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겔론스
'''Morgellons Disease'''
모겔론스 연구재단 바로가기 : 현재는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건강 센터의 관련 홈페이지로 가도록 링크되고 재단의 홈페이지 자체는 사라졌다.
2001년에서 2011년에 이르는 시기 동안 미국 의학계의 가열찬 떡밥이 되었던 정체불명의 질병. 2011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로 인해 대략적인 교통정리는 된 상태이나 아직도 정확한 원인 자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모겔론스라는 이름은, 17세기 프랑스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여성과 어린이들이 호소했던 "검은 털의 고통스러운 피부병"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세는 크게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못해도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메리 레이타오(Mary Leitao)" 라는 여성이 자신의 2살배기 아들의 몸에서 '''실 같은 섬유가 돋아나고, 아들이 "벌레"(bug)가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하면서부터이다. 해당 인물은 매사추세츠-보스턴 대학교의 생물학과를 졸업했으며, 남편은 남부 엘러게이니 내과 병원의 의사였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처음 보았다고 지역 신문은 전한다. 이후 자신의 아들과 같은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 그리고 의사들이 단순히 평범한 옴 약이나 습진 약을 처방하고 심지어 때로는 망상으로 치부하는 것을 본 후[1] , 2004년에 '''모겔론스 연구 재단'''(이하 MRF)을 창설하였다.
이 무렵에 그녀와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던 환우들은 미국 전역에 수천 명 규모로 확인되었는데, MRF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 받고, 때로는 몸에서 "끄집어낸" 실이나 섬유의 사진을 게시하는 활동도 하였다. 이것은 그들뿐 아니라 여러 회의론자들의 관심도 끌어모으게 되어, 레이타오가 남편과 사별하던 무렵에는 모겔론스 안티 사이트도 개설되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회의론자들은 "MRF의 검증되지 않은 뜬소문과 속설,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이, 망상성 기생충 감염이라는 검증되고 진실된 진단을 신뢰하는 것을 위협하고 있다" 고 주장하였다.
같은 해인 2004년, 수많은 피부과, 소아과, 내과, 정신과에서 거부를 경험한 레이타오는 뜻밖의 조력자를 얻게 되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약학과 조교수인 랜디 와이모어(Randy Wymore)로, 그는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MRF를 접하고 이에 흥미를 느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전국 각처의 환자들이 보내온 "섬유" 들을 모아서 툴사(Tulsa) 경찰 감식반과 함께 조사를 진행하였으나, 그것이 일반적인 섬유와는 현저하게 다르다는 결론을 얻고 고무되었다. 경찰 감식반이 보유한 85,000여 가지 이상의 섬유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중 어느 것과도 일치하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주류 학계에서는 이미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일례로 2006년 11월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 실린 논문에서는, 망상성 기생충 감염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망상"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들에게 부드럽게 설명할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단어가 바로 "모겔론스" 라고 제안했을 정도였다. 한편 같은 해 12월 「Psychiatric News」지에서는 환자들의 약물 중독이나 우울증과 같은 다른 요인들이 모겔론스라는 거짓 질병이라는 망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다음 해인 2007년 6월, 「Psychiatric News」지에 모겔론스가 실재한다는 요지의 반박 기사가 실렸다. 투고자인 로버트 브랜스필드(Robert Bransfield)는 뉴저지의 정신과 의사로, 모겔론스에 대해 옹호하는 인물 중 하나였다. 「Psychology Today」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신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진 않지만, 실제로는 정신적인 원인과 신체적인 원인 사이에는 밀접한 상호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와 피부과 사이에 충분한 협진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우려하였다. 또한 해당 기사는 의학계에 "처음에는 정신적인 문제로 진단되었지만, 이후 병원균의 침입으로 인한 문제로 밝혀진 질병" 이 매우 많음을 언급하며, 매독, 결핵, 그리고 스피로헤타 궤양 등을 예로 들었다.
