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비(설산비호외전)
1. 개요
胡斐
김용의 소설인 설산비호와 비호외전의 주인공이다. 김용 월드에서 두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유일한 캐릭터이다.[1] 명말의 대협이자 이자성의 심복이었던 비천호리의 후손이자 그가 창시한 가전무공인 호가권, 호가도법의 계승자이다. 아버지는 요동대협 호일도이며, 먼 선조로는 녹정기에 등장한 백승도왕 호일지가 있다.
무공적인 자질은 매우 뛰어난 편이라서 별다른 기연없이 단지 호씨 집안의 권경도보만을 익혀 고수가 된 독특한 케이스이다. 하지만 비호외전에서 진가락보다 명백히 한수 아래이며, 묘인봉과도 한참 아래였다. 설산비호에서도 노년의 묘인봉과 대결에서 밀려 죽을 뻔한 것을 그가 자비를 베풀어 한번 살아났었다. 일류 고수는 분명하지만 최일류라 하기는 부족한 모습이다. 나이는 비호외전에서 18세 정도였고, 설산비호에서는 30세 전후이다.
2. 비호외전에서 행적
묘인봉과 결투 도중에 억울하게 사망한 호일도의 아들 호비는 평아사에 의해 키워지며 호가무공을 익히기 시작한 청소년이다. 그리고 호일도에게 죽었던 상검걸의 미망인에게 고초를 겪다가 홍화회(紅花會)의 조반산과 만난다.[2] 조반산의 도움으로 위기를 해결하면서 잠시나마 태극권의 시전 모습을 지켜본다.[3] 조반산은 호비의 자질과 품성에 감탄하여 고작 10여세의 호비와 결의형제를 맺으며 호비는 자연스럽게 홍화회와 인연을 맺게 된다.[4] 조반산과 헤어진 뒤 호비는 호씨 가전의 권경도보를 연구하여 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18세가 넘어서부터 무공을 바탕으로 협객일을 시작한다. 정처없이 떠돌다 광동으로 한번 가보는데, 불산 지역에서 토호인 봉천남의 극악한 악행을 목도한다. 호비는 봉천남을 죽여서 정의구현을 실현하고자 하나, 그때마다 미모의 여인 원자의가 방해한다. 원자의는 모종의 이유로 도장 깨기를 하며 각파 장문인 자리를 수집하고, 봉천남을 죽이려는 호비를 반대하다 정을 쌓는다.[5]
사당에서 봉천남을 죽이려다 역시 원자의가 방해해서 실패하는데, 호비는 자신이 원자의의 미모에 반했음을 깨닫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묘인봉에게 복수하려는 종씨 삼형제를 만난다. 강호에 알려지기로는 묘인봉이 호비의 아버지인 호일도를 죽였다고 하지만, 실상은 묘인봉이 호일도와 비무를 하던 도중 어떤 악당의 간계에 의해 극독이 묻어있는 칼로 호일도에게 상처를 낸 것이었다.[6] 호비는 종씨 삼형제를 물리치면서 묘인봉에게 좋은일을 해주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전귀농의 독에 의해 묘인봉의 눈이 멀게 한 것을 도와줘버렸다. 묘인봉이 두 눈이 멀었음에도 여전히 대협의 기개를 잃지 않은 것에 감동받은 호비는 묘인봉의 눈을 치료해주기 위해 천하제일의 독술 전문가인 독수약왕을 찾아나선다. 호비는 독수약왕의 어린 여제자인 정영소가 기지를 발휘해 사악한 세명의 사형, 사저를 패배시키는 것을 보게 된다.[7] 정영소는 묘인봉의 눈을 치료해주고자 호비를 따라 나선다.
호비와 정영소는 묘인봉을 죽이려는 전귀농 패거리와 대면하여 전귀농을 격퇴시킨다. 정영소의 치료 덕분에 시력을 되찾은 묘인봉은 호비의 무공을 보고 호비가 호일도와 관련이 있다 생각하며 호가도법을 전수해줄 사람을 찾았다고 말한다. 이에 호비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호일도와 그의 관계를 물어보고, 묘인봉은 본의아니게 호일도를 죽게한 사람이 맞다고 시인해버린다. 묘인봉이 아버지의 원수임을 확실히 알게 된 호비는 슬픔과 분노에 휩싸여 정영소와 같이 길을 떠난다. 북경으로 올라가면서 정영소와 의남매를 맺었다. 북경에 도착한 그들은 만주고관 복강안이 주최하는 천하 장문인대회에 참여한다. 복강안은 이 대회를 개최하여 무림을 지배하는 동시에 무림의 고수들을 동원하여 서검은구록(청향비)에서 홍화회에게 당한 수모를 되갚고자 한다. 호비와 정영소는 변장을 하고 대회에 참석한다.
