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

 


[image]
1. 개요
2. 자사호의 종류
3. 자사호 고르는 법
3.1. 유사품
4. 자사호 길들이기
5. 양호(養壺)


1. 개요


개완과 함께 가장 유명한 중국 다구. 중국의 강소성 의흥 특산품이다. 차를 우리는 주전자의 일종이다.
의외로 제작시기는 다른 도자기토기류에 비해 늦다. 명나라 중기 이후에야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16세기 공춘(供春 1506?-1566)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자사호에 서명을 넣은 이후로 만든 사람의 서명을 담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공춘은 본래 노비였다가 자기 주인이 절에 공부하는 길에 몸종으로 따라갔다가 그곳 스님이 자사호를 만드는 것을 보고 옆에서 따라하며 배웠다고 한다. 공춘이 만든 공춘호는 특유의 투박한 질감 때문에 명나라 문인들이 아름답게 여겼고, 자사호가 유행하는 데에 기여했다.
특이하게도 진흙이 아니라 자사(紫沙)라는 광석을 캐서 물에 개어 빚어,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운 도자기다. 광석의 종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데, 자줏빛이 나는 자니, 붉은 빛이 나는 홍니, 그리고 녹색 빛이 도는 녹니가 기본이 되며 여기에 자니의 가장 아래층에서 나는 저조청, 홍니를 물에 띄워 분리해내는 주니, 녹니와 다른 것이 섞인 누런 색의 단니[1], 그리고 아예 이것저것 섞인 새까만 흑니 등 오만가지 배리에이션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연적인 색이다! 다만 원산지가 대륙인지라(...) 믿을 만한 곳에서 사는 것이 좋다. 중국에서 사온 자사호에 물을 담고 따라냈더니 자사호 색 물이 나오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는지라...
색만큼이나 모양도 천차만별이다. 고렙 차 애호가들은 형태에 따라서도 우러나는 맛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더더욱 높은 레벨이 되면 차호 안에서 우러나는 소리를 들으면 차맛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2] 옛날 중국에 파산한 부호가 다른 건 다 잃어 길거리에 쪼그려 앉아있으면서도 자기가 쓰던 자사호만큼은 간직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차덕후들의 최종병기.
자사호는 보온이 잘 되어 뚜껑을 덮고 우리면 차가 매우 잘 우러나고, 미세한 구멍이 있어 질이 떨어지는 차의 안 좋은 향을 잘 흡수한다고 한다.[3] 그래서 "한 자사호에는 한 차만 써라."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해서 길들여진 자사호는 해당 차맛을 최상으로 뽑아낸다고 한다. 길들이면 길들일수록 윤이 나고 아름다워진다.
2010년 방영된 영국 드라마 셜록 시즌 1의 2화의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데, 그 장면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보온성을 더 높여주려면 자사호에 끓는 물을 붓고 뚜껑을 덮은 다음 자사호 위에 끓는 물을 한번 더 끼얹어 주면 된다.
보온성 때문에 녹차나 백차를 우리기엔 적합하지 않고, 향이 미묘한 철관음 같은 차도 개완을 쓰는 편이 낫다.[4]

