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소설)

 


'''엠마
'''
'''Emma'''
''' 작가 '''
제인 오스틴
''' 국가 '''
영국 [image]
''' 언어 '''
영어
''' 장르 '''
풍속 소설
''' 출판년도 '''
1815년 12월 23일
1. 개요
2. 등장인물
3. 각색
3.1. 클루리스(Clueless)
3.2. 엠마(1996)
3.3. 엠마(1996/TV)
3.4. 엠마(2020)
3.5. TV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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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국의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이 1815년 발표한 4번째이자 마지막 작품. 제인 오스틴이 가장 사랑했던 캐릭터이자 작품이다.
좋은 인연을 맺어주는 것을 자신의 할 일로 믿고 열심히 주변 사람들을 맺어주려 애쓰던 부유한 젠트리계급의 여성 엠마 우드하우스가 어느 틈에 자신의 진실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어느 시대에나 먹히는 여성을 위한 로맨스의 왕도와도 같은 구성으로 끊이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미권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TV시리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여담으로 최정선 번역본은 한 장만 펼쳐봐도 오역이 수두룩한 수준이니 다른 판본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2. 등장인물



  • 엠마 우드하우스
주인공으로 젠트리 계급의 숙녀. 21세.
어머니가 어릴 때 죽었고 언니는 시집갔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하이베리 지방에서 가장 부유한 하트필드 저택의 안주인 역할을 맡고있다. 나이 많고 걱정도 많은 아버지를 살뜰하게 챙기고, 마을의 빈민들에게 챶아가 자선을 베푸는 등 근본은 선량하고 상냥하면서도 활달한 성격.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각이 짧고, 자신이 부잣집 아가씨에 신분 높고 똑똑한 미인임을 너무나 잘 아는 탓에 교만한 점도 있다. 자기 기준으로 교양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겉으로 티는 안 내도) 비웃는 면이 있고, 속물적인 계급차별주의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랑스럽지만 단점도 뚜렷한 엠마가 소설이 진행되어가면서 점차 성장하는 것이 주요 주제이기도 하다. 가정교사였던 테일러 양이 인근의 부유한 젠트리인 웨스턴 씨의 구애를 받아 그의 후처가 되어 하이베리를 떠난 후, 헛헛한 마음에 사귄 친구 해리엇 스미스를 하이베리의 좋은 남자들과 맺어주려고 애를 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리엇을 위한 선의는 틀림 없지만, 누가 그녀에게 어울리는 좋은 남자인가에 대한 기준이 순전히 자기 멋대로라 해리엇만 마음고생을 실컷 한다. 그러다 해리엇이 나이틀리 씨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거기에 크게 충격을 받고, 그 이유가 자신이 나이틀리 씨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임을 깨닫게 되며, 나이틀리 씨와 서로 마음을 확인하며 이어진다.
  • 나이틀리 씨
젠트리 계급의 신사. 하이베리에서 조금 떨어진 돈웰 저택의 주인. 우드하우스 가문만큼이나 부유한 편이다. 오래 전부터 우드하우스 가문과 친분이 있었고, 남동생 존 나이틀리가 엠마의 언니 이자벨라와 결혼하면서 사돈지간이 되었다. 그 덕에 하트필드 저택에 가족처럼 드나든다. 엠마와의 나이차는 무려 17-18세(!!!) 엠마가 갓 태어났을 때, 그녀를 안아봤다고 한다. 지적이고 사리에 밝은 신사지만 좀 깐깐한 면도 있고, 엠마의 경솔함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수시로 야단치고 잔소리를 한다. 프랭크 처칠이 등장해 엠마와 가까워지자,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괜히 잔소리와 야단만 늘었다(…). 자신에게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 일부러 멀어져서 엠마를 잊어보려 하나, 프랭크와 제인의 결혼 소식에 다시 엠마에게 달려와 고백한다.
  • 해리엇 스미스
