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로

 

눈물을 마시는 새에 나오는 도시.
시구리아트 산맥 남단이 푼텐 사막의 모래바람을 막아주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 위치한 다른 주요 도시로는 페치렌, 슈라도스, 메헴 등이 있다.[1]
오랜 세월동안 자보로 씨족에서 선출된 마립간들이 이 땅을 다스렸다. 이 연원은 매우 길어서 실제로 자보로 사람들마저 도시가 가문의 이름을 땄는지 가문이 도시의 이름을 땄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자보로 가문의 마립간들은 대대로 현명한 정치를 펼쳤고 이 때문에 도시 사람들에게 인망이 높은 편이다.[2] 세도 마립간이 죽은 뒤 씨족의 추대를 받아 그 자리를 이어받은 지그림 자보로가 잠시 제왕병에 빠져 스스로를 위엄왕이라 칭했으나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3]
높은 성벽에 둘러싸인 도시로, 무라 마립간 시절에 성벽의 증축이 한 번 있었다. 대호 별비가 성벽을 뛰어넘으며 처음으로 자보로의 성벽을 농락했고, 이 사실에 분개한 무라 마립간에 의해 성벽이 더 높게 쌓아올려졌다. 그 후 오랫동안 자보로는 호환을 당하지 않았으나 륜 페이를 쫓던 사모 페이마루나래가 두번째로 자보로의 성벽을 농락했다.
마지막 농락은 제2차 대확장 전쟁으로, 야자수 군단과 오동나무 군단의 공격을 오랫동안 막아내었으나 결국 치열한 전투 끝에 낙성되었다.[4] 이때 자보로 씨족은 멸족하였으며 오로지 키타타 자보로만이 살아남았다.
피를 마시는 새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때의 자보로는 자보로 씨족의 도시가 아니라 이름만 따서 재건된 별개의 도시인 듯 하다. 자보로 가문은 멸문하였지만, 도시에 살던 주민들 중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남은 이들이 재건한 것으로 보인다.[5]

[1] 특히 메헴과 전통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 과거 마립간들도 메헴과 여러번 전쟁을 치렀다고.[2] 다른 씨족이나 가문 출신이 "왜 자보로 가문만 마립간함? 내가 마립간 할꺼임!"하고 덤벼들어도 호응이 전혀 없을 정도다. 끽해야 돌아오는 반응은 "왕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왜 굳이 잘하고 있는데 저 바보는 설레발임?" 정도의 싸늘한 반응뿐. 오히려 다음 마립간이 정해지지 않으면 불안해서 오히려 자보로 가문을 재촉하기도 한다[3] 대대로 쌓아올린 인망 덕에 이때도 "에효, 철없는 녀석... 저러다 철들면 말겠지.", "자보로 씨족중에 누군가 나서서 저놈을 제어하겠지." 정도의 반응이었다. 이런 식으로 대충대충 자신의 비위를 맞추는 식의 반응 때문에 지그림 자보로열폭.[4] 신의 힘으로 북부를 휩쓸고 다니던 나가군단의 퇴역군인도 '전투가 지옥 같았다'라고 회고한다. 그것도 그럴 만한게, 유료도로당의 요새만은 못할지라도 자보로 성벽은 '전설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그런데 나가 군대는 공성전 경험이 부족하고, 키보렌 밖으로 나가자마자 맞닥뜨릴 도시 중 하나가 바로 이 자보로다. 나가의 공성전 경험 부족 문제는 후일 피를 마시는 새 시대까지도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5] 하지만 메헴과는 여전히 사이가 안 좋다. 지멘이 메헴 태수관에 불을 질렀다는 소식을 듣고 자보로 사람들이 정말 기뻐했다는 언급이 소설에 나온다 어쩌면 메헴이 지배하고 있을지도. 한술 더 떠서 치천제 실종 당시의 혼란기에는 아예 무력 충돌이 일어날 뻔 했을 정도였다. 이를 토대로 유추해볼 때 제2차 대확장 전쟁 당시 자보로의 지배가문이었던 자보로 씨족은 몰살당했지만 자보로에 살던 다른 가문들은 그래도 상당 수 살아남은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