 퇴장하면서 SBS TV에서도 종료 자막과 함께 승패투수까지 띄워 놓은 상황에서 쌍방울의 김성근 감독은 심판진을 막아세우고 삼진을 바운드 볼로 포구하면 낫아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하기에 이른다. 심판진은 4심 합의 아래 오심을 인정하고 판정을 번복하여 경기를 속개하였다. 그리고 포수 실책으로 인한 볼데드로 그라운드 룰 더블을 적용, 2루 주자 김성래는 자동으로 홈인하여 2:4로 쌍방울이 1점 추격한 상태로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푹 쉬다가 경기 속개에 부랴부랴 다시 올라온 김태한은 실투를 남발하여 최태원의 2타점 적시타를 맞고 4:4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2점을 더 실점해 6:4로 역전당했다. 그리고 9회말은 1점도 뽑지 못하고 삼성의 어처구니 없는 역전패로 경기가 끝났다.
4. 이후
삼성은 더블헤더 1차전 어이없는 역전패의 충격을 딛고 2차전은 5:10으로 가볍게 승리를 거두었다.
낫아웃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삼성은 여기저기서 우수한 포수 자원을 모았고 그 날 1차전 패배의 원흉 김영진은 주전 자리를 빼앗겨 2군을 전전하다 2001년 한화에 트레이드되었고 거기서도 1군 경기를 단 7경기만 소화하고 시즌 후 바로 은퇴했다.
[1] 현재는 낫아웃 후 홈 플레이트 주위의 둥근 흙판을 벗어나면 진루포기 아웃이 선언되지만 당시는 덕아웃으로 들어가기 전까진 타자가 낫아웃이었다는 것을 알면 1루로 출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