2. 자사호의 종류


기본적으로 형태와 사용된 니료에 따라 명칭이 다양하고 종류도 수백 가지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전적인 자사호는 서시호, 수평호, 석표호, 이형호, 사방호, 진권호 등이 있다. 이름이 알려진 가장 오래된 자사호 작가인 공춘의 투박한 모양의 공춘호도 스테디셀러로 이름이 높다. 자사니료의 종류는 기본적으로 자니(보라색), 녹니(노란색), 홍니(주황색, 붉은색) 세 종류이며 각각의 자사니를 배합하거나 니료의 특성에 따라 저조청, 청천니, 단니, 지마단니, 묵록니, 강파니, 청수니 등의 다양한 종류가 나온다. 이를 파는 것만으로도 취미를 삼는 사람들이 있으며 제대로 파고들면 제대로 돈 나가는 취미가 된다. 다만 자사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으로 가장 무난한 자니를 추천하는 편이다.
자사호의 형태와 니료의 특성은 차를 우리는 데에 영향을 준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사호의 두께와 니료를 소성하는 온도가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도자기는 기본적으로 고온에서 구울수록 단단해지나 보온성이 떨어지고, 저온에서 소성된 자사호는 기공이 풍부하고 보온성이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발효도가 높은 보이차, 홍차, 무이암차 같은 종류는 두껍고 소성온도가 낮은 자니, 단니 계열이 좋고 발효도가 낮은 철관음이나 보이청차 종류는 얇고 소성온도가 높은 홍니, 주니계열이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묵힌 고급청차를 자니호에 우리면 차의 잡미, 잡향뿐만 아니라 고급차의 향까지도 흡수해버려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고급차는 소성온도가 높은 자사호에 우림이 적절하다.

3. 자사호 고르는 법


제일 먼저 명심해야 할 점은, '''자사호는 차 맛을 즐기기 위해 구입하는 것이지 작가의 명성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점이다. 자사호의 재료가 되는 자사니(紫沙泥)의 원가는 킬로그램당 500원, 1000원도 채 안될 만큼 저렴하다. 중화민국초기에 개발되어 푸른빛이 도는 녹니인 민국녹니나 진귀한 자사니로 손꼽히는 천청니조차도 가격은 킬로그램당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자사호 가격의 거의 절대부분은 소성기법과 작가의 명성에 달렸다. 홍니를 물에 수비하여 얻어내는 주니(朱泥)로 만든 자사호는 철분함량이 높아 튼튼하고 아름답지만, 소성시 수축함량이 너무 높아 실패율이 크기 때문에 다른 니료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한국에서는 자사호를 파는 사람들이 '요즘은 자사 니료가 고갈되어 이만큼 비쌀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헛소리다. 사실 자사를 채취하던 중국 의흥의 황룡산은 하도 많이 자사를 채취해서 2005년에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자사 채취가 금지되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 제한적인 자사 채취가 허용되었고, 황룡산 이외의 지역에서도 자사가 나올뿐만 아니라 의흥 밖에서도 자사가 발견되었다. 무엇보다도 2005년 이전에 캐놓은 자사의 양도 상당하기 때문에 자사 니료가 고갈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무시해도 된다.
중국 현지의 가게나 타오바오, 알리 익스프레스, 이베이 등에 포진한 중국셀러들의 자사호 가격을 보면 10달러 이하의 저렴한 것부터 500달러 이상의 비싼 것까지 다양하게 가격대가 형성되었다. 기본적으로 자사호를 구입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자사호의 재질, 질감, 제작기법, 작가 등이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찾아볼 수 있는 등록된 공예가들의 작품은 작가의 등급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은 고급 재료를 사용해 소성했음에도 가격대가 20-50달러대로 저렴하다.
제작기법으로는 크게 타신통이라 불리는 막대기로 자사니료를 두들겨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도구의 도움 없이 만드는 '전수공'과 방법 자체는 전수공과 같되, 마지막으로 모구라 불리는 틀을 이용해 모양을 잡아주는 '반수공', 그리고 진흙처럼 묽게 갠 니료를 틀 안에 집어넣고 찍어내는 '관장'과 아예 도자기처럼 물레를 돌려 만드는 '수랍배'가 있다.[5][6] 가격은 전수공 > 반수공 > 관장 = 수랍배 수준이지만 품질은 사실 수공이냐 아니냐 여부보단 니료의 품질과 꼼꼼한 마무리 여부에 달렸다. 출수와 절수가 잘 되어야 좋은 자사호라 할 수 있으며[7][8] 삼평(三平)[9]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작가에 따라 개성 있는 자사호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삼평이 꼭 맞아야 할 필요는 없다.
짧게 말하자면 자사호를 처음 장만할 땐 상당한 공부를 해야 망하지 않는다(...) 다만, 인터넷으로 보고 살 때에는 사진으로 보이는 자사호가 지나치게 반질반질하거나[10] 지나치게 가격이 싼 것만 피하면 괜찮다. 참고로 전수공이라 주장하는 자사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가짜일 가능성이 크므로 차라리 처음 구입해서 어떤게 전수공인지 반수공인지 이해할 수 없을 때는 무조건 반수공을 사자. 그쪽이 돈도 아낄 수 있고, 실제로 끝에 모구로 모양을 잡아줄 뿐이지만 전수공과 반수공 자사호의 생산량은 상당히 차이나서 의흥의 자사호 작가들 중 95% 이상은 반수공법으로 만든다는 말이 있다. 전수공이든 반수공이든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나무 주걱 같은 것으로 모양을 다듬기 때문에 그 자국이 남는다. 요즘 나오는 반수공 자사호는 완성도도 높아서 모구로 교정한 흔적 같은 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만 보면 수공호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자사호의 용량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150-200 ml짜리 제품이 많이 나와있으며, 중국식 다도인 공부차(功夫茶)에선 100 ml도 안되는 조그마 자사호를 쓰기도 한다. 보통 한국에서는 1-2인용으로 150-200 ml 용량을 사용하며 4-5인용으로 300-350 ml 정도를 사용한다. 중국차는 기본적으로 조그만 잔에 여러번 나눠서 우리고 마시기 때문에 지나치게 큰 걸 살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자사호는 90-100℃ 뜨거운 물을 가득 부어서 우리는 것이 원칙이므로 너무 큰 것을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자사호 모양이 서시호같이 구형에 가까울수록 보온성이 좋고, 입구가 클수록 무이암차류의 산차를 우리기에 적합하다. 방고호나 철구호같이 납작한 호는 보이차를 우리는 데 적합하다.