천하 장문인대회에 독수약왕의 약왕신편을 노리는 독수약왕의 사제인 석만진 일당, 봉천남, 전귀농이 참석한다. 호비와 봉천남의 대결이 벌어지던 와중에 갑자기 비구니가 난입하는데 알고보니 원자의였다.[8] 사랑하던 원자의가 비구니라는 사실에 충격받은 호비는 봉천남의 은침에 당하여 패배한다. 원자의는 그녀의 진짜 원수인 대협인척 위선을 떨며 악행을 저지른 탕패의 진상을 폭로하고, 정영소의 독에 의해 천하 장문인대회는 아수라장이 된다. 호비는 밖으로 탕패를 쫓아가다 홍화회 군웅들과 마주치면서 그들이 무사히 나가도록 계책을 제시했다.[9] 홍화회와 헤어진 호비와 정영소는 석만진 일당에게 습격받는다. 호비는 정영소를 지키려다 석만진이 쓴 해독할 수 없는 독에 중독되고 만다. 정영소는 사랑하는 호비를 구하기 위해 피독단을 호비에게 물린뒤 독혈을 모두 빨아내고 생을 마감한다.[10] 호비는 정영소의 비극적인 희생에 큰 상심을 하며 그녀의 진심을 뒤늦게 깨닫는다. 정영소를 화장한 후 유골을 호일도의 무덤에 합장하기로 마음먹는다.
호일도의 무덤에 도착한 호비는 묘인봉의 아내인 남란과 원자의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런데 호일도의 무덤에 전귀농이 이미 부하들을 매복시켜 최후의 결전이 벌어진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호비는 남란이 막아선 틈을 타 남란이 가르쳐준 위치를 파보니 호씨 가전의 신기인 냉월보도冷月寶刀를 얻게된다. 냉월보도의 힘에 의지해서 전귀농과 일당들을 모조리 격퇴시킨다. 결전이 끝난 뒤 조용히 지켜보던 원자의는 독경을 하면서 그녀의 사부에게 떠나고, 호비는 그녀가 사라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다.
3. 설산비호에서 행적
설산비호에서 드러나는 자세한 배경 이야기는 설산비호를 참조.
중반까지는 그의 위명만 등장한다. 비호외전부터 10여년 후의 호비는 '설산비호'라는 대협의 명성을 떨치며 악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단편 소설인 설산비호의 중반부터 산장에 모습을 드러내서 주인공이지만 분량 자체가 크지 않다. 10여년만에 묘인봉과 재회해서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 그를 구해준다. 그러나 묘인봉의 금지옥엽인 묘약란을 능욕했다는 묘인봉의 오해를 사서 어쩔 수 없이 설산 정상에서 결투를 벌인다. 결투의 끝에 묘인봉의 초식인 '''제료검백학서시(提寮劍白鶴舒翅)'''를 호일도가 제압했던 것과 동일하게 약점을 찔러 묘인봉을 꺾는다. 묘인봉을 죽이면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것인지 아니면 사랑하는 묘약란을 위해 묘인봉을 살려주는 대신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호비가 선택의 기로에 망설이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4. 호비의 캐릭터성(비호외전)
작품을 읽다보면, 호비는 비분강개를 자주 시전하면서 막상 뛰어난 지모 내지 일처리가 기민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작가가 지속적으로 지모가 뛰어나고 의협심이 충만하다고 서술하고 있다.[11] 차라리 의협심과 성격 좀 있는 범인으로 묘사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작가가 주인공 버프를 진행과 관계없는 미사여구만 수놓은 뒤 실제 사건에 돌입하면 스탯을 오히려 깎아버린 경우.
