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구종
1. 개요
야구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누가 뭐래도 투수인 것이 분명하다.[1] 야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해도 경기에서 질 수 있지만 투수가 완벽하게 끝까지 플레이를 한다면 절대 질 수 없다. 무엇보다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시작되지 않으며, 경기의 종료 시점 역시 투수의 할 일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수가 다양한 구종을 사용해 타자를 혼란시키거나, 약한 공을 던져서 상대를 맞춰 잡거나, 강속구의 파워로 눌러 상대를 삼진아웃 시키든 간에 투수의 투구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투수는 던지는 속도, 팔의 각도, 공을 쥐는 모양, 세게 잡냐 느슨하게 잡냐, 실밥을 어떻게 얼마나 잡냐, 심지어는 바람의 힘까지도 이용하여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공을 던질수 있다.
타격은 타이밍이고 투구는 그 타이밍을 뺏는 것이란 워렌 스판의 명언처럼 단순히 공의 속도보다는 그 속도와 궤적등을 이용한 신묘한 인간 극한의 기술이 투구(와 그에 대응하는 타격)이다.
관련 용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구종: 투수가 잡는 그립(과 그에 따라 공이 날아가면서 보인 큰 형태)에 따라 분류한 것. 우리가 흔히 아는 포심, 슬라이더, 커브 등을 말한다.
- 구질: 타자의 시점에서 볼 때, 날아오는 공의 특징이다. 흔히 '각 구종의 구질' 이라고 표현한다. 구종을 세세하게 구분하는 것은 팬들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지만, 정작 현장의 타자들에게는 날아오는 공이 투심인지 포심인지 커브인지는 거의 무의미하다. 같은 구종이라도 투수마다 구질이 다르며 순간적인 타이밍에 승부해야 하는 그들로선 모든 공이 사실 빠른공(소위 직구) 아니면 변화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자는 투수를 구질로 바라본다. 대표적으로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볼넷 타이틀을 갖고있는 양준혁의 경우 타석에서 모든 공을 빠른 공, 떨어지는 공, 옆으로 휘는 공, 이 세 가지로만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인트는 커브든 포크볼이든 체인지업이든 스플리터든 다 그냥 떨어지는 공으로 판단하는 것.
하지만 워낙 투수들의 구종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다보니, 타자도 타석에서는 단순하게 판단할지언정 타석 바깥에서는 투수들의 각 구종에 대한 치밀한 연구를 동반한다. 당장 위에서 말한 양준혁도 '나 같은 옛날 타자는 야구의 발전을 피부로 느낀다' 면서 투수들의 구종이 세분화 됨에 따른 타자의 고충을 서술한 바 있다.
- 구위: 타자가 치기 어렵게 공을 강하게, 변칙적으로, 정밀하게 던지는 개념이다. '묵직한 구위' 라는 관용적 표현 때문에 뭔가 힘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은 배트에 제대로 안맞도록 하는 모든 요소의 총합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3] 영어의 movement(움직임)와 velocity(구속)가 크게 작용하며, 부수적으로 투구폼의 디셉션 등이 포함되지만 간단히 구위=얼마나 더러운 공인가, 얼마나 빠른가 정도로 보면 될 듯.
- movement: 공의 운동 변화량. 특히나 타자 가까이 와서의 변화인 '볼끝'이 중요하다. 당연히 타자 입장에서는 더 갑작스럽게 느끼기 때문이다. 더러우면 대우받는 희귀한 존재.
