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家畜 / domesticated animal, livestock[1]
1. 설명
인간이 사육하는 동물들의 총칭. 대체로 포유류지만, 꿀벌이나 누에나방, 지렁이 등 무척추동물도 가축으로 분류하는 등 그 범위는 넓다. 역사적으로는 인간이 잡아놓은 상태에서 번식하고 인간의 명령을 어느 정도 따르면 가축으로 분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이것도 공생의 한 가지 형태이다. 상리공생인지 편리공생인지는 애매한데, 인간에게 가축은 자원이 되고 가축에게도 인간은 먹이와 잠자리를 공급해주니 상리공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축 입장에서는 이득 못지 않게 인간의 통제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살아야 하며, 공장식 축산의 경우 동물의 본능에 매우 어긋나는 시스템[2] 이 많은 걸 생각하면 편리공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가축으로 만들기 좋은 동물은, 성격이 온순하고 먹이가 까다롭지 않으며 인간과 같이 지내도 불안함을 그다지 느끼지 않고 인간의 손 아래 번식이 잘 이루어지는 부류이다. 야생에서 무리를 짓는 특성을 가진 동물은 우두머리를 따르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습성은 인간을 따르게 하는데 이로우며, 초식 내지는 잡식성 동물은 기르는 데 있어 비용이 적게 들기에 유리하다.
반대로 육식성 동물은 상위 포식자이므로 대체로 성격이 온순하지 않고, 인간이 먹을 밥도 없는 판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고기를 먹이로 주어야 하기 때문에 소유자를 가난하게 만든다. 따라서 가축화에 성공한 육식동물은 개와 고양이 등 정말 몇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개는 탄수화물 소화능력을 얻어 잡식동물이 되어버린 케이스고, 고양이는 인간이 고기를 준다기보다는 쥐 같은 해수를 알아서 잡아먹으면서 인간 사회에 적응한 특이 케이스였기에 가축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고양이는 학자에 따라서 아직도 반가축화(semi-domesticated)상태인 것으로 보기도 한다. 번식기가 되면 인간을 떠나는 야생적인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고, 유전자 분석 결과 가축화 되기 전과 유전자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3]
인류학 관점으로 보았을 때 태초부터 지금까지도 인간은 그야말로 애완용으로든, 혹은 잡아먹기 위해서든 노역에 써먹기 위해서든 전투 병기로 이용하기 위해서든 꾸준히 주변 동물들의 사육을 시도하여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위에 열거한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여 가축이 되지 못했다. 예를 들자면 아프리카에 있는 많은 초식/잡식동물들인 영양, 누, 얼룩말, 코끼리, 코뿔소, 치타 등의 종은 전부 가축화 시도가 있었으며 한두 마리 정도까지는 가축과 어느 정도는 유사하게 길들여져 인간의 통제를 받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성격이 난폭하거나, 주인 말을 잘 따르지 않거나, 아니면 좁은 우리의 생활을 못 견디거나,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교미를 하지 않는 등의 습성 탓에 지속적으로 키울 수가 없었다. 설령 길들일 수 있다 해도 들이는 먹이나 수고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얼룩말이나 코뿔소가 가축화가 가능했으면 아프리카 대륙은 몽골을 능가하는 기병의 천국이 되었겠지만 그러지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유럽인이 들소를 길들이는 데 성공했으나 그 전까진 가축이 아니었다.
인류의 문화가 번성한 지역은 높은 확률로 몇 종류 이상의 가축이 있으며, 특히 노동력을 얻을 수 있는 대형가축류가 존재한다.[4] 바꿔말하면 이런 대형가축류가 없던 아메리카 지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서 대도시, 대국가 건설이 늦게 된 한 가지 원인이기도 하다.[5]
생각보다 가축화가 가능한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은 멀지 않은데, 가령 아시아의 물소는 가축화했지만 비슷해 보이는 아프리카물소는 가축화에 실패했으며, 말은 가축이지만 얼룩말은 가축화에 실패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우 축산법에 의거하여 가축의 종류를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축으로 지정이 되지 않은 동물의 경우 기를 때 애로사항이 꽃 필 수 있다. 단, 여기에 지정되어 있다고 해서 다 잡아먹을 수 있는 건 아니라서, 잡아먹을 수 있는 가축은 축산물가공처리법에서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혹은 학술적인 가축의 정의로서 가축에 포함되더라도, 여러 이유로 법령으로서 가축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설령 그렇다한들 일반적인 혹은 학술적인 가축의 정의에 포함된다면, 가축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후로는 새롭게 가축이 된 동물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대표적인 예로 타조를 들 수 있다. 애완동물로 현재도 발굴되고 있는 물고기나 절지류 등도 마찬가지. 다만 인류 문명발달에 크게 기여한 평균중량 45kg이상의 대형 포유류[6] 에 속하는 가축들은 모두 최소 5000년 전에는 이미 가축화가 마무리되었다.
