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

 


1. 개요
2. 상세


1. 개요


遺民
망해서 없어진 나라의 주민이나 백성들을 일컫는 말. 당연하지만 나라가 없어졌다고 해도 그 나라의 정권이 사라진 것이지 그 영토에 사는 주민들까지 몽땅 없어지거나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면 유민들은 필연적으로 생기게 된다.

2. 상세


얼핏 생각하면 윗대가리가 못나서 망해 없어진 나라의 백성들이기 때문에 좋게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나쁘게 보면 보잘것 없는 인간들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세계 역사에서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했던 것이 유민들의 동향이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생각대로 정말 나라가 없어진 다음 아무 족적도 없이 사라져간 유민들도 많지만, 때로는 나라가 망해 주민 대다수가 떠돌아다닌 다는 사실이 역사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게르만족의 위세가 절정기이던 3세기만 해도 막강해진 게르만족의 공격을 잘만 막아내던 로마 제국이 뜬금없이 훈족에게 침략당뒤 훈족을 피해 쏟아져 들어오는 게르만족에 의해 국토가 걸레짝이 되다 결국 절반이 멸망했다. 이외에 당나라와 위구르족에 의해 나라가 망한 뒤 서방으로 쏟아져 들어와 역사를 바꾼 튀르크인이나, 똑같이 금나라에 망한 뒤 중앙아시아로 이주해 그 지역에서 위세를 떨치던 셀주크 제국을 깨뜨리고 서요를 세워 한동안 떵떵거렸던 요나라의 예가 있다. 또 이처럼 망한 뒤 남의 영토로 넘어가 도리어 정복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나라를 잃고 떠도는 유민들은 타 국가에 흡수되어 그 국가의 인적자원이 되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로 역사에 강렬한 족적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 조선만해도 명나라가 망할때 명나라 유민들이 흘러들어오기도 했다.
이처럼 나라가 망해 없어진 사람들 주제에 상당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유민이 되어서 떠도는 사람들이 타 지역을 침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국가들이 타 국가를 침략하는 것과는 별개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일반적인 침략이 정치의 연장선에서 약탈이나 점령, 혹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력의 일부를 떼어내서 보내는 것이라면, 유민들의 침략은 나라가 망해 살길이 막막해진 사람들이 사생결단으로 나오는 것에 가깝다. 일반적인 침략은 전체 인구 중 소수에 불과한 군대를 보낼 뿐이지만, 유민들의 침략은 아예 멸망 이전의 국가가 가용 가능했던 대다수의 인력이 일시에 총동원되는 것에 가까우므로, 당연히 일반적인 침략에 비해 넘사벽으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디아스포라 항목과도 어느정도 유사하다. 난민, 나라 없는 민족하고도 겹치는 공통점들도 있다. 다만 유민은 나라가 망해 나라가 없는 백성들을 의미하는데 이는 특정 민족들뿐 아니라 해당 나라들의 주민들을 가리키는 용어에 더 가깝고, 난민과의 비교에서도 난민은 나라가 멸망하지 않아 지금까지도 있어도 혼란 등의 이유로 자신들의 조국을 피해 떠나는 주민들을 가리키는 용어라서 차이점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