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염
竹鹽
1. 개요
소금의 가공품으로, 대나무를 이용하여 구워 정제한 소금이다. 넓게 보면 구운소금의 일종이다.
2. 제조
대나무통에 소금[1] 을 다져 넣고 황토로 입구를 봉한 다음, 쇠가마에 넣어 쌓고 소나무 장작불을 태워 아홉 번을 반복해서 구운 뒤,[2] 그것을 곱게 갈아서 내놓은 것이 죽염이다. 황냄새가 나기 때문에 맛은 마치 계란 노른자에 소금을 범벅해서 먹는 맛이다. 묘한 감칠맛이 있기 때문에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익숙해지면 음식에 일반 소금 대신 죽염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죽염을 여러 번 가열하면 몸에 해로운 성분들이 없어지고 대나무의 유효 성분과 천일염의 미네랄의 합해진다고 한다. 피로회복, 소화촉진, 청혈, 위장병에 좋으며, 염증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 다만 소금 자체가 한의학에서 약으로 쓰기도 하니, 좀 더 좋은 품질의 소금이란 점에선 의미가 있다.[3]
전통 죽염 제조법은 쇠가마가 아닌 '황토 가마'를 사용해서 소성시킨다. 죽염 제조에 천일염을 쓰는 이유는 같은 해수염이지만 우리의 오랜 전통염인 자염에 비해 천일염이 상대적으로 구하기가 쉽고 값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죽염에서 소금의 역할은 소금 자체가 가진 성분 즉 나트륨과 염소 이외에 바닷물에 함유된 각종 미네랄의 작용이다.
3. 개발
일단 죽염도 구운소금의 일종이다. 흔히 알려진 구운 소금 제조법에는 대나무를 이용한 것도 있었지만,[4] 이 항목의 '''죽염'''은 인산(仁山) 김일훈(金一勳 1909~1992)[5][6] 이 만들고 명명한 것이다. [7] '''죽염은 상당히 최근에 개발되었고, 따라서 전통식품이 아니다!''' 다만, 소금을 굽는다는 점에서는 전통소금인 자염과 유사하다.
김일훈이 남긴 말에 의하면, 자신이 깨우친 금목수화토 오행합성의 원리와 구전금단의 원리에 입각하여 감로정의 합성을 고려하여 죽염의 제조법을 고안했다고 한다.
인산 김일훈의 책 <신약>에 의하면 "우리 조상들이 아주 옛날부터 대나무에 소금을 넣고 구워 소화제 등 민속약으로 쓰던 죽염을 그 방식을 개량(수천도의 열로 아홉 번 구워 기화, 용융시킨다)하여 약효를 배가시켰다고 한다(신약 p34).
일제강점기 시대에 처음 발명되었으며, 발명 직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죽염을 보급하는데 힘을 썼다고는 하는데, 제조법이 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1971년 11월호부터 72년 7월호까지 연재한 <대한화보>에 최초로 제조법이 공개되었다. 그 후, 1980년에 <우주와 신약>(광제원)에 공개되면서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1981년에 풀어쓴 <구세신방>(광제원)과 1986년에 한글판 <신약>(인산가)에 기재되어 보급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후 본격적으로 죽염을 산업화하여 1987년 경남 함양군에 최초의 죽염공장을 설립, 생산, 시판하여 현재에 이른다.
이후 1989년 이후로 전국에서 각종 죽염 제조법이 고안되어, 수십 건이 넘게 특허출원되었고 죽염 응용제품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폐해도 발생했는데, 죽염 제조에 뛰어든 후발주자가 죽염 홍보를 한답시고 '''"죽염은 사실 전통식품이다!"''' 라면서 드립을 치기 시작하더니, 뒤늦게 뛰어든 다른 후발주자들도 줄줄이 전통 드립을 외쳐댔다.[8] 그 때문에 진실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발명자가 김일훈이 아닌 고대 승려, 심지어 단군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연히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는 함양 인산 죽염은 애초에 김일훈의 며느리를 비롯 자손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저런 고대 전통 드립들은 고인드립으로 취급한다.