레이타오의 남편과, 모겔론스를 옹호하는 몇몇 전문가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라임병(Lyme Disease)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략 10년 정도 이전에, 폴리 머레이(Polly Murray)가 의학계의 무시 속에서 고집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킨 결과, 실제로 라임병이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왔던 적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감안할 때, 너무 섣불리 모겔론스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일부 옹호자들은 실제로 모겔론스가 라임병과 유사한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랜디 와이모어는 한편 별도의 웹 페이지를 만들고 연구를 시작하였다.[2] 같은 대학교에서 소아과 과장으로 일하며 와이모어에게 모겔론스 이야기를 접한 론다 케이시(Rhonda Casey) 역시 모겔론스의 옹호자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모겔론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가 환자들을 진찰해 본 후 옹호자로 입장을 바꾼 사례이며, 조직검사를 통해 피부 샘플에서 섬유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한편 조지아 주에서 활동하는 소아과 의사 그레그 스미스(Greg Smith) 역시 모겔론스 환자이자 모겔론스 옹호자이다. 전직 의학 임원이었던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역시 모겔론스 옹호자인데, 항생제의 투여가 모겔론스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후 모겔론스 이야기는 점차로 대중성을 얻고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마침내 2008년 1월에 워싱턴 포스트 지의 커버 스토리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미국 내에서 모겔론스가 공중보건에 있어서의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정치인들에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투고와 이메일이 빗발치면서, CDC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기간 동안 모겔론스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에 대해서는 굳이 거론하지 않았는데, 거론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모겔론스는 이 때에도 2011년 이후의 현재에도 마찬가지로 회의론이 주류 입장이다.
CDC가 나서기 전까지 이 미스터리한 질병 내지는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수많은 의견들이 난립했다.
2006년, 빗발치는 투고에 떠밀려 CDC가 이 문제에 개입하였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제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음이 분명하며, 이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는 입장을 계속해서 분명히 하였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CDC 차원에서 환자들을 버리지는 않겠다는 것.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겔론스를 "증후군"(Syndrome)으로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그 실재가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허구로 간주한다는 회의론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CDC의 위원회와 연구진들 중에는 감염성 질환 연구원, 기생성 질환 연구원, 환경 보건 관계자, 정신건강 연구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2012년 1월, 「PLoS One」 저널에 보고서가 출판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잠정적으로 모겔론스 회의론의 손을 들어 주었다.''' 보고서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4년 남짓 동안 이어졌던 이 연구에는 60만 달러가 지출되었으며, 2006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노스 캐롤라이나의 환자 집단을 표본으로 삼아 연구하였다. 실험실 연구에는 혈액검사, 조직검사, 소변검사, 피부 샘플 테스트 등이 포함되었다. 그 외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도 실시하였다.
이 연구의 성과로 언급할 만한 것은 최초로 인구학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대부분은 백인 중년 여성이었으며, 반수 이상은 평소 체력이 약하다고 응답하였다. 발병률은 10만 명 당 3.6명 꼴이었다. 환자들은 미국 서부에 특히 집중되어 있었다. 또한 각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도 각각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보고되었다.
2011년 로체스터(Rochester)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마크 데이비스(Mark Davis) 등이 「Archive of Dermatology」에 제출한 논문에서는, 모겔론스를 호소하는 8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검사에서 단 한 명도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음을 밝혔다. 연구자들은 108명의 진료 기록 중 2001년에서 2007년에 이르는 부분을 검토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전체의 4분의 3이 여성이고, 증세의 평균 지속 기간은 2.3년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제출받아 조사한 섬유의 견본들 중에는, 심지어 모래나 유리, 자동차 연료와 같이 외부 물질의 유입임이 명백한 것도 있었다.
모겔론스 논란은 결국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게 되었고, 이 사례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EBM)이 체계적으로 정착된 현대의학의 건전한 회의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환자가 호소하는 것에 대하여 의사는 항상 어느 정도 그 신뢰성을 의심할 수 있고, 특히 정신과에서는 "성냥갑 징후"(matchbox sign)라 하여 환자가 자신의 병을 증명하기 위해 뭔가를 의사에게 제시하는 것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환자들이 그런 물체들을 성냥갑에 넣어서 의사에게 들고 왔지만, 모겔론스 환자들은 "섬유" 들을 보통 지퍼락에 담아 가지고 왔기에, 일부 연구자들은 "이제는 지퍼락 징후(Ziploc sign)라는 표현을 써야 하지 않은가" 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CDC가 나서서 모겔론스에 대한 대략적인 연구결과 발표를 한 이상, 의학계에 있어서 기본적인 교통정리 자체는 된 상태이다. 아주 유사과학적 행태를 감수하고자 하지 않는 이상, CDC의 연구결과에 대해 정면으로 불신하는 연구자는 없다. 다만 모겔론스를 옹호하는 전문가들 사이에 나름대로의 후속 연구나 기타 이런저런 반박 연구들은 아직은 진행되고 있는 모양.
