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훈련
1. 개요
무산소 운동의 응용기술. 치팅의 일종이며, 강제반복의 발전형이다.
오랜 보디빌딩의 역사 속에서 계속해서 등장했지만,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정확한 커리큘럼을 선보였기 때문에 주로 슈워제네거를 선구자로 친다.[1]
강제반복은 효과는 좋지만 부상의 위험도 크고 무엇보다 너무 힘이 든다. 그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은 굉장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며 그럼에도 까딱하면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피라미드 훈련법은 이런 강제반복의 위험을 낮추면서, 효과는 얻는 훈련법이다.
2. 사용법
2.1. 정 피라미드 훈련
세트마다 중량을 늘리며 운동하는 훈련법으로, 어센딩 세트 훈련법이라고도 한다. 훈련자의 성향, 스타일, 관념 등에 따라서 어센딩 세트에 대한 개념도 각기 다르다. 어떤 이는 워밍업 세트부터 시작하는 것을 어센딩 세트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워밍업 세트를 제외한 본무게부터 시작하는 것을 어센딩 세트라고도 한다. 이러한 혼란이 생긴 이유는 '세트마다 중량을 올리는 훈련법'이라는 어센딩 세트의 기본적인 구조에 있다. 사실 세트마다 중량을 올리는 형식은 어센딩 세트 훈련법만의 구조가 아니라, ''''워밍업''''이라는 운동법에도 적용되는 구조다. 운동 전에 몸에 신진대사를 올리려고 하는 운동인 '워밍업'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정적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러닝으로 혈액 순환을 도모하는 방법도 있고, 본무게를 실시하기 전에 가벼운 무게부터 차근차근 몸에 부하를 주어 근육에 온도를 높이고 긴장을 미리 주는 방법도 있다. 그러니 어센딩 세트와 워밍업을 논리적으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혼란과 더불어 일반적으로 국내 보디빌더들이 피라미드 세트를 흔하게 사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파리미드 세트를 운동의 기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피라미드 세트는 디센딩 세트, 드롭 세트, 트라이 세트, 슈퍼 세트처럼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 새로운 근자극이 필요한 중상급자 내지 준고급자 이상이 사용하는 특정 세트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결코 기본이 아니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관한 여러 전문 서적에서도 근비대 반복범위인 8~12RM과 운동의 분할법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술해도, 피라미드 세트를 서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슈퍼 세트나 트라이 세트 같은 다른 특정 세트 훈련법들이 워밍업을 포함하지 않듯이, 피라미드 세트 또한 워밍업을 포함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방식으로 워밍업을 거쳤든 간에 '본부게'부터 차근차근 세트마다 중량을 올리는 게 정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근육이 괴물 같은 보디빌더들을 보면, 그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던지 아닌지 간에, 훈련 시 그날 처음 시작하는 운동 종목이 아닌데도 모든 종목마다 고반복부터 시작해서 고중량까지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충분히 발달한 근육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종목마다 중량 하나 짜리 운동으로는 자극이 부족해서, 고반복과 고중량의 자극까지 근육에 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보면 첫 종목을 실시하기 전에 워밍업이라고 머신 운동으로 몸을 푸는 경우도 많다. 하체 같은 경우는 본운동인 스쿼트를 실시하기 전에 레그프레스나 레그 익스텐션을 수십 회를 가동해 워밍업을 해준 뒤, 스쿼트를 수행할 때는 고반복부터 시작해서 근육에 자극을 준다. 디센딩 세트를 좋아하는 보디빌더라면 그렇게 워밍업을 해준 뒤 본운동을 수행할 때는 고중량부터 시작한다. 즉 초보자 내지 중급자가 운동의 기본이랍시고 슈퍼 세트나 드롭 세트 등을 함부로 수행하지 않듯이, 일반적으로 중량 하나로는 자극이 부족해서 다양한 여러 중량의 자극까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태여 피라미드 세트를 섣불리 실시해서는 안 되며, 잘못 수행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때문에 일부 트레이너나 운동학자들은 피라미드 세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기도 한다. 세트마다 무게가 변동해 근육이 특정 무게에 제대로 적응할 기회가 없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고, 또한 고중량 전에 다른 반복횟수로 운동을 먼저 수행하면 근육이 지쳐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보디빌더들이 피라미드 세트를 통해 6회 미만의 근력 운동 반복횟수를 수행해도 똑같이 6회 미만의 반복횟수를 수행하는 파워리프터들보다 파워에서 모자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모든 운동과 스포츠의 기본은 ''''고정중량''''에 있다. 맨몸운동을 할 때도 체중이라는 중량 하나로 횟수를 거듭하며 몸을 발전시키고, 일반적인 스포츠도 몸에 추가적인 부하를 매달지 않고 훈련을 수행한다. 보디빌딩이나 파워리프팅, 파워빌딩도 마찬가지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초는 '특정 부하(무게)'에 근육을 적응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근육의 정점에 거의 도달한 보디빌더들을 따라하면서 여러 무게를 사용하면 오히려 근육과 신경에 혼란을 주어 '특정 부하'에 제대로 적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중상급자도 아닌 사람이 피라미드 세트를 함부로 수행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보디빌더들은 이미 자신이 적응할 최고의 부하에 이미 적응한 상태니, 혼란이 가해져도 상관 없으니, 여러 반복수와 중량을 사용해 근육에 자극을 주느라고 피라미드 세트를 하는 것뿐이다.