인산 김일훈 선생의 후손 및 관련자들은 죽염의 기원을 인산 김일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은 '인산식 죽염'이라는 단서를 붙이지 않는 한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죽염은 허준에 의해 1610년에 완성된 동의보감에도 수록되어 있고, 실제로 서기 634년(백제 무왕 35년)에 창건된 1300년 고찰인 전라북도 부안군 소재 개암사의 주지들에게 대대로 비전되어 왔다는 증거도 있기 때문이다.
개암사 전 주지 효산(속명 허재근)은 비전된 죽염 제법을 수집 및 정리하여 전통 죽염 제법으로 안정시킨 장본인이며, 이런 역사와 공로를 인정하여 전라북도에서는 1999년에 이르러 효산에게 무형문화재 제 23호 '죽염제조장'을 수여했고, 효산(허재근)의 뒤를 이어 2005년에 김인석에게 전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4. 품질의 구분
김일훈이 정석대로 9번 구워 얻어진 죽염 중에서도 자색을 띄는 죽염을 보다 고급품으로 치는 부류도 있다. 자죽염이 좋은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으며, 특히 김일훈의 후손들이 부정하고 있다. 일단 제조과정 자체는 죽염을 만들때 털어내는 잿가루를 그대로 두고 용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죽염에 비하여 많은 잿가루가 포함되며 이로인해 자색을 띈다. 하지만 아직 잿가루를 직접 섭취하는 것이 몸에 해가 없는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으므로 나머지는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그런데 김일훈의 후손이 운영하는 업체에서는 자죽염을 판다. 거기다가 9번 구운 소금보다 비싸다. 죽염은 소금을 가공(정제)한 것이므로 어떤 소금을 재료에 썼느냐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있을 것은 분명하나, 아직 죽염이 그렇게 많이 대중화된것도 아니고, 죽염 자체가 고급품이지만, 여기서 더 고급화된 죽염을 얻으려는 시도는 자죽염 말고는 없으므로, 어떤 재료로 어떤 대나무를 써서 얻은 죽염이 최상품이다란 인식은 없다.
2014년 5월 16일자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자죽염이 다루어졌다. 김일훈의 딸이 나와 "자죽염은 아버지께서 쓰레기니 버리라 배웠다고 인터뷰 중 말하였다. 물에 타면 시궁창 냄새도 나고 제조과정에서도 일반 죽염(회색빛)과 달리 마지막에 녹여낼 때 탄 대나무 숯가루를 넣는다." 하며 불순물이 많이 들어갈수록 자색이 짙어진다고 주장하였다. 무엇이 해로운지는 모르지만 불순물이 섞인 것 만은 확실하다고. 하지만 먹거리X파일이 매우 신뢰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아니니 이전 글을 지우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묘하게도 김일훈의 직계 후손이 운영하는 기업과 직제자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곳도 자죽염을 판다. 관련 업체에서도 자죽염의 제조 방식을 공개하며 자죽염의 장점이 있다고 판매한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자죽염을 비판하는 논리였던 불순물 혼입은 옅은 색을 띄는 다른 죽염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죽염의 공정 자체가 소금을 용융시키는 과정에서 소금을 봉입하는 소재인 대나무통과 황토 성분의 혼입을 막을 수 없기 때문. 그나마 회색 죽염은 대부분 숯의 탄소로 간주할 수 있지만, 붉은색쯤 되면 철이나 크롬 같은 중금속의 화합물일 가능성이 크다.
9회 죽염의 마지막 공정인 '용융'의 단계에서는 소나무 장작불에 송진가루를 뿌려서 화력과 온도를 섭씨 1500도 이상으로 올린다. 이렇게 일정한 시간 온도를 가하면 고열에 의해 소금이 녹아내리는 '용융'이 시작되며, 이 과정을 통해 용융된 소금물을 받아서 식히면 자색을 띄는 소금 덩어리가 얻어지는데, 이 자색의 소금이 자죽염이다.
