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로 볼
1. 야구의 구종 중 자이로 회전을 하는 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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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테즈카 카즈시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진 볼. 구종 목록에 있긴 하지만 따로 명기된 구종이라기보단 진행방향과 회전축이 일치하는 '구질'을 말한다.
총알처럼[1] 공이 진행하는 방향을 축으로 회전하며(=진행방향과 평행한 회전축을 가지며) 날아가는 구질이다. 따로 명기된 '구종'이 아니라 특이한 회전축을 가진 '구질'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이로 볼이란 명칭이 따로 있다기보단 '자이로 성의 회전축(자이로의 성질)을 가진 슬라이더/싱커다" 식으로 표현하는 쪽이 적절하다.[2] 회전축은 투수 시선에서 보았을 때 X축 방향(진행방향에 좌우로 수직), Z축 방향(진행방향에 상하로 수직), Y축 방향(진행 방향)으로 나눌 수 있으며 단순하게 말하자면 회전축이 Z축 방향에 가까운 구질들은 횡변화구, 회전축이 X축 방향에 가까운 구질들은 백스핀일 경우 포심/스플리터, 탑스핀일 경우 포크볼/커브인데 Y축 방향의 회전축을 가진 공이 자이로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회전을 주면, 백스핀의 마그너스 효과[3] 에 의한 양력이 발생하지 않게 되면서, 일반 패스트볼보다 느릴 수밖에 없으며 자연스럽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처음 이 볼을 소개한 테즈카에 의하면, 원래는 누구나 던질 수 있는 볼이지만 훈련을 거듭함에 따라 자신만의 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투수들이 던질 수 없게 된 것 뿐이라고 한다. 자이로 볼을 변화구의 카테고리에서 분류한다면 슬라이더라고 했기에 구종 자체는 일단 슬라이더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으며, 언더스로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투심 자이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야구계에서 이야기되던 자이로 볼에 대한 설명들 - 실제 속도보다 빠르게 보이는 포심 자이로와 실제보다 느리게 보이는 투심 자이로가 있다, 공의 회전에 의해 공기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어서 통상의 패스트볼 보다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적고 이런 점에서 실제속도보다 빠르게 보일 수 있는 구질이다 - 라는 설명들은 사실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처음 개념이 만들어진 후, 게임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와 만화 메이저에서 이 자이로 볼을 초절정 마구처럼 소개하면서, 뭔가 '빠르기는 포심 패스트볼 수준인데 회전하며 날아가기에 공 끝이 죽이게 살아있고, 미트로 빨려들듯이 들어가 컨트롤도 훌륭한 궁극의 필살마구' 수준으로 '''왜곡'''이 되었다(...)[4] 실제로는 포심 패스트볼만큼 빠르지 않다.
다만 이건 단지 자이로 볼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지, '자이로 볼 자체가 아예 없다' 고 취급하려는 세간의 경향과 달리, 실제로 '회전축과 진행 방향이 평행한 구질'이라는 정의에 부합하는 것만을 조건으로 한다면 이 구질 자체는 '''분명히 존재한다.'''
구사하는 선수는 더러 있다. 대표적으로는 포심 자이로의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투심 자이로의 시오자키 테츠야. 마쓰자카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할 당시, 일본과 미국의 몇몇 언론이 '자이로 볼'을 언급하며 그의 메이저리그 평정을 기대했으나, 실상은 그리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다. 사실 그저 특이한 회전축을 가진 슬라이더를 던졌을 뿐인데 그걸 오히려 매체에서 만능 마구라는 잘못된 인식을 붙인 사례. 시오자키 테츠야는 반 자이로성 싱커를 던졌다.# (6분 지점부터. 마쓰자카의 자이로성 슬라이더도 같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마쓰자카, 시오자키 모두 원래는 슬라이더, 싱커를 의도한 투구가 그저 자이로 볼성의 회전축을 가지게 된 것이었기 때문에 구속은 원래 그들이 의도했던 슬라이더, 싱커의 구속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게 옳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브래드 릿지의 슬라이더가 이런 자이로성 회전을 띈다. 슬라이더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종슬라이더가 자이로볼에 그나마 가깝다. 횡슬라이더는 휘어지는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횡적인 무브먼트를 가지게 되는데 이를 억제하면서 자이로성의 무브먼트를 가지게 된 것. 그렇다고 종슬라이더 = 자이로볼인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그냥 '''다른 구종을 구사하다 특이한 회전축을 가진 구질을 발견한, 우연의 산물'''이라고 보는 견해가 강하다. 자이로 볼이 소개된지 10년이 넘었으니 그 이론대로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생이 프로에 데뷔할만큼 시간이 흘렀는데도 제대로 던지는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측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르빗슈 유는 "자이로 볼은 슬라이더가 빠진 것에 불과하다. '''의도적으로 자이로볼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앞서 자이로볼의 대표선수로 묘사된 마츠자카 다이스케 또한 다르빗슈의 해당발언에 "'''커트볼이 슈트 회전한 우연의 산물일 뿐'''"이라고 회답한 바 있다. 미일 친선야구시합에서 연속된 자이로볼로 미선수들을 제압했던 카와지리 테츠로와 대결한 베리 본즈 또한 해당 경기의 DVD를 감상한 후 기자들의 '(카와지리 투수의 구종이)자이로 볼인가요?'라는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라고 답한 바 있다.
2. Gyro Bowl
이유식기 만드는 회사 이름이자 이 회사에서 만든 유아용 과자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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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다.
자이로스코프의 원리를 이용해서 유아가 그릇을 아무렇게나 들고 움직여도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기들은 음식이 엎어지지 않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해 안쪽 용기를 팽이처럼 돌려대거나, 그릇 자체를 마구 흔들다 집어던져 기어코 엎어버린다(...). 아기용 그릇이다보니 무거운 재질을 쓰기 어려워 내부 그릇의 움직임이 심한 것과, 아이들 못지않게 어른들의 호기심도 자극하는 것이 특징.
시연 영상. 떨구면 내용물이 쏟아지는 걸 볼 수 있다. (...)
이 제품이 노렸듯이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는 과자그릇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으나, X자형 홈이 파진 고무 뚜껑이 씌워진 그릇이나, 아예 흡착 형태로 테이블에 붙여버리는 그릇처럼 간단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해결한 것들이 좀 더 대중화되어 있다.
[1] 물론 회전 형태만 비유하는 것이다.[2] 대체로 투수들이 그 공을 던진데에 있어 원래 의도한 구종은 따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저 슬라이더/싱커는 자이로 볼이다" 라는 표현보다는 위 표현이 보다 정확하다.[3] 진행 방향에 저항하는 공기와 마찰할수록 그 영향이 커진다.[4] 과거 일부 실황 시리즈에서는 버그성으로 자이로볼을 가진 투수가 정중앙에 스트레이트를 던지면 대부분이 땅볼로 아웃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간혹 발생하는 텍사스 안타를 제외하면 난타 당할 일도 없다. 덕분에 마이라이프 모드에서 해당 선수로 시합을 하면 방어율 0.xx대로 찍는 것이 가능했다. 운좋으면 퍼팩트 게임, 노히트노런도 가능. 또한 플레이스테이션 전용 야구게임인 MLB: The Show 시리즈에서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만 가지는 구종으로 나오는데, 최고 구속이 97 mph(...)에 휘는 정도는 슬라이더랑 거의 비슷하게 휘지만 진행방향과 평행한 회전축을 가져, 치기 어려운 마구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