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릴 미 크레이지 사태

 


뮤지컬 쓰릴 미의 2011년 연출가가 트위터에 올린 관객 모욕 발언을 두고 일어난 논란이다.
쓰릴 미는 동성애, 살인, 유괴 등의 자극적인 코드와 난해한 내용으로 인해 일반 관객보다는 여러 번 반복 관람하는 매니아 관객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쓰릴 미의 2011년 공연은 40대의 모 여성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가는 무대를 사용하면서 기계 장치를 많이 사용하거나, 배경 연출을 위해 프로젝터로 배경 영상을 쏘는 등 기존의 연출과는 다른 시도를 많이 하였다. 또한 동선을 짜면서 배우들의 뒷모습을 지나치게 많이 노출하는 문제점도 보였다. 이에 극을 여러 번 보았던 관객들은 극과는 안 맞는 부적절한 선택이라는 비판을 하였다.
매니아들로부터 끊임없이 연출 방법에 대한 비평이 제기되자, 연출가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의 연출 의도를 설명하면서 재관람 관객보다는 일반 관객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고 하였다. 여기까지는 그냥 작품의 해석에 관한 문제이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연출은 연출가의 권한이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비판은 할 수 있어도 그걸 가지고 욕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출가는 자신이 따로 운영하고 있었던 두번째 트위터 계정[1]을 통해서는 함께 일하는 배우들과 관객들을 거듭 디스하는 무시하는 오만한 모습을 보여주는것도 모자라 심지어는 재관람 관객을 '''"크레이지"'''라고 까내리는 발언까지 서슴없이 하였다.

관객들이 서서히 이 작품을 사랑으로 보기 시작하는군. 결국 내 컨셉에 따라올 밖에. 가령 엔딩처리에 뭉클하나본데 그렇게 하면 짠해지는거 알고 글케 만든거거든. 거기까지 끌고 간 연출과 투덜대면서도 뭉클하는 관객. 누가 누구를 조정하는지 알겠는지? ㅋ

하필이면 올해 쓰릴미 최악의 연출로 꼽히는 장면을 예로 들며 혼자 착각 하는것까진 좋은데...

''(제1계정)'' 저를 팔로하시는 쓰릴미 팬 여러분, 늘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많이 와장창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두번째 계정)'' 제1계정에다 내 욕하는 ㅆㄹㅁ 광팬 팔로워들에게 복 받으시라고 썼다. 새해 첫 날 나는 군자의 예를 갖춘 것이지.... ㅋㅎㅎ

연출가가 새해에 락도 안걸려 있는 양쪽 계정에 올린 트윗. 평소에 이 연출가는 각을 세워온 쓰릴미 '기존' 팬들에게는 아무런 멘션도 하지 않는다.

관객이 그들로 한정돼있는거같아. 맨날보러 오는이들 천지야... 헐~~~ 다양한 관객에게 다양한 반응 보고싶은데 이건 참...;;;;

''(지인)''지치겠어요;; 매일같은팬들이 그리난리를치니 ;;; 듣기만 해도 지치겠어요;

'''그래서 크레이지라 부르는거지 ㅠ'''

쓰릴미 덕후들 뿐만 아니라 재관, 3관람은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작품덕들, 나아가 온 연뮤덕들을 단번에 미친년으로 몰아버린 발언. 쓰릴미 같은 마이너한 소재의 극을 적게는 재관람, 많게는 세자리 수의 관람을 통해 오년간 물고 빨고 핥으며 먹여 살려왔던 연뮤덕들의 뒷통수를 단번에 후려치는 발언이었다. 이 와중에 쓰릴미의 공연 기획사인 뮤지컬해븐은 할인조차 없는 5회권, 10회권을 팔고 같은 공연을 거듭 관람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게 해주며, 연말에는 가장 공연을 많이 봐준 최고의 VIP고객을 뽑아 특별 공연을 하는 등의 재관람을 유도하는 덕후 지향 마케팅을 사정없이 해왔다는게 유머다. 게다가 뮤지컬해븐의 작품 선정은 대부분이 말 그대로 '''작품성은 있으나 상당히 마니악'''한지라 덕들의 재관람이 아니면 이 회사 자체가 지금까지 돌아갈 수 있었을지도 사실 미지수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고 손자를 귀여워 하니 할아비 뺨을 친 셈이다.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뮤지컬 공연에서 자신의 의도만을 밀고 나가려는 거만한 태도와 자신의 연출에 비판적인 관객을 기만하는 태도, 특히 재관람까지 할 정도로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관객들을 조롱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태도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이에 해당 연출가는 직접적인 사과문 없이 멘션들을 지우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기획사인 '뮤지컬해븐' 측에서도 이렇다할 사과문 없이 환불만을 해주겠다는 안이한 대처로 팬들의 분노를 더했다. 게다가 '크레이지는 열광적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더 까였다. 영단어 'crazy'에 물론 '열광적으로 좋아하는'이라는 뜻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그리 긍정적인 어감으로 쓰는 것은 아닌데다가, '난리를 친다', '광팬' 등의 거친 어휘를 사용하던 맥락에서 '크레이지'라고 했을 때 그것을 단순히 '열광적'이라는 의미로 썼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뮤지컬덕(이하 뮤덕)들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한편 이 사태로 인해 공연계의 잘못된 행태 전반에 대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2]
결국 해당 연출은 물러났고[3], 뮤지컬해븐은 1월 13일 쓰릴미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은 것도 없고 연출자와 관객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내용이라 이게 무슨 사과문이냐는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계속되는 멘탈 붕괴에[4] 지쳐 있던 뮤덕들은 어쨌든 공식 입장이 나왔고 더 해봤자 더 나올 것도 없다는 결론 하에 10일간의 싸움을 끝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뮤지컬해븐에 크게 실망한 뮤덕들이 개인적으로 보이콧을 하겠다는 경우가 많아 역시 당시 공연중이었던 넥스트 투 노멀을 필두로 한 앞으로의 뮤지컬해븐 작품들은 그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었다.[5] 그러나 넥스트 투 노멀번지점프를 하다 등의 수작 덕분에 2012년 하반기 들어서는 뮤덕들이 다시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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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위터의 프로텍트 기능을 이용한 비공개 계정이 아니라 '''공개 계정'''이었으며, 연출자는 해당 계정에서 거리낌없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있었다.[2] 사실 뮤덕들은 그간 기획사의 각종 말도 안 되는 횡포(엘리자벳의 D클래스 사태가 대표적)에도 꿋꿋이 공연을 달렸는데, 그 기획사들 중에서도 그나마 가장 덕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평이 있던 뮤지컬해븐이 이렇게 나오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라고 들고일어난 것이다.[3] 경질된 것인지 스스로 물러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경질된 것이라면 뮤덕들이 원하던 대책은 아니어도(그들이 원한 대책은 '관객과의 대화' 자리였다.) 나름대로 대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물러난 거라면 상황에 따라서는 사태만 벌여놓고 정작 당사자는 무책임하게 숨어버린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 또한 충분하다.[4] 때마침 이때 닥터 지바고에서 주인공 역이었던 주지훈이 공연을 보름 남기고 하차했던 일이라든지.[5] 실제로 넥투노의 흥행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는데, 물론 어느 정도는 작품 자체의 매니악 성향(...) 탓도 크지만 이 사태만 없었어도 좀더 나은 흥행 성적이 나왔을 거라고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