고다드 부인이 운영하는 기숙학교의 학생으로 열일곱 살. 부친이 학교에 다니게 해주고 돈도 넉넉하게 보내주기는 하지만 자기 신분은 결코 드러내지 않은 사생아 출신이다. 엠마는 해리엇의 부친이 분명 신분 높은 신사일 것이라고 (아무 근거도 없이) 굳게 믿고, 신분에 어울리는 남자와 결혼시켜주려 한다. 예쁘고 순진하지만 머리가 나쁘다. 엠마의 친구가 되어 예법도 배우고 여기저기 모임에 따라다니며 자신보다 지위 높은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자기 처지를 자각해 겸손하게 행동하지만 엠마의 계속된 헛바람 불기에 그만 자기도 허영기가 좀 들어버렸다. 괜찮은 혼인도 엠마 때문이 깨지고, 안 겪어도 될 실연을 경험하는 등 고생을 많이 했다. 이렇게 해리엇을 이리저리 휘둘러놓고서는 정작 엠마는 해리엇이 나이틀리 씨와의 결혼을 꿈꾼다는 걸 알게 되자, 분수에 맞지 않는다며 '해리엇과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다'고 생각한다(동시에 해리엇에게 매우 미안해하기는 한다.). 다행히 마지막에, 엠마의 그 모든 헛바람에도 본심은 쭉 농부 로버트 마틴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그와 결혼을 하는 해피 엔딩을 맞는다. 하지만 결국 농부의 아내라는 신분과 해리엇의 친부가 엠마의 관점으로는 '돈 좀 있는 상인'이였기에 엠마와는 '잘 알고지내던 낮은 신분의 지인' 정도의 사이가 된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한계인 셈. 이렇듯 현대의 관점과는 맞지 않는 전개이기에, 보통 엠마가 자기의 계급주의를 고쳐 신분 상관 없이 해리엇 부부와 친밀한 교류를 나누는 것으로 각색된다.
  • 프랭크 처칠
웨스턴 씨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 그러니 원래 이름은 프랭크 웨스턴이어야 했으나, 웨스턴 씨가 아내가 죽고 아이를 돌볼 돈이 없자 처가에 보냈고 그곳에서 자라며 아예 외숙부 부부의 성을 따르게 되었다. 외숙모가 친아버지를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거기에 거역을 하지 못해,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하이베리에 돌아온 적이 없다가 작품 중반부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웨스턴 부부는 은근히 아들이 엠마와 이어지길 바랐고, 프랭크도 엠마에게 관심을 표하지만... 사실 제인 페어팩스와 사랑에 빠져 약혼을 했었고 이 사실을 외숙모가 알았다간, 유산을 못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약혼은 철저히 숨기고 연막으로 다른 여자에게 관심 있는 척했던 거였다. 이게 제인과 갈등을 불러일으켜 깨질 뻔도 하지만, 타이밍 적절하게도(…) 외숙모가 돌아가셔서 제인 페어팩스와 무사히 결혼한다.
잘 생기고 사교적인 태도에 매력도 있지만, 허영도 좀 있고[1] 약혼자에 대한 배려가 영 꽝이다. 들키면 알거지 신세가 될지도 모르니 약혼 사실을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하더라도, 약혼자 눈 앞에서 다른 여자와 친밀하게 굴지를 않나, 심지어 약혼자와 다른 유부남 사이에 무슨 썸이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를 꾸미기까지 하는 건 대체... 이 질 나쁜 루머의 시작은 엠마가 먼저 멋대로 상상한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프랭크 처칠은 사랑하는 여자의 명예를 지켜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장단을 맞췄다.
  • 제인 페어팩스
베이츠 부인의 손녀이자, 베이츠 양의 조카. 부모를 모두 잃고 이모와 할머니가 제인을 키울 방법이 없자 친척인 캠벨 대령에게 보내져 양육되었다. 캠벨 집안에서 잘 대우받으면서, 차분하고 지적인 여성으로 성장했다. 갑자기 하이베리의 이모 집으로 돌아왔는데, 엠마는 그 이유를 궁금해하다가, 캠벨 집안의 딸이 결혼한 남자와 제인의 사이에 무슨 썸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도망치듯 돌아온 거라고 자기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다행히 엠마가 아주 분별이 없는 성격은 아니라 이걸 동네방네 소문 퍼뜨리지는 않았지만, 프랭크 처칠과 이걸 갖고 시시덕거렸다...
사실은 프랭크 처칠과 만나 사랑에 빠져 약혼을 했기 때문에, 그를 기다리기 위해 돌아았던 거였다. 프랭크가 갑자기 하이베리에 나타난 이유도 그녀였고. 그러나 약혼 사실을 숨겨야 했기에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한테 집적거리는 꼴을 티도 못 내고 지켜봐야만 했다. 엠마는 제인과 꽤 친해지고 싶어했지만 제인 쪽에서 거리를 둬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나중에야 사정을 알고 그럴 만도 하지 납득을 했다. 솔직히 제인 같은 여자가 뭘 보고 프랭크 처칠한테 반했는지가 의문스러울 지경. 이 문제로 갈등이 쌓여 약혼을 깨고 엘튼 부인의 소개로 얻은 가정교사 자리를 얻어 떠나려고 했지만, 문제의 근원인 프랭크의 외숙모가 죽는 바람에 무사히 결혼하게 되었다.
