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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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K2 소총과 FN FNC 등 가스 피스톤 방식 구조를 가진 총의 부품 중 하나.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가스조절기', 약칭 '가조기'라고 부른다.
2. 용도
이 부품은 총탄을 격발할 때 발생하는 가스를 총 안에 가둬놓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가둬진 가스는 압력을 발생시켜 탄환을 자동으로 재장전시킨다.
단순히 가스를 가둬두는 목적이면 그냥 총을 밀폐시키면 되지 왜 따로 구멍과 마개를 만드는지 의아할 수 있는데, 이유는 자동 장전에 필요한 압력은 주변 기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름에 총을 쏘면 기온이 높기 때문에 가스압이 높아져서 총탄의 발사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진다. 이로 인해 명중률, 총열 내구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겨울철에 총을 쏘면 기온이 낮아서 가스압이 약해지므로 자동 장전 자체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동 소총을 이용한 사격 시엔 주변 환경에 따른 유기적인 가스압 조절이 필요한데, 가스마개를 돌려 끼우면서 총기 내부에 흐르는 가스의 양을 몇 단계에 걸쳐 조절할 수 있다.
상단 이미지를 보면 오른쪽 상단 원기둥 부분에 아주 작은 구멍이 나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곳으로 가스가 이동한다. 또 앞부분을 보면 숫자가 여럿 쓰여있는데 이 숫자마다 구멍의 크기가 다 다르다. 이쑤시개만한 구멍이 있는가 하면 바늘구멍만큼 작은 구멍도 있다. K2 사격을 끝내고 가스마개를 빼보면 그 구멍 쪽에 유난히 탄매가 많이 묻어있는 걸 볼 수 있다.
3. 분실 문제
K2 소총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군 병사들 중 이것을 잃어버렸다는 경험담이 드물지 않을 정도로 흔하게 분실되는 부품이다. 어떤 건 엄청나게 뻑뻑해서 빼기도 힘든데 어떤 건 총구를 아래로 내리기만 해도 툭 떨어질 것처럼 불안한 결합 상태를 보인다. 이런 총을 들고 정신 없이 훈련하다 보면 언제 빠졌는지도 모르게 가스마개가 사라져있는 사태가 발생한다.
원인은 총기의 가스마개 삽입부와 가스마개의 사이즈가 제품마다 균일하지 않고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육안으로는 전부 동일한 사이즈로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 탄환을 발사할 때나 녹 제거를 할 때 조금씩 마모가 발생한 게 오랫동안 축적돼서 간격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고, 총과 가스마개를 제조한 공장이 서로 달라서 규격이 미세하게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1] 심지어 공장에서 바로 받아온 완전 새것인 가스마개를 여러 총에 끼워보면 어떤 총에는 딱 맞고 어떤 총에는 헐겁기도 하다.
즉 가스마개가 저절로 분리되는 현상은 단순히 가스마개가 불량이라 발생하는 게 아니라, '''가스마개와 총기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보급이나 병기 계통에서 근무하는 간부, 병사들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들은 분실 문제를 예상하고 예비 부품을 항시 확보해서 없어져도 금세 새것으로 바꿔 끼울 수 있게 한다. 부대에서 가스마개 분실 사건을 본 적이 없다면 군수계 쪽에서 없어진 가스마개를 바로 채워넣어서 소리소문 없이 묻혔을 가능성도 있다.[2]
애초에 가스마개는 소모품이라 청구하면 보급받을 수 있고, 소모품 중에서도 교환 시 폐품 반납이 필요 없는 쪽에 속한다.[3]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4] 분실했다고 해서 '''영창 갈 일은 없다.''' 다만 평소 행실 및 부대 상황에 따라 포상휴가가 짤리는 등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이 따를 수 있기에[5] 여전히 주의는 필요하다. 또 부품 청구와 별개로 언제 보급될지는...
