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훅
1. 개요
도타 2 프로씬에서 가장 역사적인 순간 중 하나. 디 인터내셔널 3 도중 Navi 대 Tonfu경기도중 생긴 사건이다. 퍼지의 갈고리는 갈고리에 처음 맞은 대상을 퍼지의 위치까지 끌고 오는 기술이고, 첸의 신념의 시험은 대상 아군을 3초 후에 본진 우물로 귀환시키는 기술이다. 우물 훅은 이 둘을 조합해 '''첸이 신념의 시험을 퍼지에게 걸고, 그 사이에 퍼지가 상대 팀 하나를 갈고리에 낚으면 갈고리에 맞은 적은 (본진에 귀환한 퍼지를 따라) 퍼지의 팀 본진까지 끌려가는''' 테크닉이다.자이로콥터(도타 2)가 아이기스를 먹고 고지대에서 싸워 이긴다.
모두가 쉽게 이길걸 아는 싸움이었어요. 게임은 거기서 끝났어야 했는데...
'''그걸 그냥 없애버린거에요.'''-Notail
나비는 TI3까지 그들이 언제나 그랬든 갱킹 후 타워를 빠르게 미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고, 캡틴인 Puppey는 첸과 연금술사를 선픽으로 빠르게 가져감으로써 빠른 푸쉬를 미리 예고했다. 통푸는 상위권 중국팀들이 그러하듯 전선 굳히기를 매우 잘하는 팀이었으며 나비의 전략에 맞불을 놓으면서도 후반을 보장받기 위해 어둠 현자. 루빅, 자이로콥터를 가져갔다. 나비는 닉스 암살자 이후에 비장의 카드로 퍼지를 픽함으로써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으며 나비는 강력한 캐리없이 연금술사, 퍼지를 코어로 잡고 게임을 진행한다.
통푸가 비사지, 자이로콥터, 파멸의 사도같은 강력한 한타 라인업을 가진데 비해 자이로콥터는 퍼지의 훅콤보에 맞으면 원콤에 죽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사실상 퍼지의 훅과 첸푸쉬말고는 기댈게 없는 조합이었던 것이다.
2. 경기 내용
나비의 예상과는 달리 통푸는 연금술사만 말려죽이면 나비의 푸쉬는 자이로콥터로 쉽게 막을수 있다는걸 잘 알고 있었다. 또한 통푸의 비사지, 루빅의 백업속도 때문에 답답한 레인 페이즈를 이어나갔고, 덴디는 CS1위로 레인전을 이기고 자이로콥터를 솔로킬하기도 했지만 어둠현자의 라인 압박 때문에 갱킹을 갈수가 없었다.
나비는 10분이 되고서도 타워하나를 밀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역으로 미드 3:5 싸움에서 대패하고 파밍하던 흐보스트마저 죽음으로써 2분만에 나비는 통푸에게 처참하게 밀리기 시작했다. 통푸는 봇 1차를 밀고 가차없이 2차까지 밀고 있었고 나비는 5:5 한타에서 이길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다이렉트로 모든 타워가 털리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2.1. 우물 훅의 시작
덴디는 이대로 가다간 게임이 그대로 끝날걸 직감하고 있었고 당장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느꼈다. 그리고 퍼피에게 어떠한 작전을 말해줬고 봇 2차 타워에서 통푸에서 가장 중요한 자이로콥터를 '''집 우물로 훅해버린다.''' 자이로콥터가 순식간에 삭제당하자 통푸 팀은 단체로 멘탈이 붕괴해버렸고, 나비는 완벽하게 한타를 이겼다.
두려움을 느낀 통푸 팀은 우물훅을 한번 당해버리고 나서는 공격적으로 라인압박을 못하고 있었고 그덕분에 흐보스트의 연금술사는 고대크립 스택도 먹고 느리게나마 파밍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통푸 팀은 자이로콥터가 계속 훅에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킬도 5개나 앞서나갔고, 수입차도 5천골드나 앞서있었다.
하지만 자이로콥터가 2번째 로샨을 죽이고 이지스를 먹고 푸쉬를 하는데 '''그 자이로가 우물로 가버리자 모든게 바뀌었다.''' 통푸의 조합은 파멸을 아무리 잘쓰든, 어둠현자가 진공을 얼마나 잘 쓰던간에 자이로콥터의 DPS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조합이었고, 그 자이로가 그냥 삭제당하니 할수있는게 없었다.
심지어 통푸는 이지스를 먹자마자 우물훅을 못쓰게 하려고 첸에게 파멸을 걸었으나 이미 신념의 시험을 써버린 뒤였고, 덴디는 한타가 벌어진 3초만에 '''파멸의 사도, 비사지 사이에 숨어있는 자이로콥터를 훅해버린 것이다.'''
결국 15분에 끝났어야 할 통푸의 어둠현자+자이로 한타조합은 탑 한타에서 대패해버리고 충분히 파밍을 끝낸 덴디와 흐보스트의 퍼지/연금술사때문에 병영 3라인을 모두 내줘버렸다.
2.2. 어떻게 한 것인가?
퍼지의 고기 갈고리는 처음 훅을 던지고, 적을 붙잡고 데미지를 준뒤 퍼지의 위치로 데려온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상대가 '훅을 던졌을때가 아닌 훅을 맞았을때 퍼지의 위치'로 끌고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론상으론 훅을 던진 사이에 다른 곳으로 움직이면 적을 어디든지 데려갈수 있었다. 하지만 신념의 시험은 자기가 원하는 타이밍에 집에 보내는 기술이 아니고, 지연시간도 애매, 당시의 도타는 버프창에 신념의 시험 남은 시간도 안 보여줬다. 게다가 당연히 훅이 빗나가면 쓸데없이 퍼지만 우물로 보낸다. 그래서 성공하면 Top plays weekly 같은 유튜브 영상에 직행할 수 있었고, 실제로는 입도타나 공방 예능 파티에서나 가끔 보였지 프로급 경기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었다.
