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1976)
1. 개요
1933년도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존 길러민 감독이 연출하고, 제프 브리지스와 당시로서는 신인이었던 제시카 랭이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콩을 매혹시키는 여배우로 나온다.
2. 원작과의 차이
원작의 시대 배경이 대공황인 30년대였던 것에 비해, 리메이크에선 제작 당시인 76년 현대로 되어, 기본적인 설정은 여러모로 다르게 각색하였다. 무엇보다 킹 콩이 사는 무인도를 방문하는 계기가 영화 촬영이 아닌 석유 탐사가 목적이고, 주인공은 석유 탐사선에 몰래 밀항한 생물학자 잭 프레스콧(제프 브리지스 분)이며, 여주인공은 조난당한 요트에서 구명보트로 탈출하여 표류하다 발견된 배우 지망생(제시카 랭 분)으로 나오고, 이름도 드완으로 원작과 다르다.[2] 무엇보다 종반부에서 킹 콩이 오르는 곳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아닌 세계무역센터로 변경되었다.
[image]
[image]
[image]
원작의 앤과는 달리, 이 영화의 여주인공 드완은 콩과 교감을 쌓는 데에서 성적 분위기(…)가 흐른다. 대표적으로 콩이 앤을 목욕시키는 듯한 모습과, 콩이 마치 손가락으로 앤의 옷을 벗기려는 듯한 모습도 나온다.[3] 아마도 제작비가 덜 드는 방법으로 볼거리를 만들려 했던 듯. 저 장면은 EBS 교육방송에 방영할때 삭제되었다.[4] 최근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그대로 내보냈다.
그러나 엄청난 볼거리를 선보여 보는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원작과는 달리 이 영화는 볼거리를 그다지 보여주지 못했고, 되려 40년 전에 제작된 원작보다 못하다며 안 좋은 평을 들었다.
[image]
원작과는 달리 킹콩 외에 등장하는 생물중 공룡은 단 한 마리도 나오지 않고 거대한 뱀 한 마리만 나오는데, 그마저도 이후의 바스타토사우루스 렉스나 스컬 크롤러 마냥 호각수로 싸운 편도 아니며 큰 임펙트도 없이 얼마 못가 쉽게 털린다.[5] 게다가 이 뱀은 고무로 만들어진 탓에 움직임을 보면 조잡한 티가 좀 나는 모형이다. 또한 복엽기 대신 헬기들이 나와 킹콩과 대면하지만 이 장면도 별로 볼 게 없다. 헬기의 발칸포 공격에 킹 콩은 괴로워하다가, 근접한 헬기를 한 대 쳐서 떨어뜨리는 데 성공하지만 폭발 장면 등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대신에 헬기의 기관총 사격을 받아 킹콩이 몸에서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는 장면은 원작보다 꽤나 사실감 넘치게 표현되었다.
[image]
어쨌든 킹 콩은 헬기들의 사격에 쓰러지고 무역센터 아래로 추락하는데, 추락 후 땅에 떨어진 킹 콩의 심장박동이 배경음으로 깔린다. 그 박동소리가 서서히 느려지는 가운데, 지상으로 내려와 눈물짓는 앤과 죽어가는 킹 콩은 서로 애달픈 시선을 교환하다가 콩은 서서히 눈을 감는다. 여기서는 동물학자로 나오는 잭은 앤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고 앤도 잭을 애타게 부르지만, 몰려드는 기자들로 인해 접근 자체가 막혀버리며 끝난다.
1933년판과의 가장 큰 차이점들은 《킹 콩》의 극을 마무리했던 명대사인 “It wasn’t the airplanes. It was beauty (who/that) killed the beast.”가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는 점과 킹 콩의 특수효과이다. 원작은 스톱 모션 기법으로 촬영했던 것에 비해, 여기서는 실물 크기 킹 콩을 만들었다는 것을 열렬히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수트액션이 중심이었다. 여기서 킹콩의 분장과 연기를 전담했던 것이 훗날 영화계의 괴물 특수효과 전문가로 발돋움하는 릭 베이커. 일부 손이나 발 등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거대한 부분 모형을 만들어 중장비 등으로 움직이게 하며 찍기도 했다고 한다.[6] 릭 베이커가 맡은 만큼 젊고 싱싱한 킹 콩의 모습만큼은 역대 시리즈 중에서 최고.
