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1. 개요
여성들이 운전을 못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멸칭. 이에 대한 미러링으로 김기사라는 단어가 나왔지만 김여사에 비해 널리 쓰이는 표현은 아니다. 현재도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 널리 사용하는 편이다.
사실 이 말은 원래 운전이 미숙한 여성에 대한 멸칭이 아니었고,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한 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김여사로 지칭된 사람들은 운전을 위한 기능 자체는 수준급인 사람이 오히려 더 많았다. 그때는 운전 태도나 단속/사고 후 대처 등이 "안하무인"인 여성 운전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던 것이, 2000년대 중반 언론 기사 등을 통해 "여성 초보운전자를 조롱하는 말"로 알려지면서 현재와 같은 의미로 굳어지게 되었다. 김씨 성을 가진 여성에게서 유래되었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 김씨 성을 가진 특정인에 기인한 단어는 아니다. 단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성이 김씨이기에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2. 용어의 문제점
여성 운전자가 객관적으로 운전이 미숙한가에 대한 여러 대립하는 통계적 주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를 통해 성과 운전 능력 사이의 인과 관계가 명백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차별적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운전 능력에 영향을 주는 여러 원인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운전자가 여성이라는 점만을 특정하여 드러내는 악의적인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배경이 김여사라는 말에 반영되어 있다.
인종적 편견이 위험하듯 성별에 따른 문화적 압박 역시 불합리하다. 그런 상황에서 멸칭을 농담소재로 만들어 차별 문제를 가볍게 여기게 하거나, 당연시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또한 일부러 자극적이고 끔찍한 사고를 예시로 들며 '김여사의 만행'을 부각시키는데 교통사고는 어떠한 경우든 간에 끔찍한 일이며 이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유독 어느 쪽에만 끔찍한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교통사고는 고의가 아니었다면 남녀노소 빠짐없이 운전미숙으로 일어나는 것인데, 유독 여성만 운전미숙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다고 부각시키는 것은 암묵적으로 여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사람들이 여성 운전자의 사고만 집중적으로 인터넷과 블랙박스를 통해 부각시키면서, '여성 운전자들은 다 저렇다' 혹은 '황당한 운전은 다 여자다'라는 편견을 키웠다.
이러한 편견의 예로는
- 남성 운전자의 사고는 '강변에서 사고', '빗길 교통사고' 등의 사건, 장소 서술 위주의 제목이 붙지만 여성 운전자의 사고는 사고에 황당성이 없더라도 '김여사'라는 제목이 붙는다.
- 여성 운전자의 잘못이라 보기 힘든 상황에서도 김여사라는 표현을 남용한다.
- 성별을 식별할 수 없는 영상이라도 황당한 운전 행동을 보이면 '000 김여사'라는 제목이 붙어 돌아다닌다. 이와 비슷하게 실제로 운전 미숙으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 운전자로 밝혀진 사건에도 성별이 밝혀지기 전까지 운전자를 여성이라고 추정하고 김여사라고 비하한다.
요컨대, 통계로 증명되지 못했기에 편견과 고정관념 취급을 받는 것이고, 통계로 증명되어야 이론이고 사실이 된다. 그러나 어떤 주장이 이론이고 사실이라 하여도, 특정 대상을 모욕하거나 공격하기 위해 사용된다면 증오발언이 되는 것이며, 매우 국지적인 경우가 아닌 한[2]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여사'라는 단어를 평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명이 어렵기에 편견의 영역을 벗어나기 어렵다. 또한 김여사라는 단어 자체가 여성 운전자를 모욕하기 위해 사용되는 증오발언이므로, 통계가 맞든 그르든 용어의 사용을 합리화 할 수 없다.
3. 해외
외국에서도 김여사와 비슷한 단어들이 있지만 당연히 외국에서 사용한다고 정당화될 만한 단어도 아니거니와 이미 외국에서도 논란이 많이 일어난 단어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이 과민한 반응인 것도 아니다.
서양권에서는 아시안 운전자가 "Asian driver"라는 프레임에 갇힌다. 심지어 '와, 너는 (아시아인치고) 운전을 잘하는구나' , '운전을 글로 배웠구나'[3] 라는 불합리한 언사도 듣는다. 이 때 아시안 운전자들은 센스, 특히 운전 매너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부각된다. 본 문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본 것"이라고 시작되는 개인의 경험담이나 실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하지만 모든 동양인 운전자에게 편견을 씌우는 것이 정당하지도 않거니와, 아시안들은 선천적으로 운전을 못 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는 단어다.
구글에 "Yes, it's a woman!" 키워드로 검색하면 해외 김여사의 사례가 나온다. '어떤 놈이 저 따위로 운전하는 거야? 저거 김여사 아냐? → '''아니나 다를까 여자였다'''라는 뜻.
영미권에서는 개념 없는 여성운전자를 'Women Drivers'라고 표현하며, 독일에서는 'Frau am Steuer'라고 칭한다. 'Miss Daisy'라는 표현도 있는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라는 영화에서 나온 표현이다. 해당 영화에서 데이지 여사의 행동이 김여사의 그것과 일치하기 때문.
미국에서도 한국의 김여사와 같은 맥락의 '''캐런'''(Karen)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언론에서도 "저 여자 캐런이네" 라는 표현을 쓰면서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1951년 ~ 1968년 사이에 "캐런"이라는 이름을 여자 아이한테 많이 지어줬는데 그 분들이 지금의 50년대 중년 여성이 되면서 한국의 김여사와 같은 맥락이 된 것. #
자동차 본좌의 나라 독일조차도 여성들의 자동차 운전은 김여사 취급당하기 일쑤인데, 이미 1970년대부터 독일의 교통안전 전문프로그램인 "7. Sinn"에서 여성들의 운전에 대한 기본 소양 부족 및 안전 불감증 등의 영상들이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오늘의 프리우스"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 용어가 생긴 이유는 프리우스 오너들이 대부분 여성 아니면 어르신들이라서 그런지 황당한 교통사고를 자주 내서 그렇다고 한다. 용어 자체는 특정 차에 대한 편견에서 기원했지만 특정 차의 오너들은 주로 여성이라 사실상 일본판 김여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프리우스 미사일(#プリウスミサイル)"이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1] 여러 통계의 함의로부터 여성 운전자 집단에서 확인되는 상대적으로 높은 사고율 통계를 다른 원인 변수(짧은 운전 경력 등)로 설명하려는 입장도 있으나 성과 운전 능력 사이의 인과 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가 제시되지 않는 한 추정이라는 점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2] 고위 공무원, 교육직 공무원, 국가안보에 깊이 관련된 공무원과 같이 엄격한 도덕적, 능력적 자질이 요구되는 특정 직업에 대한 결격사유를 언급하거나, 비토하는 경우 등.[3] 아시아인들의 학업성취도가 높고, 의료 계통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