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소프트웨어)
1. 개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경북대학교의 컴퓨터 동아리인 하늘소 및 (주)큰사람에서 개발/배포한 텔넷 터미널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 1990년대에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을 사용하기 위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했던 프로그램.
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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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시작하면 중앙 우측의 사람 얼굴 주위에 있는 아이콘들이 돌아가면서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이 프로그램에 추억이 있다면 잊지 못할 것이다.[1]
- 단기 4325년 = 1992년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길"이라는 문구는 2006년에 정말로 이루어졌다. 2013년에는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었다.
- "셈틀통신 이야기. 다섯째 고개 세째 마당"이라는 버전넘버가 달려 있다. 당시에는 컴퓨터 용어들을 순 우리말로 대체해서 사용하려던 움직임이 있던 시절이라서 그렇다.
- 버전 넘버를 표기할 때 특이하게 점(.)이 아닌 쉼표(,)를 사용했다. 큰 버전업 전의 '쉬어가는' 버전이라는 뜻. 하늘 등 하늘소에서 제작한 다른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
- 5,3 버전은 당시 마지막 무료 소프트웨어 버전. 이 다음부터는 상용으로 출시했다.
가장 큰 장점은 이 프로그램이 5,3 버전까지는 공개 소프트웨어라 완전히 무료라는 점. 덕분에 과거 수많은 PC통신 폐인들을 양성해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7,0 버전까지는 DOS용이었다.
IMS라는 애드립용 음악 포맷을 사용하여 PC통신을 이용하면서 음악을 듣는 기능도 제공했는데 이 연주 기능도 크게 인기를 끌어 IMPLAY라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파생되기도 했다.
또한 이야기 편집기도 PC통신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야기 워드는 초창기부터 이야기에 내장된 텍스트 문서 편집기였는데, PC통신 환경에 맞게 강제개행을 해 주는 기능 등 PC통신에 최적화된 편집기라서 꽤 인기가 많았다. 게다가 아래아 한글에서조차 깨져서 나오는 텍스트 파일이 이야기 워드에서는 정상적으로 나올 정도로 호환성이 막강했다. 아예 이걸 기본 문서 편집기로 쓰는 사람도 많았다. 새롬 데이타맨 프로를 쓰는 사람들도 이야기 워드의 기능만큼은 부러워했을 정도였다.
또한 싱글 태스킹밖에 되지 않는 DOS 환경에서 제한적으로 멀티 태스킹을 구현했다. PC통신을 하면서 이야기 편집기로 글을 쓰고 IMS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형편없는 성능이었던 노트북에 이야기만 설치해서 마치 하이텔 단말기처럼 쓰는 팁도 있었다.
1989년 12월 경북대학교의 컴퓨터 동아리인 하늘소에서 최초로 이야기 1,0을 프리웨어로 공개했다.
이야기 5,0 까지는 하늘소에서 제작했지만, 이야기를 만든 하늘소의 주력 멤버들이 졸업하면서 큰사람이라는 회사를 차려 이야기 5,3(1992년)부터는 큰사람에서 발매하였다. 큰사람으로 넘어가기 전에는 하늘소 명의로 책을 내어 이야기의 소스코드를 공개한 적도 있다. 'PC 통신의 모든것과 하늘소 이야기 5,0'에 이야기의 프로그래밍 기법 및 알고리즘을 설명하면서, 부록으로 소스코드가 담긴 디스켓을 제공했다.
1993년 이야기 6,0 부터 이야기를 유료 소프트웨어로 전환했지만 그전의 이야기 5,3 버전 이하는 전부 무료였기 때문에 별 지장은 없었다. 이후 6,0의 소소한 버그를 개선한 이야기 6,1을 내놓은 뒤, 많은 것을 획기적으로 바꾼 이야기 7,0을 내놓지만 7,0은 버그가 너무 많았던 데다 각종 기능이 추가되어 너무 무거웠고, 결정적으로 나온 시기가 하필이면 DOS에서 윈도우로 PC 환경이 바뀌던 과도기적 시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1996년 윈도우용 버전인 이야기 7,3을 내놓아 Winsock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였다.[3] 이후 심장 소리가 들리는 소프트웨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SLiRP/PPP 기능을 내장하여 PC통신을 통한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강화한 '이야기 97'을 내놓아[4] 새롬 데이타맨 프로 3.82 버전에 빼앗긴 대세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듯했다. 이야기 7,7 의 경우 불법 복제하지 말고 정품을 사용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CD 버전을 66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2010년도 기준으로도 충분히 저렴한 편이다.
