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루병
1. 개요
Kuru
명칭의 유래는 이 병이 유행했던 포레족의 언어로 '공포에 떨다'라는 뜻의 어휘인 Kuru. 구루병과는 엄연히 다르다. 구루병은 한자말이다.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마비되고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며 얼굴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마치 웃음을 짓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숨지는 것이 특징이다.
2. 상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TSE의 일종(광우병 참고). 프리온에 의해 발병하는데 1950-60년대 파푸아뉴기니에서 크게 유행하였다. 미국의 의학자 대니얼 칼턴 가이듀섹에 의한 이 질병에 대한 연구가 처음으로 TSE가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연구를 인정받아 1976년 노벨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
쿠루병은 파푸아뉴기니의 부족인 포레족이 1890년대에 받아들인 식인 풍습에 의해 널리 퍼졌다고. 이 부족은 가족이 죽으면 며칠간의 애도 후 그의 시체를 부족 여성들과 아이들이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 포레족의 식인 풍습은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먹으면 그들의 영혼이 영원히 함께 한다는 믿음에 기인했다. 뇌와 엉덩이 등 부드러운 부분이 인기가 많아 죽은 사람의 가족 중 연장자나 딸, 자매 등 가까운 친척에게 뇌를 먹을 우선권이 있었다. 아이들이 뇌를 먹는 것은 금기였다.
문제는 부족 중 일부가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걸렸고, 그렇게 사망한 사람의 가족들이 그의 뇌를 먹었다는 것에 있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인종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발병하는 병으로, 원인은 뇌를 공격하여 구멍을 뚫는 변성 프리온이다. 이 프리온은 조리나 소화 과정에서도 살아남으며 다른 뇌를 감염시킨다. 포레족 사람들은 시체를 불에 철저히 조리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을 막을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감염자들이 늘어났고 포레족은 이 병에 쿠루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식인 풍습은 1950년대에 없어졌지만 쿠루병의 긴 잠복기 때문에 이후에도 환자가 많이 발생했으며 2005년 이후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병의 잠복기는 약 6개월~8년에 달한다고.
19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광우병은 소에게 일어난 쿠루병이었다. 변성 프리온에 뇌가 감염된 소를 갈아 사료를 만들고, 다른 소들이 그 사료를 먹으면서 다시 변성 프리온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다. 그 소를 먹은 인간도 변성 프리온에 감염되었다.
3. 미디어에 등장
미디어에서 쿠루병이 묘사되는 장면은 별로 없지만[1]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을 배경으로 한 게임 DayZ에서[2] 2014년 후반기에 인육이 추가되면서 쿠루병이란 상태 이상이 추가되었다. 인육을 섭취하면 섭취할수록 쿠루병에 걸리게 되어 마이크를 끈 상태라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갑자기 웃거나 울거나와 같은 소음을 내게 되어 소음이 나면 좀비를 모으게 되는 이 게임 내에서는 걸리면 가장 뭐같은 병이 되어버렸다. 상태가 심해지면 딸꾹질이 나기 시작해 총기 조준에 애를 먹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이 인육과 쿠루병이 추가될 당시,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도 인육먹는 장면이 등장해, PK를 즐기는 유저들이 더 늘어나버려서 어딘가에서 이유없이 웃거나 우는 유저들이 증식하기 시작했다. 마주치면 리얼 호러... 하지만 계속되는 식료품을 얻기 어려워지도록 하는 패치 때문에 이제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은 길가에서 손을 흔들며 뛰어다니는 밤비들뿐... 따라서 장난감이나 무관심의 대상이였던 밤비들이 발 달린 식량으로 보이게 되면서 쿠루병이 점점 더 흔해져가고 있다.
한국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장경철의 친구 태주가 이 병에 걸렸다.
좀비 FPS 게임인 데드 아일랜드에서 이 병이 언급된다. 실제로도 작중 배경이 파푸아뉴기니며 설정상 좀비 사태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일라이의 책(The Book of Eli)에서는 인육을 먹는 사람들은 손을 떤다는 묘사가 나온다.
만화 간니발에서의 무대가 이 쿠루병에 걸린 집단이 소속된 마을이다.
[1] 좀비를 포함, 아포칼립스 상황 속에서 생존하는 영화, 드라마에서도 식인 장면은 하더라도 쿠루병에 걸리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데 아무래도 뇌는 안먹는듯 해서 그런거일수도 있다.[2] 스탠드 얼론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