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페이
"나가라는 나무에 삭풍을 불게 하지 마. 이 영원한 여름의 땅 키보렌에 겨울의 폭풍을 가져오지 마. 내가 단풍이 되겠어. 내가 낙엽이 되겠어."
1. 개요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 나가 여성. 륜 페이의 둘째 누나라고 하니 나이는 눈마새 시점에서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디오북의 성우는 사문영.
2. 눈물을 마시는 새
뛰어난 춤 솜씨와 고매한 검술 실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며 굉장히 지혜롭다. 나가들 사이에서도 희귀한 능력인 정신억압 능력을 미약하게나마 가지고 있으며[1] 부드럽고 자애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나가 사회에서는 매우 특이하게도 처녀로 남으려 하는 여인. 남자를 만나거나 자손을 만드는 데 관심이 없다는 면에서는 카린돌 마케로우와도 비슷하다. 그러나 남자를 아예 저능아 취급하는 카린돌과 달리 남자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게 대해준다. 그 편안한 분위기를 누리고 싶으며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기 싫은 많은 남자들이 페이 가문을 방문하기 때문에 페이 가문에는 늘 남자들이 넘쳐난다. 물론 남자들이 놀고먹는 데서 땡인 건 아니고 자연스레 페이 가문의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가져 페이 가문의 자손을 늘려주기 때문에 가문에서도 각별한 아낌을 받지만, 하텐그라쥬의 다른 가문의 여인들에게 질시 또한 한몸에 받는다.
륜 페이와는 페이 가문의 가주인 지커엔 페이와 요스비 사이에서 태어난 친남매 사이. 륜과는 달리 요스비를 아버지란 개념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으나, 자신의 검술사범으로서 존경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죽었다고 알려진 그의 사이커를 유품으로서 몰래 간직하고 있었을 정도.[2] 동생인 륜을 굉장히 아끼는데 심장적출의 두려움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진 륜이 자신을 낳지 않는 아이의 대용으로 여기지 말라는 말을 하자 상처를 받고 은루를 흘렸지만 나중에 륜의 사과를 받으며 용서했다. 그리고 페이 가문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출가외인이 되어도 친구로 남자고 권해 주었다.
그러나 륜이 비아스 마케로우의 간악한 계략에 의해 화리트 마케로우의 살해 누명을 뒤집어쓰고, 수호자가 되지 않은 채 '페이'라는 성을 가진 가문원으로서 도주한 륜을 페이 가문원이 암살해야 한다는 쇼자인테쉬크톨의 권리에 따라 사모는 암살자로 지목되어 륜을 추적하게 된다. 그런 그녀를 카루가 뒤따르고, 그의 설명과 화리트 살해 정황만으로 륜이 무고하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륜을 추적하는 일을 그만두지는 않는다. 심장을 적출하지 않은 륜은 키보렌에서는 비에나가로서 동족에게 사냥당하고, 키보렌이 아닌 곳, 즉 한계선 너머에서는 심장을 적출한 나가도 버티지 못하는 혹한에 고통스러워하다가 죽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키보렌에 익숙한 케이건 드라카가 이끄는 구출대에 의해 무룬 강가와[3] 피라미드에서 륜을 놓치고 한계선 너머까지 보내게 된다.
악착같은 근성으로 한계선 근처에서 얼어붙을 듯한 추위를 느끼며 정신을 잃어갈 때쯤[4] 대호와 조우한다. 그리고 자신을 업고 다닌 대호의 체온으로 인해 다시 정신을 차린다. 처음에는 대호가 자신이 무의식중에 사용한 정신억압에 걸린 것이 아닌가 의심했으나, 이후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대호가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따랐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추위에 정신을 잃고 다시 대호의 품에서 깨어나기를 반복하며 무모한 북상을 이어가던 중, 높새바람 탑 근처에서 전(前) 제왕병자 토디 시노크를 만나고, 그에게서 흑사자 모피를 구매한다 대호가 토디의 말을 잡아먹었고, 토디는 겁에 질려 흑사자 모피를 그냥 바치려고 했지만 고매한 성격의 사모답게 제대로 값을 치르고 구매했다. 여담으로 흥정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사모는, 값을 정할 때 북부에 온 이래로 최대의 위기감을 느꼈다고...[5] 이후 무리없이 다시금 륜의 추적에 나선다.
