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치기

 

1. 개요
2. 역사
3. 작동 방식
4. 해머리스


1. 개요


육혈포(리볼버) 및 일부 피스톨과 장총의 윗쪽 뒷부분에 엄지손가락으로 젖히도록 되어 있는 레버. 총기의 주요 부품으로, 스프링의 장력으로 공이를 때리는 장치이다. 영어로는 해머(hammer, 망치)라 부른다.
방아쇠를 당기면 공이치기가 공이(striker, 스트라이커)를 때리도록 되어 있으며, 때려진 공이는 탄약의 뇌관에 충격을 가해 뇌관이 폭발하게 만들고, 이 폭발이 탄약 내의 화약을 급속히 연소시키며 이로부터 발생한 고압 개스가 탄환을 밀어내는 것이 공이치기식(해머 액션) 총기의 발사 원리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 문서에서는 영어 명칭을 사용하여 공이치기를 해머로, 공이를 스트라이커로 부르게 되었다. 공이는 없는데 공이치기(?)가 있는 총이 있기 때문이다(뇌관총 및 일부 구형 리볼버). 이 경우 공이치기라는 표현은 비논리적이므로 해머라 부를 수밖에 없다. 읽는 이의 양해를 구한다.

2. 역사


해머의 먼 조상은 스냅 매치락(snap matchlock)이란 장치로, 15세기 말에 화승총에 사용된 화약 점화 장치다. 화승(매치)이 고정된 장치(즉 락[lock])를 젖혀둔 뒤, 화승에 불을 붙이고 방아쇠를 당기면 약한 스프링의 힘으로 락이 작동, 화승의 불이 화약에 접화하여 탄환이 발사되는 방식이다.[1] 허나 스냅 매치락의 락은 해머와 달리 타격력을 발생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화승의 위치를 움직여주는 장치였으므로, 해머와 작동 방식은 비슷하지만 원리와 목적은 다른 장치였던 셈이다.
17세기 초반에 등장한 수발총부싯돌을 금속 조각에 충돌시켜 불똥을 만들어내 탄을 발사하는 총으로, 부싯돌(flint, 플린트)을 고정(lock, 락)시키는 장치가 사용되었기에 플린트락(flintlock)이라 불렸다. 플린트락은 부싯돌과 금속을 충돌시키는 장치이므로 오늘날의 해머에 보다 근접한 장치이지만, 명칭은 해머가 아니라 칵(cock)이었다. 충돌력은 칵의 스프링의 장력에 의존하긴 하지만 충돌하는 주체는 칵 자체가 아니라 부싯돌과 금속편이었기 때문.
19세기 초반에 등장한 뇌관총은 폭약이 장전된 뇌관(percussion cap, 퍼커션 캡 = 타격식 뇌관)을 끼워둔 고정장치(락)가 사용되므로 캡락(caplock)이라 불렸으며, 뇌관을 때리는 장치를 해머라 불렀다. 즉 해머라는 장치는 19세기에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뇌관총에는 스트라이커(공이)가 없었으므로, 공이치기라고는 부를 수 없다. 이 문서에서 공이치기라는 표현을 쓰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뇌관총 때문.[2]
최초의 스트라이커는 1841년 프로이센 왕국군의 격발침 경소총(leichtes Perkussionsgewehr), 일명 바늘총에 사용된 것으로, 바늘총은 이름대로 바늘 형태의 격발침을 사용하는 뇌관총으로 볼트액션 방식이었다. 즉 공이는 있지만 공이치기는 없는 총이었던 것. 바늘총은 종이로 화약과 뇌관, 탄환을[3] 포장한 종이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소총이었지만, 당시 총으로서는 가공할 위력을 가진 물건이었다.
격발침의 등장은 자연히 금속제 탄피 안에 뇌관이 화약 및 탄환과 한 뭉치로 만들어진 현대식 카트리지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해머로 스트라이커를 때리고 스트라이커가 뇌관을 때리는 간접 격발 방식의 총이 개발되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의 공이치기다.

3. 작동 방식


해머를 손으로 젖혀 격발 준비를 시킨 뒤 방아쇠를 당겨 해머가 스트라이커를 때리게 하는 방식을 싱글액션이라 부른다.
반면 해머를 손으로 젖히지 않아도 방아쇠를 당기면 해머가 그에 연동하여 자동으로 젖혀진 뒤 스트라이커를 때리는 방식을 더블액션이라 부른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문서를 참조하자.

