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렘(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의 주인공. '''오스만 제국 역사상 최초로 황제와 정식 결혼을 하여 황후가 된 실존 인물'''인 휴렘 술탄이다.[1] 본명은 알렉산드라.[2] 우크라이나의 교회 성직자의 딸로 태어났으나 그렇게 부유한 편이 아니었으며 그녀의 고향은 영주가 자주 바뀌고 이웃 나라들의 침략을 받는 불안한 곳으로 묘사된다.
산 건너편에는 무엇이 있을까를 궁금해 하던 소녀 답게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주인공으로 묘사된다. 이브라힘에게서 하렘의 여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교양을 집중적으로 이수받은 끝에 매우 지적인 여성이 되었다.[3] 이렇듯 술탄의 여인으로서 꿀릴 게 없는 여성이지만 그녀가 이스탄불로 올때부터 속앓이를 하던 점은 자신이 이브라힘에게 연모의 감정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노예상에게서 도망칠때부터 그녀에게 조언을 해주었던 마음씨는 둘째치고 어두운 밤과 같은 검정색 머리를 가진 잘생긴 청년인 이브라힘에게 홀딱 반했던 것. 이브라힘이 자신을 살때부터 당연히 이브라힘의 처가 되는 줄 알고 있었다가 결국 이브라힘의 처가 아니라 술탄에게 바치는 헌상품이 된다는 깨닫고는 매우 절망한다. 하지만 휴렘의 고운 목소리와 지적인 면에 호감을 느낀 쉴레이만이 그녀와 동침을 하고 나서 부터는 하렘의 다른 여자들은 찾지 않게 되고[4] 휴렘만 찾게 되면서 쉴레이만에게도 연모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하렘에 들어가 쉴레이만과 동침을 하면서도 '''여전히 이브라힘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브라힘에게 느끼는 연모의 정 이외에도 하렘 내부의 살벌한 암투 역시 휴렘을 위협한다. 휴렘이 처음 하렘에 들어온 날, 하렘의 측실 여인들은 겉으로는 휴렘을 살갑게 맞이해주지만 환영 다과회때 과자 안에서 돌맹이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독을 탄 스프로 독살당할 뻔 하기도 하는등 여러차례 고비를 넘긴다. 하렘의 여인들은 보통 지도 여관 통제 하에 단체 생활을 하는것과 달리 이브라힘의 노력으로 예외적으로 처음부터 독실을 배정받아 주목을 끈것.[5] 그리고 쉴레이만의 총애를 받던 여인이 어느날 갑자기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휴렘은 이 모든것을 꾿꾿하게 견뎌내는데 그 이유가 '''쉴레이만이 이브라힘에게 자신을 부인으로 하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하렘에 들어온지 10일도 안되어서 쉴레이만과 동침을 하게 되는데 동침을 한 후 쉴레이만이 휴렘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보석과 금을 요구하던 다른 여인들과 달리 휴렘은 이브라힘의 저택에서 읽었던 책들 이후로는 책을 읽은 것이 없다며 책을 읽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날, 하렘의 모든 여인들이 보는 가운데 휴렘에게 작은 상자가 보상으로 내려진다. 하렘의 여인들은 상자의 크기가 작은것을 보고 "쟤도 폐하에게는 별로였나봐. ㅋㅋ"하고 비웃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것은 '''쉴레이만이 이용하는 전용 도서관의 열쇠'''였다. 일개 하렘의 말단 여인에게 술탄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진 것이다. 쉴레이만의 도서관을 드나들게 된 휴렘은 쉴레이만의 스승이었고 제4 재상[6] 을 지내다가 은퇴한 카짐 파샤에게서 학문을 익히게 된다. 다른 여인들과는 구별되는 휴렘에게 호감을 느낀것인지 쉴레이만은 그 이후로 다른 여인들을 찾지 않고 오직 휴렘과 동침한다. 휴렘은 쉴레이만과 동침을 하면서도 이브라힘을 계속 생각하고 교성을 지르지 않고 쉴레이만은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듣지 못한다며 아쉬워 한다.