흥미로운 것은, 2012년 1월 「NBC News」지에서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도 함께 취재했는데, 대략 음모론적인 반응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이번 연구는 더 큰 문제의 존재를 덮으려는 정부의 음모다" 와 같은 식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별로 기대도 안 했다" 는 반응들이 보통이었는데, 이미 의사들에게 숱하게 거부당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모겔론스 논란은 회의론이 옳았다는 잠정적 결론이 내려지긴 했지만, 앞으로도 항상 이와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모겔론스 논란 와중에 환자들의 고충과 투쟁이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환자와 의사 간의 소통과 협조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문제점들이 노출되었다. 특히 정신과적인 분야에서, "원인은 환자분의 망상 때문입니다" 라고 말하거나, 환자를 쓱 보고는 무심하게 "항정신성 약물을 처방하겠습니다" 라고만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부적절한 것이다. 이처럼, 「Psychology Today」 기사에서도 지적하듯이, DP 환자들의 망상에 대해 짚어주는 것을 다루는 의학 서적들은, '''환자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그들과의 신뢰감 및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핵심을 짚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가득하다. 이것이 결여된 진료에서 환자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고, 의사들에게 험악하게 대하게 되며, 그럴수록 의사는 더욱 망상장애가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한편, 모겔론스 논란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일부 연구자들은 의료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모겔론스 회의론 진영의 연구자들조차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모겔론스와 같은 "새로운 질병의 징후" 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일례로 레이타오가 만났던 소아과 전문의이자 모겔론스 회의론자인 마이클 프랙(Michael Frac)은 지역신문 「Pittburgh Post-Gazette」지와의 인터뷰에서 "주류 의학계가 새로운 질병에 대해 공정한 대우를 하지 않고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 고 언급했으며, '''대부분의 의사들이 새로운 질병을 찾고자 하는 연구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편 앞서 언급했던 케이시에 따르면, 의사들은 해답을 찾도록 훈련받는다. 그들은 '''진료실로 걸어 들어가서, 즉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내고, 처방전을 써 주기를 원한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초점이 된다. 어떤 증상이나 징후를 두고, 의사들은 기존에 알려진 질병의 목록에서 하나를 고를 뿐이지, 그 질병의 목록에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데에는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즉, 일선 의사들에게는 새로운 질병을 밝혀내게 하는 인센티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브랜스필드는 현대 의학이 여전히 정신과적인 측면과 신체적인 측면이 밀접하게 상호 작용하는 질병을 적절하게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모겔론스 논란에서 거의 언제나 중심부에 있었던 것은 메리 레이타오의 MRF였다. 회의론자들은 그녀의 웹 사이트에 올라온, 환자들이 서로서로 게시한 신뢰하기 어려운 제보들을 가지고 의사의 처방을 반박하려 한다는 것을 개탄한다. 실제로 모겔론스 논란은 MRF의 출범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모겔론스 환자들은 MRF를 중심으로 하여 결속되었고 용기를 얻었으며, 그만큼 의사의 지시와 처방에 비협조적으로 변해 갔다. 즉, 모겔론스 논란 자체가 아주 근거없는 뜬소문 내지는 도시전설로 치부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인터넷의 힘을 통해 매우 강력한 지지를 받았음은 분명하다.
