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COM
1. 개요
TERCOM('''TER'''rain '''CO'''ntour '''M'''atching, 지형대조항법)은 항법 시스템의 일종으로 민간 사회에서도 널리 이용되는 GPS와는 달리 군에서, 특히 순항 미사일에서 주로 사용되며, 대부분의 경우 GPS처럼 INS를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최초 개발국은 역시 미국이며, 플루토 계획이라는 여러모로 막장스러웠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유도시스템으로 개발되었다.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미사일(혹은 여타의 항공기)에 기압식 고도계와 레이더 고도계, 두 가지가 필요하다. 기압식 고도계는 미사일의 일종의 해발고도를 측정한다. 즉 해수면 기준 고도다. 레이더 고도계는 미사일과 지형간의 실제 거리를 측정한다. 즉 해발 1000미터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그 밑의 지형이 해발 400미터인 지대라면 미사일의 기압고도계는 1000미터로 나오지만 레이더 고도계는 600미터로 나온다.
TERCOM을 할 미사일 내부에는 특정지역의 고도 정보가 들어있다. 보통 몇 백 미터 거리를 격자로 나누어 그 지점의 고도를 몇 km X 몇 km 크기로 저장해 둔다. 이제 미사일은 그 특정지점을 지나면서 아래쪽 고도를 레이더고도계로 측정한다. 이제 미사일이 지나간 지점의 레이더 고도가 정해진 간격에 따라 300 500 600 300 으로 측정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TERCOM은 자신의 내부에 저장된 지도정보에서 그렇게 고도가 변하는 지점을 찾아낸다. 그 지점이 미사일이 실제 지나간 지점이며, 이것을 관성항법장치가 측정한 결과 값과 비교한다면 관성항법장치의 오차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순항미사일이 날아가는 내내 계속 TERCOM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며, 보통 INS가 어느정도 오차가 쌓일때즈음, 혹은 오차가 많이 생기기 쉬운 비행경로를 변경한 직후 지점[1] 에서 한 번 실시하도록 세팅한다. 미사일이 스스로 TERCOM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고 사전에 어느 지점에서 TERCOM을 실시하라고 미리 세팅을 해두는 방식. 당연히 지형정보도 용량 낭비할 필요 없이 그 TERCOM을 실시할 지점에 대한 정보만 넣어둔다.
이 방식의 최대 장점은 미사일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데 처음 입력된 지형정보를 제외하면 외부로부터의 도움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수 천km 바깥에 날아간 미사일에 특별한 정보를 또 전송해줘야 할 필요도 없으며, 무선 전송시 적의 ECM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그러나 단점도 여럿 있다. 일단 지형의 고도 변화를 가지고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고도 변화가 없는 바다나 사막에선 고자가 된다. 이것은 바다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 즉 BGM-109 토마호크 같은 미사일에게는 꽤나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보통 토마호크는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간 뒤, 육지에 닿자마자 TERCOM을 실시하여 자신의 INS를 보정해준다. 하지만 바다 뒤에 바로 또 사막지형이 펼쳐지는 곳에선 여전히 무용지물. 이 때문에 토마호크 미사일은 걸프 전쟁과 같은 곳에서 표적을 향해 날아갈 때 일부러 지형의 고도변화가 있는 곳으로 우회경로를 선택해야 한 경우도 있었다.
또 사전에 해당지역의 정확한 고도 정보가 필요하다. 보통 고도정보가 정확할 수록 이것의 정밀도도 높아진다. 즉 적 지역의 맵핵이 필요. 근데 이것을 사용하는 천조국은 지구 단위의 디지털화 된 지도를 가지고 있어서 이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는 듯 하고.[2] 냉전 이후 상업위성 기업들이 냉전시기에는 미국과 러시아외엔 꿈도 못 꾸었던 지형정보를 돈만 주면 공급해서 타국들도 현재로썬 그리 큰 문제점은 아니다.
지도를 만든 뒤로 지형이 바뀌어버려도 곤란하다. 지진 같은 큰 문제라면 발사할 때도 감안하겠지만 겨울에 눈이 쌓인다거나 여름이라 나무가 무럭무럭 자란다거나 한 것 만으로 TERCOM에게는 완전히 지형이 바뀐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일단 TERCOM을 실시할 지역을 지나친 다음에야 보정이 가능하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에는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형정보를 읽어들이는 것과 동시에 일종의 변화율 등을 측정하여 자신의 위치를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측정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한편 초반에 무언가가 잘못되어 아예 TERCOM을 실시하기로 한 지점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TERCOM을 실시하면... 그냥 답이 없다.
이런 지형대조항법을 적용한 대표적인 무기는 미국의 간판 크루즈 미사일인 BGM-109 토마호크가 있으며 현무3나 타우러스 등, 대부분의 500km급 이상의 순항미사일이 사용중이다. 현대에는 입력 정보가 단순하고 다양한 경로를 선택하기 쉬운 GPS라는 절륜한 유도수단이 등장하여 중요도가 낮아졌지만, 상술한 것처럼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용 비용도 낮아졌고 다양한 유도수단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아낌없이 사용중. 일종의 옵션 형태로 군용 항공기에도 이 기능을 넣어 INS를 보정하기도 한다.
2. 참고 문서
관성항법
순항 미사일
BGM-109 토마호크
DSMAC
[1] 순항미사일은 보통 표적지점까지 일직선으로 날아가도록 세팅하지 않으며, 사전에 입수한 적 방공망 정보를 토대로 방공망등을 최대한 우회하여 표적에 닿도록 세팅한다.[2] 심지어 초창기 토마호크가 사용하던 낮은 정밀도 수준의 디지털 고도 정보가 포함된 지도는 민간에도 공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