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
1. 개요
Punitive damages
손해배상의 경우에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배상액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영미법에서 발달한 제도로, 국내에서는 아직 전면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은 제도이나 이 제도의 도입 여부에 대하여 찬반 논의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중이다.
실손해와 관계없이 반사회성이 높을 경우 배상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손해의 XX 배를 배상하게 한다'는 식의 입법례도 있는데, 이와 같은 배수적 손해배상도 징벌적 손해배상의 일종이다.
유의할 점은 처벌적 손해배상은 다소 형벌적인 성격이 들어가 있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민사책임이므로 형사책임, 행정제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한 가해자더라도 벌금 등 별도의 형사책임을 지거나 과징금 등의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에 관해 상세한 연구서로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출간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정한 운영방안에 관한 연구》가 있다.
2. 연혁
이 제도는 함무라비 법전의 내용 중 '도둑이 소나 양, 당나귀, 돼지, 염소 중 하나라도 훔쳤더라도 그 값의 열 배로 보상해 주어야 한다. 도둑이 보상해 줄 돈이 없다면 사형당할 것이다.'라는 구절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그 뿌리가 깊다. 부여 법률에도 '물건을 훔친 자는 12배로 배상하고, 배상하지 못할 경우 노비로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와 같은 고대의 손해배상 제도는 배수적 손해배상과 형벌이 혼합되어 있는 예로 볼 수 있다.
영미법에서는 1763년부터 판례법을 통해 이 제도가 수용되었고,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례가 누적되고 있다. 그러나 독일법을 비롯한 대륙법은 배상제도에 처벌적 의미를 배제하고, 가해행위로써 발생한 책임을 가해자가 그 책임범위만큼 메워준다는 의미의 전보배상(Compensatory damages)을 대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손해액을 넘는 부분까지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입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 한국은 대륙법에 근간을 둔 일본법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이들과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3. 사례
미국엔 징벌적 손해배상이 법적으로 명시되어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실, 정신적인 손실 이외에 징벌적인 이유로 다른 나라라면 벌금을 내릴 사항으로 피해자에게 줄 손해배상액에 벌금액을 추가하는 일이 많다.
대표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의 예로는 연방대법원이 2009년 필립 모리스 담배회사에 대해 7,95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을 선고한 사례가 언급된다. 한 개인이 PG&E[1] 에게 승소하며 3억 3,300만 달러를 배상하도록 한 판결을 이끌어낸 실화를 기초로 만든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도 있다.
소송에서 져도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소송 비용이나 변호사 선임 비용 같이 소송을 당해서 발생하는 지출에 대한 보상을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소송을 거는 일이 많다. '''소송을 걸어서 이기면 대박, 지면 그냥 본전이니까.''' 이런 무차별적인 소송이 미국을 말아먹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위의 이유로 동양권과는 달리 서양권에서는 말도 안 되는 사유(특히 미국에서)로 증명되지 않은 근거로 마구잡이로 많은 소송들을 벌이고 있다. 서양에서 나온 제품들에 우리가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운 경고문이 붙어있는 이유가 그것 때문.
전자레인지나 세탁기에 쓰여있는 '애완동물이나 아이를 넣지 마세요.', 드라이기에 쓰인 '잠 자면서 사용하지 마시오.' 다리미에 쓰인 '옷을 입은 채로 다리지 마시오.' 등이 있다. 심지어 아동용 슈퍼맨 의상에도 '주의: 이 옷을 입는다고 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라고 써있고 유모차에는 '유모차를 접기 전에 아이를 꺼내세요.'라고 써있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탈 때 쓰는 무릎, 팔꿈치 보호대에는 '다른 부위는 보호할 수 없습니다.'라는 어처구니가 없는 경고도 써져 있다. 땅콩봉지에 "땅콩이 들어있으니 땅콩 알러지 있는 사람은 먹지 마시오"라고 써 있거나(...), "봉지째 먹지 마시오" 라고 써진 과자도 있다(...). 운동화 끈이 풀린 채로 걷다가 끈을 밟고 넘어진 사람이 '끈이 너무 길게 만들어져 다쳤다.'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걸어 '끈을 잘 묶으라'는 경고문이 생길 정도. 트랙터에 '죽음을 피할 것(avoid death)'이란 경고문이 붙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2]
