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후

 



1. 개요
2. 관련 영상
3. 구조
4. 해금과의 차이
5. 조립 및 조율


1. 개요


[image]

얼후(二胡, èrhú)는 북방민족에게서 전래된 중국의 전통악기이다. 호금(胡琴)[1]의 한 종류이고, 한자를 그대로 읽어 "이호"라고도 부른다. 중국에서는 아주 대중적인 악기이며 중국 남부에서는 남녀노소 이 악기를 다 연주하기에 난후(南胡)라는 별칭도 있다. 같은 형태이자 조상격인 악기로 몽골에 호치르(Хуучир)가 있으며 싼후, 쓰후의 형제뻘인 악기이다.
중국여행을 간다면 배워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의외로 일본에서도 한때 얼후가 인기를 끌어서 많지는 않지만 배우거나 연주하는 사람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는 잘 찾아보면 지역별로 얼후 동호회나 레슨이 있고, 운이 좋다면 중국인 선생에게 직접 사사를 받을 수도 있다. 카페 등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얼후 아티스트로는 가붕방(지아펑팡), 과감(궈간), 온금룡(케니 웬)이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얼후 연주자는 중국 출신 육이비(루 이페이)와 한국인 김지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한 얼후 동호회에서 강습을 하던 '''몽골인''' 오트공바야르#가 있다.[2]
채운국 이야기에서 주요한 보조 소재 중 하나로 등장인물 중 홍수려가 이 악기를 연주한다. 애니판에서는 직접 들어볼 수도 있다.

2. 관련 영상



'''▲ 중국 출신 국내 연주자 육이비(陸怡菲, Lu Yi fei)의 연주'''.

'''▲ 유명 얼후 연주자 가붕방(賈鵬芳, Jia peng fang)의 연주'''.

'''▲ 얼후 연주자 고소청(高韶青, George Gao)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3]