- velocity: 공의 속도. 구속. speed가 아니다.[2]
- command: 제구력. 투수가 공의 움직임을 컨트롤하여 원하는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능력이다. 스트라이크볼 컨트롤은 물론 어느 범위(안쪽만, 바깥쪽만, 아래쪽 볼은 되지만 스트라이크 존에는 걸치지 못함 등)로 잘 던지고 노리는지, 그리고 그 공을 꼭 필요할 때 던질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location은 볼이 꽂히는 위치를 따지지만, 커맨드는 주변상황까지를 모두 포함하여 볼을 컨트롤하는 종합적 능력에 가깝다. 만약 무사에서 정확한 위치에 공을 던질 수 있다면 그건 컨트롤이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만루상황에서 그 공을 못 던진다면 커맨드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구위의 요소에 제구력이 추가되어야 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구위는 좋은데 제구가 안좋은' 투수[4] 가 실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구위 좋다는 평가 안에도 기복있고 부족하게나마 제구가 개입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제구가 좋은 투수에 한해서는 제구가 분명 구위의 큰 요소가 된다. 같은 공이라도 몸쪽으로 붙일 때와 바깥쪽으로 뺄 때 타자가 느끼는 차이는 매우 크다.
아직 각 구종과 구질의 확실한 분류기준도 정해져있지 않은 상태라 더 많은 논의와 토론이 필요한 상태이다. 전통적인 분류법은 공이 움직이는 형태, 즉 구질에 방점을 둔다. 빠른 볼이면 속구, 크게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 커브, 옆으로 휘어지면 슬라이더, 잘 가다가 뚝 떨어지면 포크볼-스플리터, 반대로 휘어지면 스크루볼, 가라앉으면 싱커 등.문제는 구질은 달라도 그립은 비슷할 수 있다. 사실 그립이 구종에 끼치는 영향은 의외로 적다. 체인지업의 경우 그립에 따라서 구종이 나뉘기에 그립의 영향이 상당히 크지만 패스트볼이나 브레이킹볼의 경우 회전이 주가 되기에 그립 자체의 영향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 물론 회전 할 때 포심이냐 투심이냐 등에 따라 영향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구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회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두자.
윤석민의 V슬라이더와 김원형의 파워커브, 케빈 브라운의 고속 싱커와 로저 클레멘스의 스플리터,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서클 체인지업과 존 프랑코의 스크루볼은 그립은 다르지만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단순히 그립으로만 구종의 궤적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팔의 스윙 스피드, 그리고 팔의 각도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클레이튼 커쇼의 커브와 호세 페르난데스의 커브는 그립은 커브 그립으로 똑같다. 하지만 오버핸드 스로에 가까운 커쇼의 투구폼 덕분에 커쇼의 커브는 회전축이 지면과 거의 평행해서 종변화가 횡변화에 비해 두드러지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커브의 궤적을 그리는 반면 스리쿼터 스로 중에서도 팔각도가 좀 낮은 편인 호세 페르난데스의 커브는 회전축이 많이 세워져 있어 횡변화 역시 심하게 나타나는 식이다.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에서는 상박과 그립에 따라 구종을 아래와 같이 분류한다.[5]
- 속구류: 상박과 손목이 타자 정면으로 향하고 있으면 속구류. 각종 패스트볼 및 일부 체인지업이 여기에 들어간다.
- 브레이킹볼류: 커브볼 계열. 상박과 손목을 몸 안쪽으로 돌려 손날이 타자쪽으로 향하면 커브볼류다. 커브볼,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가 속한다. 손날이 타자 쪽으로 향하면 커브, 상박과 손목을 반쯤 안으로 돌려 속구와 커브의 중간 정도면 슬라이더, 슬라이더보다 좀 덜 돌리면 커터.
- 스크류볼류: 커브볼과 반대로 상박과 손목을 몸 바깥쪽으로 돌려 손날이 몸 뒤를 향하고 있으면 스크류볼류. 스크류볼, 서클 체인지업, 싱커가 여기 들어간다. 서클 체인지업은 상박을 돌려 던질 경우 역회전성 회전을 보여주며, 싱커는 커터와 반대로 살짝 상박과 손목을 몸 바깥쪽으로 틀어 던진다.
- 스플리터류: 손가락을 벌려 검지와 중지가 공의 중심부가 아닌 측면에 위치한 상태에서 던지는 볼. 스플리터와 포크볼이 있다.