모겔론스 논란은 CDC의 발표와 함께 상당 부분 진정된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모겔론스와 같은 보고와 관련하여 특이한 동향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때 미국에서 불거졌던 모겔론스라는 주제는 결과적으로 그들이 공중보건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싸워 왔다고도 설명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 정부와 학계가 어떻게 성숙한 자세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결과적으로, 모겔론스 논란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된 것은 '''"결국에는 회의주의가 옳았다"''' 는 점이다. 이 사례는 현대의학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며, 어떻게 발전하고, 어떻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검토하여 수용하거나 거부하는지를 보여준다. 일견 일선의 의사들이 환자들과 적절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의료 불신을 초래하는 문제점들도 노출되곤 하지만, 이와 같은 적절한 회의와 거부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현대의학이 신뢰할 만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결론 문서를 제외하고, '''상기 서술된 상당수의 내용들은 신뢰할 만한 웹 사이트들에 실린 기사 혹은 저널을 근거로 하였다.''' 영어가 된다면 이하의 링크들을 타고 들어가서 열람하기를 권한다.
납골당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정체불명의 괴질 또한 모겔론스라고 불리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여기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실체는 바이오하자드에 나올법한 바이러스 군체에 의한 생체병기화를 유도하는걸로 묘사상으론 확실히 시조 바이러스나 B.O.W.에 가깝다.
일본의 비주얼노벨인 쓰르라미 울적에 에서 나오는 히나미자와 증후군과 진행상태가 비슷하다. 감염자는 피해망상과 인지장애에 빠지고 자신의 피부를 긁어내며 자해를 한다.
- 의학주제명표목(MeSH) : D055535 #
모겔론스 연구재단 바로가기 : 현재는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건강 센터의 관련 홈페이지로 가도록 링크되고 재단의 홈페이지 자체는 사라졌다.
1. 개요
2001년에서 2011년에 이르는 시기 동안 미국 의학계의 가열찬 떡밥이 되었던 정체불명의 질병. 2011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로 인해 대략적인 교통정리는 된 상태이나 아직도 정확한 원인 자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모겔론스라는 이름은, 17세기 프랑스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여성과 어린이들이 호소했던 "검은 털의 고통스러운 피부병"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세는 크게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피부 밑을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불편감
- 피부에서 빠져나오는 정체불명의 섬유 물질
- 만성 피로
- 인지적 능력의 저하
2. 역사
2.1. 모겔론스 연구 재단의 출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못해도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메리 레이타오(Mary Leitao)" 라는 여성이 자신의 2살배기 아들의 몸에서 '''실 같은 섬유가 돋아나고, 아들이 "벌레"(bug)가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하면서부터이다. 해당 인물은 매사추세츠-보스턴 대학교의 생물학과를 졸업했으며, 남편은 남부 엘러게이니 내과 병원의 의사였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처음 보았다고 지역 신문은 전한다. 이후 자신의 아들과 같은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 그리고 의사들이 단순히 평범한 옴 약이나 습진 약을 처방하고 심지어 때로는 망상으로 치부하는 것을 본 후[1] , 2004년에 '''모겔론스 연구 재단'''(이하 MRF)을 창설하였다.
이 무렵에 그녀와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던 환우들은 미국 전역에 수천 명 규모로 확인되었는데, MRF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 받고, 때로는 몸에서 "끄집어낸" 실이나 섬유의 사진을 게시하는 활동도 하였다. 이것은 그들뿐 아니라 여러 회의론자들의 관심도 끌어모으게 되어, 레이타오가 남편과 사별하던 무렵에는 모겔론스 안티 사이트도 개설되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회의론자들은 "MRF의 검증되지 않은 뜬소문과 속설,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이, 망상성 기생충 감염이라는 검증되고 진실된 진단을 신뢰하는 것을 위협하고 있다" 고 주장하였다.