  • 우드하우스 씨
엠마의 아버지. 늦게 결혼한 탓에 딸들과 나이차가 꽤 크다.
아내가 일찍 죽어서 딸들을 애지중지하지만, 만사에 걱정이 너무 지나쳐 엄살이 심하고, 자신의 주변 상황이 변화하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가정교사였던 테일러 양이 결혼해서 나가는 것도, 딸이 결혼하는 것도 전혀 반기지 않는다. 엠마가 그런 아버지를 떠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혼 후 엠마 부부는 보통처럼 나이틀리 씨의 돈웰 저택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하트필드로 들어와 우드하우스 씨와 함께 살게 되었다.
  • 웨스턴 부인
결혼 전 성은 테일러 양으로, 엠마(와 그 언니)의 가정교사였다. 엠마가 성인이 되었으니 가정교사로서의 역할은 끝난 지 오래지만, 우드하우스 가의 호의로 다른 자리를 얻지 않고 계속 하트필드에서 살고 있다가 엠마가 웨스턴 씨와의 사이에 중매를 서서 웨스턴 부인이 되었다. 정확한 나이는 나오지 않으나 보통은 결혼을 바라기 힘든 나이에 운 좋게도 안정적인 남자와 가정을 꾸려 신분도 상승하고 딸도 낳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가정교사로서의 권위는 거의 없었지만 엠마와 친구처럼 지내며 엠마의 경솔함을 지적하고 이끌어주는 사람이었는데, 결혼해 떠나게 되면서 제동을 걸 사람이 없어진 엠마는 더 멋대로인 경향이 강화되어 소설 줄거리의 사고들을 치게 된다.
  • 웨스턴 씨
프랭크 처칠의 아버지.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 아들을 처가에 보내야 할 정도였지만 점차 안정되어 테일러 양과 재혼도 하고, 아들도 오랜만에 돌아와 행복해한다. 엠마를 아끼고, 자기 아들과 이어지길 은근히 바라지만 아들놈이 뒤통수(…).
  • 엘튼 씨
하이베리의 목사. 엠마가 해리엇의 상대로 점찍고, 둘을 맺어주려고 자주 자기 집으로 초대하거나 해리엇을 데리고 자주 만났는데 정작 엘튼은 이걸 엠마가 자기한테 관심이 있다고 받아들여서, 해리엇은 감기로 참석하지 못 했던 웨스턴 가에서 저녁만찬 후 돌아가는 길의 마차 안에서 엠마에게 청혼했다. 엠마는 당연히 거절하며, 해리엇에게 구애하는 줄 알았다고 말하지만 엘튼은 대놓고 해리엇 스미스 같은 여자와 결혼해서 내 수준을 떨어뜨릴 생각은 없다고 화를 낸다. 직후 돈 많은 신붓감을 구하러 하이베리를 떠나, 자기만큼이나 속물에다 교양도 없는 여자를 아내라고 데려온다. 엠마는 무도회에서 대놓고 해리엇을 망신 주려 하는 엘튼을 보고, 자기가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다고 자책한다.
  • 엘튼 부인
엘튼의 아내. 결혼하면서 상당한 재산을 엘튼에게 안겨주었다. 자신을 세련된 도시 여자로 여기고, 하이베리는 시골이라고 은근히 깔보면서 외국어까지 써가며 교양 있는 척하려는 것에 비해 무식한 속물에 예의도 없다. 남편에게 엠마와 해리엇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엠마에게 대놓고 악감정을 가지고 지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무도회에서 춤의 리드는 엠마의 몫이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가 차지하려고 든다든가. 오지랖도 쩔어서 남의 집에서 여는 행사를 자기가 주관하겠다고 나선다든가, 제인 페어팩스가 생각이 없다고 하는데도 자기 멋대로 가정교사 자리를 소개해준다든가, 남의 일에 온갖 참견을 해댄다.
  • 베이츠 양
엘튼의 전임 목사 베이츠 씨의 딸인데, 시집도 못 가고 노처녀로 늙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수입이 없어지자 목사관을 나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고 있다. 엠마나 나이틀리 씨가 음식을 자주 보내주는 등 사실상 이웃들의 자선과 동정에 의지해서 간신히 연명한다. 엠마는 베이츠 양의 수다를 지긋지긋해하며, 지성도 별 볼 일 없고 우스꽝스러운 사람이라고 은근히 무시하고 비웃고 있었다. 하지만 베이츠 양은 엠마의 생각만큼 그렇게 어리석지도, 눈치가 없지도 않았다. 조카에 대한 애정도 지극하다.
  • 로버트 마틴
나이틀리 씨의 소작인인 농부. 해리엇을 사랑해서 청혼했고 그녀도 기뻐했지만, 엠마가 농부 따위가 내 친구에게 어울리냐며[2] 거절하도록 해리엇을 부추겨서 딱지를 맞았다. 계속 잊지 못 하고 있다가, 다시 한 번 청혼해보도록 나이틀리 씨가 설득하고 이번에는 받아들여져서 해리엇과 결혼한다.