이것의 가장 유명한 예는 맥도날드 커피 소송 사건링크이 있으며 이는 영미권 학교에서 비즈니스 법쪽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 반드시 나온다. 대충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자면 맥도널드에서 파는 커피를 마시다가 커피가 몸에 쏟아 심하게 데어 소송을 걸었고 배심원이 맥도널드 측에게 2억 8천 6백만 불을 피해자에게 지불하라는 평결이 내려진 것이다. 최종적으론 법원이 어떻게 해서 64만 불로 조정했다고 하고 둘이 얼마에 합의했는지는 비밀로 부쳐졌다. 물론 그냥 뜨거운 걸 마시다가 엎질러서 데었다고 물어주라고 한 건 아니고, 여러 번에 걸쳐 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너무 뜨겁다고 컴플레인을 걸었고, 실제로 화상을 입은 사람이 몇 차례 나왔음에도 이번에도 너무 뜨겁게 나와서 데인 것이라 징벌성 피해배상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살짝 데었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진 찾아보면 알겠지만 정말 심하게 화상을 입었다. 문자로 써 두자면, 급소인 허벅지 안쪽과 생식기 주위에 3도 화상 여러 군데를 입었으며, 피부를 이식받고 2년간의 회복기가 필요할 정도였다. 실제 화상 사진혐짤일 수 있으니 주의
미국의 한 판사가 다니는 워싱턴 D.C.의 한국인 세탁소 주인이 바지를 잃어버려서, 세탁소 주인이 바지 값의 몇 배를 배상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5,400만 달러(약 600억원)를 배상하라고 건 소송인 바지 소송이라는 사건도 유명하다.
2017년 미국에서는 16살 백인 소녀 엘리자 와스니가 월마트에서 훔친 칼로 34살 남자 우버 운전수인 그랜트 넬슨을 살해했다고 피해자 가족이 월마트를 제소한 사건도 있었다.[3]
9학년(중학교 3학년) 때 학교에 자신이 직접 만든 자살 폭탄 가방 모양 시계를 들고 갔다가 교장이 경찰에 신고하여 체포되었으나 페이스북 대표 주커버그, 미국 대통령 오바마, NASA 대표 등이 지원하는 인종차별을 하지 말라는 여론 재판에 의해 풀려나고, 오히려 장학금 등을 받고 미국 명문대에 들어간 중동 계열 아랍인 소년 아흐메드 모하메드(Ahmed Mohamed)가 자신을 신고한 학교와 체포한 경찰이 소속된 시(city)를 대상으로 1,500만 달러(대략 1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Ahmed the Clock Kid wants $15 million from city and school 이것만 보면 인종차별 같지만 시계가 누가 봐도 폭탄처럼 생겨, 오히려 인종차별이라는 키워드로 혜택을 받았다고 정치적 올바름을 악용하는 사례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월마트에서 수박을 꺼내다 진열대에 걸려 넘어져 다친 남자에게 750만 달러(약 84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4]
4. 한국의 경우
보다시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전면 도입 논란이 무색하게도, 개별법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예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각 법률의 내용도 거의 복붙 수준으로 비슷하다.
위 규정은 대한민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최초의 법규정이다(2011년 6월 30일 시행).
종전에는 "3배"였으나, 2020년 8월 5일부터 5배액까지로 인상되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의 예에 이어, 급기야 5배액 손해배상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 대륙법 체계를 따르고 있어서, 손해배상은 어디까지나 전보배상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대개의 손해배상의 경우에는 그런 거 없다. 다만 경제민주화 법률의 대표격으로 일컬어지는 하도급법에서는 이 법률이 적용되는 도급인 등의 갑질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 실제 피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징벌적 손해배상 (정확히는 3배수 손해배상)규정을 도입했다. 2014년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건에서는 일반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실효성 있게 묻게 하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제사법에는 한국 법원의 재판에서 미국법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에 한국법이 인정하지 않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되는 것을 차단하는 규정이 있다.
제20대 국회에서는 박영선, 금태섭, 박주민, 표창원 의원이 각각 징벌적 배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이 여러 법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었지만, 도입 이래 징벌적 손해배상이 실제로 청구된 경우는 겨우 십여 건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청구가 인용된 예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법을 마구잡이로 베껴서 법안을 만들다 보니 실제 해석·적용을 할 경우 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4.1. 유사 제도
- 도시철도에서 운임을 내지 않고, 무임승차 시 기본 운임의 약 30배를 배상하는 제도가 있다.
- 공무원을 횡령, 배임, 수뢰 등의 사유로 징계하는 경우에, 꿀꺽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게워 내게 하는 징계부가금 제도가 있다.