이 장에서는 구종과 구질의 의미에 따라 공을 분류하고 있으며, 그 특성에 대해 서술한다. 자세한 항목은 각 구종의 항목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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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패스트볼
해당 문서 참조.
3. 변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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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펠릭스 에르난데스, 타자는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영어: Breaking Ball
일본어: 変化球
날아가다가 궤도가 바뀌는 구종을 말한다. 한 투수 개인 기준에 속구 계열보다 느린 대신 변화는 더 크다. 문자 그대로 '빠른공(속구) 빼고 다'라고 보기도 하지만, 여기서 체인지업 류를 제외하고 회전에 의해 변화하는 구종 만을 변화구라고 보기도 한다.
혹자들은 속구에 비해 변화구가 신체에 무리를 많이 주며 따라서 한창 자랄 때인 중~고등학교 때에는 변화구 구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 투수들은 중고등학교 때 매 대회가 토너먼트라 어릴 때부터 변화구를 많이 구사해서 선수 생명이 짧은 반면, 미국 투수들은 어릴 때에는 변화구 구사를 안 하기 때문에 선수 생명이 길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 그러나 이제는 이에 대한 일반론적 반대의견이 대세.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제대로 된 자세에서 제대로 구사된 변화구는 속구보다도 신체에 무리를 더 줄 이유가 없다는 게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의 주장이며,[6] 미국의 리틀야구 현장에서도 변화구 구사파와 변화구 억제파 중 변화구 구사파가 대세라고 한다. 실제 경기 영상을 보면 10대 중반 선수들이 놀라울 정도의 낙차를 가진 커브를 팡팡 꽂아넣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7]
찬성론의 이론 중에는, 미국 야구계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을 요구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패스트볼을 많이 던져서 몸에 익혀야 구속과 구위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의 야구 환경에선 패스트볼 구위가 안되는 선수 중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는 변칙을 통달한 극소수뿐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있다. 아시아 야구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무엇보다, 패스트볼과 변화구는 투구폼이 차이가 난다. 프로 레벨이면 투구 버릇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가장 큰 문제가 이 다른 구질의 투구폼을 최대한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이 때문에 투구폼이 다른 구질의 투구폼 통일에서 생기는 근육운동의 미세한 불균형이 누적되는 것 또한 부상의 가장 큰 원인중 하나. 이런 투구폼 통일을 위한 연습량이 아마추어시절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프로레벨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프로에서 2피치로도 성공하는 랜디 존슨이나 마리아노 리베라 같은 선수들 던지는거 보면 구위도 구위지만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투구폼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
흔히 투수의 주 구종을 얘기할 때 '이 투수는 패스트볼과 XX구종만을 던진다'라고 하는데, 사실 프로급에 준하는 선수들이면 실존하는 변화구는 대부분 던질 줄은 안다. 다만 제구가 미숙하거나, 무브먼트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투구 동작이 대놓고 드러나는 등의 문제로 실전에서 꺼내기엔 다소 부족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 뿐이다.
3.1. 커브볼
해당 문서 참조.
3.2. 슬라이더
해당 문서 참조.
3.3. 체인지업
해당 문서 참조.
3.4. 너클볼
해당 문서 참조.
3.5. 스크류볼
해당 문서 참조.
3.6. 포크볼
해당 문서 참조.
