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니즈

 

이렇게 생겼다. 다소 삽살개랑 비슷한 느낌.
Havanese
남유럽에서 유래하여 식민지 시절 쿠바로 이주한 쿠바의 국견. 쿠바혁명 때 미국으로 이주한 주인을 따라 미국에도 소개되었다. 당시 11마리의 하바니즈 종의 견공들이 미국으로 이주하였는데, 귀여운 용모와 컴패니언 독(companion dog)다운 사교성과 애교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견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 있는 수십만 마리의 하바니즈는 모두 반 세기전 이주한 11마리 조상에게서 유래했다고.
빅토리아 여왕, 찰스 디킨스, 미국의 전설적인 앵커우먼 바바라 월터스, 테니스 여제 비너스 윌리엄스, 앤 불린 등이 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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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표정이 영 불만있는 표정이지만, 하바니즈 표정이 원래 저렇다.
혈통상으로는 비숑 패밀리의 일원으로 비숑 프리제를 직접적인 조상으로 두고 있다. 털로 인해 달라 보이지만 비숑 가문의 개들은 털을 빡빡 밀면 특유의 비숑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견종인지라 해외에서 주인이 데려오면 삽살개(털이 길게 자란 경우)[1], 슈나우저(회색견의 털을 짧게 깎은 경우), 시추로 오해받는다.
외모의 특성은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더 길고 따라서 몸통이 꼬리쪽으로 들린 형상이다. 그래서 걸으면 엉덩이를 쌜룩쌜룩 흔드는 모습이다. 꼬리는 대부분 꼬불하게 말려있다. 털의 색상은 흰색, 회색, 갈색, 검은색, 여러 색이 섞이는 경우 등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속눈썹이 아주 길다. 보통 4, 5cm 정도. 키는 20~28cm, 무게는 3~6kg이다.
골든 리트리버와 같이 한 사람의 개(one man's dog)로는 부적합하다. 특정인에 대한 충성보다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이른바 '도둑 오면 반갑다고 꼬리치는' 견종이다. 몇 년 밥주던 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여행을 가니 주인의 차가 안 보이기 무섭게 자기를 맡아주는 사람의 무릎 위에 딱 올라가서 꼬리치고,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더라는 말도 있다. 또한 별명이 찍찍이 개(velcro dog)인만큼 사람에게 들러붙고[2] 사회성이 아주 아주 높아 혼자서 지내는 것을 극도로 힘들어하므로, 혼자 사는 직장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강아지 데이케어 센터 등에 보내어 다른 사람이나 개들과 지내게 하면 정서적 충격은 안 받고 적응한다. 즉 누구이든 혼자 있는 것만은 못 견딘다는 말. 출신성분이 부유층의 유한계급 할머니들에게 재롱부리는 출신임을 기억하자. 그에 맞게 운동량도 크게 많지 않고,좀 오래 걸으면 자기가 힘들어한다. 털이 푸들같이 꼬불꼬불해서 자기 털에 자기 털이 꼬여 털이 빠지는 일도 거의 없다. 긴 스트레이트 헤어를 자랑하는 하바니즈는 주인이 작정하고 빗질을 많이 공들여 해 준 케이스이고, 대책없이 꼬여서 자라는 털 때문에 보통 일명 퍼피 컷으로 짧게 깎아준다.
이렇게 보면 하는 일 없이 꼬리만 치는 견종같이 들리지만, 하바니즈의 몸 속에는 가축을 몰던 허딩독(herding dog. 양치기 개)의 피가 엄연히 흐르고 있다. 실제로 어린 양들이나 칠면조같은 크기가 많이 크지 않은 동물의 무리를 풀어두면 빙글 빙글 돌면서 가축떼를 한 곳으로 모은다. 간혹 목줄을 쥐고 있는 주인을 빙글빙글 돌면서 양몰이를 시도해서, 주인의 몸이 목줄 끈에 묶이는 일도 발생한다.

[1] 사실 하바니즈의 조상님인 비숑 프리제도 털 관리를 안 해주어 대책없이 기르면 삽살개 강아지로 보인다. 왜 강아지로 보이냐 하면 크기가 삽살개 강아지만큼만 자라므로.[2] 독립성은 거의 제로이다. 사냥개 출신들은 혼자서도 적당한 공간과 장난감만 있으면 주인을 굳이 스토킹하지는 않지만, 하바니즈는 주인이 화장실을 가도 그 옆에서 똥냄새를 맡아야 하는(...) 부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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