일단 어린시절을 다루는 초반이 제일 엉망이다.[12] 지모가 뛰어난 소년이라면, 침착하게 일의 경중을 따져 행동하는 게 맞을텐데 쓸데없이 상검명 집에 뛰어들어 난장판을 만들고 죽을 뻔했다. 위기 때마다 잔꾀를 부려 탈출하긴 하지만, 지모와 잔꾀는 전혀 다른 것이며 사리판단이 흐리다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심지어 난장판을 벌인 이유가 의협심의 발로조차 아니었다. 상검명이 극악무도한 악마가 아닐 뿐더러, 설사 그렇다해도 상검명의 부인과 아들 입장에서 호일도는 남편이자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인지라 복수심을 갖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반대로 호비는 묘인봉에게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살펴보자. 아무튼 호일도가 죽은 상황에서, 호비 면전에 대고 일부러 아버지 욕을 하거나 호비에게 대신 복수하겠다고 찾아온 것도 아닌데, 호비는 괜히 상보진 모자를 농락하고 화를 돋우는 모습을 보인다.[13] 여기까지는 자신의 아버지를 그려놓고 금표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노태에게 잡혔다가 탈출했을때 그냥 떠나면 될 것을 쓸데없이 상노태에게 복수하겠다고 전후 사정도 보지 않고[14] 상가보로 돌아가 일을 벌인다. 상검명의 사형제들과 싸우게 됐을 때에도 무공에서 밀리자 조반산이 사과를 하고 떠나자고 권유했지만 괜한 오기를 부려 꾀를 써가며 계속 싸우는 바람에 일을 더 크게 만든다. 결국 호비가 나서는 바람에 온갖 화가 일어나 두명이나 죽게 만들었다. 호비가 싸질러놓은 사건사고는 조반산이 갖은 고생하며 수습한다. 상검명의 부인이야 원수를 갚으려고 목숨을 도외시하다 죽은 것이라 쳐도, 마행공은 정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순전히 호비가 만든 난장판 때문에 죽은 것이다.
물론 어린아이가 어른 고수들과 급박하게 싸우는 장면의 재미를 이끌어 내려고 호비가 갑자기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고, 외부인이 끼어드는 등의 이야기 전개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렇다면 모순이 발생되지 않도록, 호비를 어리고 경거망동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묘사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호비가 어린 나이지만 계속 뛰어난 지모와 의협심을 운운하며 띄워주는 바람에 호비에게 독자들의 감정이입이 가지 않는 것이다.
이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인다. 최소한 봉천남과 만나는 부분까지는 저놈이 뭐하는 놈인지? 황당함을 감수해야 한다. 초반부터 계속 빨아주며 칭찬하는 지모가 있다면, 남을 풍비박산 내기 전에 주도면밀하게 사건을 조사하고 나서야 할 것이다.[15] 그러나 호비는 객점에서 사람들의 소문만 듣고 사건의 진상을 마치 신도 아닌데 단정지어 버린다. 발길닿는데로 시장에 왔다가 종부인이 개에게 쫓기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협객질을 시전한다. 이건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일이며, 봉천남을 알아보는 방식도 상인들을 협박하면서 알아낸다. 결과만 좋으면 황당하고 허술한 시작은 감안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겨우 욕 몇 마디에[16] 모든 것을 버려두고 뛰쳐나가는 바람에 봉천남이 피해자 일가를 때려죽이고 도망치게 만들어 버린다.[17]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결과는 알 수 없고, 실패도 하는 법이다. 하지만 지모가 뛰어난 사람이라면, 그리고 명색이 협객을 자처하며 여기저기 들쑤신다면 일처리 과정에서 어리버리하면 절대 안된다. 협객은 고사하고 민폐캐릭터 밖에 되지 않는다.
신필이란 명성답게 대신 복수해주겠다고 봉천남의 가게에 들어가 난리를 피우는 과정들은 재미있고, 봉천남 사건과 원자의와 관계를 전체 흐름 속에서 꾸준히 이어가서 천하 장문인대회에서 결착을 내는 구성은 탁월하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를 위해 논리를 희생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호비가 지모가 뛰어나지 않고 평범한 사람이었다 해도 급박한 상황에서 욕 한두마디에 앞뒤 안 재고 뛰어나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다. 작가는 더 나은 방법으로 종씨 일가를 죽이고 호비에게 복수심을 안겨주는 방법을 찾아냈어야 했다.
