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1. 개요
영구적인을 뜻하는 영단어 Permanent에서 파생된 단어로, 머리카락에 열기나 약품을 이용하여 곱슬곱슬하게 볶거나, 웨이브로 만들거나, 곧게 펴서 그런 모양으로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나 또는 그렇게 한 머리를 말한다. 예전에는 Permanent의 일본어 발음 '파마넨트'에서 나온 '파마'를 주로 사용했으나, 요즘은 후술할 아줌마 파마 이미지나 어감 문제, 축약성 등에 의해 '펌'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과거 펌이라 하면 소위 '아줌마 파마' 또는 '할머니 파마'라고 불리는 머리카락 뿌리까지 뽀글뽀글하게 컬을 넣는 것을 일컫는 것이었다. 이러한 파마가 할머니 세대의 상징이 된 것과 관련해서, 나이를 먹으면서 모근의 힘이 약해져 머리가 축 처지고 적어진 숱을 보완하기 위해서 한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현대의 중년 여성층 중에는 아줌마 파마를 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과거의 열악한 머리 관리 기술, 노동으로 인한 관리 시간의 부재, 편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당시 세대의 트렌드가 되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에는 좀 더 지지를 얻고 있다.
숯과 호일을 이용했던 과거와 달리, 현대에는 전열기구를 활용하여 다양한 머리 형태를 연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젠 중년 여성층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펌을 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 방법과 원리
머리카락은 케라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황화물 다리결합(-S-S-)으로 연결되어있다. 이런 머리카락에 염기성의 환원제를 바르면 단백질간의 결합이 -SH로 환원되어 끊어진다. 그러고나서 환원제를 씻어낸다. 그리고 산화제(중화제, 브롬산나트륨, 과산화수소)를 바르고 머리카락의 모양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 두는데, 이때 롯드나 종이등 다른 도구를 쓰기도 한다. 곧 -SH가 다시 -S-S-로 산화되는데, 처음 상태가 아닌 만들어둔 모양으로 결합이 이어진다. 머리카락 모양이 새롭게 고정되는 것이다.
이렇게만 하는것을 일반펌이라고 하며, 가격이 싸고 시술시간이 짧지만, 효과가 강하지 않다. 강한 고정력이 필요하지 않은 스타일을 원하거나, 모양에 상관없이 싸게 볼륨을 넣고 싶을때 한다.
여기서 효과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해 약을 바른 채로 열을 가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을 직펌이라고 한다. 모발 손상이 굉장히 심하기 때문에, 염색 등 다른 시술을 병행하지 않고 두 세 달 안으로 펌 한 머리를 다 잘라낼 예정일 때 한다.
흔히 말하는 열펌은 환원제를 씻어내고, 도구들로 모양을 잡으며 동시에 열을 가하여 수분을 약간 말리며 성형한다. 그 이후에 중화제로 산화하여 머리모양을 굳힌다. 일반펌보다는 모발 손상이 약간 심하지만 직펌보다는 낫다. 시간은 가장 오래 걸린다. 대신에 효과가 강하며, 사용하는 기구(ex 아이롱펌, 디지털펌, 셋팅펌)에 따라 정말 세밀하게 모양을 낼 수 있다. 시술자의 실력에 따라 효과와 모발 손상정도가 크게 차이난다.
3. 도구 및 형태
이하 내용에는 시술자에 따라 이름만 다른, 같은 펌들이 많이 있다. 애초에 펌의 종류는 사소한 차이에 따라 수도 없이 많고, 명칭은 제각각 갖다붙이기 나름이다. 또한 완전히 같은 종류의 펌 시술을 하더라도, 시술을 받는 사람의 모발 종류, 두상, 커트 상태에 따라 결과물이 전혀 달라진다.
때문에 미용실에서 펌을 할 경우는 단순히 펌의 명칭을 말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좋으며, 차라리 예시 사진을 보여주며 이대로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보다 의도가 확실히 전달될 수 있다.
- 다운펌: 머리카락이 뜨지 않고 머리에 붙게 만드는 펌이다. 펌을 할때 쓰는 약은 두피에 닿으면 안 되지만, 열펌이 아닌 다운펌을 할 땐 모양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두피에 약이 닿게 된다.
- 매직 스트레이트: 반곱슬이거나 곱슬인 머리를 고데기를 이용해 생머리로 만드는 펌이다. 모발을 완전한 직모로 만드는 것 이상으로 눈에 띄는 효과는 머리의 부피가 확 줄어든다는 것. 때문에 머리숱이 적다면 피해야 하는 시술이다.
- 볼륨매직펌: 모발을 완전히 직모로 만드는 매직스트레이트와는 달리 모발의 끄트머리에만 눈꼽만큼(?) 컬을 넣는다. 때문에 이름에 '볼륨'이 들어가지만 기본적으로는 매직스트레이트 시술이다. 따라서 시술대상이나 주의점도 매직스트레이트와 같다. 머리숱이 적은데 불륨이 필요하다면 볼륨펌으로 가야한다.
- 볼륨펌: 이름 그대로 '머리에 컬을 넣어 볼륨을 만들어내는 펌'이다. 문제는 어떤 컬을 넣어서 얼만큼 볼륨을 만들어내고 어떠한 스타일로 완성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뚜렷하게 없다(…). 때문에 볼륨펌의 종류는 수백가지가 넘어간다고도 하고, 똑같이 '볼륨펌 해주세요'라면서 돌아다닌다면 미용실마다, 또 미용사마다 다른 컬과 머리 모양이 나오게 된다. 반드시 예시 사진 지참이 필요한 시술. 그러나 대체적으로 후술할 펌들 중 가장 약한 컬을 가졌다는 것은 모두 똑같다.
