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탈

 



1. 개요
2. 원자 오비탈
2.1. 오비탈 개념의 등장 이전
2.2. 현대의 원자모형
3. 양자수
3.1. 주양자수
3.2. 방위 양자수 (부양자수, 각운동량 양자수)
3.3. 자기 양자수
3.4. 스핀 양자수
4. 오비탈의 모양
4.1. s-오비탈
4.2. p-오비탈
4.3. d-오비탈
4.4. f-오비탈
4.5. g-오비탈
5. 혼성 오비탈 모형
7. 고체에서의 오비탈
8. 관련 문서


1. 개요


오비탈(orbital, 궤도함수)은 원자 (또는 분자 등)에 귀속된 전자 혹은 전자쌍의 상태를 양자역학을 이용해 나타낸 파동함수를 의미한다.[1] 이를 엄밀하게 계산해 낼 수 있는 계는 수소원자, 혹은 수소꼴 원자(전자가 하나밖에 없는 원자) 정도로 상당히 적지만, 다전자계에서 전체 입자의 파동함수 중 전자에 해당하는 부분을 단일 전자 파동함수의 조합으로 근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런 맥락에서 등장하는 단일 전자의 파동함수도 오비탈이라고 부른다.
전자의 파동함수는 복소수가 포함된 꼴로 나타나는데, 파동함수 자체는 아무런 물리적 의미가 없으나 이 파동함수를 제곱하면 특정 위치에서의 전자의 확률밀도를 얻을 수 있다. 이를 기하적으로 표현할 때는 함수의 등위면(같은 값을 지니는 점들을 연결한 면)을 통해 표현한다.

2. 원자 오비탈


atomic orbital(AO)

2.1. 오비탈 개념의 등장 이전


1808년 돌턴은 "A New System of Chemical Philosophy"라는 책을 통해[2] 원자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의 최소 단위로 하는 원자론을 발표한다. 하지만 1898~1903년에 영국의 물리학자 톰슨이 음극선관 실험을 통해 전자의 존재를 알아냈다. 그는 원자가 양전하 구름에 음전하를 띤 전자들이 무질서하게 박혀있는 건포도 푸딩모형(또는 수박씨 모형)일 것이라 제안하였다. 1911년, 영국의 과학자 러더퍼드는 톰슨의 원자모형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알파입자산란실험)을 했으나 예상과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그는 실험을 통해 원자핵의 존재를 알아내게 된다.
과학계는 톰슨과 러더퍼드 이후 본격적으로 전자와 원자핵에 대한 개념을 만든다. 1913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수소의 선스펙트럼 실험을 통해 수소 원자 내의 전자는 특정한 파장의 에너지만을 방출, 흡수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양자화한 모형을 주장하였다. 보어는 전자가 허용된 궤도만을 돈다고 가정하였고 전자를 고전적인 입자로 취급하여 전자의 궤도를 계산했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장 타당한 원자모형이었던 보어의 원자모형은 수소의 방출 스펙트럼으로부터 얻은 에너지 수치들을 잘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보어의 모형은 '''전자가 왜 그러한 거동을 하는지'''를 전혀 설명하지 못했고, 수소꼴 이외의 원자들은 다른 전자의 가리움 효과로 인한 3체 이상의 문제가 되어 해결하기가 힘들어진다.
다만 '전자가 왜 그러한 거동을 하는지', 즉 전자가 왜 허용된 궤도로만 도는지에 대한 대답은 약 10년 후 드 브로이가 물질파 개념을 제시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한다.

2.2. 현대의 원자모형


1920년에 들어서면서 보어의 원자모형은 타당성을 잃어 원자모형에 대한 전혀 새로운 접근방법이 시도되었다. 드 브로이,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등의 과학자들은 원자모형을 이해하는 데에 파동 혹은 행렬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드 브로이는 전자가 입자라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에 반기를 들고 전자가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지녔다는 물질파 이론을 개념화하였다.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슈뢰딩거는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지녔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원자구조를 풀어내려하였다. 슈뢰딩거와 드브로이는 전자가 핵을 중심으로 정상파와 유사하게 행동한 것으로 보고, 전자를 파동으로 기술하였다. 이를 실험한 결과, 전자는 파장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수소원자가 양자화 상태임을 보여줬고 슈뢰딩거는 이를 바탕으로 전자가 정상파처럼 행동한다고 확신해 양자화 된 수소원자를 설명하는 모형을 고안해냈다.
1920년에는 이미 정상파에 대한 물리적 원리들이 잘 알려진 상태였다. 슈뢰딩거는 초기에는 자신의 이론이 타당한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였지만 스스로 수소꼴 원자에 대해 방정식을 풀어 보어 모형과 일치함을 보였다.

3. 양자수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파동함수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값들이다. 이때 양자수의 값들은 이전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다.

3.1. 주양자수


$$n$$으로 나타낸다. 자연수의 값만 가질 수 있다. 오비탈의 크기와 에너지 준위를 결정하는 양자수이다. 또한 부양자수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해당 오비탈이 존재하는 전자껍질의 층수''' 이기도 하다.
(즉, 1s오비탈의 경우 주양자수 $$n=1$$이다.)