거기다 호비는 아주아주 눈치가 더럽게 없는 희망고문러이다. 정영소가 호비를 좋아하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다. 묘인봉의 진상을 알게 된 뒤 정영소가 독을 다룬다는 점을 상기하며 마음속으로 꺼려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왕씨 대장장이의 충고로 정영소의 감정의 감을 잡은 후 몇번씩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정영소의 마음을 후벼파기만 한다. 게다가 마음이 없으면 빨리 헤어지기라도 해야 하는데 자꾸 북경으로 유람을 가자 혹은 묘인봉을 치료한 보답으로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등[18] 각종 희망고문 끝에 나중에는 의남매를 맺자하여 잔혹한 확인사살한다. [19] 물론 의오라비와 의누이가 부부로 맺어지기 쉽다는 말도 나오고 정영소가 죽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영소가 호비를 살리고 죽음를 택한것도 호비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호비는 정영소가 죽고 나서야 그녀의 사랑을 깨달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반대로 호비가 원자의에게 목매는 모습을 보면, 정영소에게 한 짓만큼 인과응보를 받는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봉천남과 대치할때도 그녀가 봉천남과 한패라 지레짐작하며 헛물의 서막을 알린다. 절정은 최후반 호일도의 무덤에서 원자의와 재회하면서, 그녀가 자신과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고통을 겪었음에도 희망회로를 돌리며 원자의에게 환속을 요구한다. 결과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정영소처럼 호비도 떠나는 원자의를 그저 보고 있어야만 했다.
정영소라는 당대 제일의 독 전문가를 이용하면 독특하고 신기한 이야기 전개를 많이 만들수 있으므로 호비와 계속 붙어다니게 해야 하지만, 붙어다닐 구실이 마땅치 않으므로 호비를 눈치없는 희망고문러로 만들어서 억지로 끌고 다니는 상황이 벌어진 것.
요약하자면 비호외전의 호비는 의협심은 있고 꾀가 많아 임기응변에는 뛰어나지만, 눈치가 없고 사리를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자존심이 강하고 성격이 급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즉 지모가 뛰어나다 할 수 없는 오히려 장단점을 고려하면 범인에 가깝다. 단지 묘사로만 호비의 지모가 뛰어나다고 띄워주면서 행적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매력이 급전직하함이 비호외전의 가장 큰 아쉬움이다. 호비보다 묘인봉, 정영소를 비롯한 조연들과 특별출연급인 홍화회 군웅들의 캐릭터적 매력이 훨씬 뛰어나다.
5. 여담
생각보다 특이한 사항이 많은 주인공이다. 먼저 김용 월드의 작품 가운데 시대순으로(설산비호-1780년) 최후반을 장식하며, 유일하게 두 작품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인기가 너무 없어서 아예 언급이 잘 안되는 안습함을 보인다.
무엇보다 전술했듯이 연애운은 김용 월드의 주인공 중에서 제일 박복하다. 비호외전은 누구 한명 사귀기는 고사하고 썸 수준에서 끝나버렸으며, 설산비호는 그나마 고생 끝에 잘 될 가능성이 보였으나 사랑과 은원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둔 선택의 딜레마에서 오픈 엔딩으로 끝나버린다. 그리고 잘 언급되지 않지만, 무수한 무공과 기연으로 무장한 다른 주인공들과 달리 오직 자기 집안의 가전무공 하나만을 익혔으며 기연이 존재하지 않은 유일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외모가 추남에 가까운 유이한 주인공이다. 설산비호에서는 아예 수염투성이인 산적같은 외모라 묘약란이 대놓고 실망한 장면이 등장한다.[20]
