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율생산

 

LRP(Low-Rate-Production)
일정 시간에 걸친 적은 계획량의 생산을 뜻하는 말. 반대말은 전율생산(FRP, Full-Rate-Production)이며, 대량생산이나 양산(mass production) 이라고도 쓴다. 여기서는 군사 분야에 치중하여 서술한다.
일반적으로는 대량생산을 택하여 빠르게 배치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저율생산에도 이점과 이유가 있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는 생산라인을 오래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 군수품은 양산하여 배치를 마치면 추가수요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생산 라인을 폐쇄해야한다. 따라서 생산라인은 잉여 운휴설비가 되고 노동자들도 실업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그리고 군수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의외로 이윤이 크지 않다. 따라서 방위산업체 입장에선 평시에는 적절한 규모의 생산라인을 설치해서 '''소량이라도 꾸준히 만들면서 공장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
군수품이라도 민간시장에서도 팔 수 있거나 혹은 민수용 전환이 쉬운 단순한 소비재라면 저율생산의 필요성은 적다. 대체 라인을 가진 업체들이 많을 테니 대규모 생산라인에서 단기간에 양산을 해도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가령 군복, 군화 등은 민수용 아웃도어, 등산화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여 수요가 한정적인 무기류나 고도화된 분야는 생산자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 발주자의 요청으로 복잡한 라인을 갖추었는데, 생산이 끝났다고 나몰라라하면 군수사업을 맡을 기업은 없을 것이다. 거꾸로 생각하여 저율생산이 없다면, 기업은 생산라인 조성과 철수까지 비용을 사업 초기에 한번에 회수하려 높은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AS나 유지보수 또한 엉망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저율생산이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꾸준한 유지보수에 이점이 있을 수 있다.
저율생산을 하지 않으면 추가 도입이나 수출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군수장비 도입 국가가 추가 도입 사업을 벌인다거나, 타국에서 수입을 타진했다고 해보자. 이때 저율생산을 하지 않아 생산 라인이 닫혔다면 어떻게 될까.라인 복구에 사업 비용이 높아지거나, 수출이 좌절될 수 있다. 가령 대한민국 해군은 대잠초계기 P-3C를 도입하며, 생산이 종료돼서 폐쇄되었던 생산라인을 되살리는 비용을 치룬 적이 있다.
그렇다면 방산업체는 왜 수익율이 낮은 방산업종을 유지하는 것일까? 첫째, 수익율은 낮더라도 큰 금액이 오가므로 총수익은 적지 않다. 신용이 좋은 정부 대상으로는 여러 차관이나 금융지원을 받기 수월하므로 자기자본이 적어도 업무 추진이 가능하다. 둘째, 국책사업으로써 정부에 많은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획득된 기술은 민간 사업에도 유용할 수 있다. 셋째, 큰 사업을 따냈다면 장기간 큰 매출이 유지되므로, 기업 전망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저율생산은 신제품을 운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 개선점 등을 보완할 때 유리하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째, 저율생산은 생산라인을 조정하는 기간이다. 생산라인 또한 일종의 복잡한 제조물이라 여길 수 있다. 가령 전투기 공장에서 총 4개 라인을 갖추어 양산할 예정이라고 해보자. 전투기 생산은 복잡한 공정흐름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작기계와 지그(jig)를 운용하여 수많은 부품을 조립한다. 만약 잘못된 공정흐름을 짰다면 생산에 오류가 발생할 것이고, 이로인해 생산물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책임자가 비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면, 공정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4개 라인을 한꺼번에 도입할지도 모른다. 이로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비용은 매우 클 것이다. 합리적인 책임자는 저율생산 기간에 먼저 1개 라인을 운용하여 공정흐름을 최적화한 이후에 나머지 라인을 도입할 것이다. 군수산업만이 아니라 민수산업 공정흐름에도 저율생산 적용 사례가 흔하다.
둘째, 생산물을 개선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한번에 많은 양을 생산하여 운용했을 때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하자. 이를 모두 개선하는데 드는 비용은 매우 클 것이다. 저율생산기간동안 나온 초도장비만 개선이나 회수, 폐기한다면 비용이 더 적다.
둘을 나누어 썼지만 보통은 구분이 어렵다. 복잡한 제조물에 불량이 발생하면 생산공정이 문제인지, 설계의 문제인지, 그도 아니라면 따로 납품받은 완성부품의 문제인지 불분명할 때가 많다. 정확한 원인을 찾는 과정 역시 저율생산 중에 이루어진다.
다만 양산이 빠를수록 보통은 비용이 줄어든다. 가령 일본은 저율생산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생산량도 적어서, 국산화 군수장비의 몸값을 올리는 원인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자위대/문제점/무기 항목에 자세히 서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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