즉 이 경기는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던 전략을 덴디가 즉석에서 생각해낸 것이고, 그걸 세계구급 대회, 그것도 도타판의 최강이라 부를만한 중국팀을 상대로 사용한 것이다. '''심지어 미리 짜고 픽한것도 아니고 게임이 터지기 직전의 상황에서.''' 실제 경기를 보면 미드 타워가 깨졌을때 봇에서 몇번정도 우물훅을 연습해보는 퍼피와 덴디를 볼수 있다.
3. 그 후
까놓고 말해서 우물 훅은 사실상 버그 어뷰징이다. 고기 갈고리는 미드 한복판에 있는 적을 집까지 끌고 오라고 만든 기술도 아니고, 신념의 시험은 더더욱 그런데 쓰라고 만든 기술이 아니다.
우물 훅은 큰 이슈가 되었고 곧이어 많은 논란을 낳았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해설가 뮤크는 "저런게 아직 게임에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드네요." 라고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현을 내보였고, 얼라이언스의 Loda는 선수 대기실에서 저게 말이 되는 거냐며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이 잡혔다. 대부분은 Navi가 아닌 밸브를 향한 분노였고, 그저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기적인 콤보를 냅둬도 되는거냐는 식이었다.[1]
많은 사람들이 놔둬도 된다, 안된다 식으로 싸웠지만 프로게이머들은 모두 없애길 원했고, 실제로 그 콤보를 사용한 덴디와 퍼피도 "지나치게 강한 콤보긴하죠." 라며 인정했다. 결국 우물 훅은 TI3가 끝난 뒤 퍼지의 훅 판정이 바뀌어 훅을 맞았을때가 아닌 '훅을 던졌을 때의 위치'로 끌려오게 바뀌었고 더이상의 우물 훅은 없게 되었다.
밸브 또한 우물 훅이 많은 소란을 일으킨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도타 유튜브에 조금이라도 우물훅과 비슷한 성격의 버그를 가진 테크닉이 나오면 빠르게 픽스하곤 했다. 예를 들면 마그누스의 꿰뚫기 도중 이오의 재배치를 받으면 꿰뚫기를 맞던 적이 마그누스랑 통째로 같이 재배치 구역으로 딸려오기 때문에 우물 훅의 귀환이란 이름으로 프로게임에서 3번정도 나왔다가 부랴부랴 픽스받은 적도 있었다.
간혹 타이니(도타 2)의 아발토스같은 예시를 들며, "우물 훅은 버그라서 없어진게 아니라 여태까지 '스킬'로써 인정받고 있었는데 너무 강해서 밸런스 패치한 것뿐이다." 라는 말이 나올때가 있는데 전부 개소리다. 애시당초 밸브에서 그런 말을 한적도 없고 이 회사는 버그가 아무리 심각하든 유저들이 유튜브로 뽑아서 유명세를 태워주지 않는 이상 관심도 안주는 회사다.[2] 아발토스랑 달리 우물 훅은 애시당초 각 기술들의 설계목적 자체가 전혀 다른 기술이다. 아발토스는 원래 누커인 타이니가 하는 일이 산사태+던지기를 빠르게 넣는거다 보니까 목적=결과가 같았던게 결과가 적당히 밸런스 있었던거지 우물 훅 마냥 버튼 2개 눌렀다고 상대 1번 캐리를 집으로 데리고가는 성능을 보여주진 않았다.[3]
도타에 수많은 버그와 사기스킬이 존재해왔지만 굳이 우물 훅만 6년 넘게 집중관리 받았고 밸브가 직접 TI에서 재조명영상 까지 만들어서 보여준 이유는 그만큼 상징적이기도 하고 이정도로 사기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버그는 앞으로 가만두지 않겠다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유저들 또한 밸런스를 위협하는 버그를 좋아하진 않기때문에 유명한 도타 유튜버들은 오로지 밸브를 향한 신고를 목적으로 버그가 악용된 영상이나 버그의 구체적인 사용법을 정리해서 지금까지도 올리고 있다.
[1] 확실히 알아둬야 할 것이 사람들이 우물훅의 존재를 몰랐던 건 아니다. 단지 프로게임에서 써먹기에는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고 효율적으로 쓸만한 콤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해당 기술을 연습한 팀이 없었을 뿐이다. 말인즉슨 덴디와 퍼피는 해당 경기에서 이대로 가다간 답이 없다는 걸 깨닫고 즉흥적으로 인게임에서 연습을 하면서 게임을 이긴 것이다.[2]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황당한 사례가 바로 봄정리 패치인데, 요술사(도타 2)의 불가촉과 원소술사의 얼음장벽의 둔화가 마법면역으로 정화되지 않는 것을 가능하도록 너프한 것인데, 얼개는 이를 두고 '''버그픽스'''라고 밝혔다. 정작 이 2가지 둔화는 매우 강력했기때문에 마법면역을 상대로 6년동안 잘만 써먹어오던 기술들이다. 그랬던 것을 이제와서 여태껏 그게 버그였다고 한 것.[3] 더군다나 도타판에 약간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알수있겠지만 아발토스는 아무리 애써봤자 넣을수 있는 데미지에 한계가 있던 콤보였기에 35분이 넘는 게임에서까지 사기콤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일반기 2개 썼다고 상대를 마법면역 무시하고 집으로 데려간다? 그건 10년이 넘는 도타 역사상 단한번도 허용된적 없는 전혀 차원이 다른 레벨의 밸런스다. Loda가 괜히 남들 다 보는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밸브한테 욕지거리를 한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