같은 해인 2004년, 수많은 피부과, 소아과, 내과, 정신과에서 거부를 경험한 레이타오는 뜻밖의 조력자를 얻게 되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약학과 조교수인 랜디 와이모어(Randy Wymore)로, 그는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MRF를 접하고 이에 흥미를 느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전국 각처의 환자들이 보내온 "섬유" 들을 모아서 툴사(Tulsa) 경찰 감식반과 함께 조사를 진행하였으나, 그것이 일반적인 섬유와는 현저하게 다르다는 결론을 얻고 고무되었다. 경찰 감식반이 보유한 85,000여 가지 이상의 섬유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중 어느 것과도 일치하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주류 학계에서는 이미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일례로 2006년 11월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 실린 논문에서는, 망상성 기생충 감염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망상"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들에게 부드럽게 설명할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단어가 바로 "모겔론스" 라고 제안했을 정도였다. 한편 같은 해 12월 「Psychiatric News」지에서는 환자들의 약물 중독이나 우울증과 같은 다른 요인들이 모겔론스라는 거짓 질병이라는 망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2.2. 목소리가 힘을 얻다
다음 해인 2007년 6월, 「Psychiatric News」지에 모겔론스가 실재한다는 요지의 반박 기사가 실렸다. 투고자인 로버트 브랜스필드(Robert Bransfield)는 뉴저지의 정신과 의사로, 모겔론스에 대해 옹호하는 인물 중 하나였다. 「Psychology Today」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신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진 않지만, 실제로는 정신적인 원인과 신체적인 원인 사이에는 밀접한 상호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와 피부과 사이에 충분한 협진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우려하였다. 또한 해당 기사는 의학계에 "처음에는 정신적인 문제로 진단되었지만, 이후 병원균의 침입으로 인한 문제로 밝혀진 질병" 이 매우 많음을 언급하며, 매독, 결핵, 그리고 스피로헤타 궤양 등을 예로 들었다.
레이타오의 남편과, 모겔론스를 옹호하는 몇몇 전문가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라임병(Lyme Disease)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략 10년 정도 이전에, 폴리 머레이(Polly Murray)가 의학계의 무시 속에서 고집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킨 결과, 실제로 라임병이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왔던 적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감안할 때, 너무 섣불리 모겔론스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일부 옹호자들은 실제로 모겔론스가 라임병과 유사한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랜디 와이모어는 한편 별도의 웹 페이지를 만들고 연구를 시작하였다.[2] 같은 대학교에서 소아과 과장으로 일하며 와이모어에게 모겔론스 이야기를 접한 론다 케이시(Rhonda Casey) 역시 모겔론스의 옹호자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모겔론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가 환자들을 진찰해 본 후 옹호자로 입장을 바꾼 사례이며, 조직검사를 통해 피부 샘플에서 섬유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한편 조지아 주에서 활동하는 소아과 의사 그레그 스미스(Greg Smith) 역시 모겔론스 환자이자 모겔론스 옹호자이다. 전직 의학 임원이었던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역시 모겔론스 옹호자인데, 항생제의 투여가 모겔론스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후 모겔론스 이야기는 점차로 대중성을 얻고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마침내 2008년 1월에 워싱턴 포스트 지의 커버 스토리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미국 내에서 모겔론스가 공중보건에 있어서의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정치인들에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투고와 이메일이 빗발치면서, CDC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기간 동안 모겔론스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에 대해서는 굳이 거론하지 않았는데, 거론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모겔론스는 이 때에도 2011년 이후의 현재에도 마찬가지로 회의론이 주류 입장이다.
2.3. 다양한 의견들
CDC가 나서기 전까지 이 미스터리한 질병 내지는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수많은 의견들이 난립했다.
- 도시전설이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채택한 결론. 일부 정신과 전문의들은 모겔론스 이야기가 단지 인터넷에 근거한 일종의 괴담(creepypasta) 내지는 도시전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겔론스에 대한 떠도는 글이나 사진들을 보게 되면 저도 모르게 온 몸을 벅벅 긁게 되는데, 이와 같이 인터넷 상의 파급력을 매개체로 하여 힘을 얻었다는 것이 이쪽의 입장이다. 축약하면 일종의 노시보 효과가 없었던 질병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 그러나 이 문제로 고통당하고 있는 수많은 개인과 가정들이 명백히 존재한다는 것이 CDC의 일관된 입장이므로,[3] 이 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 실제 벌레의 침입이다?
