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입학제
1. 개요
'''기여입학제'''란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1] 으로 대학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입학시키거나, 가산점 등의 특혜를 주는 제도이다.
현재 한국 정부에서는 고교등급제[2] , 본고사와 함께 금지하고 있다. 3불정책 항목 참조.
2. 시행 사례
2.1. 미국의 기여입학제
미국에서의 기여입학제는 Legacy preferences라고 하는데, 이는 가족 중에 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있을 경우 입학 과정에서 특혜를 주는 제도이다. 가족의 기준은 대학마다 다르지만 보통 부모는 기본으로 분류된다.
이는 기부금을 얼마나 냈는지와 상관없이 특혜는 공평하게 주어진다. 2005년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의 자녀들은 1,600점 만점의 구 SAT 체계에서 160점 정도의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제도는 매년 미국의 대학이 졸업생 동문회로부터 막대한 액수의 기부금[3] 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제도이고 기여입학제에 반대하는 미국인이 많아도 쉽사리 없어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여입학제를 폐지하면 졸업생 동문회가 졸업생의 자녀를 위한 혜택을 줄이는 학교의 처사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기부금을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모교 졸업생의 자녀를 우대해주는 관행에 가까운 것이다. 굳이 우리식으로 비유하자면 '동문자녀 가산점 제도'에 가까운 셈.
이런 관행에 대한 비판도 있다. 상술된 것처럼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아 능력도 없는 학생을 입학시키는 제도는 원래 아니었지만 관행이란 것이 있다 보니 '''학벌이 세습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기여입학제의 혜택을 받고 대학에 입학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하버드를 나온 존 F. 케네디와 예일대를 나온 조지 W. 부시가 있다. 케네디와 부시의 고등학교 성적은 하버드, 예일대에 입학하기에 터무니 없이 모자랐지만[4] 부시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대대로 예일대를 나온 덕을 본 것이다. 미국 전 부통령 앨 고어의 아들도 이런 식으로 하버드에 입학했다.
2.2. 외국 의대의 기여입학제
유럽 일부 국가나 일본 등지에선 학비가 많이 드는 의과대학에 한해서 기여 입학을 받기도 한다. 도쿄의 의과 대학에서의 연수 경험이 있는 설준희 연세대학교 교수의 칼럼에 따르면, 80명이 정원인데 졸업정원제로 해서 80명은 성적 순으로, 80명은 봉투에 적은 돈 액수 순으로 나눠 2배수인 160명을 입학시킨 뒤 2학년에 올라갈 때는 그 160명을 100명을 줄여 놓고 최종적으로 거기서 더 줄여 80명만 졸업시켜주는 식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즉, 한국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부입학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과거 70,80년대까진 그랬을지 몰라도 현시점에서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다. 일단 국립, 공립의 경우 전혀 그런 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입학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부금이라는 제도 자체가 없다. 국립, 공립대학은 학교운영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장사치가 아니므로[5] 그런 일은 없다. 다만 현재 일본의 사립대학 의대에서는 기부금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완전히 기부금으로 입학을 하는 일은 없다. 기부금이 합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암암리에 떠도는 정보로는 보결 합격 후보자가 기부금을 낼 경우 합격 우선권을 준다거나 하는 정도까지다.
2.3. 일본의 추천입학제
기여입학은 아니지만 推薦入学(추천입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추천입학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는 指定校推薦(지정교추천)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 지정교 추천은 일본의 거의 모든 사립대학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해당 대학이 지정한 학교의 학생이 해당 대학에 입학을 희망시,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다. 물론 내신 등의 서류심사나 면접 및 자체시험 등이 있긴 하지만 편차치 60이 넘어가는 사립대학의 일반입시와 난이도와 비교할 바가 못딘다..... 그리고 아무리 지정교추천이어도 좋은 대학은 평점 5점 만점에 4는 넘어야하고 기본적으로 5점만점에 3.5 이상의 내신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지정교추천은 고등학교가 대학에 추천하는 학생을 내부적으로 필터링하는 등 엄선하므로 떨어질 확률도 거의 없다.
단 이 지정교추천 정원은 좋은 대학은 좋은 고등학교에 정원을 많이 배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적거나 아예 없는 관계로 2015년쯤까지는 명문고교에서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으나[6] 2017년 이후로 문부과학성 방침으로 학생을 많이 뽑는 대학은 사립대학조성금을 교부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사립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합격자를 줄이고 있는데, 그 여파로 거의 이용하지 않던 고교의 학생들조차 지정교추천으로 진학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학뿐만 아니라 몇몇 고등학교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이 추천입학은 가산점급의 특혜이므로 기여입학제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있다.
참고문서 : 추가합격
3. 루머
한국에는 미국에서는 "X만 달러 내면 Y점 가산" 뭐 이렇게 대놓고 점수를 파는 전형 제도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스탠포드 대학 기부입학이 800억이라는 식의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낭설이나 헛소문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부채질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동문회에 막대한 돈을 기부한 동문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 뿐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 대학은 돈만 주면 입학시켜준다는 인식이 한국에 너무 퍼져있는 탓에 돈 많은 한국인이 미국 대학에 거액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는 나라 망신시키는 일이 빈번한 모양이다. 관련기사
이 부분은 한국에서 기여입학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기여입학제의 공론화 자체가 어려워지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미 이른바 '명문대'에선 고소득자의 자녀인 재학생의 비율이 커서 '마치 학위를 돈 받고 파는 것 같다'라는 비판이 많다. 그런데 기여입학제 자체가 공론화할 경우 실제 기여입학제의 방식과는 별도로, 이런 인식 때문에 '이제는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학위를 돈 받고 팔거냐'라는 비난이 쏟아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교육, 그리고 학위의 의미가 얼마나 심하게 변질되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4. 관련 문서
[1] 미국의 연예인 특례입학도 기여입학제로 볼 수도 있다.[2] 고등학교의 수준이 낮을 수록 등급을 낮추고 수준이 낮은 고등학교라면 성적이 높아도 대학 진학이 불리해지게 만든 제도. 장점도 있지만 이렇게 할 경우 수시는 무의미한 제도가 되어버리므로 한국에선 시행 자체가 불가능하다.[3] 예로 하버드 대학의 2009년 한 해 기부금은 약 6억 163만 달러였다. 이 돈은 한화로 6,000억 원이 훨씬 넘는 액수다. 2011년 서울대의 기부금 모금액이 616억이었으니 10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4] 실력으로 하버드에 합격하고도 가난 때문에 휘티어대학교에 가야 했던 리처드 닉슨이 케네디를 괜히 경멸한 게 아니다.[5] 일본의 국립, 공립대학 학비는 공대, 의대도 문과계와 똑같이 일률적으로 1년에 54만엔 정도로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다. 반면 사립의대 평균학비는 졸업까지 평균 3000만엔 이상 깨진다.[6] 카이세이, 나다같은 명문고등학교에서는 명문사립대학보다 국공립대학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