휴렘은 궁중의 웃어른인 발리데 술탄[7] 인 하프사 술탄의 초대를 받아 알현하게 되고 최단기간에 이크발(Ikbal)이 되는등 승승장구하게 된다. 휴렘이 잘 나가게 되자 쉴레이만의 제 1 카든(Kadın)[8] 인 귈바하르의 경계를 받게 되고 암살 위협까지 받게 된다. 하맘[9] 에서 납치되어 보스포루스 해협에 수장될 위기에 처하지만 이브라힘에게 구조되고 이브라힘의 저택에서 검열삭제까지 한다.[10] 그리고 하렘으로 다시 돌아와 귈바하르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5권에서는 회임을 하게 되는데 이 아이가 누구의 아들인지 모를 지경이 된다. 이브라힘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 쉴레이만은 자신의 아이가 생겼다고 좋아한다(...). 귈바하르가 휴렘을 죽이러 또 한번 자객을 보내자 휴렘도 자객의 시체를 귈바하르의 방으로 보내는 등 강경대응을 한다.
이브라힘을 좋아하는 휴렘의 마음은 만화 곳곳에서 나오는데 피리 메흐메트 파샤에게서 스파이 혐의로 추궁받을 위기에 처할때 몰래 변장해서 이브라힘에게 알리려고 이브라힘의 저택에 오기도 하고 베오그라드 공성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쉴레이만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이브라힘에게도 연모의 감정을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휴렘만 이브라힘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이브라힘도 휴렘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하티제 술탄도 휴렘의 감정을 어렴풋이 짐작할 정도로 그 감정 표현이 적극적이라는것.
똑똑할 뿐 아니라 노래와 시에도 아주 능하다. 이브라힘의 저택에서 교육받을 때 부터 두각을 드러내더니 쉴레이만의 면전에서 시를 읖으면서 호감을 사게 되고 보스포루스 해협의 뱃놀이에서도 출중한 재능을 드러낸다. 쉴레이만은 휴렘을 나이팅게일에 비유하며 휴렘의 노래를 듣는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귈바하르가 주최한 유럽 각국 대사 부인들이 모인 연회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을 발휘하며 귈바하르를 벙찌게 만들뻔 했다.[11]
반대로 외모로는 그렇게 예쁘다는 소리를 못듣는 듯하다. 공공연히 귈바하르가 더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듣는가 하며 삐쩍 말랐는데 왜 쉴레이만은 휴렘만 찾느냐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는걸 보면 절세 미인은 아닌듯.
그리고 5권 시점 까지는 굉장히 '''착하다.''' 자신을 독살하려고 했던 측실[12] 을 죽이지 않고 새로 부임하는 장군에게 시집을 보내 준다. 당연히 죽을줄로만 알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끌려와온 측실 여인은 자신을 보고 기뻐하는 장군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13] 쉴레이만의 재가를 받지 않고 이루어진 것이라 쉴레이만도 의아해 하지만 미담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14] .
그 착한 마음씨는 계속 변함이 없어 귈바하르와 그 아들 무스타파를 포함, 어느 누구도 해하지 않고 권력을 거머질수 있다고 믿으며 휴렘에게 자신은 죽고싶지 않다고 고백한 무스타파에게 무스타파가 황제가 된 후 자신의 아들 메흐메트와 함께 바깥 세상을 구경시켜줄 수 있냐고 되묻기까지 한다.