4. 해머리스


19세기 이전에 나온 총기는 화승총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머가 있었으나, 1824년에 볼트액션이 발명되면서 해머가 없는 총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볼트액션 총기는 해머액션 총기에 비해 장점도 있지만 연사 속도가 느린 편이라는 단점도 있었기에, 해머식과 볼트식은 오늘날에도 공존하고 있다. 오늘날의 라이플(소총)이나 샷건(산탄총) 등의 장총에서도 해머가 종종 사용되나, 대개 해머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내부에서 작동한다(해머가 외부에 노출된 클래식 라이플/샷건도 있다). 물론 볼트액션 라이플에는 해머가 없으며, 기관총이나 기관단총 등의 자동식 총기에서 사용하는 오픈볼트 방식도 해머가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권총은 오늘날에도 해머가 많이 사용된다. 특히 리볼버식 권총은 해머가 반드시 사용되며, 해머가 노출되지 않게 가려둔 더블액션 전용 리볼버도 있지만 해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리볼버는 그 작동 원리상 해머가 반드시 필요하다.[4]
반면 자동권총 등의 피스톨들 중에는 해머가 없는 것도 많다(대표적인 것이 글록 피스톨). 물론 해머(공이치기)가 없을 뿐 스트라이커(공이)는 있다. 이를 공이 직동식이라 부른다.
일부러 해머를 없애는 이유는, 해머가 없는 피스톨은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구조의 단순화: 해머가 없는 만큼 구조가 단순하다. 글록을 예로 들면 작동 부품이 33개밖에 들어있지 않다. 대표적인 해머액션 피스톨인 M1911은 부품이 50개가 넘는다. 부품이 적고 구조가 단순한 기계는 부품이 많고 복잡한 기계보다 고장이 덜 나며, 더 싸게 만들 수 있다.
  • 그립 내부에 해머용 스트럿과 코일 메인스프링을 넣을 필요가 없다: 해머가 없으면 메인스프링을 없앨 수 있으므로 그립의 구조를 작게 만들거나, 그립 안에 그만큼의 탄약을 더 넣을 수 있다.
  • 총열의 높이를 낮출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총열의 장축(bore axis)을 낮출 수 있다. 해머액션 피스톨은 해머가 원호를 그리며 스트라이커를 때리는 방식이라, 그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립에서 총열 장축 사이에 상당한 수직 거리가 있다.[5] 해머가 없으면 이런 공간도 필요가 없기에 총열의 위치를 낮게 만들어줄 수 있으며 이는 발사 시 총의 핸들링(반동)을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 격발에 걸리는 시간(소위 록타임[lock time])이 짧다: 방아쇠를 당기면 해머가 작동되어 스트라이커를 쳐서 격발하는 총과, 방아쇠를 당기면 스트라이커가 바로 작동되는 총은, 같은 조건이라면(즉 둘 다 제대로 만들어진 총이라면) 후자가 격발 시간이 더 짧다. 물론 0.1초도 안 되는 정말 짧은 차이이지만, 그 짧은 순간 사수의 미세한 움직임과 근육의 진동 등에 의해 탄도가 실질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올림픽 사격 경기에 사용되는 총 중에는 소총과 권총을 막론하고 해머가 있는 총이 없으며, 저격용 소총도 대부분 볼트액션인 이유가 바로 이것. 허나 호신용이나 군경용 피스톨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 걸리적거림: 권총을 전용 홀스터에 넣어 휴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복경관처럼 옷 등으로 덮거나 가린 상태로 휴대하는 경우(소위 은닉휴대, concealed carry), 긴급 상황에서 총을 꺼내려는데 옷의 천이 해머에 걸려 발총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은닉휴대용 권총은 해머에 엄지손가락 얹는 부분이 아주 작고 둥그스름하게 만들어져 있거나 아예 없는(즉 싱글액션이 불가능하다) 경우가 많다. 해머가 아예 없는 해머리스 피스톨은 해머가 걸릴 위험은 당연히 없다.
이렇게 해머리스가 장점이 많다면 왜 아직도 해머가 달린 구식 피스톨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할 것인데, 해머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격발준비 상태를 명확히 보여준다: 해머리스 피스톨은 격발 준비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한눈에 알기가 어렵다. 때문에 격발 준비가 된 줄 알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딸깍 소리만 나고 끝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반대로 격발 준비 상태인 줄 모르고 방아쇠를 당겼다가 탄이 발사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애당초 모든 총기는 어떤 상태이건 항상 장전+격발 준비 상태라고 가정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그건 전적으로 사용자 잘못이다.[6][7]
  • 격발준비 상태를 취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머가 젖혀진 격발준비 상태에서, 해머를 엄지로 잘 잡은 뒤 방아쇠를 당기고 해머를 살살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격발준비 상태가 취소된다. 해머가 없는 피스톨은 이것이 불가능하며, 탄창을 제거하고 슬라이드를 조작해 챔버 내 탄약을 배출한 후에 방아쇠를 당겨 공이가 작동되도록 해야만 격발준비 상태가 취소된다. 게다가 이렇게 빈 총의 공이를 작동시키는 것(소위 드라이 파이어, dry fire)은 총에 악영향을 준다.

[1] 영어로 "매치"(match)는 우리말의 성냥을 뜻하기 때문에 혼동되지만, 당시 매치는 현대식 성냥이 아니라 화승, 즉 식물 섬유로 만들어진 노끈 같은 것에 화학물질을 절여둔 것이라 성냥보다는 불이 잘 꺼지지 않았다. 때문에 화승총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총이었다. 그러나 역시 화승의 불이 꺼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 사수들의 불만이 많았다고.[2] 뇌관총 외에 일부 구형 리볼버도 공이가 따로 없다. 이런 경우, 해머의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공이 역할을 한다.[3] 이 순서대로 포장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늘형 공이가 화약을 뚫고 뇌관을 찌르는 방식. 반면 오늘날의 탄약은 뇌관, 화약, 탄환의 순서로 포장되어 있다.[4] 이런 총처럼 공이 직동식 리볼버를 만드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대신 작동부가 좀 크고 길어진다.[5] 해머의 높이를 낮추면 되지 않냐고 생각되겠지만 그러면 엄지와 검지 사이의 살이 움직이는 해머에 찝힌다.[6] 다시 말해, 발포할 생각이 아니라면 총의 상태를 막론하고 절대로 방아쇠를 당겨서는 안 된다.[7] H&K VP9와 같이 현대에 나오는 일부 해머리스 권총은 공이 뒷부분이 외부로 노출되도록 해서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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