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경고문

 

1. 개요
2. 한국의 경우
3. 올해의 황당한 소비자 경고문
4. 기타


1. 개요


미국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소송이 남발되고, 제조사에서 충분한 주의 의무를 하지 않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엄청난 액수를 소비자에게 배상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소비재 제조사들은 책임 의무에 대한 방어적 차원에서 다소 어처구니 없는 경고문을 부착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경고문의 경우 어떤 소비자들이 정말로 했다가 다치는 바람에 회사가 배상금을 물어주는 바람에 생긴 것도 있다.
다르게 본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황당한 짓을 하며, 누군가는 반드시 자신의 과실이 일부 있음에도 인정하기 싫거나, 누군가는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죽는 개구리처럼 인생의 큰 피해를 보기 때문에 소송을 불사한다'''는 뜻이다. 이런 케이스의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맥도날드 커피를 쏟아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할머니 사건.[1] 1992년 발생한 이 사건은 사소한 것에 목숨 건다, 돈을 뜯어내기 위한 액션이다라는 비아냥도 받았지만, 이로 인해 비슷한 케이스의 수많은 자잘한 서비스 사고를 당했지만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었던 소비자들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것이 자칫 거대회사의 일방적인 갑질로 이어질 수 있는 서비스의 개선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교훈을 남겼고 이때부터 서비스업을 하는 회사들의 인식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2. 한국의 경우


(전략)학생이 위 난간을 통하여 화장실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어떠한 장치를 하여야 할 필요성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위 난간은 사물에 관한 어느 정도의 변별능력을 갖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사의 단속을 피하여 담배를 피우겠다는 등의 비정상적인 목적을 위하여 무리하게 들어가지 않는 한 어떤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에게는 학생들이 원칙적으로 출입할 수 없는 위 난간에 넘어 들어가 흡연을 하다가 실족하는 이례적인 사고가 있을 것을 예상하여 위 복도나 화장실 창문에 위 난간에의 출입을 막기 위하여 출입금지장치나 추락위험을 알리는 경고표지판을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가 출입금지장치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위 학교시설에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후략)

대판 96다54102

한국 사법부는 기본적으로 "통상의 용법"에 따라 물건을 써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2] 자주 보기는 어렵지만, 2002년 제조물 책임법(PL법)이 시행되면서 이후 이런 경고문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실제로 전자 레인지에 '애완 동물의 털을 말리는 데 사용하지 마십시오.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에어컨에 '에어컨에서 나온 물을 마시지 마십시오. 배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경고문이 들어간 경우가 있다.
또 동부대우에서는 김치 냉장고에 '실험 약품 및 재료, 시료를 보관하지 마십시오'라는 경고문을 넣었는데, 실제로 실험에 사용할 시료를 김치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3] 변질돼서 클레임을 당했을 때 이 경고문 덕에 책임을 면한 적이 있다고 한다.

