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하다
1. 영화
1.1. 개요
2001년 2월 3일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멜로 영화. 《혈의 누》 등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병헌과 이은주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2017년 11월 2일에 재개봉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남교사 인우(이병헌)와 남학생 현빈(여현수) 사이의 동성애 관계를 그려서 화제가 되었으나, 사실 현빈은 인우의 옛 여자친구 태희(이은주)가 환생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동성애라고 보기에는 힘든 측면이 있다. 그래서 포스터에도 인우와 태희의 모습이 나와있다. 표면은 동성애가 묘사되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1]
1.2. 줄거리
인우(이병헌 분)는 대학에서 우연히 태희(이은주 분)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태희는 먼저 인우를 마음에 두고 있어서(계기는 나오지 않는다.) 비가 오던 어느 날 지나가는 인우의 우산에 뛰어들었고, 그런 태희를 잊지 못한 인우는 전공 수업도 빠지고 MT까지 빠지며 태희의 미대 수업을 청강하는 열성을 보인다.[2] 태희가 담배 피는 남자가 멋있다고 한 말에[3] 생전 못 피우던 담배까지 배운 끝에[4] 결국 커플이 된다. 그러나 인우는 태희를 만나기 전 별 생각 없이 했던 입영 신청 때문에 군 입대를 하게 된다. 둘은 인우의 입대날 용산역에서 보기로 하지만, 태희는 용산역으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17년 후, 다른 여자(전미선 분)와 결혼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된 인우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2학년 5반의 현빈(여현수 분)[5] 이라는 남학생이 죽은 태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태희처럼 물병을 들 때 새끼손가락을 펼치고, 휴대폰 벨소리에서는 태희가 좋아하던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이 흘러나오고, 태희가 자기에게 했던 질문을 그대로 하며 태희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갖고 있는 것을 본 인우는 마침내 현빈이 태희의 환생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인우는 현빈으로 환생한 태희에 대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학교에는 인우가 동성애자라는 소문까지 돌게 된다. 다른 아이들로부터 호모라고 놀림을 받게 되자 참을 수 없어진 현빈은 인우에게 화를 내지만, '왜 나를 알아보지 못하냐'고 눈물을 흘리는 인우의 모습을 보고 인우의 마음을 알게 된다.[6]
결국 인우는 동성애자에다가 학생에게 추근덕댔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학교에서 쫓겨나고 만다. 현빈 역시 방황하다가 학교를 뛰쳐나온다. 아내로부터도 버림받은 인우는 17년 전 태희와 보기로 했던 용산역 플랫폼에서 현빈과 마주치고, 현빈의 모습 속에서 옛 여자친구인 태희의 모습을 발견한다. 태희가 생전에 약속했던대로 둘은 뉴질랜드에 번지점프를 하러 가서는, 줄을 묶기도 전에 강으로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하고 만다.
태희: 이번엔 여자로 태어나야지.
인우: 근데, 나도 여자로 태어나면 어쩌지?
태희: '''그럼, 또 사랑해야지 뭐...'''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 마지막 나레이션
1.3. 등장인물
괄호 안은 해당 배역를 연기한 배우.
- 서인우 (이병헌)
국어국문학과 82학번의 소심한 성격을 지닌 남자로, 영화 초반에 첫눈에 반하는 사랑 따윈 믿지 않는다고 외치나 비오는 날 우산에 뛰어든 인태희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후 태희가 듣는 수업을 따라다니며 그녀를 지켜보다 연인이 되지만 연인이 되기 전 충동적으로 했던 입대 신청으로 인해 군대로 가게 된다. 태희가 죽은 후, 현재인 2000년에는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결혼도 해서 아이도 키우고 있으나 담임을 맡은 반의 학생인 임현빈으로 인해 혼란을 겪게 된다.
- 인태희 (이은주)
인우와 같은 학교 조소과 82학번에 다니던 여학생으로, 비오던 날 인우의 우산으로 뛰어든 것을 계기로 인우와 연인이 된다.[7] 그러나 인우가 군입대를 하던 날 배웅해주기 위해 용산역으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종종 환생한 현빈이 임씨라서 그런지 '임'태희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인태희다.
