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아니아 방사능 유출사고
1. 개요
[출처]
1987년에 브라질 고이아스 주 고이아니아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 사고다. 방사능 물질에 대한 기본적인 인지만 있었다면 사실 정말 간단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지만,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초특급 대형 사고'''로 발전했다.
2. 사고
2.1. 사건 진행
이 사건은 브라질 고이아니아 지방의 한 암 전문 의료원에서 시작되었다. 1985년에 의료원을 새 건물로 이전시키면서 1977년에 사들인 암 의료기기를 낡은 건물에 놓고 떠났다. 그런데 철거 과정에서 건물의 소유주와 의료원 간에 법적인 분쟁이 일어나 철거가 지연되었고, 암 의료기기도 방치되었다. 법원은 경비원을 보내 의료기기를 지키도록 했다. 의료원 측은 암 의료기기를 폐병원에 남겨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들이 기기를 철거하지 못하게 하는 법원 판결이 떨어진 바람에 결국 기기는 계속해서 방치되었다.
시간이 흘러 1987년 9월 13일, 경비원이 무단 결근을 하면서 경비가 허술해진 사이 주변에 사는 '호베르투 두스산투스 아우베스'와 '바그네르 모타 페헤이라'라는 두 좀도둑이 병원에 침입해서 값나가는 물건들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문제의 암 의료기기를 발견했고, 돈이 될 것이라 생각해 이를 뜯어 방사선을 쏘는 부분을 집으로 가져갔다. 기기를 해체한 이들은 그 안에서 주먹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캡슐을 끄집어냈다. 캡슐을 만지면서 이들은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였으나 음식을 잘못 먹어서 그렇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캡슐을 해체하려 한 사이에 증세가 계속해서 더 심해지자 이들은 인근의 동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그들이 무엇을 만져서 이렇게 된 건지''' 전혀 몰랐기에 단순히 상한 음식을 먹어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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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의 구조. 그림 상의 G가 문제의 그 가루다.
이 둘은 이것을 호베트루 아우베스의 집으로 옮겨 며칠에 걸쳐 분해를 시도했고, 9월 16일경, 캡슐에 구멍을 내면서 신비한 푸른 빛이 발산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긴 이들은 그것이 화약이라고 생각했으며, 불을 붙여 보려고도 했으며 결국 9월 18일 경에 해체에 성공했다. 당연하지만 아우베스의 집에 모셔둔 바람에 아우베스의 가족들도 방사능에 노출되었고, 같이 해체 작업을 도운 바그네르 페헤이라와 나중에 바그네르 페헤이라와 접촉한 이들도 노출되었다.
같은 날 그 캡슐은 25달러에 고물상 주인 '데바이르 아우베스 페헤이라'에게 팔려 나갔다. 그는 푸른 빛이 나는 가루를 신기하게 생각하고 이웃들을 초대해서 가루를 보여줬으며, 9월 21일경 데바이르의 한 친구가 기어이 가루를 일부 추출해내는데 성공해서 그 가루를 인근 친지들에게 나눠주었고, 몇 명은 가루를 '''피부와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심지어 데바이르 페헤이라는 이 가루로 반지를 만들어 아내에게 선물할 생각까지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하나 이들은 '''열대성 질병'''으로 진단받아 병원으로 이송되었을 뿐이다. 이후, 데바이르 9월 25일 기점으로 해당 캡슐을 다른 고물상에 팔아버리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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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데 다스 네베스 페헤이라(Leide das Neves Ferreira)의 생전의 모습.
매각 하루전이었던 9월 24일 데바이르의 동생 이보 페헤이라는 가루의 일부를 가져가서 자신 집 바닥에 뿌렸고, 이보의 6살짜리 딸 '레이데 다스 네베스 페헤이라'가 푸른 빛이 나는 가루를 만지고 그걸 온 몸에 바르고 엄마에게 자랑하였고 심지어 그 가루가 묻은 손으로 밥을 먹으면서 가루 일부가 체내로 들어가게 되고 말았다.
약 보름 후, 주변 사람들이 동시에 아프기 시작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데바이르 페헤이라의 부인 '마리아 가브리엘라 페헤이라(Maria Gabriela Ferreira)'는 1987년 9월 28일에 문제의 가루 약간을 가지고 병원에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침내 가루의 정체가 판명되었다. 그 가루는 ''''염화 세슘''''이라는 이름의 강력한 방사능 물질이었던 것이다! 염화 세슘은 세슘-137로 만드는 방사성 물질로, 옛날에 말기 암 치료 등에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위험성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당연히 큰 소동과 함께 곧바로 비상이 걸렸고, 브라질 정부 소속 원자력위원회의 전문가가 조사한 결과로 8개지구 25가구가 오염되고 250여 명이 방사능에 피폭되었음이 밝혀졌다. 병원 관계자와 원자력위원회의 전문가도 포함된 수치다.
결국 최초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데바이르 고물상의 고용인으로 일했던 '아지미우송 아우베스 지소자(Admildon Alves de Souza)'는 5시버트에 피폭되었으며, 18살의 나이로 10월 18일에 사망했다.
그리고 문제의 가루를 먹은 레이데 다스 네베스 페헤이라는 '''6시버트'''에 피폭되었으며, 6살의 나이로 10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연간 자연방사선이 3밀리시버트 정도임에 비교하면 큰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내부 피폭으로 인해 강한 방사선이 온 몸을 휩쓸고 다녀서 손 쓸 수 없었다.
가루를 조금만 먹었는데 저런 수준으로 피폭된 이유는 내부 세슘에서 나오는 엄청난 수준의 감마선에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린 아이라 파괴력이 훨씬 강력했다.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해도 6시버트는 치료를 정말 잘 해도 끝내 절반이 사망하는데 어린이나 노인, 임산부가 이런 강렬한 것에 맞는다면 운명을 달리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지 의료진들은 방사능을 두려워해서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않았다.