3. 구조


  • 부위별 명칭
    • 금피(사피[4]) : 울림통을 씌우는 가죽이며 뱀가죽으로 되어 있다. 비단 구렁이에다 무늬가 무늬가 크며 규칙적인 것을 최고로 친다. 매우 드물게 개나 사슴 가죽을 쓴다. 처음 연주하게 되는 악기라면 여기에 식물성 기름을 약간 바르는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바르면 오히려 가죽이 기름을 머금어 소리가 탁해지고 잘못하면 버리는 수도 있으니 주의. 보기보다 매우 질기고 튼튼하기 때문에 보통 아무리 막 굴려도 모조품이 아닌 제대로 된 천연가죽이라면 10년 정도는 쓰고, 관리를 어느정도 해주면 수십년 단위로 쓰기 때문에 정말로 관리를 엉망으로 해서 가죽이 맛이 가버리지 않는 이상 금피를 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현지 연주자들도 사피를 갈 정도로 오래 쓰면 그냥 새로운 악기를 하나 산다고.
    • 금마 : 바이올린의 브릿지의 역할과 같다. 현에서 발생한 진동을 울림통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단풍나무, 대나무, 도제등 여러 소재가 있고 생각보다 음색에도 많이 영향을 끼치므로 기후에 따라 서로 다른 소재로 여러개를 소지하는게 좋다. 다만 아무래도 금마를 지탱하는 부분이 사피 한가운데인지라 오래동안 냅두면 금마가 받는 장력으로 인해 사피에 자국이 남거나 소리가 탁해지고 심지어는 찢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오래동안 연주하지 않는다면 줄을 풀어놓거나 금마 위에 장력을 분산시켜주는 나무조각 등을 끼우기도 한다.
    • 금간 : 울림통 윗쪽의 굵고긴 막대 부분이다. 바이올린이나 기타의 넥에 해당하는 부분.
    • 금통 : 얼후의 몸체이자 울림통. 현재 나오는 악기는 육각형 모양이 일반적이나 팔각형인 모델도 있고, 드물게 원통형 모양인 모델도 존재한다.
    • 금축 : 바이올린으로 치면 페그, 즉 현 조이개이다. 부분 금속제, 전통(목재)금축 등이 있다. 전통 금축은 튜닝이 틀어지기 쉬워서 조율이 편한 금속제 기계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 금탁 : 울림통밑의 받침대이다. 나무 재질인지라 허벅지에 올리고 연주하면 미끄러지는 경우도 있어서 밑에 미끄럼 방지용 고무 패드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
    • 제음천 : 스펀지,펠트 등의 소재를 이용하며 잡음을 없애준다. 금마 아래쪽에 말아넣는다.
    • 천근 : 금마와 함께 현의 끝을 지탱하는 부위이며 기타나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의 너트에 해당하는 부위이다. 실, 금속제 등으로 된 것이있다. 실천근은 음색이 온화하나 과도하게 힘을 사용해서 연주할 경우 위치가 변하기 쉽고 설치하는 데 다소 귀찮으며 내구성이 다소 떨어진다. 금속제 천근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설치가 간편하지만 음색이 금속적이며 썩 좋지 않다. 현대에는 여기에 절충안으로 소의 뿔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한 반고정형 천근도 나오고 있는데, 음색도 크게 죽지 않으면서 금속제와 같이 설치도 간편해서 종종 사용된다.
천근의 위치도 기타 얼후 부위와 비슷하게 완전히 고정되어있지 않은데, 현을 갈거나 천근을 갈 때마다 정확한 위치에 설치해야 된다. 천근의 위치는 왼쪽 팔꿈치를 얼후의 금통 위에 놓고 장대에 손을 얹어 중지가 시작하는 부분부터 새끼손가락이 시작하는 부위까지 이것을 왼손으로 하여 정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팔길이가 다르므로 금마의 정중앙에서 약 38~40cm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 활 : 크게 북방식과 남방식 두 종류가 있다. 바이올린 활과는 운궁법부터 상당히 차이가 나고, 바이올린 활처럼 활털을 바싹 조이지 않고 어느정도 느슨하게 풀어서 연주한다. 바이올린 활과 비슷하게 소모품이긴 한데, 따로 활털만 교환한다거나 하는 일은 잘 없고 수명이 다하면 활 자체를 새로 사는 편. 비싸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바이올린 활과 다르게 어지간한 중국 명인의 수제 활도 현지 가격으로 한화 수만원~10만원 내외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도 적다.
  • 약음기 : 얼후는 소리가 상당히 큰 편이기 때문에 가정 등에서 연습하기 위해 소리를 줄이게 하는 부품. 얼후의 경우에는 크게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하나는 금속제 클립 형태로 되어있어서 금마에 찝어서 소리를 죽이는 타입이고, 또 하나는 나무막대기 형태로 금마 위에 넣어서 금피 자체의 진동을 억제하는 타입이다.
  • 번외 : 바이올린과 같은 찰현악기이고 근대식으로 개량화가 많이 된 악기이기 때문에 바이올린에 쓰이는 용품과도 어느정도 호환이 가능한데, 일단 송진은 바이올린에 사용하는 걸 그대로 사용해도 크게 문제가 없고,[5] 튜닝 미세조정용 조리개도 바이올린의 것을 그대로 사용해도 무난하다.[6]
얼후의 구조적 특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접착제를 절대 사용하지 않아서 부품들이 줄의 장력으로만 버티고 있다. 줄을 푸는 순간 악기 자체가 풀려버린다. 그리고 활이 두 줄 사이에 껴 있어서 내현을 연주할 땐 안쪽으로 당기고 외현을 연주할 땐 바깥쪽으로 민다.
소재로 위도가 낮은 지방에서 나는 단단한 나무가 주로 이용된다. 대표적인 재료는 흑단(黑檀), 자단(紫檀), 그리고 붉은 색을 지닌 나무 전반을 이르는 홍목(紅木) 등이 있고, 전통적으로는 인도산 자단을 최고 등급으로 친다. 보통 홍목으로 만든 얼후는 등급이 낮은 것으로 치지만 홍목 중에서도 잘 익은 고급 목재를 사용한 얼후는 소리도 좋고 가격대가 상당히 높게 책정이 된다.[7] 목재에 따라 음색 차이가 꽤 나는 편이고, 무엇보다 이런 악기가 으레 그렇듯이 완전히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악기 개체별로 소리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가 얼후를 구매할 생각이면 직접 소리를 들어보고 구매하자.