3.1. 유사품


사실 자사호와 같은 무유도기는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보이차의 본산인 운남성의 건수(建水, 젠수이)에서는 건수자도(建水紫陶)라는 무유도기가 생산되는데 색깔이나 성질이 자사호와 유사하기 때문에 햇갈릴 수 있다. 건수자도는 물레질을 해서 모양을 만든 것을 칼로 깎고 빼빠질을 해서(...) 다듬는 기법을 사용하는데 특히 색색의 흙을 상감하여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솜씨가 좋다. 사람들 말로는 보이숙차를 우리는 데 좋다고들 한다. 광동 조주(潮州)에서는 조주수랍호(潮州手拉壶)라는 무유도기가 나오는데 이 지방에서 생산되는 흙으로 만든다. 자사호 중 특히 주니호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조직이 더 가늘고 자사호보다 얇고 크기가 작음이 특징이다. 그래서 자사호와 비교하면 열 보존성이 떨어지고(차가 익어버림을 막고) 광동에서 주로 소비되는 우롱차(청차)를 우리는 데 특화되었다. 향을 흡수하는 자사호와 달리 조주수랍호는 향과 맛을 덜 흡수하는 편이다. 또한 조주수랍호는 자사호보다 작아서 대개 80-120 ml 정도이고 커봤자 180 ml를 넘지 않는다. 또한 일본에서 나오는 무유도기인 토코나메도 자사호와 언뜻 보기엔 비슷하지만, 토코나메는 아예 얇고 진흙으로 만든 거라 열보존성은 아예 없다고 봐도 좋아서 녹차를 우리기에 좋다.