4. 기타 구종
4.1. 슈트
최민규 칼럼 - 투심과 슈트는 왜 다른가
박동희 칼럼 - 우규민의 싱커보다 무서운 '무심'
테일링, 즉 역회전[8] 이 걸리는 수평적인 움직임을 띈 공들을 뜻한다. 미국의 슛[9] 이라는 표현에 영향을 받아 생긴 명칭이지만, 의미가 다르다. 지금은 잘 쓰지도 않는 슛이라는 표현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공들을 묶는 개념에 가깝다. 반면 이를 일본에서는 하나의 변화구로 보는 것이다. 즉 일본의 슈트는 미국의 인 슛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으며, 미국 야구관으로 바라본 슈트는 구질보다는 개념에 가까운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와쿠마 히사시가 던지던 슈트라고 불리던 공은 미국이나 한국에선 투심 패스트볼로 불린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직구라 부르는 '''포심 패스트볼'''도 슈트에 들어갈 수가 있다. 포심 패스트볼에도 테일링이 자연스럽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 팔각도가 높을수록 테일링이 적다는 얘기도 있는데, 오버핸드의 대표주자인 전성기 린스컴의 경우 수평 무브먼트 수치가 -3정도, 맷 하비의 경우 -6.9까지 나올 정도이다. 팔 각도가 높을수록 카메라에서 수평적인 움직임이 잘 안 잡힐 뿐이다. 이렇게 테일링이 심한 포심, 즉 '''직구'''를 '''변화구'''인 슈트라 볼 수도 있다.
더 명확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일본에서 말하는 슈트(슈토)는 커터의 데칼코마니와 같은 반대 개념의 공이다. 즉 우투수가 우타자의 안쪽으로 빠르게 휘어 들어가는 공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말하는 Running Fast ball[10] 의 개념. 우투수의 커터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빠르게 휘어나가는 것과 반대의 개념으로 안으로 휘어 들어간다. 투심이나 싱커는 45도각도로 떨어지는데 반해 슈트는 떨어지지 않고 안으로 말려 들어가기만 한다. 그래서 슈트가 바깥쪽으로 잘못 형성되면 한가운데로 말려 들어가 장타를 허용하기 쉽고, 안쪽으로 잘 제구되는 슈트는 우타자에게 투심처럼 매우 어렵다. 투심이 일반적이된 현재는 투심쪽이 슈트보다 더 활용도가 좋기 때문에 투심이 일반화 되었다. 간혹 해설자들중에 슈트를 스크류볼이라고 잘못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구종은 전혀 다른 구종이다. 스크류볼은 서클 체인지업과 같은 궤적의 느린 변화구이며 슈트는 기본적으로 속구 계열의 변종이다.
또, 슈트의 경우 그냥 포심그립으로 던져도 손가락 장난이나 투구폼에 의해 내츄럴 슈트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위의 설명과 같이 피장타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수정하려는 경우도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앞 문단에서 말한 공들을 일본야구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11] , 교정하게 하는 편이다.[12] 움직임에 따라 구종을 칼처럼 분리하는 경향이 있는 일본에서는 수평 무브먼트가 없는 작대기같은 공만을 스트레이트, 즉 앞에서 말한 직구라고 보며 나머지는 모두 변화구로 보기 때문[13] 이다. 미국 본토의 야구관과 일본의 야구관의 괴리감을 크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일단 일본에서 슈트를 잘 구사했다고 평가받는 투수로는 호시노 센이치, 히가시오 오사무, 히라마쓰 마사지, 니시모토 다카시, 가와사키 겐지로 등이 있다.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다 몸에 맞는 공 기록 보유자인 히가시오나, 역시 싸움꾼 기질은 당대 탑이었던 호시노 등 파이터형 투수들이 많이 보이는데, 우타자 몸쪽으로 꽂히는 슈트는 수많은 위협구와 몸에 맞는 공을 낳았다. 임창용의 경우에는 무서운 역회전 무브먼트를 보여주었음에도 의외로 일본 야구계에서 슈트라고 이야기되지는 않았는데 사이드암의 자연스러운 무브먼트로 보았기 때문.[14] 여담으로 한국에 온 일본인 투수코치들이던 스기모토 타다시가 윤석민에게, 니시모토가 송은범에게 슈트를 장착시키려고 시도했으나 둘다 실패한 경우가 있다. (...)
4.2. 이퓨스볼
해당 문서 참조.
4.3. 체인지 오브 페이스
체인지업이다. 이 이전에는 완급조절 등으로 적혀져 있었지만 체인지업 자체가 그립의 변경 등을 통해 구속 혹은 회전수의 Pace를 조절해서 던지는 것을 의미한다.