5. 국내도입 찬반론
5.1. 찬성론
찬성론자들이 드는 논거는 보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피해자에 대해 실효성 있는 손해 배상을 얻게 하는 동시에 가해자의 행위의 악성에 대하여 제재를 가함으로써 일반적 예방에 이바지할 수 있다.
- 가해행위 이후 사후적인 측면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갑 위치에 있는 대기업 등의 위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 또한 현재 한국의 손해배상 제도는 실손해액을 피해자가 엄격하게 증명하여야 함을 원칙으로 하는데, 피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환경오염피해, 프라이버시침해 배상 등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배상소송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피해액 증명이 매우 곤란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에 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가해자의 반사회성을 근거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손해액 증명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피해자에게 유리하다.
- 소송이 남발된다거나, 악의적/사행적 소송이 급증할 것이라는 반론이 있지만, 일단 소송에 가면 실손해액 이상의 배상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 때문에 당사자들은 소송에 나서기 전에 합의하거나 소송 외 대안적 분쟁해결방법 (중재/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택함으로써 소송을 줄일 유인이 발생하게 된다. 현행 전보배상 일원체제에서는 오히려 사회적 강자인 대기업 측이 배상을 원하면 소송을 걸어보라며 배째라 식으로 나오기 마련이어서 대기업에 일반 소비자가 대응할 방안이 부족하다. 즉, 이 제도는 꼭 소송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가해자인 기업 등이 사후에 적극적인 피해보상방안 모색에 나서게 되는 심리적 강제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대기업 등 법인의 경우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징역,사형 등의 형사제재가 불가능하고[5] 정부부처의 과징금, 영업정지 등 행정 제재의 경우는 정경유착이 되어 있는 경우 곧바로 유명무실해진다는 점에서 그들의 위법행위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할 방법은 이 제도의 도입 외에는 찾기 어렵다.
- 찬성론자 중에서는 기업의 손해배상 리스크가 예측불가능하다는 비판에 대응해 무제한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보다는 절충 형태인 배수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여 보완하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배상 배수에 대하여는 3배수 징벌적 손해 배상(Treble damages)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지지를 받는 편이다. 한국의 하도급법도 3배수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를 채택했다.
-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되는 대상은 주로 대기업일 것이므로, 일각에서 도입을 주장하는 일수벌금제와 마찬가지로 돈이 많든 적든 실질적으로 똑같은 정도의 배상을 하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이 5백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와도 일반 직장인에게는 큰 돈이지만 재벌에게는 그저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
- 폴린스키 교수와 사벨 교수는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경제학적 분석을 하여, 법의 규제를 벗어날 확률이 존재할 경우에 한하여 징벌적 배상을 도입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6] 실제로는 많은 부분에서 법의 규제를 피해갈 확률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징벌적 배상제도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가해자의 효용을 제외해야 하는 경우(예를 들어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 자체에서 희열을 느끼는 경우라든가) 법의 규제를 벗어날 확률이 없더라도 징벌적 배상을 도입해야 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또 이들은 징벌적 보상이 개인이 아닌 기업에 대해 이루어질 경우, 실제 문제를 일으킨 개인에 대한 처벌이 적합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주주들이나 다른 임직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우려를 보였다.
- 입증해낸 경우에 한해서만, 그리고 그 손해액 범위 내에서만 배상을 하게 된다면 걸리지 않는 경우가 70%이고, 걸리는 경우가 30%라면 어차피 피해를 줘도 잘못이 걸리는 경우에만 변상해도 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증해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기업의 비리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가능해지게 된다. 가해자 측에게 손해를 얼마든지 입히라고 조장하는 꼴이 되어버린다.