- 댄디펌: 흔히 볼륨컷과 혼용되는 펌 명칭이다. 기본적으로는 완만한 C컬 형태. 정확하게는 머리를 댄디컷 스타일로 자른 뒤 펌으로 완성하는 것이 댄디펌이다. 따라서 단순히 '댄디펌 해주세요'라고 한다면 원하지 않는 소프트투블럭이라든가 불필요한 커트가 가미될 수 있다.
- 쉐도우펌: 댄디펌보다 더 강한 컬을 넣어 곱슬거리게 만드는 펌이다. 스타일링하기에 따라 거친 인상부터 부드러운 인상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 베이비펌: 힘을 줄 곳은 주고 뺄 곳은 빼면서 머리의 부위마다 컬의 정도를 가감하는 다른 펌들과는 달리, 머리 전체에 걸쳐 최고로 빡센 컬을 넣는 스타일이다. 쉽게 말해 아프로 헤어 마냥 머리 전체에 큰 볼륨이 들어간다. 때문에 두상이 동그랗게 되고, 평키하고 귀여운 인상이 된다.
- 스왈로펌/호일펌: 모발의 볼륨감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모발을 뿌리부터 꼬아서 호일이나 파지로 마는 펌이다. 겉으로 보기에 컬 자체는 그렇게 강하게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매우 풍성한 볼륨감이 나오고 빈티지한 인상을 준다.
- 리젠트펌: 앞머리를 위로 뜨게 만드는 펌이다.
- 히피펌: 머리의 볼륨보다도 머리 그자체의 컬감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빠글한 느낌의 일반 볼륨펌들과는 달리 굵직하게 흘러내리는 듯한 모양이 된다. 미역머리.
- 가르마펌: 가르마를 내기 위한 펌. 뿌리에 볼륨을 주지 않고 가르마를 타면 흔히 말하는 납득이머리가 되기 쉽다. 하지만 뿌리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은 한국인의 모발은 볼륨을 주기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선호되는 펌. 그냥 머리 감고 말리기만 하면 되는 댄디펌보다는 손이 많이 간다.
- 애즈펌: 가르마 펌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앞머리를 내리고 5:5 또는 6:4 로 갈라지게 하는 펌이다. 가르마펌 특유의 느끼한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펌. 요즘은 평범한 댄디펌보다 더 선호되는 스타일이다.
- 발롱펌: 공중에 살짝 띄워 우아하게 연출한 펌 스타일을 말한다. 강하고 힘있는 컬이 아니라 물이 흐르듯 펌이 살짝 풀린듯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특징이다.
- 시스루펌: 시스루뱅 앞머리의 가벼운 느낌으로 댄디하면서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느낌이 특징이다. 이마가 전부 드러나지 않아 앞머리의 답답함을 최소화해 부드러운 인상을 연출할 수 있다. 이마가 좁아 답답해 보이거나 이마가 너무 넓어 이마를 드러내기 부담스러운 사람 모두에게 적합한 트렌디한 펌 스타일.
- 셋팅펌: 열펌의 한 종류. 셋팅펌은 전체적으로 굵은 S컬 혹은 SS컬을 연출하는 스타일이다. 평균 120~180도의 높은 온도에서 컬이 형성되어 탄력있는 컬을 연출할 수 있다. (그만큼 머리결의 손상은 더욱 커진다.) 셋팅펌은 모발 길이가 길면 길수록 유리하고 층이 많으면 많을수록 탄력있는 컬을 얻을 수 있다.
- 디지털펌: 열펌의 한 종류. 탄력 있는 머릿결을 유지해 주는 펌이다. 특히 열 퍼머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개개인의 모발 상태에 따라 최적의 온도로 시술할 수 있는 편리한 펌이며 트렌드에 따라 맞춤 디자인이 가능하며 흘러내리듯 자연스럽고 컬이 특징이다.
- 아이롱펌: 열펌의 한 종류. 가늘고 작은 고데기로 정교하게 성형하는 매직펌의 일종이다. 부분부분 소량씩 의도한 대로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방법이기 때문에, '완성되면 대충 이러한 머리가 된다'라는 예시는 딱히 들기가 어렵다. 스타일로서의 명칭이라기보단 일반펌, 롯드펌, 열펌 등과 같은 방법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명칭
4. 기타
- 펌 이후 처음 머리를 감을 때는 알칼리성보다 산성을 쓰는게 좋다고 한다.
- 북한에서 머리를 "감는다"라고 하면 펌을 뜻하며 남한에서 쓰이는 머리를 "감는다"에 대응하는 표현은 머리를 (빨래하듯)"빤다"라고 한다. 이 때문에 탈북자, 특히 남성 탈북자들이 남한 미용실에서 당황하는 일이 여럿 있다고 한다.
- 탈색한 머리에는 펌이 먹지 않는다. 탈색으로 모발의 영양 성분이 몽땅 날아가버렸기 때문. 반대로 이미 펌이 돼있는 머리에 탈색을 해도 펌이 다 풀려버린다. 복구펌이니 탈색펌이니 하는 탈색모 전용펌도 있긴 하지만, 이것도 펌이 며칠 지나지 않아 도로 풀려버리니 돈 버리지 않도록 주의. 다만 탈색모에도 고데기나 드라이 등의 열을 이용한 모발변형은 여전히 먹힌다.
- 연예인 헤어스타일의 대부분은 펌이 아닌 고데기와 드라이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때문에 미용실에 연예인 사진을 들고 가도 펌으로는 어렵다는 대답을 듣기 일쑤다. 고데기와 드라이는 펌에 비해 모양이 쉽게 무너지지만, 좀 더 복잡하고 자유롭게 의도한대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쉽게 무너진다는 단점도 촬영 중간중간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 스타일리스트들이 달라붙어 머리를 다시 만들어주기 때문에 연예인들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