4.4. 브레이킹볼
변화구를 말한다.
커브나 슬라이더는 손날 부분을 타자를 향해 던지기 때문에 볼이 전방회전하면서 강하게 브레이킹이 걸려 휘어지게 된다. 따라서 해설자들이 궤적상 슬라이더인지 커브인지 애매할 때 브레이킹볼이라는 단어를 쓰고는 한다. 사실 슬라이더나 커브가 무 자르듯 분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선동렬이나 윤석민의 아래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는 파워커브라고 불러도 사실 별 문제없는 수준이기도 하고. 즉 변화구이긴 한데 슬라이더인지 커브인지, 체인지업인지 구종을 잘 모를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공의 무브먼트나 구속만 보고 구종을 추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해설진들도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지 않고서는 구종을 알기 어렵다.
"상식을 깨는 공"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단어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커브는 19세기 야구부터 쓰여 온 구종이고 슬라이더도 1910년대에 등장한 볼이다. 딱히 상식을 깨는 볼은 아니었을 듯. 저 말이 사실이라면 명확한 출처가 필요할 듯 하다.
국내에는 MBC에서 메이저리그를 중계하던 시절 허구연 위원이 자주 써서 널리 퍼진 단어.
4.5. 슬러브
슬러브는 박찬호가 즐겨 사용한 구종으로 국내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옆으로 휘어지는 커브다. 커브의 하위항목정도로 생각해도 무방. 보통 일반적으로 커브의 경우 톱스핀이 먹기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려는 성질을 보이지만 일반적인 투수의 경우 팔이 완전히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오버스로가 드물고 대부분이 오버스로라고 하여도 옆으로 조금씩은 기울어져 있는 편 이라 회전축이 기울게 되어 커브가 옆으로 휘어지는 것. 회전축이 기울어짐에 따라서 옆으로 조금씩 더 많이 휘어나가는데 메이저리그에 많이 보이는 로우 스리쿼터형의 투수의 경우 이 회전축이 많이 휘어져있어서 톱스핀이라기보다 사이드스핀에 가까운 회전을 보여주면서 공이 아래로 떨어지기보다는 옆으로 휘어져나가게 된다. 보통 이런 공을 일컬어 슬러브라고 한다.[15]
이 이전 문서에서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점이라고 표현했지만 슬러브는 제대로 커브를 던졌음에도 불구 회전축이 기울어져 있어서 슬라이더처럼 떨어짐이 적고 옆으로 휘어져나가는 경우가 슬러브. 박찬호의 팔 각도를 보면 알겠지만 로우 스리쿼터형태의 팔각도라 커브를 던져도 톱스핀이 아닌 사이드스핀에 가까운 공을 던지게 되면서 공이 바깥으로 크게 휘어져나가는 것 이다.[16]
오리지널 구종으로 분류했으나 박찬호가 최초로 쓰던 것도 아니고 사용하는 투수가 꽤 눈에 띄는 구종이다.
현역 중 이걸 가장 잘 던지는 투수는 코리 클루버가 있다. 클루버의 80마일 중반대 브레이킹볼은 분명 커브볼이지만 투구 분석 업체마다 슬라이더, 커브로 나뉠 정도로 횡 무브먼트가 강하다. 2017년 최고의 커브볼로 선정되었다.
4.6. 셰이크
지바 롯데 마린스의 투수 코미야마 사토루의 오리지날 구종. 원리는 너클볼과 거의 같으나 공의 궤적은 흔히 말하는 아리랑볼. 구속은 보통 시속 70~90km 사이며 결정구로 사용하면 치기가 매우 까다로운 공이다. 고미야마 자신의 말로는 너클볼을 익히려다 만들어냈다고 한다. 너클볼과의 차이점은 공이 회전할때도 있고(10회전 초반) 거의 회전하지 않을때도(2회전 반)있다는것. 그러니까 되다만 너클볼인데 컨트롤은 어느정도 되는 볼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참고로, 셰이크볼을 던질 때와 다른 구종을 던질 때의 투구폼이 다르다. 셰이크볼을 던질 때는 다소 엉성해보이는 투구폼으로 던진다. 같은 투구폼으로 '페이크'라는 공도 던지는데, 이쪽은 타이밍 낚시를 위한 100km대의 그냥 느린 직구(...)