다만 인간이 연기하는 한계상 사족보행이어야 할 콩이 대놓고 두 발로 걸어다니거나(....) 실제 유인원에 비해 팔이 턱없이 짧은 등의 설정 오류를 대놓고 보여준다. 이러한 비판 때문이었는지 후속작인 킹콩 2에서는 팔이 약간 길어지고 사족보행을 하기도 한다.
3. 평가
4. 기타
참고로 본작은 '''실제 사이즈 전신 로봇'''을 동원해 제작되었는데, 이를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홍보에서 온갖 뻥튀기를 선보였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 실물은 느려터진 속도로 뻣뻣하게 팔만 움직이는게 고작이었으며, 표정이나 디테일한 관절 구현은 당연히 없었다.
[image]
이 로봇은 후반부 킹콩이 철조망을 찌그러뜨리는 장면에서 1~2초 가량 등장하는데, 딱 봐도 어색한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나마 원작에서는 무자비한 야수처럼 그려졌던 킹 콩에게 좀 더 인간적이고 로맨스적인 부분을 가미했다는 점과 사람을 분장시킨 덕분인지 킹 콩의 표정과 감정묘사에서는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괴수 영화가 갖춰야 할 미덕인 볼거리가 원작에 비해 별로 없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이 영화의 제작자 디노 데라우렌티스[7] 는 10년마다 한편씩 이 영화의 속편들을 내놓는다는 간 큰(?) 계획을 세웠지만, 10년 후 개봉한 《킹 콩 2》가 쫄딱 망하면서 그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는 이 영화가 《죠스》의 흥행기록(2억 5천만 달러)를 깰 수도 있다고 기대했으나, 실질적 흥행 수익은 5,136만 달러였다. 그래도 당시 물가가치로 따지면 현재 1억 5천만 달러에 달하니, 꽤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에서도 1977년 1월 1일 새해특선으로 개봉하여 서울관객 35만 5천명으로 당시 흥행도 성공했으며 지상파에서 여러번 더빙방영했다.
킹콩의 성우도 옵티머스 프라임으로 유명한 피터 컬린이다.
5. 속편
King Kong Lives 문서 참고
[1] 킹 콩의 크기는 한쪽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게 고작일 정도고, 공군 전투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낮이아닌 밤에 소동이 일어난다.[2] 원래 이름은 돈(Dawn)이었는데, 더 잘 기억되게 하려고 철자순서를 바꿨다며 극중에서 소개한다. 성적 분위기를 은근히 강조하려는 듯, 포르노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되는 《딥 스로트(Deep Throat)》를 앤의 입으로 수차례, 그것도 해맑게(…) 언급한다. 해리라는 인물이 홍콩에서 자신을 영화에 출연시키려 섭외해서, 그리로 가는 요트에서 자신에게 그 영화를 억지로 보여주었는데, 찜찜해져 밖으로 나왔다가 배가 폭발할 때 구명보트를 탈 수 있었다나? 그리고 샤워장면을 은밀하게 보여주거나, 핫팬츠를 입고 마치 화보를 찍는 것 같은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계속 드완의 몸매를 강조하는 듯한 연출을 한다.[3] 원조 킹 콩에도 비슷한 장면은 있었지만 이쪽이 더 노골적이다.[4] 거대한 뱀의 입을 찢는 장면도 마찬가지로 삭제되었다.[5] 그래도 이 뱀이 난입한덕에 앤이 도망치게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니 그리 비중없지는 않다.[6] 영화평론가 정영일은 당시 KBS의 《토요명화》, 《명화극장》 등에서 방영되는 영화에 대해, TV에서 미리 광고를 겸한 평론을 해주곤 했었는데, 특수효과와 중장비를 동원해서 만든 로봇 원숭이를 일부분 사용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7] Dino De Laurentiis, 1919~2010/ 영화 《길》을 비롯하여 제작자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