그러다 자보로 성 안에서 농성 중인 륜을 보게 되고, 륜을 나오게 하기 위해 그녀는 대호 별비 이후로는 호환을 겪지 않았다는 성벽에 쉬크톨을 박아놓고 매달려 대호의 발판이 되는 것으로 돌파해 대호가 성벽을 뛰어넘게 만들었다.
그 후 위엄왕을 인질로 잡고 륜과 대결하려 하나 대호를 올려보내느라 몸이 상해 제대로 싸우지 못했고 륜 또한 차마 사랑하는 누나를 죽일 수는 없었기에 마냥 대치하고만 있던 중, 륜이 실수로 대호를 자극해 대호의 공격을 받는다. 사모는 대호를 정신억압으로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되지 않았고 륜이 죽기 일보 직전 용근이 발화해 용의 공격을 받게 되자 대호는 사모를 물고 도망친다. 그 후에 쇼자인테쉬크톨을 방해받아 뿔난 사모는 대호와 흡사 어린애마냥 투닥거리다가 사이가 풀어지고 대호에게 마루나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륜의 일행을 쫒아온 3천여 마리의 두억시니를 보고 자보로에 경고를 한 다음 그녀는 시구리아트 유료도로당으로 륜을 추적해 간다.
륜을 추적하던 도중 수천 마리의 두억시니들이 강물을 손으로 퍼내서 길을 내려 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들을 동정하여 마루나래의 도움을 얻어 '''나무를 희생시켜'''[6] 그들을 위해 다리를 만들어주었다.[7] 그 후 다시 추적에 나섰으나 어느새 그녀의 뒤를 3천의 두억시니들이 뒤쫓고 있었다. 여행자의 안전을 고려한 유료도로당은 그녀를 통과시켜 주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우연히 잡아먹으려 한 산양이 유료도로당이 신성시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산양 인질극을 벌이며(...) 요새 안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녀는 두억시니들이 유료도로당과의 전투에서 살육되는 것을 보며 두억시니를 동정하는 자신을 기이하게 여기고, 케이건 일행이 떠날 때 자신도 추적하면서 함께 두억시니의 통행료[8] 를 대신 지불했다. 이 때 처음으로 두억시니의 이용료가 정해졌으며, 피를 마시는 새에서 보면 유료도로당 쪽에서는 상당한 역사적 기록으로 남은 듯.[9]
그 후 케이건의 두억시니들을 항한 하늘치 공격[10] 으로부터 22마리의 두억시니를 구출하고, 하인샤 대사원까지 륜 일행을 추적한다. 그 곳에서 그녀는 케이건에게 살신 저지 계획의 륜의 역할을 듣게 되었지만 개의치 않고 쇼자인테쉬크톨을 수행하려 하나 '''되려 륜의 칼에 찔린다.'''
사실 그녀는 륜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륜에게 대신 죽으려고 한 것이었다. 비에나가가 된 륜에게 편안한 죽음을 주고 싶어하는 듯한 언동, 심장을 적출한 나가도 실신할 만큼 고통스러운 혹한의 한계선 너머까지 륜을 쫓아온 집념, 그리고 쇼자인테쉬크톨을 아무런 이의 없이 받아들인 것 모두가 륜을 무사히 키보렌으로 돌려보내기 위함이었다. 쇼자인테쉬크톨은 암살자와 죄인 중 한 사람이 죽으면 '''다른 한 사람은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기에, 그녀의 머리는 륜이 무사히 키보렌으로 돌아가 심장 적출을 받고 한 사람의 제대로 된 나가가 될 수 있는 그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보증수표인 셈.