3.2. 방위 양자수 (부양자수, 각운동량 양자수)


$$l$$으로 나타낸다. 0에서 $$n-1$$까지의 정수 값을 갖는다. 각운동량(angular mometum)의 크기를 결정하는 양자수이다. 그러므로 각운동량 양자수라고도 하며, 부양자수라고도 한다.
이는 오비탈의 3차원적인 모양을 결정한다.[3]

3.3. 자기 양자수


$$m$$으로 나타낸다. $$-l$$에서 $$+l$$까지의 정수 값을 갖는다. 궤도의 방향을 결정하는 양자수이다.

3.4. 스핀 양자수


$$s$$로 나타낸다. 각운동량과 관련된 전자의 고유 성질이다. 고전적으로는 전자의 자전으로 설명하나 이는 정확하지 못한 설명이다. 왜냐하면 자전으로 얻어지는 각운동량은 무조건 플랑크 상수의 $${2n \pi}$$ ($$n$$은 정수)꼴로 주어져야 하는데, 전자의 스핀은 $$n=1/2$$로 정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각운동량인데 자전과는 관련이 없는, 양자역학에서 갑툭튀한 개념이라 고전적으론 설명할 수 없다.

4. 오비탈의 모양


[image]
서로 다른 색상은 파동함수의 부호가 다름을 나타낸다. 각운동량 양자수를 나타내는 s, p, d, f는 과거 알칼리 금속의 스펙트럼을 연구하던 중 붙인 스펙트럼의 모양에 기반한 이름으로, 각각 sharp, principal, diffuse, fundamental에서 따 온 것이다[4]. g부터는 알파벳 순으로 나열한 것이어서 g 다음은 h, i...순이다.
여기 나오는 오비탈들은 수소 원자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을 푼 뒤 얻은 복소함수들을 선형 결합한 결과이다.

4.1. s-오비탈


Sharp Orbital
부양자수가 0인 오비탈을 s-오비탈이라 칭한다. s-오비탈은 구형 대칭이며, ($$n-1$$)개의 방사상 마디[5]를 갖는다.
주기율표상에서는 수소, 헬륨, 알칼리 금속, 알칼리 토금속이 s-오비탈을 띤다.

4.2. p-오비탈


Principal Orbital
부양자수가 1인 오비탈을 p-오비탈이라 하며, p-오비탈은 핵을 지나는 마디로 분리된 두 로브(lobe)로 이루어진 아령 모양이다.
p-오비탈의 모양은 길쭉한 막대기가 아니라 풍선 두 개를 붙여놓은 것에 가깝다.
좌표축계에서 두 로브가 놓인 축에 따라 p-오비탈의 이름을 붙인다. 각상 마디가 공통적으로 하나, 방사상 마디는 ($$n-2$$)개 있다. p-오비탈은 서로 수직한 형태로 세 종류가 존재하며, 각각을 px, py, pz 오비탈이라 부른다.
주기율표상에서는 붕소족 원소, 탄소족 원소, 질소족 원소, 칼코겐 원소, 할로젠 원소, 비활성 기체가 p-오비탈을 띤다.

4.3. d-오비탈


Diffuse Orbital
부양자수가 2인 오비탈을 d-오비탈이라 하며, xyz좌표계에 대하여 $$xy, yz, zx, x^2-y^2, z^2$$다섯 종류가 존재한다. $$d_{z^2}$$ 오비탈을 제외한 오비탈들은 네잎클로버와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d_{z^2}$$ 오비탈은 p-오비탈의 형태에 가운데에 도넛 하나가 껴 있는 모양이다. 각상 마디가 2개 있다. [6] d-오비탈은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잘 다루지 않으나, 간혹 언급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는 방향보다는 자기 양자수를 적는다. d-오비탈은 착화합물의 에너지 준위를 고려하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주기율표상에서는 전이 원소가 d-오비탈을 띤다.

4.4. f-오비탈


Fundamental Orbital
부양자수가 3인 오비탈을 f-오비탈이라 한다. f-오비탈의 기하적 형태는 종류에 따라 매우 다르나, 공통적으로 각상 마디가 3개 있다. 주기율표 아래쪽에 있는 원소들[7]을 다루는 게 아닌 이상, 볼 일이 별로 없다.
주기율표상에서는 란타넘족, 악티늄족이 f-오비탈을 띤다.

4.5. g-오비탈


부양자수가 4인 오비탈을 g-오비탈이라 한다. 바닥 상태에서 g-오비탈이 처음으로 나타나는 원소는 121번 운비우늄인데, 아직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
g-오비탈은 다른 넷과는 달리 풀네임(?)이 없는데, f-오비탈의 바로 다음 글자로 붙여서 그렇다.
이 이상의 오비탈의 이름을 f, g, h를 계속 따라가서 i-오비탈, j-오비탈, k-오비탈 이런 식으로 부를 수는 있으나, 선택 규칙을 비롯한 문제들로 인해 실용성은 없다.