5권까지의 전개는 실제 인물의 생애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실존인물인 휴렘 술탄과 이브라힘 파샤는 비밀스러운 연인 관계가 아니라 '''정적'''이었다. 이브라힘과의 로맨스 그런 거 없다. 다른 매체에서는 '''서로 못죽여서 안달난 사이'''로 그린 것이 태반이다. 이브라힘 파샤가 죽게 된 가장 큰 원인도 휘렘 술탄과의 정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장남에게 황위를 물려주는 법이 없던 오스만 제국에서는 제위를 계승한 황자 이외의 다른 황자들은 모두 몰살당하는 것이 '''국법'''[15] 이었고, 국민들로부터 다음 황제로 주목받고 있던 무스타파 황자는 휘렘의 아들이 아니라 마히데브란 술탄의 아들이었다. 당연히 이브라힘도 무스타파의 재능을 생각하여 그를 지지했지만, 휘렘은 자신의 아들을 황제에 올리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일. 하지만 아들을 살리고 싶다는 것은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 휘렘 술탄은 하렘의 여자로서 정치에 개입했다는 전례를 남기게 되었고 이후 황제의 모후나 애첩들도 '저 쉴레이만 대제 때도 여차저차한 일이 있었는데...!' 라며 정치에 끼어들게 되었기 때문에, 휘렘은 오스만 제국의 쇠퇴를 제공한 여자로 지목되고 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신분 상승과 러브 스토리[16] 의 주인공인 점과는 다르게 정치적인 면에서는 별로 좋은 소리를 못듣는 여성인데 앞으로 실제 역사적 사실과 픽션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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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휴렘 이전까지 술탄의 배우자들은 황제와 정식 결혼을 한 사이가 아니었다.[2] 고향에서 애칭으로 '사샤'라고 불렸다. 사샤(Саша)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식 이름인 알렉산드르와 알렉산드라의 애칭이다.[3] 실제 역사에서도 휴렘 술탄이 쉴레이만 대제의 총애를 받은 이유중 하나로 하렘의 다른 여성들과 달리 매우 지적인 여성이었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폴란드의 왕에게 친선편지를 보내며 외교를 주도하기까지 했는데, 이 편지들은 오늘날까지도 전해진다.[4] 단, 귈바하르와는 의무적으로 금요일에는 동침한다.[5] 하렘의 여인이 독실을 배정받으려면 술탄과 동침을 한,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한 이크발(Ikbal)이 되어야 가능하다.[6] 오스만 제국의 재상 제도는 조금 독특했는데, 처음부터 재상이 여러 명이었다. 이는 초창기(구체적으로는 콘스탄티노플 함락 이전까지) 오스만 제국이 여러 투르크계 부족들의 연합정권 비슷하게 운영되었기 때문인데, 점차 그 재상들 가운데 한 명의 힘이 강화되기 시작하여 '대(大)재상' 으로 불리게 된다. '제4 재상' 이라는 것은 대재상이 아니라 여러 재상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뜻.[7] Valide sultan. 술탄의 모후. 황태후를 의미한다.[8] kadın은 터키어로 '여자'를 의미한다. 정확히는 카든 에펜디(kadın Efendi)라 부른다. 술탄의 자식을 낳은 비. 황녀를 낳으면 '하세키 카든(Haseki Kadın)', 황태자를 낳으면 '하세키 술탄(Haseki sultan)으로 불린다.[9] 터키식 목욕탕[10] 그 동안 휴렘은 하렘에서 실종 처리된다. 하렘 여인들은 귈바하르의 짓이라고 수군대지만 이전에 같은 꼴을 당한 쉴 자한 때와 마찬가지로 하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간다.[11] 귈바하르가 앞서 불렀던 소절과 똑같은 소절을 부르면서 귈바하르보다 뛰어난 자신의 음감을 보여주지만 말미에서 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하는 척 하면서 당장은 귈바하르와 정면 대결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고개를 숙이고 일개 궁녀로 남지도 않겠다는 의사를 보인다. 귈바하르도 휴렘의 의중을 파악할 의도로 휴렘의 주특기인 노래 대결을 한 것이다.[12] 귈바하르와 연배가 같은데 쉴레이만에게 총애를 받지 못하여 하렘 구석에서 독수공방하고 있었다.[13] 술탄의 하렘에 있던 여인을 관료에게 하사하는 것이 일종의 큰 영광이었다. 하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장군이 기뻐하는건 당연하고 소박맞은 여인 역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남편을 맞이하게 되니 이보다 좋을수가 없다.[14] 실제 역사에서 하렘 여성들의 생사이탈권을 쥐고 있었던 것은 황제의 모후이지 일개 후궁이 아니었으므로, 하프사 술탄이 두 눈 뜨고 살아 있는데도 휘렘이 제멋대로 이렇게 한다는 것은 심한 질책을 받거나 아예 무효화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결혼 상대가 '장군' 이었다면 사후통보 식으로나마 쉴레이만의 재가가 필요했을 것이다.[15] 바예지드 1세 이래 관습처럼 전해져 오다가, 메메드 2세가 제도화했다.[16] 물론 이브라힘이 아닌 쉴레이만 대제와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