다소 황당해 보일 수도 있으나, 2011년 CDC의 발표 직전에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지에서 진지하게 제안했던 가설. 해당 기사는 영국의 동부 런던에 거주하는 닉 만(Nick Mann) 씨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며, 실제 벌레가 피부 속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거론했다. 일단 당사자의 직업부터가 의사였고, 실제로 그가 몸에서 벌레를 뽑아내어 용기에 담은 뒤 자연사 박물관에 의뢰했다는 점을 볼 때, 신뢰하기 힘든 부화뇌동으로 치부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에게 돌아온 회신 속 벌레의 정체는 놀랍게도 "열대성 쥐 진드기"(Tropical Rat Mite)라는 것. 그리고 분명히 그는 열대 지방에서 살았던 적이 없었다. 다만, 이 사례를 모든 모겔론스 환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하며, 극단적으로는 닉 만의 사례가 특이한 예외 케이스일 수도 있다.
- 신경의학적 질환이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마찬가지 기사에서 함께 제안되었던 가설. 흔히 모겔론스를 피부과 아니면 정신과로 생각하는 반면, 다른 측면에서 간학제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과 조교수이자 "가려움" 에 대한 전문가인 앤 루이스 오클랜더(Anne Louise Oklander)에 따르면, 모겔론스 환자들이 사실은 신경계적 질환을 앓고 있지만 엉뚱한 피부과나 정신과에서 오진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가려움이라는 감각 자체가 벌레가 내려앉거나 인체의 체모를 뒤지고 있을 때 전달되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벌레와 모겔론스를 연결짓게 된다는 것. 신경계가 모종의 이유로 손상을 입게 되면 뇌가 벌레의 느낌을 잘못 경험하게 된다고 본다.[4] 물론 이 역시 본인도 언급했듯 모겔론스에 대한 다양한 설명 중 하나로 취급되며,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기는 어렵다.
- 약물 중독이다?
모겔론스 회의론자들 중에 종종 나오곤 하는 가설로, 코카인이나 필로폰의 금단 현상으로서 온 몸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가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추후 CDC 연구결과에서는 표본집단 내 50% 가까운 환자들이 진통제와 같은 약물 중독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5] 그러나 이것 역시 약물 중독 때문에 모겔론스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모겔론스로 인한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가 요법으로 진통제의 장기간 투여를 선택한 것인지는 다소간 불분명하다.
2.4. CDC의 연구 결과
2006년, 빗발치는 투고에 떠밀려 CDC가 이 문제에 개입하였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제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음이 분명하며, 이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는 입장을 계속해서 분명히 하였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CDC 차원에서 환자들을 버리지는 않겠다는 것.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겔론스를 "증후군"(Syndrome)으로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그 실재가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허구로 간주한다는 회의론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CDC의 위원회와 연구진들 중에는 감염성 질환 연구원, 기생성 질환 연구원, 환경 보건 관계자, 정신건강 연구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2012년 1월, 「PLoS One」 저널에 보고서가 출판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잠정적으로 모겔론스 회의론의 손을 들어 주었다.''' 보고서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 모겔론스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발병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
- 모겔론스가 외부 생물/비생물 감염원과 관련이 있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
- 모겔론스가 전염성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
- 모겔론스와 외부 환경적 조건 간의 상호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 모든 환자들의 피부 환부는 그들이 스스로 잡아뜯거나 긁은 찰과상으로 밝혀졌다.
- 모든 환자들이 제시한 "섬유" 는 면과 같은 일반적인 의류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 환자들 중 현저한 수는 만성적인 정신과적 장애와 약물 중독에 시달리고 있음이 밝혀졌다.
- 이번 연구는 차후 모겔론스 연구의 기초선(baseline)이 될 것이며, 앞으로는 환자와 의사 모두가 힘을 합쳐서 조심스러운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는 방향으로 연구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 추가적인 조직검사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득이 존재한다는 어떠한 시사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4년 남짓 동안 이어졌던 이 연구에는 60만 달러가 지출되었으며, 2006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노스 캐롤라이나의 환자 집단을 표본으로 삼아 연구하였다. 실험실 연구에는 혈액검사, 조직검사, 소변검사, 피부 샘플 테스트 등이 포함되었다. 그 외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도 실시하였다.
이 연구의 성과로 언급할 만한 것은 최초로 인구학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대부분은 백인 중년 여성이었으며, 반수 이상은 평소 체력이 약하다고 응답하였다. 발병률은 10만 명 당 3.6명 꼴이었다. 환자들은 미국 서부에 특히 집중되어 있었다. 또한 각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도 각각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보고되었다.