정상적인 전통 제법으로 송진 가루를 뿌려서 얻어진 용융소금, 즉 자죽염의 색깔은 아주 진하지 않고 색깔도 균일하지 않다.
온도가 올라가면 용융된 소금 덩어리의 색깔도 진해지지지만 자죽염의 색깔이 품질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제시된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도를 더 높여 진한 자색 죽염을 얻기 위해 값이 싼 액상의 송진화합물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는데, 이것은 전통 죽염제법과는 다른 용융 방식이고 화학조성물이 첨가된 송진화합물 사용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 응용
LG생활건강에서 죽염을 첨가한 같은 이름의 치약을 판매하고 있다. 죽염을 첨가한 비누도 판매한 적이 있다.[9]
6. 읽을거리
- 저염 시대에 ‘소금건강론’? ‘죽염 명가’ 인산家의 실체 (신동아 2013년 5월호)
- 인산가의 실체? 그러나 이런 입장도 있다
- 인산가 김윤세 회장이 밝히는 자죽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주로 천일염을 쓴다. 일단, 인산 선생의 후손이 천일염으로 죽염을 만드므로 이것이 정석이긴 한데, 암염이나 진짜 전통 소금인 토판염, 자염 등을 쓰면 품질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2] 마지막 9번째는 굽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1200도 이상 고열에 녹인다. 소금의 녹는점이 801도 이기 때문에 1200도 정도면 녹아버린다. 그래서 가마에서 꺼내면 용암처럼 흐르다 굳은 덩어리 상태인데, 이것을 곱게 쌓아서 판매한다. 즉, 현재 시판되는 대부분 죽염과 달리 진짜 죽염은 색깔이 거무튀튀(...)하다. # 9회 죽염이라고 명시된 제품 중에서도 색깔이 거무튀튀한 물건이라면 진짜 죽염이라고 볼 수 있다.(죽염 제작 과정.)[3] 사실상 상위호환인 몸에 더 좋고 진짜 전통 방식의 자염이 존재하나, 이쪽은 유통망이 죽염보다 적어 시중에서 보기 상대적으로 어렵다.[4] 흔히 약소금이라고 불렸다.[5] 직계아들 김윤세가 창립한 인산가와 제자 주경섭이 만든 도해죽염을 비롯 수많은 죽염단체가 의황(醫皇)으로 추앙한다. 죽염마을의 기록에 따르면 4세에 한글을 배우는 누님을 지켜보시다가 음양오행의 이치를 터득하여 혼자서 한글 춘향전은 물론 한문판 삼국지, 강희자전 등을 독파하셨고 7세에는 우연히 무지개를 보시고 우주의 원리를 깨우치셔서 서양천문학의 편협함을 비판하셨고 자연물의 약리작용을 깨달아 죽어가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하시며 9세에는 예로부터 전해오던 약소금의 부족함을 우주의 원리로 보강하여 죽염을 창조하셨다...고 한다.[6] 살아생전 '나는 전생의 대각한 불(佛)이요 석가모니의 대업을 계승하는 후계자라, 나의 지혜는 태양보다 밝은 대광명을 지구촌에 사는 중생에 전하여 밝은 신비의 세계를 창조한다.'라고 평했다.... 한다 카더라. [7] 현재 죽염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서 시판되고 있는 것들 대부분이 약소금이다. 이런 탓인지 시판되는 상당수 죽염은 '''X회 죽염''' 이라는 식으로 몇 번 구웠다고 알리는 경우가 많은데, 9회 죽염이라면 오리지널 죽염에 준하는 물건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구운 횟수에 비례하여 가격이 급상승하며 9회 죽염쯤 되면 '''100 g에 2만 원'''이 넘는다.[8] '''승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비전'''이라느니 심지어 '''단군시대부터 만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날조해대기 시작했다.[9] 다만 20년전에 단종되어서 지금은 구해도 못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