실제로도 터키 중부의 선사시대 거주지인 '아쉬클리 회위크(Aşikli Höyük)'의 퇴적물에 남아있는 오줌의 소금 성분을 측정해 가축화 시기와 규모 등을 새롭게 밝혀내었는데 학자들이 예상하던 것에 근접한 약 1만년 전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약 1만년 전 오줌의 소금 흔적으로 인류 가축화 증거 찾아
인간이 고대부터 키워온 가축 중 그나마 식용으로 적게 쓴 것이(지역에 따라 아예 안 쓴 것은 아니지만) 고양이다. 애완용 이외에는 주로 인류가 곡식을 저장하기 시작함에 따라 쥐와의 싸움이 시작되어 이를 격퇴할 결전병기로서 고양이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축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안 좋아진 점도 있는데 바로 동물의 전염병이 인간에게, 인간의 전염병이 동물에게 옮겨가면서 인류는 이 때부터 인수공통전염병에 꽤 크게 시달리게 되었다. 어떤 인수공통전염병에 익숙해진 집단이 면역이 없는 다른 집단과 접촉하게 되면 면역이 없는 쪽은 전염병에 의해서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는다. 그것이 바로 유럽인과 접촉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겪은 일. 인구의 99%가 줄어드는 몰살을 겪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가축을 기르고 있었지만 '''운좋게도 구대륙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은 없었다.''' 운이 나빴다면 전 세계의 인류가 아메리카 원주민처럼 몰살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
2. 가축화와 길들이기의 차이
어릴때부터 키우면 대부분의 동물은 길들일(taming) 수 있다. 특히 유년기에 부모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포유류와 조류는 사람이 어릴때부터 키우면 거의 전부 길들일 수 있다. 길들여진 동물은 인간과 함께 살 수 있고, 애완동물도 될 수 있지만 가축과 동의어는 아니다.
가축화(domesticated)되었다는 건 인간과 함께 살면서 종분화까지는 아니라도 외형 등 작은 부분이나마 영구적인 유전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때 비로소 야생 동물과 구별하며 가축화되었다고 한다. 인간도 스스로를 가축화 시켰다. 자기가축화라고 부른다.
때문에 개는 애완동물이면서 가축이지만, 치타는 길들이면 애완동물은 될 수 있어도 가축은 아니다.[7] 애완동물로 널리 알려진 앵무새도 아직 가축화가 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도 가축화가 진행중(semi-domesticated)인 동물은 꽤 많다. 꿩과 타조가 대표적인 예이다.
같은 이유로 코끼리는 가축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 사육되는 코끼리는 야생의 새끼 코끼리를 잡아와서 길들이는 방식이다. 인간에 의해 번식이 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3. 가축의 종류
- 개
- 고양이
- 공작
- 거위
- 기니피그
- 꿀벌
- 꿩 - 닭고기 비슷한 식감을 가진 꿩탕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며 꿩고기를 얻기 위해서 사육하는 경우가 늘었다. 관리만 잘해주면 깃털도 야생종 뺨치는 색이나 퀄리티를 가지게 되므로 공예품 재료로 납품할 수 있다. 의외로 버릴게 거의 없는 가축. 최근에는 그 때깔에 반한 사람들이 직접 알을 부화시켜 관상조/반려조로 키우기도 한다.
- 낙타
- 노새
- 누에나방
- 닭
- 당나귀
- 돼지
- 라마
- 말
- 물소
- 메추라기
- 사슴
- 소
- 순록
- 알파카
- 야크
- 양
- 염소
- 오리
- 지렁이 - 축산법에 따르면 엄연한 가축이란다.(...)
- 페럿
- 쥐(실험용)
- 칠면조
- 타조
- 토끼
- 비둘기 -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 등지나 인도, 북아프리카 일대에서는 식용 목적으로 많이 기른다. 중국에서는 비둘기가 식용으로 꽤 소비되는 편.
한편 곤충 및 기타 절지 동물들 중 갈색거저리 유충 등 약 14종이 2019년 7월 25일 부로 가축으로 공식 지정되었다.
3.1. 한국법상 가축
4. 관련 문서
[1] livestock은 가축화된 동물 중 특별히 소나 양처럼 농축산의 목적으로 키우는 동물과 말이나 노새처럼 육체노동을 시키기 위해 키우는 동물을 말한다. 더 일반적인 의미는 가축 중에서도 재산으로 분류할 수 있는 동물, 즉 살아있는(live) 자본(stock)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고양이는 domesticated animal이지만 livestock은 아니다.[2] 대표적으로 닭의 경우 공장식으로 키우려면 좁은 공간에 많은 양을 키우기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틀 안에 가둬놓고 키운다.[3] 정작 달라지기 시작한 건 최근 들어서 여러 고양이 종을 합치다보니...[4] 물론 필수조건은 아니다. 일종의 대도시, 대국가의 건설을 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맞을 듯.[5] 물론 한 가지 원인일 뿐.[6] 총, 균, 쇠에서 제시한 기준이다.[7] 치타는 짝짓기와 구애과정이 상당히 번거로운데, 좁은 환경에서는 짝짓기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가축화에 실패했다.[8] 2020. 3. 24.[9] 2020. 3. 24. 이 법상 가축은 식용동물을 말하므로, 축산법상의 가축보다는 범위가 좁다.[10] 2020. 2. 28.[11] 사육하는 멧돼지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