- 징벌적 손해배상은, 기업 등지로부터 소송을 걸어서 '돈을 뜯어내라'기 보다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줄 수도 있으니 애초에 그런 일에 처하지 마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즉, 사회안전을 위한 예방적 제도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보상받을 만한 문제는 피해가 이미 충분히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도 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하여 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했는데, 설령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서 이 문제를 다룬다 해도 가족이나 친지가 죽었다는 것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막대한 배상을 인정하는 것을 두고 단순한 피해의 측정 내지 위자료 지급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이는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또한 피해자의 회복키 어려운 손해를 딛고 그 기업이 호의호식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결단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제도적 선언과 실질적 정의 실현의 한 방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법안을 입법한다면, 국가 막장·멸망 테크를 타지 않는 이상 그런 입법은 '국민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전과자를 늘리기 위한' 법이 아니라, 국민들, 특히 법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재벌, 기업등 기득권층에게 '이러한 범죄를 짓지 말라'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7] '고의성 짙은' 행동에 대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한다면 기업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여 법적 분쟁을 피할 것이고, 그러면 손해배상을 해 줄 일도 없을 것이다. 가령, 시간외 근무수당 미지급 같은 문제가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법안을 입법한다면, 국가 막장·멸망 테크를 타지 않는 이상 그런 입법은 '국민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전과자를 늘리기 위한' 법이 아니라, 국민들, 특히 법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재벌, 기업등 기득권층에게 '이러한 범죄를 짓지 말라'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7] '고의성 짙은' 행동에 대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한다면 기업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여 법적 분쟁을 피할 것이고, 그러면 손해배상을 해 줄 일도 없을 것이다. 가령, 시간외 근무수당 미지급 같은 문제가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5.2. 반대론
그에 반해 징벌적 배상제가 전체적 사회편익 향상에 이바지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반대론이 있다.
- 가해자에게 리스크를 지게 하는 것은 경제성장을 방해한다
- 징벌적 손해배상의 요소인 가해자의 반사회성, 악성은 지극하게 모호한 요소로서, 그 요소의 유무 및 정도의 판단은 결국 사법부에 의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 결국 이는 소송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대략적인 배상액 산정조차 소송에 가서야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기업 운영의 리스크가 커져서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자본을 사내에 유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전체적 경제발전 저해의 결과를 낳는다.
-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이 예상치 못할 정도로 많아진다면 기업은 리스크 회피를 위해 불가피하게 보험에 가입하게 되고, 재화나 용역의 생산원가가 증가하게 되어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 법리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
- 실제 가한 피해보다 큰 배상을 해야한다면, 짓지도 않은 죄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것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 인정여부 및 그 배상액은 법관의 자의적 판단 하나로 결정되는 것인데 비해, 그 결과는 기업의 존망과 연결될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에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경우에는 제도가 정착하기 어렵다.
- 불법행위자가 징벌적 성격의 막대한 배상금을 물고도 행정벌, 형사벌 등 다른 불이익한 처분을 더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이중처벌금지원칙 내지 일사부재리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 실손해를 보전하는 정도의 배상책임은 벌이 아니므로 상기한 문제의 여지가 없다.
- 손해보전을 넘어서는, 불법행위에 대한 징벌적 제재금이 꼭 피해자의 주머니로 들어가야 할 경험칙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 위 문제를 없애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이 아주 적게 ( 고의적인 경우에만 적용한다) 만든다는 반론을 낸다면 무의미할 제도를 왜 만드냐는 재반론이 가능하다.
- 실손해의 정도에 상관없이 막대한 배상금 지급을 가능하게 한다면 소송 = 로또라는 '일반의 사행심'을 조장하여 소송의 폭증 및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사업자가 경쟁사업자를 침몰시킬 목적으로 손배소송을 하는 경우를 막지 못한다. 애플 삼성 소송전이 그 예다.
- 미국처럼 배심원제를 채택한 나라라면 몰라도 한국에서는 만들어봤자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거나, 거꾸로 갑질의 또다른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자사 법무팀 소속 변호사들 경력이 고등법원을 능가할 정도의 대기업이 자체 법무팀을 가질 능력이 안되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징배금 제도를 악용하여 소송을 일으키면 중소기업측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설사 승리한다 해도 그 전에 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높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대기업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소송취하를 구걸하게 된다는 것이다.
6. 관련 문서
[1] Pacific Gas and Electric Company. 미국의 에너지 기업.[2] 물론 저런 이유로 소송당한 적이 있어서 추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3]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70628131300009[4] 美 월마트서 수박 꺼내다 다친 고객에게 84억원 배상 판결 2017-11-11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71111016600075[5] 이론적으로는 대체하는 방안이 있긴 하다.[6] Punitive Damages: An Economic Analysis. February 1998. Harvard Law Review, Volume 111 Number 4.[7] 예를 들어 마약류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안은, 국민들이 마약을 팔거나 투약하다가 걸려서 감옥에 가라고 만드는 법이 아니라, 국민들이 마약을 하지 말라고 권고, 경고하는 법안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청소년보호법에 이러한 경고의 기능이 없어 청소년들의 탈법행위를 조장한다고 비판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같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