- 임현빈 (여현수)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평범한 남학생...인 줄 알았으나 물병을 들 때 새끼손가락을 펼친다거나 '젓가락은 시옷 받침인데 숟가락은 왜 디귿 받침이냐?' 같은 질문을 인우에게 던져 인우를 혼란에 빠뜨리는 인물.[8] 그리고 태희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보고 새겨진 태희의 얼굴이 낯이 익어서 사게 된다. 사실은 17년 전 죽은 인태희의 환생. 선생이랑 그렇고 그런 호모새끼라고 친구들한테 뒷담화를 듣자 화장실에서 분기탱천하여 혈투를 벌이다가 줄빠따를 맞는등 이래저래 담임 때문에 고생하지만 그런 담임을 자기도 모르게 계속 감싸고 들며, 친구들은 계속 의혹을 제기하고 현빈은 더욱 분노하고 악순환에 빠진다.
- 어혜주 (홍수현)
임현빈이 [9] 좋아했던 여자아이. 공개적으로 임현빈에게 고백도 받았었고 결국 여자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현빈과 함께 노닥거리고 있는 것을 본 인우의 질투로 인해 국어 시간에 모진 고초를 겪는다. 결국 서인우와 임현빈이 엮이는 바람에 NTR를 당한다. "니가 좋아한건 나잖아! 너는 나 좋아하잖아!!"라고 울면서 현빈의 손을 가슴에 얹어주지만 아무 감흥이 없이 넋을 놓고 있는 현빈을 보고 엉엉 우는 장면은 스무살 신인답지 않은 명연기로 평가받았다.[10] 인우의 처와 함께 영화 내의 최대 피해자.
2.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1] 사실 인지도가 없을 뿐 성별이 바뀌어도 젠더 이분법에 근거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모습은 범성애자의 범주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금도 인지도가 바닥인 범성애를 당시에 알았을리는...[2] 이 때 조소과 교수님으로 김갑수가 나온다. 인체와 얼굴의 좌우대칭을 논하면서 이병헌의 얼굴을 보며 좌우대칭의 예라며 감탄하신다(...)[3] 이때, 태희의 자화상을 그린 라이터를 인우에게 선물한다. 정말로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 주고 싶었다면서 가지고 있다가 인우에게 처음 선물한 것. 이 라이터를 나중에 인우네 반 제자인 현빈이 우연히 길거리에서 사면서 가지게 된다.[4] 담배를 가르쳐주는 친구는 이범수다.[5] 현재는 연예계를 은퇴하고, 재무 설계사로 전직했다. 이 영화 출연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유망주로 떠오르기도 했었다.[6] 가 아니라 스포방지. 2인3각. 이미 현빈도 마음이 있었다.[7] 인태희는 인우를 보고 첫눈에 반하여 일부러 인우의 우산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친구와 대화 중 원래 인태희는 미리 일기예보를 알고 우산을 미리 챙기는 성격으로 나온다. 우산에 뛰어들던 날 창 밖으로 비오는 것을 보고 있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갑자기 가겠다며 뛰어 나간 후 인우의 우산 속으로 뛰어든다. 또한 인우와 대화 중 인우가 첫눈에 반했다고 하니까 자신도 그랬다며 첫눈에 보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또한 인우가 조소과에 온 후에 우산에 뛰어든 것을 말하지 않고 있었음이 드러나는데 그 이유가 아는 척하면 우산에 뛰어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것 같아서라고 한다. 따라서 인태희가 비 오던 날 지나가던 인우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인우의 우산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8] 처음에는 이 얘기를 태희에게 듣고 데꿀멍하자 국문과 맞냐는 핀잔을 들었던 인우는 이런 부분은 국문과에서도 4학년 때나 배운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실은 중학교 2학년만 되어도 배우는 내용이다. 중2 국어교과서에 자음동화 등을 설명하는 파트에서 이 상황이 사진으로 나온다.[9] 임현빈이 공개고백을 할 때 도발적으로 브래지어를 선물하면서 "나중에 이거 입고 보여줘야 돼!"라고 작업멘트를 날렸다. 물론, 당시에는 화를 내면서 "야! 니 눈에는 내가 이렇게 글래머로 보이니?"라고 쏘아붙였지만... 결국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현빈을 사랑하게 된다. 그 다음에 직접 누드화를 그리면서 했던 말이 "가슴 만지게 해주세요"였다.[10] 물론 가슴을 만진다는게 서술로 보는 것처럼 에로틱한 느낌이 전혀 아니라 영상으로 보면 오히려 보는 이를 굉장히 먹먹하면서 울적하고 가슴아프게 만드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