륜에게 찔리긴 했으나 심장을 적출한 나가였기에 완전히 죽지 않고 가사 상태에 빠진 상태로 깨어나지 않고 있었다. 륜은 살신을 저지하는 계획에 동참하는 대신에 케이건에게 협력자를 구해 사모를 살려내어 키보렌에 되돌려보낼 방법을 알아내라고 하지만, 그가 여신을 불러내자 오히려 "살신 계획"이 완성되었고 현신한 여신은 어딘가에 억류된다. 신명을 가지고 있는 륜은 여신의 능력을 쓸 수 있게 되자 사모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는데, 아직 능력을 제대로 다룰 수 없었던 륜은 모르고 있었지만 사실 이때 사모는 회생 직전이었음에도 일부러 깨어나지 않고 버텼다. 하지만 바라기를 훔치려는 코네도 빌파가 산사에 불을 지르게 되고, 그 덕에 적절한 온도를 공급받고[11] 동시에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껴 잠에서 깨어나 코네도의 손목을 자르면서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하인샤 대사원에서 그녀는 남쪽에서 온 사람[12] 이면서 아라짓의 상징인 흑사자 모피를 두르고 왔으며, 대호를 거느리고, 눈물을 마실 줄 아는 존재라는 케이건의 논리에 따라 왕으로 추대된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륜의 간곡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하인샤 대사원과 많은 효웅들의 지지로 북부의 왕에 즉위하게 되었다.[13] 그리고 라수 규리하의 의견에 따라 가면을 쓰고 자신이 나가라는 것을 숨겼다. 왕명은 대호 마루나래를 거느린 모습에서 딴 대호왕. 그리고 그녀의 22명의 두억시니는 금군(호위무사)이 되었다.[14]
괄하이드 규리하를 비롯한 강력한 제후들의 추대로 신 아라짓 왕국의 왕위에 올랐으며, 제2차 대확장 전쟁을 개시하고 신의 힘을 휘두르며 성난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나가들을 상대로 북부를 규합하여 맞섰다. 때문에 전쟁 후 50년이 흐른 피를 마시는 새의 시대에서는 풍전등화인 북부를 구원한 일종의 신화적 존재로서 존경받고 있다.[15]
우여곡절 끝에 제2차 대확장 전쟁에서 북부를 구해낼 왕이 되었으나 항상 깊은 내적 갈등에 시달린다. 사랑하는 동생 륜이 용인이 되어 동족을 죽이는 것을 내버려두었다는 죄책감과,[16] 북부인들의 왕이면서도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모순,[17] 동족들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갈등, 죽어가는 북부인들과 열세에 가까운 전황에서 오는 절망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게 되었다. 사모 자신은 사열할 때 언제나 "지고 돌아오는 것은 용서하겠으나, 이기고 죽어버리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18] 인명을 아끼는 자비로운 여인이었으나,[19] 그녀의 본래 심성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점점 괴로움을 느끼는 그녀의 심경은 계속 복잡해졌다.
자신을 죽이는 신의 화신인 시우쇠의 합류와 라수 규리하의 뛰어난 지략에 힘입어 결사적인 사투를 벌인 북부군은 옌거 평원에서 나가의 마호가니 군단을 괴멸시키고 대수호자를 포함한 다수의 수호장군을 생포하는 대승을 거둔다. 그 후 남부의 키보랜으로 진격하여 하텐그라쥬 섬멸을 목표로 한 파멸의 여정길에 오른다. 절대 살아돌아오지 못할 필사의 진군이었기에 북부군은 그녀를 북부에 놓고 남쪽으로 향하지만, 그녀는 유료도로당을 이용해 갈로텍이 이끄는 나가 군단을 따돌리고 북부군을 쫓아 키보렌으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수탐자들을 만난 사모는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의 권능으로 북부군과 무사히 합류해 하텐그라쥬에 도달하여 륜과 재회한다. 사모는 전쟁이 끝나면 케이건에게 륜을 북부로 데려다 달라고 당부하며, 륜의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하는 등 케이건의 나가를 향한 증오심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케이건은 그것을 단칼에 거절한다. 차라리 명령을 하라고, 그게 더 편하다고 말하는 케이건에게 사모는 명령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든다면서,[20] 자신의 명령에 의해서 억지로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건이 진심으로 나가에 대한 증오심을 내려놓기를 바라고 있다. 그 후 수탐자들이 발자국 없는 여신 구출행을 떠난 뒤 오레놀이 발굴한 하늘치를 이끌고 사모와 북부군을 구출하러 온다.
