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사오
1. 개요
창세기에 등장하는 이사악의 첫째 아들. 에돔 왕국의 시조이다.
2. 생애
창세기의 묘사를 보면 사냥을 좋아하고 작은 것에 구애받지 않는 상남자 스타일이었다. 어렸을 때 장자의 권리를 소홀히 여겨서 불콩죽 한 그릇에 동생 야곱에게 팔았다.
아버지 이사악에게 편애를 받았는데, 어머니인 리브가는 동생 야곱을 편애해서 후에 큰 비극의 시발점이 되었다. 에사오는 마흔 살이 되던 해 히타이트 사람 브에리의 딸 유딧과 히타이트 사람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이는 이사악과 리브가에게 근심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사악은 에사오가 장자이기에 그에게 장자의 축복을 내리기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해 별식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이를 엿들은 리브가가 양(염소새끼)을 잡아서 별식을 만들고 야곱에게 양의 털(염소새끼의 가죽)을 입혀서 보낸 것. 말년에 이사악은 눈이 매우 어두워져서 장님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에사오는 털이 많은 체질이었고, 야곱은 털이 없는 체질이라 그렇게 보낸 것. 야곱이 축복을 받기 위해서 오자 이사악은 이를 이상하게 여기기는 했다. 목소리는 야곱인데 만져보니 에사오라 하는 구절이 나온다. 하지만 이내 그에게 축복을 내려줬고, 뒤에 찾아온 에사오는 야곱이 어머니와 공모해서 자신의 축복을 가로챘음을 알고 슬퍼한다. 이에 이사악이 이리 대답한다.
이에 분개한 에사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야곱을 죽일 것을 결심했다. 그것을 안 리브가는 이사악을 설득해 하란에 있는 자신의 오빠 라반에게 야곱을 피신시켰다. [1] 이 때 가나안 여자들 가운데에서 맞이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히타이트 출신 아내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본 에사오는 큰아버지 이스마엘을 찾아가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이스마엘의 장남)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하였다.39. 아버지 이사악이 아들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살 땅은 기름지지 않은 땅, 하늘에서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땅이다. 칼만이 너의 밥줄이 되리라.
40. 너는 아우를 섬겨야 할 몸, 너 스스로 힘을 길러 그가 씌워 준 멍에를 떨쳐 버려야 하리라."
창세기 27장 39절~40절
세월이 흘러 야곱이 아버지 이사악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던 도중, 에돔 지방 세일 땅에 에사오가 있는 것을 알고 죽지 않을까 두려워하는데, 많은 선물들을 준비한 뒤 하느님에게 절실히 기도했다. 그 날 밤 하느님과 씨름해 이스라엘로 개명하고, 에사오는 400명의 장정을 이끌고 오게 된다. 이스라엘은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며 그에게 다가갔고, 에사오는 야곱을 용서하고 받아들인다.
야곱은 에사오를 주인이라 부르며 선물을 줬는데, 에사오는 야곱이 귀향길에 갖고 온 선물[2] 에 애착하지 않을 만큼 큰 부자가 되어 거절했지만, 자신의 호의를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는 말에 선물을 받는다.
여기서 minhah는 친구 특히 아랫사람이 드리는 선물을 일컫고, 여기까지야 야곱이 숙이는 입장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더 파격적인 표현은 선물과 축복을 동시에 일컫는 단어인 berakah이다. 이를 통해 야곱이 예전에 자신이 움켜쥐었던 축복의 선물을(27장 3-36절) 에사오에게 돌려주는 모양새로 화해가 되었다. 물론 야곱이 받은 축복이 취소되었다고 창세기 저자가 여겼을리는 없지만, 형제간 불화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축복 사건에 대해서 야곱이 용서를 청하는 방식으로 화해가 된 것.[3]"그런 말씀은 마십시오. 저를 아우로 여기시거든 제 선물(minhah)을 받아주십시오. 형님이 저를 이렇듯이 사랑으로 맞아주시니 형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마치 하느님을 뵙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잘 돌보아 주셔서 제 살림은 이렇게 넉넉하답니다. 그러니 제가 드리는 선물(berakah)을 받아주셔야 하겠습니다."
-창세기 33장 10-11절(공동번역)
에사오는 "나와 동행한 사람들 가운데 몇을 너에게 남겨 주어야 하겠구나"하고 말했지만 야곱은 "그러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주인께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주시기만 하면 저는 충분합니다"라며 거절했다. 에사오는 세일로 돌아가고, 야곱은 수꼿으로 가서 집을 짓고 가축들을 위한 초막들을 만들었다. 후에 이사악이 죽은 후 둘이서 아버지를 집안의 가족묘 막벨라 굴에 안장했다.
성경에 따르면 에사오는 가나안 여자들 가운데서 아내들을 맞이했다. 히타이트 사람 엘론의 딸 아다, 호리 사람 시브온의 손녀 아나의 딸 오홀리바마,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인 바스맛이 그들이다. 아다 사이에서 엘리파즈가 있었고, 바스맛은 르우엘을 낳았으며, 오홀리바마는 여우스, 야을람, 코라를 낳았다. 이들이 가나안에서 태어난 에사오의 아들들이다.
에사오는 자신의 식솔들을 데리고 야곱에게서 떨어져 세일의 산악지방에 자리잡는데, 에사오가 후에 에돔이 된다고 한다. 에돔에 있는 동안 엘리파즈는 데만, 오말, 스보, 가아담, 크나즈라는 아들이 있었고 소실 딤나에게서 아말렉이 있었다. 르우엘은 나핫, 제라, 삼마, 미짜가 있었다. 에돔의 족장들은 에사오의 손자들이었다. 또 세일 땅은 호리 사람 세일의 자손인 로탄, 소발, 시브온, 아나, 디손, 에제르, 디산이 호리족을 이끌고 살고 있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을 임금이 다스리기 전부터 에돔 땅은 다른 임금들이 다스렸다.
딤나, 알와, 여뎃, 오홀리바마, 엘라, 비논, 크나즈, 데만, 밉살, 막디엘, 이람이라는 족장이 거주지에 따라 본 에돔의 조상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에사오는 축복을 잃어버린 당사자였지만 물질적으론 풍요롭게 살았다. 야곱의 선물에도 큰 관심이 없을 정도로 부유했고, 400명의 무장한 장정이 그의 휘하에 있었다. 이는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롯을 구할 때 동원한 장정 318명보다도 더 많은 것이다. 반면에 야곱은 아버지에게 축복을 얻어냈지만 에사오와는 판이하게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 최후의 승자는 후손을 잘 둔 야곱이겠지만 현세의 삶만 보면 축복에 어울리는 당사자는 에사오였다.
[1] 물론 명목상으론 이 고장 여자들에게 장가를 들지 말고 친척인 라반의 딸들 중에 아내를 맞으란 거였고, 덕분에 야곱은 단순히 도망가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면서 떠났다.[2] 야곱이 에사오에게 바친 선물은 염소 220마리, 양 220마리, 낙타 30마리, 염소 40마리, 황소 10마리, 나귀 30마리 등 큰 선물이었다.[3] 사실 물질적으로만 봐도 동물 550마리는 엄청난 선물이다.(참고: 욥 1장 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