1999년 '이야기 2000'(버전 8,0)이라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엔진을 내장한 물건이 나왔지만 그다지 좋은 반응은 얻지 못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내장한데다 스킨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안 그래도 무거웠던 프로그램이 더욱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일단 경쟁작인 새롬 데이타맨 프로가 훨씬 가볍고 빨랐다. 게다가 이야기 2000은 다운로드 판매를 했는데 새롬 데이타맨은 3.82 버전은 무료였고 4.0도 개인은 일정기간 공짜로 쓸 수 있었다. 이야기 2000의 가치는 내장 유틸리티인 '이야기 워드'에 있다고 하는 유저도 있을 정도.
2001년 4월 이야기 2000의 마이너그레이드 판인 '이야기 멀티'(버전 8,5)를 마지막으로 프리웨어로 공개했다.#1 #2 참고로 이야기 멀티 패키지에는 한자 폰트가 포함되어있지 않아 한자는 한글로 변환되어 나오기 때문에 이야기 구버전의 한자 폰트 파일을 따로 설치해야 한다.##
3. 현재
일반인에게는 더 이상 쓰이지 않지만 새롬 데이터맨과 함께 시각장애인용 에뮬레이터로 쓰이는 중이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인터넷 활용에 제약이 있어서 아직도 텔넷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 것. 시각장애인용 이야기 멀티로 검색하면 가끔씩 관련 강좌가 뜬다. 이것 말고도 사설 BBS 접속이나 머드게임을 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큰사람이라는 회사 자체는 사업 분야를 VoIP로 전환하면서 아직도 남아 있고, 이야기라는 이름은 VoIP 서비스 명칭으로 쓰고 있다. 2014년 현재 고객관리프로그램 개발, 인터넷전화에 이어 알뜰폰 사업까지 하고 있다. 알뜰폰 브랜드 이름도 "이야기알뜰폰"이다.
2020년 현재까지도 사명은 계속해서 '큰사람'으로 되어 있으며, 앞서 서술되어 있던 '이야기 모바일'은 회사의 알뜰폰 브랜드인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큰사람 공식홈페이지에서 확인할 것.
4. 기타
당시 전산용어 순화 운동 때문에 557킬로바이트를 우리의 자리수에 맞게 55만 7천 바이트로 하면 듣기좋지 아니한가...라는 구절이 적힌 책이 있을 정도. 그 시절에 "소프트웨어"를 가리키던 말은 "무른모".
DOS에서 실행하면 본격적인 프로그램 화면이 뜨기전에 스타트업 화면이 잠깐 나타나는데, 숫자 0과 ASCII 확장문자셋(코드 페이지 437)을 조합해 '이야기'라는 한글을 표현했다. 정확히 표기하면 <0│0╞ ┐│>라고 써놓았다.
[1] 이보다 더 이전 버전을 기억하는 할배 할매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 이전 버전(3.x)당시는 빨간 공이 똑 똑 똑 떼구르르르 하고 떨어지는 모양이었다. 5,3으로 판올림하면서 저 딸깍거리는 소리로 바뀐 것.[2] '따르릉'이라는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경쟁조차 되지 못했다.[3] 그러나 동아리 회장과 친분이 있던 당시 유명 서울대 저널리스트 박씨가 버전을 배포하는 바람에 별로 회사는 이득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이거 사실 그 박씨가 파일 복사뜨는걸 알바생 손명철이 빼돌려서 나우누리에 뿌렸다는 얘기도 있다.[4] 큰사람정보통신, "97년 이야기" 개발..이야기 7.3 차기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