4. 자사호 길들이기


처음 사온 자사호는 기본적으로 소성 후 자사 가루나 먼지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거해주어야 한다. 이를 하지 않으면 자사호가 제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할 뿐더러, 차를 우렸더니 자사호 색 물이 나올 수 있다. 대부분 중저가 자사호에서는 냄새를 맡았을때 쇠냄새나 흙냄새가 약간 날 수 있다. 우선 못 쓰는 칫솔이나 깨끗한 솔에 물을 묻혀서 내부와 외부를 깔끔하게 닦아준 다음 찬물로 씻고, 냄비에 자사호가 파손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놓고 물을 가득 채운 다음 한두 시간 삶는다. 이를 '개호'(開壺)라고 하며 필수과정이다.
어떤 사람들은 먼저 찬물로 삶은 다음 두부를 넣고 삶아 불기운을 빼고, 대추나 사탕수수를 넣고 삶아 윤기를 내고, 마지막에는 자사호로 우려낼 차를 넣고 삶아 향을 내는 등 개호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깨끗한 물에 삶아주기만 해도 사용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이렇게 개호를 마친 자사호는 깨끗한 수건으로 반질반질 닦아주면 된다. 만약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흙냄새나 정체불명의 냄새가 풍긴다면 그 자사호는 골동품인 척하려고 구두약으로 장난친 것이거나 자사가 아닌 다른 흙으로 만든 짝퉁이라고 보면 된다.

5. 양호(養壺)


자사호의 진정한 묘미는 양호에 있다고 할 만큼 양호(항아리 기르기)는 자사호의 유지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양호가 잘 된 자사호는 새것보다도 훨씬 비싸게 팔린다. 여기서 양호란 자사호에 광을 내는 것을 말한다. 자사호는 '무유자기' 라는 특성 때문에 차를 우리면 우릴수록 찻물이 자사호에 배여 차엽 내에 포함된 일종의 밀랍 성분이 빛에 반사되어 광택이 나게 된다.[11] 사실 한 자사호만 수십 년 동안 세월아 네월아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광이 나지만, 이 과정을 빠르게 하고자 자사호 애호가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광을 내는 방법을 개발해 냈다.
양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쨰 방법은 이러하다. 중국차를 마실 때는 차를 우릴 때 첫 물을 아주 짧게 우리고 그것을 버리는데, 이를 '세차'라고 한다. 이 세차한 물로 찻잔을 데우고, 자사호에 본격적으로 차를 우리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붓고 뚜껑을 덮은 다음 그 데우고 난 물을 자사호 겉에 뿌려 자사호의 보온력을 높이고 자연스레 양호가 이루어지게 하는 방법을 쓴다. 여기에 차를 부을 때마다 찻물을 조금씩 모아두었다가 마지막에 다구를 정리하고 찻자리를 접을 때, 뜨거운 물로 자사호 겉과 속을 헹구고, 모아두었던 찻물을 자사호의 겉면에 바른 다음, 이것이 완전히 건조하면 뜨거운 물을 묻힌 수건으로 자사호 겉면을 반질반질 닦아준다. 두 번째 방법은 이러하다. '양호필'이라는 일종의 붓으로 찻물을 지속적으로 묻히면서 차를 우리다가, 마지막에 찻자리를 접고 자사호를 닦을 때 마지막으로 찻물을 자사호 겉면에 묻히고, 바짝 말리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자사호의 본산인 의흥 지방과 중국 대륙에서 선호하고, 두 번째 방법은 주로 대만에서 선호한다. 양호를 되풀이하면 할수록 자사호의 색깔은 점점 환해지고 겉면이 반질반질해지며 어두운 곳에서도 광이 난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자사호를 제대로 닦지 않아 생기는 차때와 양호로 생기는 광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안 닦아서 생기는 때얼룩은 그냥 땟국물일 뿐이다. 이런 때얼룩은 보기도 싫을 뿐만 아니라 자사호의 숨구멍을 막아버려 자사호의 특정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 자사호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방치시키면, 때얼룩이 산폐되어 기분 나쁜 냄새가 나고 자사호의 표면이 끈쩍끈쩍해진다.