4.7. 팜볼
해당 문서 참조.
4.8. 자이로 볼
해당 문서 참조.
5. 금지된 구종
부정투구 문서 참조.
6. 특정 구종과 부상과의 관계
야구계에는 "특정 구종을 자주 구사하면 필연적으로 부상이 따라온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있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계열, 싱커 계열은 부상을 불러오는 위험한 구종인데 반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종이라고들 회자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 투수는 늘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부상을 유발할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타고난 혹은 단련 정도에 따른 '''신체적 개인차''', 너무 많이 던지는 '''혹사''' 문제,[17] 구종 이전의 '''투구폼'''과 피칭 메카닉, 신체의 '''노화''' 등등.(사실 애초에 '투구라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신체에 매우 무리가 가는 동작이기도 하다.) 즉, 이 부상이 특정 구종의 구사 여부 때문에 온 것이라고 단정짓기가 어려울 것이며, 선수들을 대상으로 정교한 표본추출 및 대조군 비교 등의 연구를 실시한다고 해도 그 정확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야구 시장이 매우 넓은 미국에서는 그만큼 투수 코칭에 관한 의견도 다양하며 신체적 무리를 줄이는 '제대로 된 투구폼으로' 제대로 각 구종을 구사한다면 딱히 부상을 불러오는 구종은 없다는 의견도 많다.[18] 물론 그 제대로 된 투구폼이 무엇이냐로 따지고 들면 또 다른 논쟁이 일어나지만.
다만 굳이 부상 유발 구종을 찾아보자면, 현재는 사장된 구종들을 거론해 볼 수는 있다. 스크류볼, 정통 포크볼, 정통 싱커 등.[19] 이 구종들은 누구나 알수 있을만큼 지나치게 부자연스럽게 팔꿈치를 비틀고 쥐어짜내는 동작이 수반되며, 현재는 거의 아무도 던지지 않는 구종이 되었다.
물론 해당 구종을 던지면서도 장수한 사례들[스크류볼][싱커] 이 엄연히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수의 아웃라이어들로써 '이 구종은 괜찮다'고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비유하자면 60의 위험성을 가졌고 보통 다수인 50의 투수들에게는 위험한데 70의 신체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살아남았다고 해서 부상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것. 그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왜 지금은 아무도 던지지않고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아서 사라져 버렸을까? 심지어 하나같이 사기적인 구종들이었는데 왜 이젠 아무도? 를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추론이 된다.[20]
한편 결과를 보는 표본조사가 아닌, 과정을 보는 신체역학적인 스포츠 사이언스의 분석에 따르면, 잘못된 투구폼, 혹사와 더불어 의외로 '''강속구'''가 부상을 유발하는 구종이라고 한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는 매년 리그 평균 구속이 증가하는 동시에 토미 존 수술 역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는 한미일 학생야구의 공통된 문제점으로, 프로팀 드래프트를 받기 전 그들의 눈에 들기 위해 자기가 가진 신체능력 이상의 구속을 단기간에 쥐어짜냈던 신인 선수들이 입단 후 바로 드러누워 버리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을 한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빨라야 하는데 빠르면 부상 위험이 올라가는 딜레마.
