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리스 시스템
1. 개요
Tapeless System
자기 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 장치 등을 이용하는 비선형(Non-linear) 기반의 방송시스템.
라디오 방송국에서 오픈릴 테이프를 몰아내는 데 기여했다.
컴퓨터, 전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마이크로 컴퓨터를 방송 자료 재생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생겼다. 방송 업계에서는 기존의 오픈릴 테이프나 카세트형 비디오 테이프 등을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가 일괄 제어하는 시스템을 의미하며, 음반 업계에서는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시스템으로 명칭하기도 한다.
2. 라디오 방송
과거에는 라디오 방송에서 신청곡을 틀기 위해 방송 전에 음반을 미리 준비해야 했으며, 방송국 관계자가 음반 자료실에서 비지땀을 흘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테이프리스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음반의 수많은 음악을 컴퓨터 오디오 파일로 집어넣고 바로바로 틀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휴대폰 문자로 신청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이 시스템 덕분이다. 프로그램 편성이 전부 녹음방송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무인방송이 사실상 가능해졌다.[1]
과거 아날로그 테이프 시스템에서는 광고나 시보, 시그널 음악과 같은 반복재생이 잦은 곳에서는 음질열화 문제가 있었으며[2] , EBS FM 이외의 대부분 라디오 방송국은 재방송, 새벽방송을 제외하고는 녹음방송이 아닌 생방송이 주류이지만, 어학 프로그램이 대부분인 EBS FM 특성상 녹음/재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이 많았던 EBS의 경우 엔지니어들이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1980년대, 1990년대에 일부 외국 라디오 방송국에서 도입하기 시작하였으며[3] , 국내 방송사도 일부 도입하였으나, 당시 기술의 미약으로 광고방송 편집이나 재생과 같은 한정된 분야에서만 활용되었다.[4] 시보 방송은 당시에는 아직도 아날로그 오픈릴 테이프였던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 이에 따라 아날로그 오픈릴 테이프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밀려나 지금은 재생기기 일부만 자료 재생용으로 비치해둔 상태이다.
MBC는 1999년에 시험 도입 및 기획을 착수하였고, 2002년에 전면 전환을 완료하였다. KBS와 EBS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들은 2004년에 완료. KBS는 이 동영상에 따르면 2004년 초반기까지는 오픈릴 테이프를 썼고, EBS는 2004년 8월말에 테이프리스 시스템으로 본격 전환했다.
SBS는 1996년 SBS 파워FM 개국으로 제작단계부터 송출 전용회선망까지 디지털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원래는 MP2 256kbps 48kHz 파일을 사용했다지만 2017년 현재는 장비 교체(추정)로 파일 규격이 다를 수도 있다.
KBS와 ubc(울산방송)는 48kHz 16bit 샘플링의 비압축 WAV 파일을 사용하며, MBC는 MIROS(MBC Intergrated Radio Operating System)으로 명명된 라디오 통합 관리 시스템 기반으로 예전(2002년~2014년 8월)에는 44.1kHz 16bit 샘플링의 MP2 384kbps급 파일을 사용했지만 2014년 8월에 라디오 기능을 상암동 신사옥으로 이전함에 따라 비압축 WAV 파일[5] 을 사용하고 컨트롤러단에서는 윈도우7을 활용하는 오라클제 솔루션으로 전격 교체하였으며, 이를 NEW MIROS로 명명하였다.출처 구 MIROS 시스템은 2002년에 설치된 것이라서 내구연한이 가까운 2014년에 장비가 전격 교체된 것은 당연한 것이긴 했다. 방송에서 간혹 MBC 라디오 부스가 나오면 미로스라는 단어가 찍힌 모니터가 매우 많이 보인다.
참고로 배철수 씨는 스튜디오의 MP2 음악파일 음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6] ,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음악을 틀때 CD 음반을 준비하여 직접 튼다고 하며 상암동 이전직후인 지금도 그렇게 하는듯하다.[7] , 가수 나얼은 자신이 진행하는 KBS cool FM의 '나얼의 음악세계'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살리고자 음악 방송시에 LP판을 직접 준비하여 튼다고 한다. [8]
재생하려는 파일의 샘플링 주파수와 시스템 내부의 호환 샘플링 주파수가 안맞으면 고음부의 음이 깨지는 안습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몇년 전의 KBS가 그랬었고[9] EBS는 지금도 가끔 저런다.