4. 해금과의 차이


해금은 송나라에서 고려로 들어온 이후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얼후의 경우 크게 개량되어 서양과 동양악기의 중간지점에 있는 소리가 난다. 실제로 해금은 아직까지도 명주실을 꼬아 만든 현을 사용하는 반면 얼후는 기본적으로 철제 현을 사용하고, 운지법도 해금은 손가락으로 현을 안쪽으로 끌어잡는 역안법이 남아있는 반면, 얼후는 손가락 끝으로 현을 누르는 경안법을 사용하여 바이올린 등 서양 찰현악기의 그것에 가깝다. 아예 영미권에서 Chinese Fiddle, Southern Fiddle(중국 바이올린, 남부 바이올린)이라 할 정도.
2개의 현에 을 걸어서 켜는 해금과 구조가 흡사하나, 음색은 일반인도 둘을 비교해보면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해금은 입자가 굵고 거친 소리가 나지만, 얼후는 좀 더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편. 그래서 반 농담삼아 해금은 한 서린 여인의 목소리, 얼후는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목소리라는 얘기도 있다. 현대 국악의 추세와 마찬가지로 이 악기도 여러 퓨전 장르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해금은 보급형의 저급악기도 최소한 30만원 이상 지불해야 하고, 허접하게라도 전통적인 재료를 이용한 악기는 40만원 이상은 지불해야 살 수 있지만 얼후는 이정도 보급형 해금을 구매할 가격이면 취미로 연주를 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악기를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사면 초중급자용 보급악기는 정말로 싼 가격에 구할 수 있고, 하이엔드 제품도 다른 악기들에 비하면 납득이 갈만한 가격에 손에 넣을 수 있다.[8] 그러나 중국 악기인 만큼, 비싼 악기는 최고급 해금(약 500만원)보다 훨씬 더 비싼 경우도 있다.

5. 조립 및 조율


사용하지 않을땐 금마를 빼놓으며 금마를 끼울때 현에 따라 사피의 정중앙에 끼운다. 그 다음 금마 밑에 제음천을 끼운 후 조율한다.
윗쪽에서 사피를 볼때 왼쪽에 내현을 걸고 위쪽 줄감개에 현을 고정한 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조여진다.오른쪽에 외현을 걸고 아래쪽 줄감개에 고정한다 반시계방향으로 조이개를 돌리면 조여진다.
외현은 A4(라),내현은 D4(레)로 조율한다.
얼후는 조율하는 게 정말 어려운 악기이다. 전통적인 목재 금축을 사용하는 경우는 줄감개 부분이 줄의 장력이 약해지면 빠져버리고,[9] 줄감개를 아주 조금만 돌려도 음높이가 많이 변한다.
[1] 엄밀히 따지면 호금은 동아시아 찰현악기 전체를 이르는 말이고, 얼후는 그 중 하나이다.[2] 본래 호치르 연주자이며 중국에서 얼후 과정을 수료했다고 한다.[3] 다만 영상 속의 얼후는 일반적인 얼후보다 더 길어 표현할 수 있는 음역대가 넓은 것이 함정.[4] 말 그대로 뱀가죽.[5] 오히려 바이올린용 송진이 더 질이 좋은 경우가 많아서 아예 이쪽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6] 금축과 천근 사이의 공간에 설치해서 사용한다.[7] 보통 이런 경우는 중저가 홍목과는 구분하기 위해 노홍목(老紅木)이라고 한다.[8] 보급형 악기는 한화 기준으로 20만원 정도면 꽤 쓸만한 악기를 충분히 구할 수 있고, 심지어 10만원 아래로도 운이 좋으면 그럴싸한 소리가 나오는 악기를 구할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이, 얼후에 쓰이는 사피가 워싱턴 조약(CITES)에 걸리는 바람에 국내로 가지고 들어올 때 아주아주 재수없으면 세관에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사피를 뜯겨 몰수당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다행히도 중국 국가에서 발행하는 수출증명서 등을 발행받는 방법은 있으니 불안하다면 구매처나 현지 공관서에 문의를 하자.[9] 기타로 치자면 줄을 풀렀을 때 헤드머신이 다 빠져버리는 거다! 이걸 방지하려면 금축을 밀면서 조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