2.5. 기타 연구결과
2011년 로체스터(Rochester)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마크 데이비스(Mark Davis) 등이 「Archive of Dermatology」에 제출한 논문에서는, 모겔론스를 호소하는 8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검사에서 단 한 명도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음을 밝혔다. 연구자들은 108명의 진료 기록 중 2001년에서 2007년에 이르는 부분을 검토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전체의 4분의 3이 여성이고, 증세의 평균 지속 기간은 2.3년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제출받아 조사한 섬유의 견본들 중에는, 심지어 모래나 유리, 자동차 연료와 같이 외부 물질의 유입임이 명백한 것도 있었다.
3. 성과와 한계
3.1. 건전한 회의주의의 승리
모겔론스 논란은 결국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게 되었고, 이 사례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EBM)이 체계적으로 정착된 현대의학의 건전한 회의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환자가 호소하는 것에 대하여 의사는 항상 어느 정도 그 신뢰성을 의심할 수 있고, 특히 정신과에서는 "성냥갑 징후"(matchbox sign)라 하여 환자가 자신의 병을 증명하기 위해 뭔가를 의사에게 제시하는 것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환자들이 그런 물체들을 성냥갑에 넣어서 의사에게 들고 왔지만, 모겔론스 환자들은 "섬유" 들을 보통 지퍼락에 담아 가지고 왔기에, 일부 연구자들은 "이제는 지퍼락 징후(Ziploc sign)라는 표현을 써야 하지 않은가" 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CDC가 나서서 모겔론스에 대한 대략적인 연구결과 발표를 한 이상, 의학계에 있어서 기본적인 교통정리 자체는 된 상태이다. 아주 유사과학적 행태를 감수하고자 하지 않는 이상, CDC의 연구결과에 대해 정면으로 불신하는 연구자는 없다. 다만 모겔론스를 옹호하는 전문가들 사이에 나름대로의 후속 연구나 기타 이런저런 반박 연구들은 아직은 진행되고 있는 모양.
흥미로운 것은, 2012년 1월 「NBC News」지에서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도 함께 취재했는데, 대략 음모론적인 반응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이번 연구는 더 큰 문제의 존재를 덮으려는 정부의 음모다" 와 같은 식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별로 기대도 안 했다" 는 반응들이 보통이었는데, 이미 의사들에게 숱하게 거부당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3.2. 밝혀진 한계점들
모겔론스 논란은 회의론이 옳았다는 잠정적 결론이 내려지긴 했지만, 앞으로도 항상 이와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모겔론스 논란 와중에 환자들의 고충과 투쟁이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환자와 의사 간의 소통과 협조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문제점들이 노출되었다. 특히 정신과적인 분야에서, "원인은 환자분의 망상 때문입니다" 라고 말하거나, 환자를 쓱 보고는 무심하게 "항정신성 약물을 처방하겠습니다" 라고만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부적절한 것이다. 이처럼, 「Psychology Today」 기사에서도 지적하듯이, DP 환자들의 망상에 대해 짚어주는 것을 다루는 의학 서적들은, '''환자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그들과의 신뢰감 및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핵심을 짚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가득하다. 이것이 결여된 진료에서 환자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고, 의사들에게 험악하게 대하게 되며, 그럴수록 의사는 더욱 망상장애가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한편, 모겔론스 논란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일부 연구자들은 의료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모겔론스 회의론 진영의 연구자들조차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모겔론스와 같은 "새로운 질병의 징후" 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일례로 레이타오가 만났던 소아과 전문의이자 모겔론스 회의론자인 마이클 프랙(Michael Frac)은 지역신문 「Pittburgh Post-Gazette」지와의 인터뷰에서 "주류 의학계가 새로운 질병에 대해 공정한 대우를 하지 않고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 고 언급했으며, '''대부분의 의사들이 새로운 질병을 찾고자 하는 연구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편 앞서 언급했던 케이시에 따르면, 의사들은 해답을 찾도록 훈련받는다. 그들은 '''진료실로 걸어 들어가서, 즉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내고, 처방전을 써 주기를 원한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초점이 된다. 어떤 증상이나 징후를 두고, 의사들은 기존에 알려진 질병의 목록에서 하나를 고를 뿐이지, 그 질병의 목록에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데에는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즉, 일선 의사들에게는 새로운 질병을 밝혀내게 하는 인센티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브랜스필드는 현대 의학이 여전히 정신과적인 측면과 신체적인 측면이 밀접하게 상호 작용하는 질병을 적절하게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4. 인터넷의 역할
모겔론스 논란에서 거의 언제나 중심부에 있었던 것은 메리 레이타오의 MRF였다. 회의론자들은 그녀의 웹 사이트에 올라온, 환자들이 서로서로 게시한 신뢰하기 어려운 제보들을 가지고 의사의 처방을 반박하려 한다는 것을 개탄한다. 실제로 모겔론스 논란은 MRF의 출범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모겔론스 환자들은 MRF를 중심으로 하여 결속되었고 용기를 얻었으며, 그만큼 의사의 지시와 처방에 비협조적으로 변해 갔다. 즉, 모겔론스 논란 자체가 아주 근거없는 뜬소문 내지는 도시전설로 치부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인터넷의 힘을 통해 매우 강력한 지지를 받았음은 분명하다.
