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솔져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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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 필리핀 합작 액션 영화. 1989년작으로 필리핀에서 촬영했다.
감독은 어빙 존슨. 그러나 정확한 감독의 정체는 필리핀인인 테디 치우(Teddy Chiu). 제작사 또한 필리핀 리갈 엔터테인먼트(Regal Entertainment)로 당시 이름은 리갈 필름즈이고 필리핀 쪽 투자가 더 많고 제작진도 필리핀이 수두룩한 사실상 필리핀 영화이다.
주연은 맥스 테이어 외.
2. 줄거리
베트남 전쟁 당시 정체 불명의 부대가 나타나 베트남 마을을 마구잡이로 불바다로 만들고 민간인이고 뭐고 닥치는 대로 학살한다. 검은 방독면을 쓰고 방탄복을 입은 이 부대의 학살에 북베트남 측은 이게 미국의 짓이라고 분노하여 미군과 남베트남 부대로 대대적으로 쳐들어온다.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이 침공을 겨우 막아냈지만 학살이 미국이 한 짓으로 알려져 국제여론의 비난을 듣게 된다.
그린베레 소속 마이클 미 육군 중위는 이들 괴부대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수색 활동을 펴다가 함정에 빠져 오히려 그들에게 잡혀 실종되고 동생 마이클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은 예비역 육군 대령 다니엘은 동생을 구하려고 베트남으로 오게 된다. 그는 여기저기 조사하며 도움을 청하지만 모두 거절하거나 베트콩의 습격에 전사해버려 결국 포로로 잡힌 베트공을 포섭해 그의 안내를 받아 그 정체불명의 부대가 출몰하는 정글로 잠입한다.
포섭한 베트공과 헤어진 후 그 정체모를 부대를 찾아 홀로 정글을 수색하던 다니엘은 기습을 받고 기절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한 미군부대였고 부대장은 자신들이 CIA 소속 특수부대로 그들도 그 정체모를 부대를 수색하고 있다며 다니엘에게 설명하는데....
하지만 알고보니 그를 구해준 미군은 CIA가 아닌 소련군이었고 그들이 바로 검은 방독면 부대였다!
이들의 진짜 정체는 어이없게 들통나는데, 우습게도 조리병이 실수로 칼에 손을 다쳐 아퍼하던 순간 무심코 튀어나온 욕이 러시아어였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본 다니엘은 이들의 정체가 소련군이라고 확신하고 어찌어찌 빠져나가 동생과 그 부하들을 구하고, 활약 끝에 이들 부대를 전멸시킨다.
실제 역사에서는 베트남 전쟁 당시 소련이 북베트남을 지원했지만 이 영화에서 소련군이 진영 구분없이 무차별 학살을 벌인 것은 전쟁을 오래 끌어 미국의 국력을 소모시키고 미군이 베트남 양민을 학살한다는 국제적 비난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3. 평가
부대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럭저럭 볼만하다. 베트공들이 미군부대를 인해전술로 습격하는 장면이나 주인공의 헬기 기관총사격 장면에서 쏟아지는 탄피와 탄링크 등 전투장면도 나름 1980년대 엉성한 전사신만 참으면 볼만하고 워낙 저 팬텀솔져 부대가 복장이 간지가 나기도 하며 비인간적인 전투력과 부상당한 동료를 챙겨 신속히 철수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관객에게 상상력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데... 러시아 특수부대라는 정체가 드러난 직후부터 갑자기 엄청난 전투력 너프를 먹는다. 주인공이 난사해대는 총에 우수수 쓰러지고 스톰트루퍼처럼 헛방질을 연발해대는 걸 보면 초반에 나온 그 무서운 놈들이 맞는 지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 개연성도 엉망이고 아시아인에 대한 비하, 반공주의 등 전형적인 냉전시대 서방 액션영화의 요소가 전부 들어가 있는 1980년대 액션 영화다.
군사 잡지 플래툰에서 이 영화를 상당히 비난했는데 문제는 그 기사는 2001년 2월호에 실렸던 기사다. 그 당시 시대상과 평균 수준은 감안하지도 않고 21세기의 시각으로 1980년대 냉전시대 액션 영화를 분석하고 졸작이라고 비난한 것[1] 이다. 다만 당시 플래툰 전쟁영화 리뷰 기사가 1970~1980년대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 쓴 것이라 이런 게 많았었다. 게다가, 이 영화 리뷰는 황당하던 게 도저히 밀리터리 전쟁물 수준도 아닌데 듣보잡인 저예산 유럽 액션물도 리뷰어하던 게 있었고 프랑스 좀비 코믹 영화(?) 악령의 늪이라든지 별별 영화가 나왔는데 자세한 건 플래툰 잡지 항목에서 확인해보자.
1980년대에 나온 영화에서 람보 2나 람보 2 정보를 대충 듣고 후다다닥 만든 척 노리스 주연의 부르다크(극장 개봉 제목)/대특명(비디오 제목은 Missing In Action. 국내 지상파 더빙 방영에선 미싱 인 액션으로 방영) 수준이라는 서술도 있는데 이 두 영화도 2000년대 와서 보자면 이 영화 수준이기에 틀린 말도 아니긴 하다.
국내개봉은 1989년 8월 12일에 했는데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2] 지상파로 야간타임에 광고도 잠깐 한 바 있다. 지상파로는 토요명화로 1993년 4월 3일에 더빙되어 딱 1번 방영했다.
영화의 품질은 엉망이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팬텀 솔져의 복장만큼은 상당히 인상적이고 폼이 났기 때문에 프로텍트 기어에 큰 영향을 주었다.
사실 80년대 중후반에 개봉한 무슨 미국 액션물인양 나오던 영화들이 사실은 이탈리아나 독일(당시에는 서독), 아니면 스페인이라든지 심지어 터키나 필리핀이나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액션영화가 수두룩했다. 터키까진 그래도 백인계가 있다보니 주연배우들을 자국배우로 쓰기도 했지만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는 백인 배우, 유럽 및 미국 배우들을 주연으로 등장시켜 베트남 전쟁 짝퉁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썸머타임 킬러가 동남아에서 유달리 대박을 거둬서 주연이던 크리스 미첨이 동남아 이런 액션영화에 많이 나왔고 이런 영화들이 한국에서 70~80년대에 크리스 미첨 이름을 들이대며 개봉하던 시절도 있었다. 1989년에 한국에 개봉한 <화이널 스코어>도 크리스 미첨 주연으로 개봉한 영화인데...이 영화 정체도 인도네시아 영화였다.
[1] 디어헌터는 액션물도 아니고 반전성향의 영화이므로 논외.[2] 이전 글에선 1년에 극장에 걸리는 외화가 20편도 안 되던 시절이라서 놀러나가 '야 액션영화 볼 거 없냐'하면 볼 수 있는 영화는 고작 한두 편에 집중되므로 졸작이라도 흥행에 실패하기가 어려운 시절이다고 서술되었으나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안 오면 극장이라도 장기간 개봉하지 않는다. 그 시절에도 외화라도 사람없으면 극장 측에서 다른 거 개봉하던 시절이다. 서울관객 집계는 1만 3천 명이 조금 넘었으니 흥행했다고 보긴 어렵다. 참고로 당시 서울관객 10만은 봐야지 그럭저럭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던 시절이니 1만 3천여 명 관객 동원하고 그럭저럭 흥행했다라고 서술된 이전 글은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