5. 혼성 오비탈 모형


오비탈 이론이 정립되고, 화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원자들이 결합하여 분자를 형성하는지 설명하고자 했다. 가장 직관적인 설명은 '''원자가 결합 이론(valence bond(VB) theory)'''이다. VB 이론의 기본 원리는 두 원자의 궤도함수가 겹치고 한 쌍의 전자가 그 겹친 영역을 차지 할 때 공유 결합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8] 위와 같은 분자의 결합은 플루오린화 수소(HF)나 플루오린 분자(F$$_2$$)와 같은 이원자 분자의 결합을 설명할 때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위와 같은 원자 오비탈의 모양으로는 이미 알려져 있는 각종 분자의 기하적 구조와 결합의 개수를 설명할 수가 없다.
메테인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C 원자 [He]$$2s^2 2p^2$$에는 구형인 $$2s$$ 오비탈에 두 개의 원자가 전자가 들어있고, 또 서로 수직인 3개의 $$2p$$ 오비탈[9] 중 2개에 각각 1개씩, 합하여 2개의 원자가 전자가 $$2p$$ 오비탈에 존재한다. VB 이론에 따르면 수소와 탄소가 공유결합을 한다면 절반이 채워진 두 $$p$$ 오비탈이 두 H 원자의 $$s$$ 오비탈과 겹쳐 '''두 개의 C-H 결합을 형성'''하고 '''90도의 결합각'''을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메테인의 분자식은 ''CH$$_2$$가 아니고'' '''CH$$_4$$'''이며, '''결합각은 109.5도'''이다. 고등학교 화학에서는 옥텟 규칙으로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오해할 수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라이너스 폴링은 결합을 할 때에는 반응에 참여하는 원자가 에너지적으로 약간 변화하여, 전자가 있는 오비탈을 선형 결합한 '''새로운''' 오비탈에 전자가 들어가게 되는 모델을 주창하였다. 당연히 계수에 따라 생성된 혼성 오비탈은 원래 AO의 영향을 받게 된다.
혼성 오비탈이 생성되면 모든 혼성 오비탈이 에너지적으로 동등하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삼각 쌍뿔 구조와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그럴 필요성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혼성 오비탈이 존재하며, 이는 복잡한 계에서는 매우 유용한 모델이다. 그러나 이 모형은 분자의 자기적 특성을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으며, '''결정적으로 엄밀한 양자역학적 근거가 없는 현상론적 모델이다.''' 혼성 오비탈 모형은 어떠한 증명도 예측도 불가하며, 이미 알려진 구조를 설명하는 것만이 가능하다. 또한 혼성 오비탈은 슈뢰딩거 방정식의 eigenfunction이 아니기 때문에, 양자역학적 기반에서는 엄연히 틀린 모형이다. 다만 복잡한 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되므로 여전히 널리 사용될 뿐이다.
또한, 혼성 오비탈 이론의 기본이 되는 VB 이론은 전자의 비편재화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다. 이로 인해 제시된 양자역학 이론이 후술될 '''분자 궤도함수 이론(Molecular orbital (MO) Theory)'''이다.

6. 분자 오비탈


Molecular orbital(MO)
분자의 파동함수를 의미한다. 항목 참조.

7. 고체에서의 오비탈


결정일 고체에서는 가까워진 원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므로 분자 오비탈이 엄청나게 많이 생성되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 준위가 촘촘하고 공간상으로는 넓게 형성된다. 이때 에너지 준위가 매우 촘촘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오비탈의 개념보다는 에너지 띠 이론으로 설명하게 된다.

8. 관련 문서



[1] 상자 속 입자와 같은 상황에서 얻은 파동함수는 오비탈이라 하지 않는다. 다만 화학과 달리 물리학에서는 전자의 파동함수이기만 하면 오비탈(Ex.블로흐 오비탈, 와니어 오비탈 등)이라고 쓰기도 한다.[2] 책을 읽고 싶다면# 참조 [3] 각운동량은 $$(l(l+1))^{1/2} \times h /{2 \pi}$$로 계산된다.[4] https://doi.org/10.1021/ed084p757[5] 전자가 존재할 확률이 0인 지점을 마디(node), 그중 핵 간 거리에 좌우되는, 즉 방사상 파동함수에서 나타나는 마디를 방사상 마디, 각도(위도와 경도를 생각하면 편하다.)에 따라 나타나는, 각 파동함수에서 나타나는 마디를 각 마디라 한다. 이 구분이 가능한 것은 전자의 파동함수가 방사상 파동함수와 각상 파동함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6] $$d_{z^2}$$오비탈은 1개이나, 수학적 일관성을 위해 2개로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7] 그 중에서도 희토류[8] Martin Silberberg, 『실버버그의 일반화학(Principles of GENERAL CHEMISTRY 8th Edition)』, 화학교재연구회 옮김, 사이플러스, 2019[9] $$2p_x$$, $$2p_y$$, $$2p_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