초기 가스마개의 이런 문제 때문에 2010년대 이후 생산된 가스마개는 쉽게 빠지지 않도록 여러 부분이 개선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K2 소총의 구형, 신형 가스조절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해당 링크 참고. 그래도 제조 공정의 한계, 노후화 등으로 사이즈 자체가 안 맞는 경우는 결국 빠질 수밖에 없어 여전히 분실 사고는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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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수출되어 운용 중인 최신형 K2C도 가스마개 분실이 문제인지 이라크군이 테이프로 동여맨 채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18년에 사진 찍힌 피지군의 K2도 가스마개를 테이프로 동여매 놓았다.
4. 기타
- 어떤 총은 가스마개가 헐겁고, 어떤 총은 가스마개가 너무 빡빡해서 잘 돌아가지도 않을 경우 두 총의 가스마개를 바꿔 끼우면 딱 맞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함부로 바꾸면 안 되고 병기 계통의 간부나 보급병[6] 에게 상의하자.
- 악질 선임들이 막 전입해 온 신병들에게 장난칠 때 주로 써먹는 방식 중 하나가 신병들의 K2 소총 가스마개 몰래 빼기이다.
- 정비할 때 사포로 문지르면 깨끗해진다. 총기 손질 도구로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하지만 사포로 갈면 탄매가 끼기 쉬우니 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 가스마개가 분리된 상태에서도 사격은 가능하다. 총탄 격발 시 발생한 가스가 구멍으로 빠져나가긴 해도 구조상 그게 총탄 자체의 격발력에 영향을 끼치진 않기 때문이다. 위력도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가스가 빠져나가니 총기 내부 부품에 가스 압력이 전해지지 않는다. 즉, 밀어줄 가스가 없으니 노리쇠 후퇴가 안 되어 자동 장전이 안된다는 소리. 자동소총이 볼트액션 소총이 돼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내부 실린더가 움직이지 않는단 점으로 인해 진짜 볼트액션 소총처럼 명중률이 올라간다는 의외의 장점도 있다. 사격 시 가스압으로 튀어 나가야 할 탄피도 다소곳이 있어 탄피를 주울 필요가 없단 사소한 장점은 덤.
- 스트리머 케인의 아무거나 인증 컨텐츠에서 한 시청자가 이것을 인증하였다.
[1] 가스마개에 종류가 있단 소리를 생전 처음 듣는 사람도 있겠지만, 처음 보급 나올 때부터 총에 끼우는 부분이 은색으로 맨들맨들한 물건, 해당 부분이 도색되어 나온 물건, 가스마개 손잡이의 화살표 부분에 색이 들어간 물건 등 의외로 세세한 변종이 있다. 영어 각인이 들어간 물건을 봤다는 사람마저 있다.[2] 물론 가스마개가 없는 K1을 사용하는 특전부대 등은 상관없는 일이다.[3] 의외로 들리겠지만 소모품 중에도 좀 비싸거나 폐품 자체로 시장성이 있으면 신품을 받을 때 폐품을 반납하는 1대1 교환이 원칙이다. K-55 자주포에 들어가는 동체 지지대는 그냥 통짜 쇳덩이라서 몇 십 만원이긴 해도 소모품이라 반납이 필요치 않았는데, 이걸 악용해서 일부러 허위로 청구한 후에 신품을 고물상에 팔아먹는 짓을 하다 적발된 사례 이후로 이전에는 반납 대상이 아니었던 소모품도 죄다 반납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몇 원에서 몇 천 원 정도로 싼 소모품은 반납 대상이 아니므로 가스마개를 분실했다고 큰일은 안 난다.[4] 예전엔 가스마개 분실을 총기 분실로 간주했다.[5] 간단히 생각해봐도 간부와 선임들을 상당히 귀찮게 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징계는 안 받더라도 마이너스 요소가 꽤 된다. 탄피 분실보단 낫긴 하지만.[6] 웬만한 소대급이면 병기를 담당하는 보급병이 있으니 그쪽에 먼저 문의하자. 병기로 시작하는 부서가 따로 있는 부대라면 상급 부대이기 때문에 다짜고짜 그 쪽에 먼저 문의하면 소대급에서 처리 안 하고 뭐 하냐고 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