3. 올해의 황당한 소비자 경고문


Wacky Warning Labels Contest
이와 관련해서 '미시건 소송 오용 감시 협회(Michigan Lawsuit Abuse Watch)'에서는 1997년부터 해마다 황당한 소비자 경고문을 선정해 '올해의 황당한 소비자 경고문' 시상을 한다. 국제경연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면 해외 응모도 받는 듯하다.[4] 1등은 상금 500달러와 함께 부상으로 책 한 권[5]을 주고, 2등은 상금 250달러, 3등은 상금 100달러를 준다. 그리고 2011년부터 상금이 1000달러, 500달러, 250달러로 올랐다.
다음은 그 수상 목록의 일부.
  • 2003년 - 안마의자: "벌거벗고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마십시오. 롤러가 작동 중일 때 등받이 부분에 신체의 일부를 압박하지 마십시오"
  • 2005년 - 화장실 청소용 솔: "몸을 닦는 데 쓰지 마십시오"
  • 2006년 - 공업용 페인트 제거용 열풍기: "이 공구를 헤어 드라이어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 무려 540℃(!!!)의 열풍을 뿜어낸다. 다만 이게 글로만 읽으면 어떤 바보가 이걸 헷갈리나 싶겠지만 열풍기 중엔 겉모습만 보면 약간 간지나게 생긴 헤어 드라이어처럼 생긴 녀석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마냥 황당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브랜드만 바꾸면 속을 것이다.
  • 2007년 - 소형 트랙터: "위험: 죽음을 피할 것(avoid death)"
  • 2009년 - 간이 화장실: "차량에 연결되어 이동 중인 화장실에서는 용변을 보지 마십시오"
  • 2010년 - 핸즈프리 폰: "운전 중에 스피커폰을 작동시키지 마십시오"
- 이것만 보면 뭐가 황당한가 싶겠지만, 상품명이 드라이브 앤 토크(Drive 'N' Talk)였다.
  • 2011년 - '평범한' 방진용 마스크: "이 제품은 산소를 공급해 주지 않습니다. 산소 농도가 19.5% 이하인 환경에서 사용하지 마십시오"
- 사실 이건 매우 중요한 경고문이다. 예를 들어 화재현장에 노출된 사람들이 화재상황에서는 연기 때문에 질식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화재가 산소를 소모시키고 산소 농도를 저하시킨다는 것을 떠올리기 힘들다. 특히 젊은 사람이 아니라 노인이나 중년의 저학력 계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문제는 '연기를 걸러내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 방독면, 마스크 종류는 연기를 걸러낼 수는 있지만 화재현장에서 쓸모가 없으며, 화재현장에서는 공기통이 달린 산소마스크가 필요하다. 거의 대부분의 민간용 방독면과 방진마스크에는 '화재현장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문구 혹은 '저산소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는 경고문이 포함되어 있다. 또 화재 뿐만 아니라 가스탱크에서 방독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다 가스가 산소를 밀어내어 저산소증으로 사망한 사례들도 생각보다 많다.
  • 2012년 - 소형 지구본: "이 지구본으로 항해를 하지 마십시오"
  • 2014년 - 휴대폰 충전기: "충전기에서 아이를 떼어 내십시오"
그리고 그 외 입상작들
  • 유아용 유모차: "접기 전에 아이를 빼십시오"
  • 낚시 바늘이 달려있는 황동제 루어: "삼키면 해롭습니다"
  • 레이저 프린터 토너: "토너를 마시지 마십시오"
  • 다리미: "옷을 입은 상태로 다리지 마십시오"[6]
  • 부엌용 식칼: "절대로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고 시도하지 마십시오"
  • CD장: "사다리 대용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 슈퍼맨 코스프레 의상: "이 옷을 입고 날려고 하지 마십시오"

4. 기타


  • 겨울왕국의 엔딩 크레딧의 말미에는 '모든 남자들이 코딱지를 파먹는다는 크리스토프의 말은 디즈니의 공식 입장과 관계 없습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것 역시 미국 내에서의 소송을 원천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 흔히 황당 경고문의 유래 중 하나로 잘못 알려져 있는 전자레인지에 고양이를 말리려고 한 할머니의 사례는 미국의 한 로스쿨에서 제조물 책임법의 예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며 실제 사례는 아니다. 자세한 것은 고양이 전자레인지 문서 참고.

[1] 단, 이 사건의 경우 대충 제목만 보면 무슨 블랙컨슈머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이때 맥도날드 커피는 기준치 이상으로 엄청나게 뜨거웠으며, 어떤 경고 문구도 없었고 할머니 역시 넓은 면적의 심한 화상을 입으며 병원 입원 8일에 전치까지 2년 걸렸다. 거기다 항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커피 온도는 소비자의 리필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인 것이라는 의혹까지 있었던 데다가, 이 과정에서 맥도날드는 법정에서 피해자 할머니한테 '늙어서 그만한 돈 받을 자격 없다.'는 식의 인신공격까지 내뱉었다. [2] 가령 이 황당한 경고문의 대표적인 예시인 '세탁기에 아이를 넣지 마십시오' 라는 경고문구를 예로 들자면, 한국은 넣은 사람만 아동학대로 처벌받지 그런 문구가 없다고 세탁기 제조사를 처벌하지는 않는다.[3] 시료용 냉장고는 전문 제품이라 제품도 반독점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판매 가격과 유지비가 과하게 높으며 일반 냉장고를 사용하더라도 온도 확인과 성에 제거 등 관리만 제대로 하면 시료용 냉장고와 큰 차이는 없다. 때문에 연구실은 물론이고 병원에서도 일반 냉장고에 시료나 검체, 약품 등을 보관하는 일이 부지기수다.[4] 하지만 수상작들을 보면 전부 미국이긴 하다. [5] 2006년에는 필립 하워드의 저서인 '상식의 죽음(the Death of Common Sense)'이었고, 2013년에는 이 콘테스트를 시작한 로버트 도리고 존스의 '접기 전에 아이를 빼세요. 101가지 멍청하고 웃기고 황당한 경고문들.'이 부상이었다.[6] 존 스몰츠가 해당 행위로 부상을 입었다는 소문이 떠돈 적 있는데, 그는 증기 다리미로 다림질을 하다 증기가 튀어 화상을 입었을 뿐이라 해명했다. 다만 실제로 저 행위를 한 동료 선수가 있기는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