어쨌든, 보통 사람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일반적으로 8~12RM의 범위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중량을 하나 선택해 고정중량으로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 그리하여 12회를 초과해 15회, 20회 이상 할 수 있도록 근력과 근지구력이 늘어나면 더 무거운 또 다른 8~12RM 사이의 중량을 선택하면 된다. 즉 거듭된 노력 끝에 본래 8회밖에 들지 못한 무게 A로 15회나, 12회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다시 8회할 더 무거운 B무게를 선택하면 된다. 만약 A무게로 15회, 20회를 들었는데 B무게로 8회도 들기 힘들다면 B무게로 증량하지 말고 다시 A무게로 돌아가 20회 이상 할 수 있도록 근지구력을 더욱 훈련해야 한다. 무게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근지구력을 발전해야 1RM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라미드 세트가 중상급자 이하에서 완전히 무용하고 무조건 금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고정중량으로 거듭 훈련했는데 근지구력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A에서 B무게로 나아갈 수 없다면 본무게 A로 꾸준히 훈련하다가 세트 마지막에서야 B무게로 증대시켜 근신경을 자극하는 식의 제한적인 용도로는 매우 큰 효용이 있다. 정체기 타파용인 것이다.
그런 식으로 고정중량을 꾸준하게 사용하든, 제한적으로나마 피라미드 세트를 사용하든, 중상급자에 도달하면 피라미드 세트, 즉 어센딩 세트로 훈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머신이나 가벼운 덤벨 등으로 워밍업을 수행해 준 뒤, 본운동에 들어서면 자신이 수행할 고반복 횟수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첫 번째 세트는 15RM부터 시작하며, 세트마다 무게를 올리고, 종국에는 1~4회할 무게에 도달할 때까지 세트를 거듭한다. 그래서 어센딩 세트를 수행할 때에는 컨디션에 따라서 저번 운동하고 오늘의 운동의 세트 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트마다 무게를 올린다면, '첫번 째 세트'는 언제 증량할까? 이는 고정중량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사용한다. 첫 번째 세트 이전에는 당연히 다른 중량이 없기 때문이다. 15RM이었던 첫번 째 세트가 꾸준한 훈련을 통해 어느 날 20RM이 된다면 다시 15RM이 가능한 중량으로 소폭 증량하면 된다.
슈워제네거의 대표적인 특기 기술 중 하나이며, 그는 이에 대해 '나는 아무튼 닥치고 죽기 직전까지 들어올린다. 그럼 되더라'라고 이야기했지만 괜히 처음하면서 따라하는 건 절대 안된다. 또한 무리한 고중량은 되도록이면 혼자서 하면 안된다.
2.2. 역 피라미드 훈련
가장 적게 쓰이며 위험도가 높다. 디센딩 훈련이라고 한다. 참고로 연구에 의하면 어센딩 훈련이 디센딩 훈련보다 근력을 4.5kg이나 늘린다고 한다. 허나 희한하게도 통상적인 상식은 디센딩이 더 효과가 좋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디센딩 훈련법: 예를 들어 12킬로그램 바벨로 6회를 할 수 있다고 치자. 충분한 워밍업 후에 12킬로 그램 바벨로 6회를 수행하고, 그 후에 10킬로그램 바벨로 8회를, 그후에 8킬로그램으로 12회를... 이런 식으로 점차 중량을 줄이고 횟수를 늘리는 것이다.[2]
처음 해보면 아마 혼이 빠져나갈 듯한 강렬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근육의 타는 듯한 통증, 온몸이 쑤시고 다리는 떨리고 땀은 비오듯 쏟아질 테지만, 그것이 바로 훈련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근육에 통각을 주기에는 디센딩이 좋아서 디센딩이 효과가 더 좋다고 알려진 듯하다.
[1] 슈워제네거는 보디빌딩 계보에서는 영웅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등 여러 뒷말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성공한 보디빌더도 없다. 심지어 그의 이름을 딴 대회인 아놀드 클래식까지 있을 정도. 미스터 올림피아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권위있는 대회다. 웨이트 트레이닝에는 그의 이름을 붙인 아놀드 프레스 등 수많은 커리큘럼이 존재하며 피라미드 훈련법도 그 중 하나.[2] 이 방법을 휴식 없이 수행한다면 드롭세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