3. 각색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처럼 여러 번 영화화, TV 드라마화되었고 다들 평이 좋은 편이다.
원작을 직접 각색한 작품 외에도 <콜드 콤포트 팜(Cold Comfort Farm)>이란 소설과 그걸 기반으로 만든 영화가 있다. 19세기의 (대개 파국으로 끝나는 비극적인) 명작 문학들에서 여러 캐릭터와 클리셰를 따온 다음 그걸 비틀고 박살내서 해피 엔딩을 내버리는(…) 작품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 플로라 포스트가 바로 엠마 우드하우스에서 따온 캐릭터다. 다만 이 작품은 진지한 분위기가 아니라 영문학의 패러디 코미디이기 때문에 원본 엠마의 정신적 성장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

3.1. 클루리스(Clueless)


1995년 작. 에이미 해커링 감독. 셰어(엠마) 역에 알리시아 실버스톤,[3] 조시(나이틀리) 역에 폴 러드,[4] 타이(해리엇) 역에 브리타니 머피 등이 캐스팅되었다.
18-19세기 영국이 배경인 원작을 90년대의 캘리포니아 고등학교로 옮겼음에도 줄거리와 주요 인물관계, 인물들의 성격,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의 성장이라는 핵심적인 주제까지 원작에 충실하다.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십대 문화와 유행에 미친 영향이 대단했다고. 패션에 있어서는 그런지와 힙합 유행을 깔끔한 프레피 스타일로 뒤바꿔버렸고, 밸리스피크(valleyspeak), 또는 밸스피크(vallspeak)라고 불리던 캘리포니아 밸리 걸[5]들의 속어와 은어를 전국적으로 유행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온갖 슬랭들이 쏟아지는 이 영화의 대사들은 알아듣기도, 제대로 번역하기도 힘들다.

3.2. 엠마(1996)



1996년 작. 더글러스 맥그래스 감독, 엠마 역에 귀네스 팰트로, 나이틀리 역에 제레미 노덤,[6], 프랭크 처칠 역에 이완 맥그리거가 등장한다.
엠마와 나이틀리 씨의 로맨스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다. 팰트로는 이 영화로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KBS에서 2002년에 더빙 방영되었다.