7. 관련 문서
[1] 물론 한 선수의 가치에 대해 시즌 전체를 두고 본다면 야수가 투수에 비해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으나, '한 경기'에 국한한다면 투수의 영향력을 뛰어넘는 포지션은 없다. 한 선수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WAR를 기준으로 2013 메이저리그에서 팬그래프 기준 가장 높은 투수 WAR는 클레이튼 커쇼의 6.5, 야수 WAR는 마이크 트라웃의 10.4지만 마이크 트라웃은 157경기에 출전했고 커쇼는 33경기에 출전했다. 즉 커쇼는 경기당 0.197의 승리 기여도를, 트라웃은 0.0662의 승리 기여도를 기록한 셈.[2] 스피드는 구속이 아니라 견제동작이나, 도루 시의 jump(첫 발 떼기) 같은 기타 동작의 속도를 의미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스피드가 구속을 의미하지만...[3] '묵직하다'는 표현 역시 타자들이 뱃으로 친 후 손에 충격이 남다르다는 이유로 표현하게 된 것인데, 이건 꼭 공의 힘이 강해서만 일어나지 않고 빗맞아도 일어난다. '난 경험적으로 제대로 친거 같은데 손이 울리네' [4] 예를 들자면, 속구 150km/h에 폭포수 커브를 가졌지만 새가슴이라 볼질이 잦은 투수.[5] 이건 어디까지나 상박을 세팅하여 던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로 이렇게 나누기보다는 공의 스핀을 보고 나누는게 더 옳은 방법이며 상박세팅이 동일하더라도 스핀을 어떤 방향으로 거느냐에 따라서 공이 달라지므로 주의하도록 하자.[6] 자신의 신체 능력 이상으로 쥐어짜낸 강속구가 오히려 더 부상의 지름길이라는 주장도 함께 있다.[7] 9-10살 그룹의 트레블볼이나 스테이트 챔피언쉽을 실제로 가보면 커브볼이 난무한다. 패스트볼 구속이 좋은 투수들의 경우 커브볼을 삼진잡는 데 쓰는 경우가 많다. 그 나이의 체인지업은 패스트볼 구속이 빠른 투수들이 던질 경우 변화가 별로 없어서 그저 얻어맞기 알맞은 속도로 늦춰진 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면서 변화량도 많은 구질인 커브를 선호하는 코치들이 많다. 패스트볼의 구속이 시원치 않지만 커브볼을 잘 던지는 경우 커브볼을 주로 던지면서 사이사이 패스트볼을 던지는 아이들도 있다.[8] 바깥에서 안으로 휘는[9] 현대 야구에서 슛이란 표현을 쓴 것은 김병현의 업슛이 대표적이다.[10] 미국에서는 우투수 기준 우타자의 몸쪽으로 휘면 Running이라고 하고 바깥쪽으로 휘면 Tailing이라고 한다. 물론 큰 의미에서 모두 Tailing이라고 하는데 굳이 세분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 참고로 MLB Show라는 게임의 구종에는 이 Running Fast Ball이 있는데 전성기의 린스컴이 아주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었다.[11]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나 프로야구 스피리츠 시리즈에서 투수의 특수 능력 중 하나로 '슈트 회전'이 등장하는데, 직구의 무브먼트의 변화는 없이 구위만 낮춰 타구 비거리를 늘리는 네거티브 특수 능력이다. 일본 야구계의 통념을 엿볼 수 있는 부분.[12]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제구가 안되어 피장타율이 높아지는 경우엔 교정한다. 그렇지 않고 인사이드 공략을 잘하는 투수의 경우엔 나누어 쓰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다르빗슈.[13] 예전 old school들의 경우는 그랬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14] 다만 현지 중계에서는 사이드암의 경우 슈트회전을 하기 때문에 치기 어렵다라는 이야기는 흔히 있는 이야기이다.[15] 여기에 의도적으로 슬라이더처럼 회전축을 틀어놓는 경우도 많다[16] 그렇다고 하여 모든 스리쿼터가 다 커브를 슬러브로 던지는 것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오버스로도 일부러 각도를 눕혀서 슬러브를 던지는 경우도 있다.