또한 KBS는 광고를 방송할때 자체 광고와 공익광고는 스테레오로 정상적으로 내보내지만 일반 광고는 기술 때문인지 모노 사운드로 내보낸다. 라디오 광고방송을 하고있는 KBS 2FM과 KBS 제2라디오 공통이었는데. 2015년경부터 시스템이 바뀌어서 전 광고 스테레오로 송출하고 있다.
희귀음원이나 무손실 음원이 방송국에 입고되지 않은 최신음악의 신청이 들어온 경우 급한대로 방송을 통해 방송국 시스템에 없거나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음을 멘트로 알리고 128kbps급 이하의 저음질 WMA, MP3 파일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10] 하지만 어느 방송국이든간에 희귀음원 수급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저음질 음원을 재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을 감안해주자.
3. TV 방송
TV 방송 분야는 라디오 방송 분야에 비해 테이프리스 전환이 더딘 편인데, 라디오 방송에 쓰이는 오디오 파일이 기껏 1.4Mbps 정도 밖에 안되지만, TV 방송용에 쓰일 동영상 파일은 수십 Mbps나 되기 때문에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도 약간 무리가 있으며[11][12] 동영상 재생 에러를 염려한 방송 엔지니어들의 보수적인 성향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SBS는 2004년 신사옥 이전과 함께 뉴스 분야에 한정하여 테이프리스 시스템을 도입하였으며, EBS는 플러스1, 플러스2, DMB 채널 한정으로 소니 베타캠 테이프 시스템이 아닌 동영상 파일체계의 테이프리스 시스템을 구동 중. 여전히 지상파 채널은 테이프리스 시스템보다는 기존의 소니 베타캠 테이프 시스템이 주류이다. 추후 일산 신사옥 이전과 동시에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편집할 땐 NLE로 편집한다. 안그러면 말그대로 테이프 잘라 붙이기를 해야 하니깐. 특히 야외 버라이어티 촬영시 NLE로 편집 안하면.. GG상태에 빠지게 된다.
OBS는 개국 당시부터 테이프리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2008년 6월에 최진실의 진실과 구라를 방영하는 도중 방송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었다.
JTBC에서 개국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가 구축한 100% 테이프리스 시스템을 보여준 바 있다.
MBC는 상암동 신사옥으로 방송 기능을 이전하면서 TV방송용 테이프리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술연구소에서 자체개발한 엑서버(eXerver) 시스템도 마련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상업화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7, 80년대의 방송 프로그램들까지 죄다 디지털화하여 아카이빙하여 실시간으로 검색이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기사
CJ E&M계열의 방송국은 여전히 테이프기반으로 주조정실이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tvN이 응답하라 1994방영중 쪽대본과 편집 지연 등의 원인으로 테이프 입고가 지연되어 아무 테이프나 꼽아 틀어 방송화면이 멈추고 바뀌는 초대형 방송사고를 터트린 적이 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미루어보아, 앞으로는 컴퓨터 기술 발전에 따라 TV방송 분야에서도 테이프리스의 비율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담으로 아카이브 시스템은 대부분 테이프리스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 2010년대에 방송사들이 대거 아날로그 테이프, 구형 디지털 베타캠 테이프에 녹화되었던 콘텐츠들을 동영상 파일로 일괄 변환하여 아카이브 시스템에 반영구보관하는 작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4. 문제점
테이프리스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전처럼 테이프 기반이 아닌, PC 기반의 시스템이다보니 완전히 폐쇄적으로 구성되지 않은 이상 외부의 전산망 침입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3년 3월 20일 외부 공격으로 KBS와 MBC의 내부 전산망이 마비되어 예전처럼 CD를 일일이 찾아내어 가요를 틀어주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그 후 며칠간은 뉴스 보도 송고 및 편집 작업 등이 마비상태였다. 일명 3.20 사이버 테러. 항목 참조.
