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
1. 假說
假說 / hypothesis[1]
a tentative theory(잠정 이론)이라고도 한다. 즉,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다.
가설은 현실적 조건에서는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한(empirically testable) 사물, 현상의 원인 또는 합법칙성에 관하여 예측하는 설명이다. 과학적 방법의 두 번째 단계이기도 하다.
이는 둘 이상의 변인들 간의 관계에 관한 일종의 추측이다. 즉, 둘 이상의 변인 또는 현상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검증되지 않은 명제라고 정의하거나, 또는 연구의 문제에 관해 검증할 수 있도록 기술된 잠정적인 응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가설은 일반적으로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관계의 형태로 표명된다. 가설은 여러 개를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
과학적 자료들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유추하여 설정한 것이므로 개연성을 떠나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자의적으로 꾸며내는 억측과는 구별된다. 그 예측이 옳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입증될 때에는 정설을 넘어서 확고한 결론, 즉 이론이 된다. 단순히 말하는 "예상" 과도 다르다. 예상이란 이미 알고 있는 관찰이나 측정 결과에 기초하여 규칙성을 파악하고 나중에 관찰되거나 일어날 현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지 미리 판단하는 것이고, 가설은 예상과 달리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개념, 관찰을 근거로 하여 문제에서 제기된 변인 사이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진술한 것이다.
가설은 사람들이 자연과 사회에 대한 지식을 확대발전시키는 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문학에서 이룩한 새로운 행성들의 발견이나 물리학에서 이룩한 원자와 핵의 구조의 해명, 여러 가지 입자들의 발견들은 모두 다 가설의 설정과 그 증명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가설은 주로 귀납적 추리를 통하여 이미 알려진·개별적 자료들을 대비유추하고 일반화한 데 기초하여 설정된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연역적 추리를 통하여 가설로부터 끌어낸 논리적 귀결이 현실과 부합되는가 하는 것이 검증됨으로써 진리로 확증된다. 물론 가설은 어디까지나 결론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 설정된 도구이자 통로이지 결론 그 자체는 아니므로 그후의 오랜 기간의 수많은 이론적 사유와 실험적 검토를 통하여 논박되고 이론을 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에는 그 가설 대신에 다른 새로운 가설이 설정되고 검증되는 과정을 통하여 진리의 발견으로 나아가게 된다.
따라서 가설이란, 어떤 문제 상황에서 자신의 인지 구조(기존의 생각들)에 의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인지 구조는 혼란이 일어나게 되며, 이 인지적 비평형 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지적 평형 상태로 돌아가려는 욕구가 작용하여 만들어진, 어떤 문제에 대한 임시적 해답이나 해결책이다. 가설 설정은 문제 발상과 함께 일반적으로 창의력이 가장 많이 요구된다.
가설은 통계적 방법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어떤 것이 있다, 존재한다, 나타난다, 다르다" 를 말할 수 있는 '''대립가설'''(H1)과 "어떤 것이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 나타나지 않는다,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를 의미하는 '''영가설''' 혹은 '''귀무가설'''(H0)이 그것이다. 보통 이 두 가설은 하나의 연구 주제에서 논리적으로 한쪽을 채택하면 다른 한쪽을 반드시 기각하는 관계로 짜여진다. 좀 현실적으로 말하면, 대립가설이 채택되면 영가설은 기각되고 논문이 출판되지만, 대립가설이 기각되고 나면 논문의 출판은 요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영가설은 대개의 논문에서 생략되곤 하지만, 물론 합당한 근거가 존재한다면 영가설도 포함시킬 수 있다. 특히 일화적 보고(anecdotal report)가 존재하거나, 서로 상반되는 선행연구 결과들이 혼재해 있을 때 이를 교통정리하기 위해 필요하다. 또는 어떤 현상이나 차이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얻어지는 것 자체가 상당한 학술적 가치를 갖는 경우에도 영가설이 필요하다.
좋은 연구를 하려면 먼저 좋은 가설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명확히 한정시키고 엄밀하게 조작화(operationalized)된 정의를 사용할 것이 요구된다. 특히 이는 일반인들의 흔한 일상언어와 극도로 멀어지게 십상이며, 일부는 심지어 그 분야에 어지간한 배경지식이 없는 이상 읽어놓고도 뭔 말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일상적이고 쉬운 예를 들어 보자. 고등학생~대학생인 위키러 여러분은 친한 단짝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자기 애인과 전화로 티격태격하며 싸우는 것을 목격했다고 가정하자. 여러분은 이 모습을 보며 일상적인 수준의 예측을 할 수 있다. "저거저거... 쟤네들 저래서야 어디 반년이나 가겠어?" 이제 이 예측을 (일반화의 논의는 일단 차치하고) 보다 엄밀한 과학적 가설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현재 시점 ''T''1 에서 측정된 친밀한 관계(intimate relationship)에서의 상호 지지적 행동과 긍정적 언어표현의 양적 빈도와, 6개월 후 시점 ''T''2 에서 측정된 관계 만족도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정적 상관이 존재한다.
1.1. 같이 보기
1.2. 관련 용어
유력한 가설의 구분법으로 유력설, 다수설, 통설, 정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가설에는 이설과 소수설이 있다.
1. 지지하는 학자 수에 따라 다수설과 소수설로 나눈다.
- 다수설: 가장 많은 학자들로부터 지지받는 가설.
- 소수설: 다수설이 아닌 가설.
따라서 다수설은 단 하나밖에 없으나, 소수설은 여럿 있을 수 있다.