[17] 보통 특정 구종을 많이 구사해서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진 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어린 나이에 과도한 혹사를 당했다거나 포스트시즌에 마당쇠로 굴려진 다음 시즌인 경우가 많다.[18] 한 극단에는 마크 프라이어처럼 완벽한 피칭 메카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면서도 젊은 나이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는 반면, 케빈 브라운처럼 괴물같은 싱커를 던지면서도 30대 중반 넘어서야 부상이 잦아지는 선수도 있으며(31~35세까지 200이닝 이상 투구) 랜디 존슨처럼 메카닉 유지에 매우 불리한 장신 강속구 투수면서 40세까지 큰 부상과 구위저하 없이 롱런하는 선수도 있다. 샌디 쿠팩스의 경우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커브를 주로 던졌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해야만 했다.[19] '''스플리터, 투심이 아닌''', 리얼 정통 포크볼과 싱커를 말한다.[스크류볼] 1967년부터 1981년까지 14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스크루볼 투수인 마이크 마셜은 1974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사이영 상을 수상했는데, 그 때 그는 단 한 번도 선발로 나서지 않고 106경기에 등판해 208.1이닝을 투구했다. 그는 그 전 시즌에도 92경기 179이닝, 그 전전시즌에는 65경기 116이닝을 투구했었다. 한 해 뒤엔 75년에도 57경기 109.1이닝, 76년 시즌에도 54경기에서 99.1이닝을 투구했다. 33~34세에 적은 투구이닝을 기록하다가 35세에 54경기 99이닝, 36세에 90경기 142.2이닝이라는 엄청난 투구수를 기록한다. 라루사이즘이 자리잡지 않아 매 경기에 2, 3이닝 투구가 보통이었으며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이길 것 같으면 불펜 투수를 올려보냈던 그 때 스크루볼을 던지면서 저런 내구성을 보인 것이다. 또한 마찬가지로 스크루볼러인 존 프랑코는 좌완 최다세이브 기록 보유자로 무려 21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1119경기에 등판했던 대표적인 내구성 좋은 불펜투수 중 한 명이었다. 마이크 마셜은 은퇴 뒤 학계에 투신해 운동생리학 석사, 박사를 딴 뒤 대학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서서히 소개되고 있는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을 가장 먼저 창시하기도 했다.[싱커] 브랜든 웹처럼 일찍 져버린 투수들도 있지만 장수한 투수들도 많다. 150km를 넘나드는 하드싱커를 던졌던 케빈 브라운은 메이저리그에 자리잡은 89년에도 191이닝이라는 적지않은 이닝을 던졌으며 그 뒤 91년부터 2000년까지 170이닝 대를 기록한 94, 95년 시즌을 제외하고 7시즌 동안 최소 210이닝 이상을 던졌다. 2001년첫 장기부상을 끊고 그 뒤에도 잦은 부상을 입어 인져리프론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때는 이미 35세를 넘어 언제든지 부상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때였다. 또한 대표적인 싱커볼러인 데릭 로우는 그간 마무리로 뛰다가 2002년 시즌 29세의 나이로 선발로 전환했는데, 그 뒤 200이닝 이상을 5번, 다른 시즌도 최소한 180~190이닝을 던져주고 있다. 2010년 시즌에는 37세의 노장이면서도 193.2이닝이라는 적지 않은 투구수를 소화해주었다. 왕젠민의 경우 부상 원인은 투구가 아닌 인터리그 게임에서의 주루플레이였다.[20] 스크류볼, 포크볼, 싱커 각각이 서클체인지업, 스플리터, 투심이라는 대체재가 나온 것이 위 구종들이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전자들이 후자들보다 본연의 움직임이 더 크고 강력한 형태이다. 최근 오랜만에 등장했던 브렌트 허니웰의 스크류볼은 20/80에서 70을 받으며 마구로 거론되었을 정도. 그럼에도 다들 전자를 고르지 않고 있다. 참고로 허니웰은 부상으로 데뷔가 3년째 늦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