[1] 설산비호와 비호외전은 이어지는 작품에 분량으로 따지면 곽정, 양과 등보다 오히려 분량은 더 적기는 하다.[2] 본래 태극문의 반도를 처결하기 위해 쫓아오다가 상가보(尙家堡)에서 호비와 마주친 것이다.[3] 서검은구록과 비호외전의 태극권은 무당파의 것이 아닌 태극문의 절기로 나온다.[4] 조반산은 서검은구록에서 등장한 홍화회 소속의 고수로 서검은구록과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한다. 비호외전에서는 진가락의 뒤를 이어 홍화회 3대 수령이 된다.[5] 그런데 호비는 봉천남과 원자의가 같은 편이라 성급히 판단내리며 처음에 적대시했다.[6] 그러나 묘인봉이 변명을 하지 않아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호비도 묘인봉이 아버지의 원수라는 소리는 들었으나 과거 그의 정의로운 모습을 보고 존경하고 있었다. 호비가 평아사에게 물어봐도 묘인봉이 호일도를 죽였는지 확답을 해주지 않아 원수인지 불분명한 사이였다.[7] 작중 시점에서 독수약왕으로 불리던 무진대사는 이미 사망했다. 정영소가 사형, 사저들과 싸운 이유는 사부의 유품인 '약왕신편'의 소유를 놓고 빚어진 일이었다.[8] 원자의는 어렸을때부터 출가했었으며, 사부인 원사소의 명령에 의해 속세인으로 분장해서 복강안의 천하 장문인대회를 저지할 임무를 수행중이었다. 봉천남의 목숨을 줄곧 구해준 이유는 그가 자신의 친아버지이기 때문이다[9] 호비는 진가락을 복강안과 착각해서 덤볐는데 전력을 다했음에도 진가락은 말 위에 앉아서 태연히 막아내며 명백히 한수 위의 실력임을 가르쳐준다.[10] 석만진 일당은 정영소가 최후로 남긴 칠심해당에 중독되어 석만진만 두 눈이 먼채로 도주한다. 객점에서 호비는 석만진과 마주쳐 죽이려다 자승자박을 당하는 석만진을 보면서 씁쓸히 갈 길을 가버린다.[11] 호비의 성장기의 행적 설명에 10대 후반부터 가지고 있는 거금을 남을 위해 기부하고, 협객일을 시작해서 많은 이들에게 선행을 베풀었다는 묘사가 나온다. 어떤 출판사 서문에서는 호비를 곽정, 소봉과 함께 3대 의협으로 손꼽은 평이 있다. 물론 의협성을 제껴두고 호비의 캐릭터적 매력을 나머지 둘과 비교하면 정말 비교하기가 민망하니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호비와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가 원승지이다. 원승지는 호비보다 더 낫지만 캐릭터성이 평면적에 재미없어서 인기가 떨어진다.[12] 후반으로 갈수록 사건이 쌓이게 되면서 내부적인 힘에 의해 흘러가서 문제가 차차 해결되지만, 썩은 기둥위에 지붕을 세우는 격으로 초반의 썩은 기둥이 주는 황당함을 잘 이겨내야 한다. 비호외전의 인기와 평가가 김용 작품 중에 하급에 놓는 이유가 초반부의 재미가 너무 떨어진다. 그래도 역시 신필의 명성다운 중반부를 넘어서면 어떻게든 지붕을 얹어내는 기술은 뛰어나다. 호비가 등장하는 다른 작품인 설산비호는 탄탄한 문학성을 인정받아 무려 '''아큐정전''' 대신에 중국 교과서까지 실린 것을 보면 정말 아쉬운 작품이다.[13] 평아사가 얘기하지 않아서 상검명과 호일도의 자세한 사정을 몰랐을 수도 있지만, 원수관계임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14] 상검명의 사형제들이 상가보를 방문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노태도 호비가 호일도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죽이려고 벼르고 있었다.[15] 아무리 못해도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사건 청취 정도는 했어야 한다.[16] 적의 간계에 빠진 것도 아니고, 조호이산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계책이다.[17] 읽다가 잠시 쉬며 정신수양을 하지 않는다면 절로 욕이 나올 것이다.[18] 원자의가 준 옥봉을 주라고 했었다. 호비는 눈치없이 옥봉을 줬다가 정영소는 받지 않았다.[19] 호비가 진지하게 폼잡고 부탁할 것이 있는데, '내가 너무 높이 뻗쳐 있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운을 띄어 정영소를 설레게 했으나 뜬금없이 의남매를 맺자고 한다. 잔뜩 기대하던 정영소는 부들부들하며 가슴이 찢어져버린다.[20] 주인공 중 시종일관 대놓고 추남으로 까이는 허죽과 비교하면 누가 외모에서 우위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