또한 채널A 개국 당시 데이터 스토리지가 몽땅 날아가서 그 날의 메인뉴스인 10시 뉴스가 방송중단이 된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아무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종편. 채널A 문서 참조. 심지어 저 사건이 보도된 것도 며칠 지난 후 신문지상을 통해서였다!
HD로 송출된 프로그램인 경우 SD로 녹화된 경우가 많아 아카이브 시 문제점이 발생하는 중이다.
[1]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방송사고의 우려 때문에 소수 인원이라도 방송국에 상주시킨다.[2] 일례로 KBS 제1라디오 어업기상통보 및 기상특보의 옛 시그널 음악은 1990년대에 아날로그 오픈릴 테이프로 녹음되어 십여년간 반복재생되어 음질이 열화된 것을 2004년에 그대로 디지털화하여 쓰다가 2011년에 오리지널대로 재연주하여 디지털로 재녹음했다.[3] 호주의 공영방송사인 ABC가 개발한 D-Cart 시스템이 유명하다.[4] 당시 가정용 PC를 생각해보자. CPU 성능으로나, 하드 용량으로나 사운드카드 성능으로나 컴퓨터로 홈 레코딩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무리였다. 윈도 98 SE가 깔린 펜티엄 3 램 64MB급 컴퓨터로 녹음작업하면 속도가 확 느려져 다른 작업을 할 수 없었다. 다만 당시 방송국에서 그 시스템에 쓰였던 PC는 워크스테이션급.[5] 샘플링 주파수와 비트수는 종전과 동일하다.[6] 여의도 시대와 상암동 시대의 음질이 미묘하게 다름을 알 수있다. 다만 상암동 이전에 따라 아날로그 콘솔은 이제 사용하지 않게되어 생방송 라디오 DJ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리던 음색이 사라져버렸다. 대신 아날로그 앰프 특유의 배경잡음이 사라졌고, 음색이 보다 섬세해졌다. 콘솔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된다는 내용은 2014년 8월 3일자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 2부에서 언급되었다.[7] 무한도전 라디오특집당시 배철수 자리를 맡게된 정형돈이 CD플레이어에 CD를 넣다가 재생을 멈추어 방송사고가 나는 장면이 있었다.[8] 사실 생방송이라 하더라도 방송음이 우선 디지털 앰프와 디지털 콘솔을 거치는 데다가 방송회선도 256kbps급 APT-X 코덱을 쓰다보니 2014년 현재 시점으로는 순수 아날로그라는 것은 없는 셈이다.[9] 특히 일부 공익광고나 KBS 자체 광고에서 그런 현상이 심각했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오디오 파일 손상으로 인한 음이 튀는 현상까지 났었다. 현재는 지금도 수정하지 못한 극히 일부 시그널 음악이나 극히 일부 외부 취재 녹음파일만 저러는 듯...[10] CBS가 그러는듯.[11] 사실 우리가 PC용으로 즐겨보는 동영상급의 화질로 구현한다면 충분히 구현할 만하지만, 방송용은 원본 자료부터 정말 고화질이어야 하기 때문에 20Mbps급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지상파 HDTV 화상은 컴퓨터 파일로 치면 15~19Mbps급 고화질 MPEG-2 동영상 파일이다. [12]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도 약간 무리가 있다'는 구절은 2014년 기준으로는 SSD, 쿼드코어와 같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점점 과거형이 되어 가고 있다, ...가 아니다. 매년 제작되는 방송 프로그램마다, 시간당 수 GB 용량의 동영상 파일(어디까지나 송출용 동영상 기준. 원본 RAW 영상이면...) 수만~수십만 개를 저장해야 하므로 무지막지하게 소요되는 저장장치(레이드와 백업까지 고려해야 하니 실제 저장장치 필요량은 동영상 용량의 몇 배에 달한다.)가 문제이지, SSD나 쿼드코어 같은 건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게다가 UHD 전환까지 생각하면 이후로도 아득할 정도. 기술이 발달해도 점점 더 높은 화질을 요구하니 소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