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미드

 

1. 세균이 가지고 있는 DNA의 일종
1.1. 개요
1.2. 특성
1.3. 이용
2. 세포생물학 이외에서의 플라스미드


1. 세균이 가지고 있는 DNA의 일종


[image]

1.1. 개요


원핵생물과 일부 진핵생물이 자신의 염색체 DNA(위 그림에는 Bacterial DNA로 표시된 것) 외에 가지고 있는 작은 고리형 DNA를 말한다. 예를 들면, 대장균은 대장균 자신의 염색체 DNA(chromosomal DNA)가 있고, 크기가 더 작은 고리 모양의 또다른 DNA(circular DNA)가 있는 경우가 있다. 재밌는 건, 대장균과 같은 원핵생물의 경우 염색체 DNA도 플라스미드처럼 고리 모양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 크기가 크기 때문에 세포내에서 꼬여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윗 그림에도, Bacterial DNA는 꼬여있는 원형 고리의 형태로 그려져 있다). 반면 진핵생물의 DNA는 선형이며 히스톤과 DNA를 안정화 시켜주는 단백질을 지니기 때문에 공에 실이 빽빽하게 감긴 형태로 존재한다.
보통 플라스미드는 세균류(Bacteria)에만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부 고균류(Archaea)나 효모와 같은 일부 진핵생물에서도 발견된다.사람에게도 플라스미드가 있다. 정확히는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플라스미드와 유사한 DNA이다. 왜인지는 미토콘드리아 참조.

1.2. 특성


플라스미드는 복제 원점(replication origin)[1]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균 내부의 DNA 복제 기구들을 이용하여 복제가 가능하며, 플라스미드에 유전자가 있다면 정상적으로 발현도 된다.
또한 플라스미드는 자연적으로 다른 세균에게 전달될 수 있는데, 마치 동물이 성교하는 것처럼 세균사이에 접합(conjugation) 과정을 통해 전달해주거나, 아니면, 확률은 낮지만 주변에 떠다니는 플라스미드 DNA를 세균이 주워가거나, 심지어 플라스미드 DNA가 직접 세포막을 뚫고 직접 들어갈 수도 있다.[2]
플라스미드의 이러한 특성은 세균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여준다. 많은 세균은 이분법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과는 달리 자손과 부모 세대의 유전자가 일치할 수 밖에 없다. 즉, 유전적 다양성이 생기기 힘들다.[3] 따라서 세균에게도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여러 방편이 필요한데, 플라스미드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여러 방편 중 하나로 작용한다.[4]

1.3. 이용


플라스미드는 짧고 구조도 고리모양으로 안정적이므로 중간에 각종 유용한 유전자를 삽입한후 대장균과 같이 분열이 빠르고 기르기 쉬운 균 내부에 넣어 유전자로부터 대량의 산물을 얻어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당뇨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인 인슐린은 도축한 동물의 이자에서 추출할 수밖에 없어 굉장히 값이 비쌌지만, 지금은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플라스미드를 이용한 기술도 유전자 산물을 생성하는 주체가 원핵생물이기 때문에 진핵생물에 맞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은 몇몇 경우 뿐이다. 왜냐하면 진핵생물 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보통 여러 단계의 가공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원핵생물의 경우는 진핵생물처럼 단백질을 가공하는 다양한 도구들[5]이 없기 때문에, 진핵생물과 같은 형태로 단백질을 생산할 수 없다.[6] 즉 DNA에 적힌 정보 그대로 아미노산을 합성해서 단백질을 만들 뿐이다. 하지만 마침 운이 좋아 원하는 단백질이 별다른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거나, 원래는 가공되지만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어느정도 쓸만 하다면 원핵생물에서 뽑아내는 것이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도 어떻게든 가공을 할 수는 있다. 예를 들면 인슐린은 네 부분의 단백질이 합성되면 그 중 두 부분만 남고 나머지는 다 분해된다. 나머지 두 부분도 서로 떨어져있기에 이황화 결합을 해서 맞춰야 한다. 사실 원핵세포는 소포체 등이 없기에 이런 복잡한 수정을 할 수 없지만, 인슐린의 마지막에 합성되는 두 부분만 유전자에 집어넣은 다음 이황화 결합을 유도하는 화학반응을 사용하면 원핵생물에서도 진핵생물과 같은 인슐린을 생성할 수 있다. 즉, 단백질 사슬은 대장균이 만들지만 그걸 쓸모있게 만드는 과정은 인간이 개입한다고 할 수 있겠다.
박테리오파지 중에서는 박테리아에 일종의 플라스미드 형태로 기생하는 기묘한 종류도 있다. 종류에 따라 그냥 얌전히 플라스미드 형태로만 증식하기도 하고, 환경에 따라 몸체를 만들어 나올지 말지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2. 세포생물학 이외에서의 플라스미드



[1] DNA 이중 가닥이 풀리는 곳. 가닥이 풀려야 DNA의 복제가 가능하다.[2] 인위적으로 넣을 때 이 방법을 쓴다. (1)세포막을 약하게 만들고 (2)플라스미드를 잔뜩 넣어주고 (3)온도를 바꾸거나 전기충격을 주면 확률적으로 플라스미드가 세포막을 통과하여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세포가 많이 죽기도 하므로 성공할 확률은 매우 적지만, 세균은 작기 때문에 엄청 많으므로 살아남는 놈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 이런 세포를 수용 세포라고 하며, 이런 작업을 형질전환(transformation)이라 부른다.[3] 유전적 다양성이 없다면 생존에 유리한 환경에서는 별 상관이 없으나 생존에 불리한 환경이 주어졌을 경우 전멸당할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지 않은 세균이 아무리 많이 분열하여 번식해도 내성을 가지지 않은 개체만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런 세균 무리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세균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다.[4] 그 외에도 여러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진핵생물에 비해 DNA 안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돌연변이를 많이 만들어내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한다. 인간처럼 개체 하나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경우에는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하는 게 위험하지만, 세균처럼 단시간에 굉장히 많은 개체수를 만들 수 있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돌연변이는 감당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나쁜 돌연변이라서 죽고 끝나게 되지만, 세균처럼 많이 만들다 보면, 확률적으로 쓸만한 돌연변이를 건질 수 있게 된다.[5] 보통 가공에 필요한 화학물질과 효소들을 의미한다.[6] 몇가지는 원핵생물에도 있지만, 진핵생물처럼 방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