오레놀은 케이건의 숨은 내력과 그가 곧 나가를 멸망시킬 것을 알려주고 사모만이 케이건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며 이를 막아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나가 살육자만큼 복수심에 불타는 키타타 자보로가 나가의 멸망을 막을 사모를 공격한다. 그 의도를 읽은 륜은 키타타 자보로의 칼에 자신을 내어주고 오열하는 사모에게 케이건을 막으라며,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선물해준 것을 케이건에게 알려주라 한다.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륜을 두고 가는 것을 걱정했지만 아스화리탈이 륜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안심하고 떠난다.
나가 살육신이 된 케이건이 하텐그라쥬를 유린하는 가운데, 가까스로 심장탑에 도착한 사모는 케이건이 아직 '아라짓 전사로서 왕을 경배하고 존경하는 자아'와 '나가 살육신으로서 모든 나가를 참살하려는 자아' 사이에서 혼동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의 왕으로서 케이건이 어떤 희망을 배신당했기에 나가를 적으로 삼는지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자 케이건은 과거 나가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의 믿음을 두 차례나 배신하고 이용당했기에 나가를 멸절시킬 것이라 말한다.
이에 사모는 얼굴을 가리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모든 일을 사과하려고 하나 나가의 얼굴을 본 케이건이 반사적으로 공격해 온다. 그때 소드락을 먹고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의 권능을 받은 카루가 뛰쳐나와 케이건을 막는다. 카루의 집요한 방해에 격분한 케이건이 모든 나가를 죽이겠다 포효하자 사모는 '''자신이 그의 눈물을 마시겠다고 선언한다'''.
케이건 드라카. 내가 너의 눈물을 마시도록 허락해줘.
부탁이야. 나는 나가 한 명에 불과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동시에 나는 너의 왕이잖아? '''내가 너의 눈물을 다 마시고 죽으면, 나가를 용서해주지 않겠어?'''[21]
(중략)
그렇지 않아. 오레놀 대덕은 신들이 변화를 재생산할 거라고 말했지. 지금까지는 변화가 없었어. 우리는 아직도 대확장 전쟁 당시의 말을 사용하고, 대확장 전쟁 당시의 생활방식 그대로 살고 있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 그렇다면 '''너 또한 그 옛날의 너 그대로일 거야. 다르다는 것을 기쁨과 감사의 대상으로 여길 줄 아는 너. 나가를 사랑하고 싶었던 너'''. 네가 살육한 그 많은 나가들에도 네 속 가장 깊은 곳의 너는 그대로일 거야. 너는 요스비를 사랑했다.
너는 나를 준비했어. 너는 위기에 처한 북부를 위해 나를 왕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다시 나가를 사랑하기 위해서 나를 준비한 거야. 왜 나가일까? 북부의 왕으로 나가라니? 나가일 수밖에 없지. 나가가 아닌 다른 자는 불가능해. 너는 나를 희생하여 네 눈물을 지우고 다시 나가들을 사랑해야 하니까.
나를 준비해 준 것에 감사하겠어. 이제 내가 네 눈물을 마시고 죽겠어. 그 대신, 나가들을 살려줘. '''그들을 사랑해 줘.'''