최초 신고자인 가브리엘라 마리아 페헤이라는 5.5시버트에 피폭되었으며, 레이데와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났다. 이 밖에도 데바이르 페헤이라의 직원 중에서 문제의 가루를 의료장비에서 꺼냈던 '이스하에우 바치스타 두스산투스(Israel Baptista dos Santos)'는 4.5시버트에 피폭되었으며, 10월 27일에 사망했다.
이들 4명의 사망자들의 시체는 두꺼운 납으로 만들어진 관에 안치되어 장례가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장례식날에 주민들이 그 관에 가래침을 뱉고 돌팔매질을 하면서 매장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벌어진 지 1년밖에 안 된 시점이라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딸 레이데 페헤이라는 사망한 이후에도 '''저주받은 요물''' 취급까지 당했다. 어른들의 탐욕과 무지에 아무것도 모르고 말려들어 목숨을 잃은 것도 모자라 억울한 고인드립까지 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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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반대에도 희생자들은 예정된 무덤에 안치되었다.[2]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 다른 무덤들과는 반대로 콘크리트로 매장하였다.[3]
의료 장비를 캐낸 장본인은 아니지만 그 가루를 나누어 줌으로써 방사능 누출을 확산시킨 장본인인 데바이르 페헤이라(Devair Alves Ferreira)는 7그레이에 피폭됐는데도 '''살아남았지만''' 결국 자신과 관계된 4명의 죽음이 자신으로부터 있었다는 점에 대한 충격으로 우울증과 폭음에 빠졌다가 7년 뒤인 1994년 간경변으로 삶을 마감했다.
2.2. 피해규모
출처가 불분명한 물질을 아무 경계 없이 무분별하게 퍼뜨리고 접촉한 사람들로 인해 한 줌에 불과했던 세슘이 만들어낸 피해는 어마어마했다. 해당 지역은 각종 약품과 진공청소기까지 동원되어 청소가 이루어졌으며, 건물의 페인트를 죄다 벗겨 내서 수거하고, 건물 바닥은 프러시안 블루#s-2와 산을 섞어서 닦아냈다. 인체 내의 세슘 제거에도 프러시안 블루가 흔히 사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거된 위험물질들은 모두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피폭된 사람들의 소변도 일일이 모아서 정화처리해야 했다. 피폭된 사람들의 소변을 수거해야 했기 때문에 피폭된 사람들은 집중 감시대상이 되었다. 이 때 수거된 방사능 폐기물은 '''3,000㎥'''에 달했다. 이 폐기물은 고이아니아시 외곽에 매립되어 있으며, 앞으로 260년 간 계속 보관되어야 한다.[4]
또한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진받았다. 그 중 약 250명에게서 방사능이 검출되었으며, 절반 가량이 체내 방사능 오염을 당했다. 다행히 대다수는 경미한 수준이어서 약 20명의 환자만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나마 다행히도 사망자는 단 4명에 그쳤는데, 안타깝게도 최초에 훔친 자들이 아닌 고물상 데바이르 페헤이라(Devair Ferreira)의 주변 인물들이 모두 숨지고 말았으며, 그 대신 최초에 캡슐을 파손한 두 명 중 한 명이었던 와그네르 파헤이라는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오른쪽 팔에 종양이 생기면서 팔을 절단해야 했다.
병원의 소유자이자 경영자였던 세 명의 의사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었으나 무혐의 처리되었다. 이들은 기기를 철거하려 했지만 법적 분쟁에서 법원 판결로 철거를 할 수가 없었고, 그 전에 원자력 위원회 측에 위험성을 미리 경고했기 때문에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 중 한 명은 건물을 유기한 죄목으로 10만 헤알(약 6만 달러 - 한화 약 6870만원)의 벌금이 선고되었고,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가 130만 헤알(약 80만 달러 - 한화 약 9억 1600만원)의 보상금 및 치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누출된 방사능은 중소형 더티 밤과 맞먹었다고 한다. 덤으로 국제 원자력 사고 척도에서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 윈드스케일 화재사고와 같은 5등급에 랭크되었다.
2009년에는 고이아니아 지역 동물원의 동물들이 갑자기 의문사를 당하면서 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2.3. 이후
사고 25주년이 지난 2012년 시점에서도 별 탈은 없는 듯하다. 사고 이전에도 한 주의 주도였고,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같은 지역오염이 아니라 개인으로부터 시작한 오염이었기에 사고 발생 직후 역학조사를 통해 오염원에 대한 격리 및 제염작업이 비교적 빨리 이루어진 것이 방사능 누출의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3. 관련 문서
- 방사능 보석 괴담의 원형은 이 고이아니아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4. 참고 자료
5. 영상
고이아니아 사건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출처] 관련 기사[1] 방사선 피폭의 초기 증세는 소화기 기관의 파괴, 즉 구토, 배탈, 설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도둑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위험한 물질에 손댔는지 전혀 몰랐을 것이므로 증상만 설명하고 처방받았을 것이다.[2] 비록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더라도 타 지역 주민들이 방사능에 피폭된 시신을 받아줄 리가 만무했기에 예정된 무덤에 안치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3] 알파선은 종이로도 막아지지만 감마선을 막으려면 최소 60cm 두께의 콘크리트로 덮어야 한다. 보다 안전한 환경을 위해서는 1미터 이상의 두께로 덮어야 한다.[4] 방사성 폐기물 항목에 자세한 설명이 있지만 저준위 폐기물은 노출된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 영향을 받긴하지만 그렇더라도 수백 년 보관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