3.3. 엠마(1996/TV)


1996년 영화 엠마와 같은 해에 디아뮈드 로렌스 감독, 앤드루 데이비스 각본[7]에 의해 영국에서 TV 영화로 제작되었다. 엠마 역에 케이트 베킨세일,[8] 나이틀리 씨 역에 마크 스트롱.
위의 영화와 비슷한 때에 방송된 작품이라 여러 모로 두 작품이 비교가 많이 되었다는데, 꽤나 분위기가 다르다. 제인 오스틴의 전매특허인 풍자가 엄청나게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돈웰 애비에서 딸기 채집 장면에서 인물들이 말로는 '과일을 직접 따는 단순하고 자연스런 노동' 운운을 해대지만, 하인들이 주변에 좍 늘어서서 딸기 따려고 바닥에 앉을 때 옷에 흙 묻지 말라고 움직일 때마다 방석을 일일이 옮겨 깔아준다. 팔자 좋게 소풍을 즐기는 장면 앞뒤로 역시 하인들이 탁자, 의자, 차양, 음식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르는 장면들이 꼭꼭 나오고, 화면에서도 하인이나 하층민들이 빠지는 구도가 거의 없다.
주인공 엠마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는 사람으로 원작과 각색물들에서 묘사되지만 베킨세일의 엠마는 속물스러움과 경솔함이 더 강조되고 거의 재수 없어보일 정도다.

3.4. 엠마(2020)



24년만에 다시 영화화되었다. 엠마 역은 안야 테일러조이. 나이틀리 씨 역은 조니 플린이 맡았다.
전반적으로 원작에 비해서 여러모로 가볍고 유머가 많아졌으며 밝아졌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엠마의 사고 방식의 기초중 하나인 신분에 관한 내용이 줄고 또 대폭 순화되었다. 때문에 태일러 선생의 대체품이자 '훌륭한 신사의 사생아'일 것이라는 추측과 엠마 자신이 우위를 점하는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묘한 수직적인 관계가 진실된 우정으로 바뀌었다. 결말부도 원작과는 상이한데, 나이틀리에게 청혼을 받은 엠마가 가장 친한 친구에게 또 상처를 줄 수 없다며 거절하고, 이에 나이틀리가 해리엇을 진정 사랑하는 것은 마틴이니 자신이 다시 청혼하라고 설득해 보겠다고 한다. 엠마는 자신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니 직접 해결하겠다며 마틴을 찾아가 자신의 실수로 두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사과를 하면서 해리엇의 초상화를 건넨다. 또한 해리엇이 마틴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상인인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왔음을 엠마에게 알리자, 엠마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하트필드 저택에 모시고 오라며 포옹한다.

3.5. TV 시리즈


[image]
2009년 영국의 BBC에 의해서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미니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엠마 역에 로몰라 가라이, 나이틀리 역에 조니 리 밀러가 캐스팅. 두 배우 모두 연기는 호평이지만, 나이틀리 씨는 어리고 미숙한 엠마를 이끌어주는 성숙한 연상의 남자여야 하는데, 이십대 후반이던 가라이가 그냥 자기 나이로 보이지 스무 살로 보일 만큼 어려보이지는 않았던 반면 가라이보다 열 살 연상이던 밀러는 너무 동안인 탓에 엠마와 많아야 대여섯 살 차이밖에 안 나보인다는 문제가 좀 있었다.
같은 방송사에서 만든 1996년 BBC판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로, 1996년판에 비해 달달한 나이틀리와 엠마의 로맨스가 많이 강조가 되고 한 편짜리 TV 영화에 비해 길이가 긴 만큼 원작 에피소드들이 더 자세히 묘사되면서 엠마의 정신적인 성장이 더 잘 보인다.

[1] 머리 좀 예쁘게 자르려고 하루종일 걸려 런던에 갔다 온다.[2] 현실적으로 사생아인 해리엇의 처지에 오히려 과분한 남자였다.[3] 현대의 엠마에 적역으로 딱 맞아 굉장한 매력을 발휘했고 실버스톤 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표작이 되었지만 셰어 이미지에 갇힌 데다 다이어트 실패로 커리어가 주저앉아버렸다.[4] 이 영화의 성공에도 크게 뜨지 못 하다가 최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앤트맨의 주연을 맡음으로써 빛을 보았다.[5] Valley girls, 이 영화의 셰어 같은 캘리포니아 상류층 젊은 여성들의 스테레오 타입을 지칭하는 말[6] 튜더스토마스 모어역을 했다.[7] 그 유명한 BBC판 오만과 편견의 작가다[8] 베킨세일은 이 작품 전에 위에 말한 콜드 콤포트 팜의 플로라 포스트 역을 맡아 엠마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