2. 세상에 통용되는지에 따라 통설과 이설로 나눈다.- 통설: 대부분의 학자들로부터 지지받거나, 해당 분야의 최고권위자로부터 인문학적 선택을 받은 가설.
- 이설: 통설이 아닌 가설.
참고로 통설의 기준은 두가지이다. 먼저 전자의 경우엔 나머지 모두가 반대하더라도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하므로 최소 과반수의 학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하기에 무조건 다수설만 통설이 될 수 있다. 다만 후자의 경우엔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므로 소수설도 통설이 될 수 있다. 일례로 법학에서 친생자추정의 경우엔 무제한설(구판례통설)과 제한설(학계통설)의 두가지 통설이 존재했었던 적도 있었다.#[2] 따라서 다수설은 단 하나밖에 없으나, 통설은 여럿 있을 수 있다.
이설(異說)의 경우, 내용이 기괴(strange)하고 허랑(false)한 저술이란 뜻도 있으나, 이는 가설은 커녕 소견에도 못 미치므로 제외한다.[3]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통용(common)되는 것과 다른(dissenting) 가설만을 뜻한다.
3. 통설에 이설이 없는 경우, 정설이라 부른다.- 정설: 해당 분야의 모든 학자들로부터 지지받는 가설.
참고로 자연과학에서는 가설의 검증 단계를 거쳐 이론으로서 인정받지만, 인문사회의 경우 실험적으로 완전무결한 진실을 입증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아무리 검증해도 정설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4] 진화론처럼 동료평가와 교차검증이 완벽하여 완전히 확정된 이론을 정론(定論)이라고 한다.[5]
4. 아직은 소수설이지만 기존의 논의를 뒤집을 만큼 그럴듯하여 점차 지지자가 많아지는 유력한 학설을 유력설이라 부른다.#- 유력설: 해당분야의 유력권위자가 지지하여 기존의 통설이나 다수설을 뒤엎을 만한 가설.
주로 유력설이라고 할 땐 소수설인 경우가 잦다. 다수설은 굳이 유력설이라고 하지 않아도, 충분히 권위적이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법학에서 굳이 이렇다할만한 학계 통설이 없는데도 판례는 존재하는 경우, 그냥 학계의 다수설이라고만 하지 굳이 유력설이라고 덧붙이지 않는다.[6]
예문)훈민정음을 친히 세종대왕께서 몸소 창제한건 모두 동의하는 ''정설''.[7]
오직 정사 기록만을 보아 세종대왕 혼자서만 단독 창제했다는게 ''다수설이자 통설''.[8]
임홍빈 서울대 명예교수의 군규쾌업(君虯快業) 등을 토대로, 정황상 세종의 자식들이 도와줬다는 가설이 ''이설이자 소수설이자 유력설''이다.[9]
2. 假設
임시(假)로 설(設)치하는 것, 혹은 실제로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치는 것을 말한다.
예시) 교량 가설; 가설적으로 말해서,
[1] 어원은 그리스어 ὑπόθεσις(휘포테시스). 원래는 '제안'이라는 뜻이었으나, 의미가 확장되어 '가설'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2] 최신 판례는 학계와 마찬가지로 제한설을 지지하므로 통합됐다. 참고로 판례와 학계가 다를 경우, 시험 문제는 교수님이 내므로, 판례라고 적혀있지 않고 통설에 따라 풀라고 하면 무조건 학계통설을 의미한다. 실제로 판례통설로 풀었다가 틀린 수험생이 많다.[3] 예를 들면 학계에서 퇴출당하여 더이상 해당 분야의 권위자가 아닌 경우다.[4] 이론은 사실(Fact)에 대한 진실(Truth)이다.[5] 다만 정론이라고 하여도 영원히 불변한다고 할 수 없다. 뉴턴역학에서 상대성이론으로, 상대성이론에서 양자역학으로 점점 더 넓은 체계를 갖추어나간다.[6] 시험 문제도 그냥 다수설에 따라 풀라고만 나온다.[7] 참고로 세종대왕이 아닌 다른 사람(정의공주나 신미대사 등)이 창제했다는 건 근거가 너무 미약하여 그냥 개소리에 불과하다. 대표적으로 세종의 명을 받들어 집현전 학자들이 공동창제했다는 썰도, 오히려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몰래 연구하고 노력한 흔적들만 나와서 벌써 폐기됐다.[8] 아직까지도 이를 부정할 수 있는 직접 근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참고로 언어학적 통설과 역사학적 통설이 다르다. 국어학계에선 애초에 처음부터 세종대왕이 운용체계를 염두해두고 창제했다는 걸 통설로 보는데 반해, 국사학계에선 문자와 운용체계를 분리해 세종대왕이 단독창제한 것은 훈민정음의 자모 정도이고, 맞춤법 등의 운용체계를 정립한건 집현전 학자들과 공동작업이었다는게 통설이다.# 사학계가 워낙 보수적이다보니 한번 정립해뒀었던 내용을 어지간해서는 바꾸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9] 위의 세종대왕이 아닌 다른 사람(정의공주나 신미대사 등)이 창제했다는 개소리랑은 다르게, 한글창제 당시 세종대왕의 건강상태는 당뇨를 비롯한 각종 성인병으로 인해 거의 실명 상태였기 때문에, 아마도 홀로 창제하기는 힘들었을 거라는 합리적인 추론하에 나왔다. 참고로 이것도 세자인 문종을 제외한 자식들은 세종대왕이 뭘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로 도와줬을 가능성이 있다. 정의공주도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이 가설을 지지하는 사료 중 하나다. 가족 외에 다른 사람들이 참여한 흔적은 전혀 없어 소거법으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