5. 결론
모겔론스 논란은 CDC의 발표와 함께 상당 부분 진정된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모겔론스와 같은 보고와 관련하여 특이한 동향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때 미국에서 불거졌던 모겔론스라는 주제는 결과적으로 그들이 공중보건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싸워 왔다고도 설명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 정부와 학계가 어떻게 성숙한 자세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결과적으로, 모겔론스 논란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된 것은 '''"결국에는 회의주의가 옳았다"''' 는 점이다. 이 사례는 현대의학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며, 어떻게 발전하고, 어떻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검토하여 수용하거나 거부하는지를 보여준다. 일견 일선의 의사들이 환자들과 적절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의료 불신을 초래하는 문제점들도 노출되곤 하지만, 이와 같은 적절한 회의와 거부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현대의학이 신뢰할 만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6. '''참고자료'''
결론 문서를 제외하고, '''상기 서술된 상당수의 내용들은 신뢰할 만한 웹 사이트들에 실린 기사 혹은 저널을 근거로 하였다.''' 영어가 된다면 이하의 링크들을 타고 들어가서 열람하기를 권한다.
- CDC 발표 이전의 모겔론스 관련기사
- Pittsburgh Post-Gazette - Mom fights for answers on what's wrong with her son (2006)
- The Acorn - Morgellons: Disease or delusion? (2006)
- Psychiatric News - Psychiatric Arsenal Has Weapons Against Morgellons Disease (2006)
- Psychology Today - Morgellons Mystery (2007)
- Washington Post - Cover Story : Figments of the Imagination?[7] (2008)
- Daily Telegraph - Morgellons Disease continues to defeat scientists (2011)
- Med Page Today - Bugs and Worms in Patients' Heads, Not the Skin (2011)
- CDC 발표 이후의 모겔론스 관련기사
7. 기타
납골당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정체불명의 괴질 또한 모겔론스라고 불리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여기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실체는 바이오하자드에 나올법한 바이러스 군체에 의한 생체병기화를 유도하는걸로 묘사상으론 확실히 시조 바이러스나 B.O.W.에 가깝다.
일본의 비주얼노벨인 쓰르라미 울적에 에서 나오는 히나미자와 증후군과 진행상태가 비슷하다. 감염자는 피해망상과 인지장애에 빠지고 자신의 피부를 긁어내며 자해를 한다.
[1] 2011년 이후에는 결과적으로 이 진단이 가장 정확하다고 여겨지고 있다.[2] 문서 상단에 링크된 웹 페이지가 바로 이것이다.[3] 심지어 가려움을 견디다 못해 살충제를 마시거나 집안 가구들을 불태우거나, 기타 기괴한 행동을 하다가 끝내는 자살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적인 보고도 적지 않다.[4] 신경과학에서는 뇌가 "가짜 감각" 을 느끼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환상통.[5] 레이타오의 자녀들은 모두 모겔론스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이부프로펜과 같은 약물의 도움 없이는 버티기 힘든 상태라고 한다.[6] 위 기사의 반박기사이다.[7] 상당한 분량의 장문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