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거넛급 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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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Argonaut'''
1. 제원
2. 개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운용한 재래식 잠수함. 함명 아르거넛은 연체동물의 일종인 조개낙지#를 뜻한다. 장거리 초계외 기뢰부설을 목적으로 건조되었다. 자매함은 없지만 거의 비슷한 설계를 채용하고 통상파괴작전 중심으로 건조된 후계함인 나왈급 잠수함이 2척 존재했다. 아르거넛은 현재까지도 미 해군 최대의 재래식 잠수함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3. 설계
1차대전 종전 후 전간기의 미해군은 가상적인 일본을 염두에 두고 태평양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장거리 초계형 잠수함의 개발을 추진했다. V보트라고 불린 이 개발계획에서 다양한 타입의 잠수함이 건조되었는데 이 중 V-4형이 바로 아르거넛이다. 아르거넛은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해 실패작으로 분류된 V-1~3보다 거대해졌고 더 큰 출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아르거넛은 1차대전 당시 운용된 독일 제국 해군의 대형 유보트를 참고해 설계되었으며 태평양 건너 적국의 근해에 기뢰를 부설할 수 있도록 후미에 기뢰부설관 2문을 장비하고 최대 60발의 기뢰를 적재할 수 있었다. 아르거넛은 10분에 8발의 기뢰를 설치 할 수 있었고, 매설된 기뢰의 무게만큼 생긴 부력 불균형을 복구하기 위한 예비 탱크가 함내에 설치되어 있었다. 정작 승조원들은 복잡다단한 기뢰부설장비의 운영을 좋아하지 않았고, 1942년 초 개장과 함께 병력 수송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철거되었다.
대형 잠수함답게 아르거넛의 배터리는 기존 6셀에서 12셀로 증가했고 이는 미국 재래식 잠수함의 표준이 되었다. 의외로 디젤엔진은 거의 비슷한 사이즈의 나왈급보다 출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기뢰를 적재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작은 엔진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아르거넛의 설계는 후발 V보트 계획안인 나왈급 잠수함으로 이어졌다. 기뢰부설과 통상파괴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 거의 같은 설계를 공유했기 때문에 아르거넛과 나왈급은 가까운 자매라고 봐도 문제가 없다.
4. 사이즈
아르거넛은 전장 116m, 수중배수량 4,228톤이라는 거대한 몸집의 소유자였다. 이는 당시 미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였고 타국의 잠수함과 비교해 봐도 최대급이었다. 미해군에서 가장 큰 잠수함이라는 기록은 1959년 원자력 잠수함인 트리톤이 취역할 때에야 갱신되었다.[1] 미해군의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에서만 꼽는다면 여전히 가장 큰 잠수함으로 남아 있고 아마 갱신될 일은 없을 듯 하다.
반면 아르거넛은 큰 덩치로 인한 많은 문제 또한 가지고 있었다. 잠항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느려서 1분이 넘었는데 이는 당시 재래식 잠수함의 생과 사를 가르는 치명적인 문제였다. 나중에 반복된 훈련을 통해 긴급잠항시간을 52초까지 줄일 수는 있었다. 수중 속력 역시 당초 예상한 것보다 느렸고 잠항 상태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도 10시간으로 상당히 짧았다. 덩치가 덩치다 보니 수중에서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소나에 피탐되기도 쉬웠으며 회전반경도 커서 긴급상황에서 적 대잠세력을 따돌릴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다. 이 모든 문제는 실질적인 자매함이나 다름없는 나왈급에도 적용되었는데, 나왈급은 용케 전장을 헤쳐 나가며 수훈을 세웠지만 아르거넛은 결국 이 문제들을 따라 최후가 찾아왔다.
5. 실전
1941년 11월 28일 진주만을 출항해 미드웨이 인근을 초계중이던 아르거넛은 진주만 공습 직후인 12월 7일 저녁 미드웨이에 포격을 가하던 일본해군 구축함 우시오와 사자나미를 발견해 접근을 시도했지만 공격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1942년 초 개장을 받은 아르거넛은 기존의 기뢰부설장비를 제거하고 병력수송용 공간을 확충했고, 같은 해 8월 나왈급 잠수함 노틸러스와 함께 해병 제2레이더스대대를 마킨 섬에 침투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1943년 1월 10일 뉴브리튼 섬 근해를 초계중이던 아르거넛은 일본해군의 수송선단을 발견해 공격을 시도해 1발을 호위중인 구축함에 명중시켰지만 불발로 끝났고, 이어진 99식 함상폭격기와 호위함 마이카제, 이소카제, 하마카제의 폭뢰공격을 받았다. 공격을 견디지 못해 긴급부상한 아르거넛의 함수로 구축함들의 포격이 쏟아졌고 아르거넛은 그대로 기울어지며 침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