[1] 사실 단니류의 자사호는 소성온도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다. 1200도 이하에서 구우면 황단니라고 해서 누런색이 나오고, 1200도 이상으로 올라갈수록 녹단니, 청단니 식으로 색깔이 푸르스름하게 변한다.[2] 조용헌 著 '방외지사' 중 품명가 손성구 편 참고.[3] 보이차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인기가 치솟은 이유다. 재질이 좋은 자사호는 잘못 발효된 차의 비린내를 중화시켜준다.[4] 물론 자사호를 아예 안 쓰는 것은 아니다. 숙우에 끓인 물을 넣어 두고 약간 식힌 다음, 자사호에 부어 차를 우려낼 수 있다.[5] 수랍배호는 사실 의흥이 아닌 복건, 절강, 광동성 등지에서 우롱차를 마실 때 쓰는 차호이다. 하지만 자사니는 성질이 달라 본래는 물레로 성형할 수 없는 것을 고령토를 섞어 부드럽게 한 다음 성형하는 것이라 일반적으로 좋은 평가는 못 받는다.[6] 현재는 기술이 좋아져서 자사니만으로도 수랍배를 만들 수는 있다. 단 100목(目) 이상으로 갈아낸 아주 고운 니료를 쓰기 때문에 사(沙)가 없으며, 자사호의 특징인 통기성이 확실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수랍배는 사가 전혀 중요하지 않는 주니 같은 니료들을 주로 쓴다. 대홍포 같은게 들어간 수랍배호는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7] 진짜 좋은 자사호는 안에 물을 가득 붓고 주둥이를 손으로 꽉 막은 다음 뒤집으면 공기의 압력으로 뚜껑이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밀폐감이 좋고, 물을 따를 때 뚜껑 위에 붙은 구멍을 손으로 막으면 마찬가지로 물이 나오지 않는다. 이를 이용해서 차를 각 잔마다 끊어따르는 테크닉을 선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밀폐가 좋으면 출수, 절수가 좋으며 밀폐가 좋으면 차의 온기를 유지시키는 데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고급으로 친다.[8] 다만 자사호의 절수, 금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자사호를 소성할 때 필연적으로 태토의 수준과 사질구조상 자사호 각 부분마다 수축도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모양을 잡을 때 제대로 만들었어도 소성 후에는 틀어진다. 틀어진 형태를 갈아내는 과정을 '정구'라고 하는데, 모든 자사호는 출하되기 전에 정구를 거친다. 자사호 뚜껑을 열었을 때 단면을 보면 갈은 흔적을 볼 수 있다. 사실 무엇보다도 자사호에서 신경 써야 하는 건 출수이다. 우림 시간이 짧은 중국차의 특성상 출수가 나쁘면 차를 따르는 동안에도 차가 우러나 과다추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수가 나쁜 자사호를 사용하면 무진장 답답하다.[9] 차주전자를 뒤집었을 때 주전자 입구와 출수구, 손잡이가 일치하는지 여부[10] 기본적으로 자사호 형태를 만들 때 마무리 과정으로 광을 내면서 다듬기 때문에 막 소성된 자사호도 표면이 부드럽고 광이 있다. 하지만 반짝반짝할 정도로 광이 난다면 '포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포광은 사포로 표면을 갈아서 광을 내는 기법인데, 사실 파라핀이나 기름으로 장난친 자사호에 비하면 기능적으로 문제는 없다. 하지만 양호가 되어도 광이 나지 않고 너무 인위적인 광이기 때문에 금방 싫증이 난다는 단점이 있다. 대체로 니료가 나쁜 자사호를 팔아먹기 위해 포광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야 좋다. 특히 가격이 비싼 주니호에서 포광된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사호와 비슷한 건수자도는 포광을 기본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11] 사실 가죽구두가 광이 나는 원리와 비슷하다. 그래서 가짜 골동호를 파는 사기꾼들은 구두약이나 파라핀, 차씨 기름으로 장난을 친다. 물론 이런 자사호는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