나가라는 나무에 삭풍을 불게 하지 마. 이 영원한 여름의 땅 키보렌에 겨울의 폭풍을 가져오지 마. 내가 단풍이 되겠어. 내가 낙엽이 되겠어. 케이건. 그렇게 하면 되는 거지?
케이건이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사이 튀어나온 비아스 마케로우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게 되나, 비아스는 도깨비 감투를 쓴 빌파 삼부자에 의해 저지되고 세리스마에 의해 같이 추락사한다.이건 나가 전체의 쇼자인테쉬크톨이야. 나는 하나의 가문이 아닌 '''나가 전체'''의 핏값을 씻어야 해. 나는 그에게 죽어야 해. [22]
나가 살육신이 된 케이건 앞에서 두 팔을 벌리며 인간의 신이 선물해 준 것은 바로 자신의 눈물을 마실 왕인 사모 페이 자신이라고 역설하며 '''신의 눈물조차 마시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은 눈물을 마시는 새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23]
그러나 그녀의 엄청난 각오에도 불구하고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은 왕이 아니었다.[24] 하지만 발자국 없는 여신의 화신에게 접촉한 케이건이 갑자기 사라지고 오레놀 선사가 몰고 온 하늘치가 심장탑 위에 나타난다. 하늘치에서 내려온 라수 규리하의 인도로 상상계단을 통해 하늘치에 올라타 북부군과 나가 생존자들과 하텐그라쥬를 탈출하나, 하텐그라쥬를 점점 조여오는 대선풍이 륜이 쓰러졌던 장소를 휩쓰는 것을 바라보며 절규한다.
전쟁이 끝난 후엔 그녀는 북부군 수뇌 외에는 몰랐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 많은 북부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어린 그리미 마케로우와 같이 지내고 있었는데, 보호자격이었던 걸 보면 그리미의 생모인 카린돌 마케로우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부모 없이 자라게 될 그리미를 배려해 여신이 그리미가 성년이 되는 기간인 17년 정도의 보호자 역할을 할 유예를 두었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케이건이 만든 대선풍이 심장탑을 둘러싼 덕택에, 그녀의 심장병이 있는 하텐그라쥬의 심장탑 내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해져서[25] 심장파괴로 그녀를 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사모는 이를 두고 케이건이 끝까지 아라짓 전사로서 왕을 보호하는 책무를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호왕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지도그라쥬에서 쥬어 센을 고용해 아스화리탈과 륜이 변한 나무를 방문한 사모와 그리미를 제거하려 하는데, 의문의 조력자[26] 가 쏘아보낸 편지 화살의 내용대로 가만히 기다리자 쥬어와 그 패거리들은 사모를 만나지도 못하고 모두 역으로 살해당한다. 이 의문의 조력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행자 참고.
성이 페이(Pay)란 점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참고로 륜(바퀴)과 사모(바큇살)을 생각해 보면 또한 오묘해진다.
왕으로서 눈물을 마시는 새가 되어야 했지만 정작 그녀가 마셔야 할 눈물은 그녀에게 오지 않았다. 때문에 이야기의 중심은 되었지만 중요한 활약은 조금 뒤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이[27] 의 눈물을 마시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죽으려 했던 모습'''[28] 을 작중 가장 먼저 보여준 사람으로 그 기개와 영향력은 결코 다른 등장인물들에 뒤쳐지지 않는다.
3. 피를 마시는 새
그리미에게 왕위를 선양하고 왕좌에서 물러난 후 륜 페이와 아스화리탈이 있는 하텐그라쥬의 폐허에 머물고 있었다. 하텐그라쥬 침공전 이후 페이 가문은 멸족했고 눈물을 마시는 새로부터 50여 년 뒤이기에 피를 마시는 새 시점에선 그녀가 직접적으로 아는 이는 대부분 사망했다.[29] 눈마새와 피마새 양쪽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이다.[30]"나는 쉬크톨을 버린 암살자며, 왕위를 버린 왕이다. 내 본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으니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사모 페이라 불러야겠군."
