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염려증

 

'''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만큼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

- 벤저민 프랭클린

'''건강에 대한 걱정은 그만두라, 건강이 달아날 테니.'''

''Quit worrying about your health, It'll go away.''

- 로버트 오벤

Illness Anxiety Disorder(질병불안 장애)/ Hypochondria(건강염려증)
신경증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이며, 불안장애의 범주에 해당한다.
이 증세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에 매우 예민하다. 세균에도 예민해서, 결벽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질환이나 통증 등을 큰 병의 신호로 여기고 불안해하면서 병원을 찾아다닌다. 예를 들어, 변비나 혈변(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 등의 증상이 있으면 '혹시 대장암은 아닐까?'[1], 감기가 좀 오래 떨어지지 않으면 '혹시 코로나19가 아닐까?', 점이 큰데 '혹시 흑색종은 아닐까?', 눈이 좀 침침하다 싶으면 '혹시 녹내장은 아닐까?', 가벼운 복통이나 통증에도 '혹시 은 아닐까?', 소변을 오래 참은 뒤에 아프자 '혹시 방광염'은 아닐까?', 귀에서 간혹 '삐' 소리가 나면 '혹시 고막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씩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엉뚱한 생각에 빠지는데 '혹시 정신병일까?' 같은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무서운 중병들이 많이 발견되고 연구되면서 건강염려증 환자들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실제로 초기 증세만으로는 잘 잡아내기도 힘들고 증상이 심화되어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유되기 힘들거나 아예 치유가 불가능한 말기 상황에 도달해 있는 경우, 이미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염려증을 가진 사람들은 생각 외로 상당히 많은 편. 정도가 심하면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에 대한 건강 염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며 분명 필요한 것이기는 하다. 즉 상기한 내용대로의 의심들은 현대인으로서는 사실 어느 정도 갖춰야할 인지력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더 나가면 부정적인 영향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증상이 위험한 것은 대부분의 경우 이런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를 두려워하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나 TV나 언론에 나오는 쇼닥터 성향의 건강관련 기사들[2]을 통해 이리저리 자가진단을 내린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도 괜찮다. 의학정보는 그럴때 찾으라고 있는거니까. 문제는 이런 환자들은 자신이 찾아낸 정보로 내린 자가진단을 맹신해버려서 병원에 가서도 자기가 미리 찾아본 정보에 의해 내린 진단과 병명이 맞지 않으면 '''의사를 믿지 않고''' 자신이 내린 진단에 맞는 진단을 내려줄 때까지 여러 의사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의사가 상태가 좋지 않다고 진단하는데도 의사를 무시하고, 자기가 건강하다고 멋대로 생각하는 부류도 있다. 이쪽 또한 의사를 믿지 않는 것은 같지만 반대로 의사의 진단을 무시하고 병세를 내버려두다가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 당시 의사의 진단을 무시했던 신천지 31번 확진자가 대표적인 예다.
이걸 사이버콘드리아(Cyberchondria)라고 하는데, 사이버 공간의 부정확한 의료 정보만 믿고 의사의 진단을 불신하는 것이다. 물론 의사도 오진을 내릴 수 있고, 치료를 받다가 아니다 싶으면 병원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부정확한 정보를 맹신하여 자신이 미리 자가진단을 내린 채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의사의 진단 자체를 거부한다는 것은 큰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 또한 심할 경우 정신 질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3] 당연히 '''모든 위키위키나무위키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학적인 정보를 다룬 문서를 보았다면, 이런 개념이 있다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반복적인 검사를 하는 의학적 진료 추구형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의사 면담을 거부하는 회피형도 있다. 회피형 중에서는 자기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고 여생을 즐긴다는(...) 사람도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적이 있는데, 한 가정의 남편이 에이즈 환자의 타액과 잘못 접촉한 후 자신이 에이즈에 걸려버렸다는 강박증에 걸려서 검사결과 아무 이상 없다는 의사의 말을 절대로 믿지 않고, 자기는 에이즈에 걸린게 분명하다며 여러차례 주장하다가 의사가 끝까지 에이즈가 아니라고 하자 급기야 '''가족을 차에 태우고 동반자살을 시도'''한 민폐의 극치였다. 여러모로 의사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동시에 무서운 존재들이다.
한마디로 이 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가진단을 너무 맹신한 나머지 '의사를 못믿는다' '''는 것이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의심이 나는 증세가 있다면 괜히 인터넷이나 TV에 나오는 일부 쇼닥터들의 부정확한 정보를 찾아다닐 게 아니라 그냥 의사를 찾아 확실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낫다.
신체증상 장애와 혼동되기 쉬운데, 신체증상 장애는 한 질병에 꽂히기보다는 자기가 아프다는 불안에 꽂혀 있는 것이고, 질병불안 장애는 질병에 꽂혀서 자신의 증상을 곧잘 어느 하나의 질병으로 규정해버리는 것이다.
건강염려증과 비슷한 증후군으로 '의대생 증후군(Medical students' disease)'이 있다. 의과대학의 학생들이 의학 지식을 공부하면서 여기에 맞춰서 자기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의 건강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는 형태라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의대생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의학 서적이나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어설프게 의학 지식을 접한 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1] 당연하지만 이런 증상은 장/항문 질환에 매우 흔하다. 이런 증상들이 대장암의 여러 징후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다 대장암인 것은 아니다.[2] 물론 정상적인 경우도 많지만, 이게 일부 문제가 되는 경우는 한국의 경우 이런 건강코너에 나오는 의사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역시 부정확하거나 모종의 목적을 위해 병의 공포 및 그 병에 대응하는 치료수단이 침소봉대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건강코너에 의사 A가 이러한 의료정보를 말하는데, 건강코너가 끝나는 시간 전후 다른 홈쇼핑 케이블 채널을 보면 의사 A의 얼굴이 그려져 있거나 의사 A가 보증하는... 같은 식의 라벨이 붙은 건강식품들이 팔리고 있다. 이를 보통 '쇼 닥터'라고 한다. 자세한 정보는 쇼닥터 문서를 찾아볼 것.[3] 건강염려증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지난 2000년대에 미국에서 벌어졌던 모겔론스 논란도 이와 정확히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