폐허를 방문한 지멘을 만나서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는 한편, 발화한 아스화리탈의 종자가 2개 더 있고 하나는 원시제에게, 또 하나는 즈믄누리에 있다고 가르쳐줬다.
그대로 동생 륜 페이를 지켜보며 조용히 지낼 듯 했으나, 제국 내에서 여러 내란이 일어날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하텐그라쥬를 떠나 자신의 왕위를 회복시키겠다는 세력에 합류했다. 물론 제국에서는 이로 인해 큰 소동이 인다.
표면상의 그녀의 목적은 시모그라쥬 공의 요청을 받아들여 황위에 오르는 것이었지만[31] 사모의 숨겨진 진짜 목적은 어지간하면 뭉칠 일이 없는 개인주의자인 레콘에게서 레콘 종족이 '''사람의 신'''을 상대하기 위한 셋('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라는 전작의 경구대로)을 찾아내기 위해 세상에 커다란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었고,[32] 시모그라쥬 공이 계획한 황위 찬탈 전쟁은 그녀의 목적을 이루기에 적합했다. 그녀가 추정한 '세 레콘'의 특징은 '다른 모든 사람이 영향을 받는 숙원'을 가지는 것. 전쟁 전에 길잡이인 지멘을, 전쟁 중에 대적자인 그을린발을 찾는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엘시의 선전과 부활한 치천제의 개입으로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버려 요술쟁이를 찾지 못한다. 이에 실망한 채 하텐그라쥬에 은거하는 생활로 되돌아가려고 했으나 마침 엘시가 그녀를 돕기 위해 파견한 것이 '''레콘'''인 론솔피라 그에게 자신의 소원을 맡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론솔피의 지적처럼 눈마새부터 피마새까지의 모든 인물 중 레콘이란 종족의 본질[33] 을 꿰뚫고 도와주려 했던 유일한 인물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심지어 자신이 도와주려 한 레콘들에게까지도 그 어떤 감사를 받을 수 없으며 역으로 비난받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변화의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다가 퇴장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명장면. 이 때문에 론솔피는 그녀에게 거의 경외에 가까운 존경심을 품게 되었으며,[34] 자신이 더 일찍 태어났다면 사모 페이의 금군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을 한탄하며 진심으로 안타까워한다."나는 이 시대와 관련을 끊는다. 그리고 나무의 꿈을 꾸는 동생에게 돌아갈 것이다."
4. 기타
- 눈물을 마시는 새의 주요 등장인물들 중에서 후속작인 피를 마시는 새에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등장하자마자 사망하거나 혹은 아예 등장할 여지조차 없던 것에 비해서[35] 굉장히 파격적인 대우. 단순히 등장을 한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중 전개를 이끄는 주역 중 하나이다.
- 눈마새 세계관 최강의 검술 실력을 가진 케이건 드라카와 호각을 이루는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다. 케이건은 사모를 제압하기보단 어떻게든 륜을 데리고 자리를 뜨기 위해 방어적으로 싸움에 임했다고는 하지만, 독자들 사이에서 세계관 최강의 인간 검사로 여겨지는 케이건을 몰아붙이는 점에서 굉장히 뛰어난 검사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 나가 세계에서 나가 남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단순히 집안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자신의 외모 또한 단단히 한 몫 한 듯. 카루가 사모를 추적하다가 들킨 후 사모와 대화를 나눈 다음 사모가 카루에게 미소를 짓고 다시 갈 길을 가는데, 이에 카루는 그녀의 미소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가 세계에서는 알아주는 외모인 것으로 보인다.
- 여러 가지 면에서 비아스 마케로우와 대치되는 인물이다. 비아스의 경우 자신의 명예와 영위를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 반면, 사모는 전혀 자신과 상관없는 종족들을 위해서 본인을 희생하길 원하는, 정반대의 인물상을 보여준다. 여담으로 저명한 약술사이자 학자인 비아스와 뛰어난 춤꾼이자 검사인 사모의 모습 또한 대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